Top Coder RAW novel - Chapter (147)
탑 코더-147화(147/303)
# 147
엔진 S의 판매량
며칠 뒤.
결국 미국에서 세이프가드가 발동 되었다.
-미 외국산 스마트폰 20% 관세 부과 결정-미 대통령 토머스 전격적으로 긴급수입제한 조치 시행.
-한국산 세탁기에 이은 스마트 폰 까지 타격.
-韓 WTO 제소 준비 중. 그러나 실효성 의문?
-엔진 S 10 직격타. 에이 폰 우대 정책 펼치나.
승호도 관련 뉴스를 확인하곤 인상을 찡그렸다.
“이러면 우리 이익도 줄어들게 되는데······.”
대당 로열 티를 받기로 했다. 엔진 S의 판매량이 줄어들면 시내소프트도 분명히 손해였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이제는 시내소프트로의 출근이 일상으로 변한 홍성복이 물었다.
“정말 그냥 기다리면 한국어 최적화도 진행 되는 겁니까?”
승호는 그저 담담히 대답했다.
“사용자가 늘어나고 데이터가 쌓이면 달라질 겁니다. 홍 수석님께서 더 잘 아시잖아요. 함께 작업하면서 결과물을 봤으니.”
“ONE 쪽은 시내소프트에서 작업하셔서 저도 자세한 내부 구조는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조금 불안하기도 하고.”
함께 있던 예카테리나가 툭 한 마디를 던졌다.
“ONE은 아무 문제없습니다. 지금도 영어에 관해서는 시연회 당시의 성능을 보여주고 있어요.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등등 다른 나라 언어들은 시간이 지나면 최적화가 진행될 겁니다. 그래서 한국어 까지 맞추려면 출시 일을 늦춰야 한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싸늘한 표정과 냉소적인 말투에 홍성복이 잔뜩 기가 눌렸다.
“그, 그건 위에서 결정한 사안이라.”
“다음부터는 결정 권한이 있는 분과 함께 오시기 바랍니다.”
예카테리나는 여전히 차가웠다. 승호가 그런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래서 ONE 때문에 엔진 S를 구매한다는 사용자 비율이 떨어지고 있다고요?”
“네. 지금까지 전체 평균을 내면 12% 입니다. 대표님이 언락 행사에 출연 하셨을 때가 15%인데 오히려 3%가 떨어진 겁니다.”
승호가 씁쓸히 중얼 거렸다.
“12%면 아직 18%나 남았다는 말이군요.”
“문제는 그 수치가 계속 낮아지는 추세라는 겁니다. 이대로 두면 복구가 힘들어 질 수도 있습니다.”
승호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주억 거렸다.
“그렇게 되면 안 되겠죠. 예카테리나 박사님 앞으로 더 필요한 데이터가 얼마나 됩니까?”
“1TB정도가 더 필요합니다.”
“그게 모일 때까지의 예상 시간은요?”
“지금 들어오는 추세로 봐서는 한 이 주 예상하고 있습니다.”
승호가 미간을 긁적거렸다.
이 주.
길 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다. 홍성복이 마치 자기 일처럼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대표님. 출시 빨이라는 게 있습니다. 초반에 팔리는 엔진 S 10의 양을 무시하면 안 됩니다. 이 주 뒤에 팔릴 때부터 ONE에 의해 구매한 사용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고 해도 30%. 어려울 수 있습니다.”
홍성복의 말은 분명 합당했다.
“그러면 방법은 두 가지 군요. 며칠 안에 성능 향상을 이뤄 내던가. 우리도 본격적으로 마케팅 이란 걸 해보거나.”
예카테리나가 코끝을 찡긋 거렸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나오는 제스처 였다.
“성능 향상을 하려면 최소한 며칠 내에 해야 효과가 있을 거예요. 그걸 해내시겠다는 말씀이신가요?”
이번에도 그 믿기지 않는 일을 해내겠다는 건가. 자신이 몇 달 동안 고생해가며 ONE을 고도화 시키고 있는 중이었다. 그걸 단 며칠 만에?
“그건 아니에요. 이미 커져버린 ONE 시스템을 저라도 단 며칠 만에 획기적으로 수정하기는 힘듭니다. 약간의 수정이라면 모르지만··· 어쨌든 지금은 시간이 없어요.”
“그러면 마케팅 적으로?”
승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예카테리나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박사님의 도움이 필요할 때입니다.”
예카테리나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네?”
“튜브 넷에서 우리를 까는 영상이 올라오고 있으니, 튜브 넷으로 맞대응 해야죠. 인지도 면에서 꿀릴게 없으니.”
***
일은 바로 추진되었다.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비롯해 스타일리스트, 헤어 아티스트 까지 회사로 호출 했다. 총 출동한 디자이너 들이 승호와 예카테리나를 꽃단장하기 시작했다. 예카테리나는 여전히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였다.
“이거 정말 해야 하는 겁니까?”
“인공지능으로 포트를 이기면 상식적인 수준 내에서 뭐든 제 말 들어주겠다고 하셨습니다.”
끙.
앓는 소리와 함께 예카테리나가 입을 다물었다. 길게 웨이브 진 머리를 다듬던 헤어 아티스트가 연신 감탄사를 터트렸다.
“어머, 언니는 머릿결 너무 좋아요. 이 정도면 거의 실크 수준이네요. 그 동안 도대체 어떻게 관리를 했기에.”
앞에서 화장을 하던 메이크업 아티스트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내가 이 생활 만 10년이 넘었는데 연예인 하셔도 되겠어요. 이 정도 외모로 연예인 안하는 건 죄입니다. 죄.”
둘의 합작으로 예카테리나의 평소 수수한 모습은 사라지고 세련된 미인으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소위 말하는 화장 빨이 더해지자 외모에서는 빛이 나다 못해 광채가 흘러넘쳤다. 그 모습을 보기 위해 남자 사원들이 회의실 창문 너머로 눈을 힐끔 거리기 다반사였다. 옆에서 함께 메이크업을 받던 승호도 내심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 정도면 시작하자마자 구독자가 꽤 쌓이겠어.’
그 만큼 예카테리나의 미모는 아름답다 못해 폭발적이었다.
근 한 시간가량에 걸친 헤어 및 메이크업이 끝나고 피팅 시간. 대기하고 있던 스타일리스트가 준비해온 여러 옷을 예카테리나에게 맞춰 보며 탄성을 터트렸다.
“어머! 너무 잘 어울린다. 어떡해. 너무 예쁘다.”
“니트 원피스도 괜찮고, 슬랙스도 잘 빠지고. 뭘 입어야 할지 모르겠네.”
“언니 몸매가 어떻게 돼요? 보니까 37-25-36 그 정도 될 것 같은데. 흠··· 아니지 가슴이 좀 더 큰가.”
노골적인 말이 서슴없이 나오자 예카테리나의 볼도 살짝 붉어졌다.
“이것부터 한 번 입어 봐요. 볼륨감이 있으면 살려야지.”
스타일리스트는 마치 자기가 입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옷을 맞춰 보았고, 예카테리나는 피곤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렇게 해서 최종 결정된 옷이 블라우스에 베이지색 슬랙스.
완성된 그녀가 촬영을 위해 피팅 장을 나오자 사람들은 입을 떡 벌렸다. 그 중 한 명이 넋을 놓고 중얼 거렸다.
“에, 엘프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은 핸드폰을 들었다.
찰칵.
일순 사람들의 시선이 사진을 찍은 직원에게 향했다.
또 찰칵.
개의 치 않고 사진을 찍었다.
“소, 소장해야 할 것 같아서.”
직원들이 전부 핸드폰을 든 건 당연한 일이었다.
잠시간의 소란이 지나가고 승호와 예카테리나가 카메라 앞에 섰다. 앞에는 미리 섭외한 PD가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둘을 보고 있었다.
“크게 긴장하실 건 없습니다. 그저 평소 대화를 나누듯 하시면 됩니다.”
이미 기자들 앞에 많이 서 본 승호가 자연스럽게 답했다.
“네. 좋습니다.”
PD가 예카테리나를 보며 물었다.
“저기, 박사님도 괜찮으시죠?”
예카테리나가 예의 그 차가운 표정으로 답했다.
“네.”
짧은 한 마디에 PD가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자, 여기 카메라에 빨간 불이 들어오면 촬영이 시작 되는 겁니다.”
둘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레디! 큐!”
그 신호에 승호가 카메라를 보며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시내소프트 대표 강승호 입니다. 오늘 제가 영상을 찍게 된 이유는 시중에 떠돌고 있는 가짜 리뷰들 때문인데요. 그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관련 개발자 예카테리나도 함께 나왔습니다. 박사님.”
그러자 예카테리나도 살짝 고개를 숙였다.
“예카테리나 박사입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가짜 리뷰란 무엇인가. 바로 엔진 S에 탑재된 ONE이 한국어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이런 리뷰들이 튜브 넷에 퍼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건 명백한 오류입니다.”
이어 예카테니라가 입을 열었다.
“ONE은 현재 영어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한국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등의 언어는 사용자 데이터들이 모여 최적화 되는 기간이 필요합니다. 사용 시 분명 안내되는 사항으로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간까지 최대 2주를 보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각각의 ONE이 여러분들 고유의 비서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ONE은 지금 막 태어났습니다. 서서히 배밀이를 시작하고, 두 발로 일어설 것이며 걷고 뛰고 이내 날아다닐 것입니다. 2주. 단 2주 만 기다리면 그렇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 뒤로 몇 분을 더 찍은 끝에 촬영은 끝이 났다.
***
돈을 투입하자 편집은 수 시간 만에 끝이 났다. 그리고 첫 번째 동영상이 올라가고, 새로 고침을 누르는 순간.
-시내소프트
-구독자 50,133명.
동영상이 올라가고 5초도 지나지 않았는데 구독자가 5만 명을 넘었다. 승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 번 더 새로 고침을 클릭해 보았다.
-시내소프트
-구독자 71,233명.
그러자 또 앞자리가 바뀌어 버렸다. 승호가 함께 모니터를 보고 있던 고동수에게 물었다.
“이거 잘못 된 거 아니겠지?”
“제가 대표님이랑 박사님 팬 카페에 좌표 찍어 놨어요. 거기 회원들이 본격적으로 유입되는 걸 겁니다.”
“흐음······.”
승호가 한 번 더 새로 고침을 클릭했다.
-시내소프트
-구독자 101,233명.
구독자 10만 명.
이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오늘 하루만에 100만 명을 넘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인기가 엄청 나구나······.”
잔뜩 들뜬 고동수가 소리쳤다.
“대표님은 벌써 국민을 몇 번이나 구하셨고, 포트까지 이긴 분. 거기에 예카테리나 박사님은 미모 끝판 왕이잖아요. 제 생각에는 아직 부족합니다. 또 한 번 눌러보세요.”
그 말에 승호가 한 번 더 새로 고침을 눌렀다.
-시내소프트
-구독자 134,129명.
“제대로 떡상 이네요.”
승호는 마우스를 움직여 밑에 있는 댓글을 클릭해 보았다. 벌써 300개가 넘게 달린 댓글. 그 중 절반의 댓글이 똑같았다.
-ajemee : 예카예카!
-조후락 : 예카예카2!!
-생태파괴자 : 예카는 진리.
-예카1호 : 여신강림 예카예카.
-예카2호 : 튜브넷 생태계 파괴자 출현 예카님 이대로 연예계 진출까지 가나요.
-순수히널: 믿음 소망 사랑. 그 중 제일은 사랑이라. 오늘부터 예카님을 사랑하겠나이다.
예카테리나를 찬양하는 글이었다. 몇몇 글들은 승호가 의도한 반응 보여주고 있었다.
-김정인 : 2주 만 기다려 보겠습니다.
-성욱이 : 한글에서도 영어처럼 인식 된다는 그 말 한 번 믿어보겠습니다.
댓글을 확인한 승호가 한 번 더 새로 고침을 클릭했다.
-시내소프트
-구독자 181,980명.
구독자 18만명 돌파.
댓글 반응도 나쁘지 않은 걸 보니 자신의 의도가 먹히고 있었다.
“동수야, 구매 사유 한 번 확인해봐.”
“알겠습니다.”
고동수가 선진전자에서 알려준 사이트에 접속했다. 대시보드 화면에 떡하니 구매 사유별 퍼센티지가 나와 있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항목.
-구매사유 : ONE 12.5%
미미 하지만 변화가 생기고 있었다. 구독자가 늘어나면 더 늘어날 것이다. 그래서 방송도 세 가지 언어를 만들어 자막으로 달아 놓았다.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 세 가지.
그래서 일까. 또 한 번 새로 고침 했을 때 구독자는 20만을 너끈히 넘어 있었다.
그리고 그날 밤 11시 50분.
고동수가 호기심에 한 번 접속해 본 시내소프트 채널의 구독자는.
-구독자 1,181,980명.
백만 명을 넘어 있었다. 고동수는 구독자만이 아니라 올라간 영상의 조회 수도 한 번 확인해 보았다.
-조회수 2,501,413회
조회 수는 이백 오십만.
어마어마한 수치였다. 이 정도 수치면 구매에도 분명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바로 선진전자에서 지급해준 아이디로 사이트에 접속해 구매사유 비율을 확인해 보았다.
-구매사유 : ONE 19.5%
역시나!
30%까지 10.5% 밖에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