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Coder RAW novel - Chapter (157)
탑 코더-157화(157/303)
# 157
완벽한 4레벨 자동차
면허.
미국에서 자율주행차 면허를 받기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연방 정부 교통안전국으로부터 기본 사항에 대한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난 후에 각 주 별로 또 한 번 자율주행 허가를 받아야 한다. 특히나 승객 시범 운송 서비스는 아직 포트 말고는 누구도 받지 못한 면허였다. 그 만큼 기술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발급 받기 어려운 면허였다. 그런 사실을 금현의 정만식도 익히 알 고 있었다. 왜냐하면 금현도 아직 어떤 면허도 받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 어려운 걸 먼저 미국에서 강 대표에게 제안해 왔다. 확실히 강 대표 인맥이 미국에도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어.”
정만식의 말에 그의 아들 정준구가 반색했다.
“잘 된 일이군요. 어차피 미국 공장은 더 늘릴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 제로 개발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양산도 해야 하고. 일석이조 아니겠습니까.”
“확실히 모두에게 잘 된 일이기는 하지. 그러나 모두에게 잘 되어서는 우리만 살아남을 수 없는 법 이다.”
정만식의 의도를 파악한 정준구가 안면을 굳혔다.
“시내 소프트와의 관계를 재정립 하시려는 겁니까?”
정만식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너무 늦으면 오히려 우리가 끌려갈 수도 있어. 더구나 현재 자동차 한 대를 팔 때 마다 시내소프트에 지급해야하는 로열 티가 얼마지?”
“50만원입니다.”
“지금 우리가 차를 팔아 남기는 돈이 대략적으로 대당 200만원이야. 50만원이면 1/4에 해당하는 금액. 그 금액이 너무 크다는 생각을 지울 수 가 없어.”
“이번 상황을 잘 이용하면 그 금액을 깎을 수도 있겠군요.”
정만식이 의자의 모퉁이 꽉 움켜쥐었다.
“공장하나 짓는데 드는 비용이 1조가 넘어. 그 비용의 일부를 부담해 달라고 하는 건 당연한 일. 그걸 로열 티에서 제할지 시내 소프트에서 받을지는 상의를 해 봐야겠지. 그러나 내가 원하는 건 그 이상 이다.”
“그 이상이라면 어떤······.”
“제로가 여기까지 개발 된 상태에서 과연 강 대표는 다른 회사와 이와 같은 성과를 이룩할 수 있을까?”
정준구가 마른 침을 삼켰다. 정만식이 인터폰을 눌러 자율주행차 연구소장을 회장실로 불러 들였다.
“지금까지 자네가 지켜본 바. 그대로 말해보게.”
항상 승호가 하는 일을 지켜봐왔던 연구소장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제로는 저희가 만들어내는 데이터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자동차에서 발생되는 수많은 데이터. 그 데이터 셋을 바꾸는 작업을 하려면 꽤나 어려울 겁니다. 뿐만 아니라 강 대표 덕분에 금현 연구원들의 실력도 급상승 했습니다. 이제는 그가 없어도 일을 진행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이제 강 대표가 없어도 만들 수 있겠나?”
그러자 연구소장이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하, 충분합니다.”
정만식이 고개를 끄덕이며 눈짓했다. 그러자 연구소장이 다시 회장실을 나갔다. 정준구의 표정이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저는 아직도 왜 저 사람이 연구소장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저 사람 보다 실력 있는 사람이 많을 텐데···. 저렇게 말은 했지만 아직 까지도 자율주행차를 완성하지 못하지 않았습니까.”
“소장의 주된 역할은 연구를 하는 게 아니니까.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새로운 인력을 뽑고, 기술의 트렌드를 파악해 회사의 로드맵을 그리는 게 더 중요해.”
“그거야 알고 있지만······.”
“그만. 지금 내 가 하려는 이야기는 그런 게 아니야. 이번 일을 빌미로 시내 소프트에 과한 요구를 할 생각이다. 그래서 알아서 떨어져 나가게 만들 거야. 할 수만 있다면 기술도 가져오고 싶지만 쉽지는 않겠지.”
그러나 정준구는 마땅찮은 눈빛이었다.
“회장님. 연구소장의 말대로 금현의 실력이 늘었다 해도 퍼스트 무버는 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분명 회장님께서도 죽기 전에 금현이 퍼스트 무버가 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정준구의 말을 끊으며 정만식이 입을 열었다.
“그 보다 중요 한 게 하나 있다.”
“금현의 이익.”
정만식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우리가 90년대 초반 일본이 개발한 엔진을 그대로 사용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어. 지금도 마찬가지야. 강승호를 털어내지 못하면 네가 그려갈 금현은 그저 차량만 생산하는 협력사에 불과 할 수도 있다. 너도 알겠지? 우리가 실제 1차, 2차 협력사 들 에게 하는 일들.”
정준구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금현과 협력하고 있는 1차, 2차 협력사들이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너무 잘 알고 있기에 굳어진 표정은 풀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 그에게 지시하는 상황까지는 만들지 못했습니다.”
“현재 시내 소프트의 주 수입원이 뭐라고 생각하나?”
“ZONE 서비스. 그리고 엔진 S에 공급되는 ONE의 개발 비용 정도······.”
혼잣말을 중얼 거리던 정준구가 눈을 번쩍 떴다.
“그래. 그 선진에 공급하는 ONE이다. 과연 제 값을 받았을까?”
정준구가 고개를 흔들었다.
“아마 아닐 겁니다.”
“선진이 어떤 놈들이냐. 협력사들을 마른 수건 짜듯 짜내는 놈들이야. 어떨 때는 우리보다 더한 놈들이다. 그런 놈들이 제대로 된 대금을 지급 했을 리 없지. 지금도 ONE 기술을 탈취하려고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고 있을 거다.”
“재무상황이 좋지 않겠군요.”
정만식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무슨 이유인지 아직 큰 투자도 받지 않고 있다. 안 봐도 비디오지. 선진에서 막고 있는 걸 게다. 자금 줄을 틀어쥐고 자신들의 마음대로 휘두르려 하는 게지.”
“그래서 여러 일을 맡았고······.”
“무리해서 일을 진행하는 게지. 듣자하니 스마트 시티 건도 진행하고 있다더라.”
“재무상황이 좋지 않겠군요.”
“이미 빚더미에 있을 수도 있다.”
둘의 눈빛이 허공에서 얽혀 들었다. 같은 생각을 하는지 이내 서로 마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사용하면 우리 걸로 만들 수도 있겠습니다.”
“천천히 진행해보자꾸나. 먼저 채찍부터.”
완벽한 오해를 한 둘은 서로 마주보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내 은은한 미소를 보였다. 마치 당장이라도 시내 소프트가 손에 들어오기라도 한 것처럼.
***
딸깍.
마우스를 누르자 구독자가 새로 고침 되었다.
-구독자 610 만명.
시내소프트 채널을 구독하고 있는 구독자 수였다. 한국에서만 구독하고 있다면 이 숫자를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전 세계에서 시내 소프트 영상을 시청하고 있는 중이었기에 만들 수 있었다. 승호는 그 중에서 최근 업 로드한 금현 자동차 회장 정만식 출연 영상을 클릭해 보았다.
-반갑습니다. 시내소프트 채널 시청자 여러분. 금현 자동차 회장 정만식 입니다.
-현재 저희는 시내소프트와 제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자율 주행 차 관련 개발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도 양사가 서로 협력해 완벽한 자율주행차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걸로 영상은 끝이었다.
“처음부터 재벌 회장답지 않다고 생각하긴 했어.”
평생 꿈이 자율주행차로 퍼스트 무버가 되는 거라며 다가왔다. 자신이 내미는 조건에 대해 대부분 동의하며 별 다른 토를 달지 않았다. 그러나 승호는 처음부터 정만식을 믿지 않았다.
“결국 성공하는 모습을 보니 탐이 났고, 빼앗고 싶었던 건가······.”
승호는 씁쓸히 중얼 거리며, 방금 전 금현의 회장 정만식이 전화로 말한 내용을 떠올렸다.
-미국에 공장을 세우는 건 아시겠지만 비용이 많이 드는 일입니다. 금현만의 비용으로는 감당하기 힘듭니다.
시내 소프트도 돈을 보태라는 말이었다. 처음 만났을 때 간이든 쓸개든 다 빼줄 것처럼 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그리고 로열티 건도 조정이 필요합니다. 저희가 손익계산을 해보니 대당 50만원은 금현 쪽에 너무 큰 손해 로 나옵니다. 조금 낮췄으면 하는데요.
-그러면 얼마를 생각 하십니까?
50만원은 최초 러프 하게 잡힌 금액이었다. 추후 어떤 부품을 쓰느냐 어떻게 생산하느냐에 따라 대당 생산 단가가 달라질 거라 생각했다. 때문에 특약사항으로 추후 협의가 가능한 부분이라 적어 두었다.
-20만원은 돼야 할 것 같습니다.
-······.
그러나 절반까지는 아니었다. 승호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금현 회장의 의도가 너무 명백했기에.
‘그렇게 까지 몰염치하게 나올 줄은 몰라다.’
이제 대표로써 경험이 쌓이고 있긴 했다. 그러나 한 기업의 회장이 이렇게 까지 안면몰수하고 나올지는 몰랐다.
-그러면 반값도 되자 않는 금액이군요.
-죄송합니다. 단가를 최대한 낮추려고 노력했는데도··· 지금 까지 결과로는 그게 한계입니다.
그러나 승호는 실망하거나, 분노하지 않았다. 그저 담담하게 대답할 뿐이었다.
-알겠습니다.
그 반응이 미심쩍었는지 정만식이 되물었다.
-그 말씀은 20만원에 개발을 계속 진행하신다는 말씀이십니까.
-하하, 아니요. 그 반대입니다.
-계약을 취소하겠다는 말··· 이십니까?
실망하거나 분노하지 않은 건 애초에 기대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대비해서 다른 대안도 미리 마련해 놓았고.
-네. 그걸 원하시는 것 같으니 그렇게 해드리려 합니다.
-하하··· 하. 말씀드렸다 시피 다른 의도가 있는 건 아닙니다. 정말 생산 단가가······.
정만식은 끝까지 말을 잇지 못했다.
-관련 내용은 실무진이 처리 할 겁니다. 그러면 마무리 된 것 같은데 더 하실 말씀 있으십니까?
승호는 냉정하게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게 방금 전의 일이었다. 승호는 바로 스마트폰을 들어 고동만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장님.”
-하하, 강 대표 아닌가. 이거 해가 서쪽에서 뜨겠어. 먼저 전화를 다 주고.
“지난 번 회장님이 제게 하셨던 말씀 아직 유효 한가 해서요.
-하셨던 말씀이라면 어떤······.
“선진라인 자동차와 조인해서 자율 주행 차 만들 수 있다면 언제든 환영한다.”
그 말에 고동만이 격한 반응을 보였다.
-물론 여전히 유효 하지. 언제든 지 환영이다.
“그런데 제가 알기로 선진라인 자동차는 프랑스 쪽으로 완전히 넘어 간 것으로 아는데······.”
-하하, 필요하면 인수해야지. 자네 쪽에서 함께 투자해서 합작 법인을 만들어도 되고. 방법은 많아. 어차피 돈과 기술만 있으면 대부분 해결 되니까.
“그 일 한 번 진행해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만약······.”
그 뒷말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고동만이 급히 말을 꺼냈다.
-하하, 지금 ONE 덕분에 팔리는 엔진 S가 몇 대인데. 절대 자네가 생각하는 그런 일은 없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전화를 끊은 승호는 튜브넷에 접속해 시내소프트 채널 관리자 페이지에 접속했다. 그리고 정만식이 출연한 영상을 선택했다.
“넌 삭제.”
이내 시내소프트 채널에서 정만식이 인터뷰한 영상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