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Coder RAW novel - Chapter (168)
탑 코더-168화(168/303)
# 168
이제는 스마트 시티
김수훈이 겨우 정신을 차리고 입을 열었다.
“화, 확인. 확인을 해봅시다.”
승호가 자리에서 일어나 비켜 주었다. 그리고 김수훈을 보며 말했다.
“그런데 확인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아직 적용도 해보지 않으신 분이.”
“그, 그건······.”
그러자 다른 업체 개발자 한 명이 손을 들었다.
“제가 확인해 보겠습니다. 연동이 되면 시내소프트 쪽으로도 데이터가 갈 테니 같이 확인 부탁드립니다.”
승호가 고동수를 불렀다.
“동수야.”
“넵.”
고개를 끄덕인 고동수가 관리자 페이지에 접속했다.
-연동현황.
메뉴를 클릭하자 현재 접속 중인 클라이언트의 IP들이 게시판에 주르륵 나타났다. 고동수가 가장 최근에 접속한 서버를 클릭했다.
그러자.
해당 클라이언트의 정보가 화면에 나타났다.
-Client Name : Kim suhoon
-status : Normal
-Ip Address : 10.11.xxx.xxx
-Os : winder 7 01.111.34111
······.
정보를 확인한 고동수가 씩 웃어 보이며 말했다.
“정상 접속 확인됩니다.”
그 사이에 자리에 앉아 로그를 보던 다른 업체 개발자가 입을 달싹 거렸다.
“로그를 보니 정상입니다.”
“그, 그럴 리가··· 30분밖에 안 됐는데······.”
승호가 어깨를 으쓱 거렸다.
“믿기지 않으시면 직접 확인해 보세요.”
그 말에 급히 자리에 앉은 김수훈이 이것저것 확인해 나갔다. 연동 방법에 대해서는 문서를 통해 확인해 둔 참이었다.
만약의 경우.
그때를 대비해 숙지해 둔 것이다. 코드를 확인하는 김수훈의 손이 조금씩 떨렸다.
‘이, 이건······.’
코드는 정확하게 서버가 통신을 하는 모듈에 심어져 있었다. 만약 마구잡이로 아무데나 코딩을 해놨으면 한 마디 하려했다.
-이런 식으로 코딩하면 안 된다. 나중에 리팩토링을 다시 해야 되지 않느냐. 이렇게 안하려고 시간을 더 달라고 한 거다.
-초반에는 진행이 되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코드 복잡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이럴 줄 알았다.
그런 식의 훈계를 하려 했는데······.
코드가 너무 깔끔하게 작성되어 있어 흠잡을 데가 없었다. 김수훈의 목이 로봇처럼 끼익 돌아갔다. 이내 웃고 있는 승호의 얼굴을 마주 할 수 있었다.
“확인 끝나셨습니까?”
이어진 질문에 김수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승호가 업체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러면 이걸로 증명 되었다고 생각하겠습니다. 연동 기한은 내일까지. 제가 30 분 만에 해낼 만큼 쉬운 일입니다. 하루면 충분히 기한을 줬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어진 폭탄 발언에 장내는 정적에 빠져들었다.
“만약 실패하면 기 공지대로 페널티가 부과. 이후 해당 페널티를 근거로 업체 교체 까지 고려하겠습니다.”
승호의 폭탄 발언에 회의실에 정적이 찾아왔다.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눈치를 살필 뿐이었다. 백창문은 뭐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입맛을 다시는 중이었다.
‘역시 자신 있으니 하겠다고 한 거였어.’
불안감의 정체가 현실화되었다. 이대로 두면 프로젝트의 주도권은 완전히 넘어가고, 되찾아 올 수 없다. 한 번 더 눈앞에 보이는 문서를 확인한 백창문이 손을 들었다.
“잠시 만요. 이것부터 먼저 확인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승호가 고개를 끄덕이자, MG 아이앤씨 직원 홍윤수가 자리에서 일어나 스크린과 연결된 노트북 앞 에 앉았다. 노트북 화면에 나타난 건 PMO에서 관리하는 스마트시티 전체 일정 관리 표.
그 중 몇 가지가 빨간색 표시가 되어 있었다. 그걸 확인한 승호가 눈살을 찌푸렸다. 백창문이 기세등등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이게 뭔지는 여러분들도 잘 아실 겁니다. 저희 회사 PMO에서 관리하는 전체 및 개별 업체들 일정 관리 표입니다. 보시는 화면은 시내소프트 관련 일정이고요.”
백창문이 레이저 포인터로 일정에서 빨간색 표시가 된 부분들을 가리켰다.
“보시면 강 대표님은 AA로써 일정을 몇 번이나 어기셨는데. 업체들이 어렵다고 일정을 어긴 것에 대해 이리 핍박하시다니요. 약간 모순된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그 말에 박신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중간 중간 강 대표님 개인 일정이 있었던 건 사전 양해 된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표시된 것처럼 일정을 어긴 것이 아니라 앞 뒤 순번을 바꿔 일을 진행한 것들이 문서에 업데이트 되지 않아 그렇게 표시 된 것뿐입니다.”
백창문이 입 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사무관님, 죄송하지만 문서를 업데이트 하는 것도 각사의 책임입니다.”
박신우가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백 이사님. 이런 식의 꼬투리 잡기는 일을 진행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하하, 꼬투리 잡기라니요. 전 그럴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단지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길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조용히 듣고 있던 승호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고동수를 보며 말했다.
“동수야, 이번에 업데이트 한 거 띄워봐.”
고동수가 홍윤수에게 다가갔다.
“잠시만요.”
홍윤수가 자리에서 비켜나자 이번에는 고동수가 화면에 엑셀 표를 하나 띄웠다.
스크린에 나타난 엑셀표.
그건 방금 전 홍윤수가 보여주었던 표와 동일한 양식에 동일한 항목이 적혀 있었지만 내용 중 몇 가지가 달랐다.
-공통 프레임워크 설계 및 개발 : 100%-공통 로직 설계 및 개발 : 80%
······.
-총 진행 율 : 69%.
“전 일정을 어긴 적이 없습니다. 말씀하신 데로 문서 업데이트가 조금 늦었을 뿐이죠. 그리고 그 정도는 이미 시작할 때 양해를 구했습니다.”
승호가 빠르게 말을 이어나갔다.
“일정표를 보시면 저 혼자 해야 할 일의 목표 달성은 일정에 늦은 적이 없습니다. 타사와 협업이 필요한 일도 그렇고요. 단지 해야 할 일의 순서를 몇 개 바꾼 것뿐입니다. 그랬음에도 전체 진행 율은 참여 업체 들 중 제가 가장 빠르고요.”
말을 하는 승호의 미간이 좁혀졌다. 이런 주도권 싸움이나 정치는 체질에 맞지 않았다. 그러나 회사가 커갈수록 익숙해져야 하는 것이기도 했다. 승호가 백창문에게 시선을 옮겼다.
“백 이사님.”
“흠··· 흠. 네.”
승호는 직접적으로 나가기로 했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딴죽을 거시겠습니까?”
“네, 네? 딴 지라니요. 무슨 그런 말씀을. 말씀 드렸다시피 저는 다 프로젝트가 잘 되고자······.”
승호가 중간에 말을 끊어버렸다.
“그러면 아닙니까?”
“정당한 건의입니다.”
“하하, 그렇군요. 그러면 저도 정당한 건의를 하겠습니다. 박 사무관님.”
“네.”
“MG 아이앤씨 업체 변경을 정식 요청 드립니다.”
놀란 백창문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 지금 뭐라고 하시는 겁니까!”
승호가 냉랭한 목소리로 답했다.
“받아주는 것도 한 두 번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박 사무관님과 하시길.”
백창문이 목소리를 높였다.
“정식으로 항의 하겠습니다!”
승호가 두 손을 공손이 모아 박신우를 가리켰다.
“그것도 사무관님께.”
“이··· 이!”
분에 찬 백창문이 자리에서 일어나 승호를 노려보자 박신우가 둘 사이를 가로 막았다.
“저와 얘기 하시면 됩니다. 제가 또 갑 질이라면 자신 있어서.”
“······.”
백창문의 표정이 썩어 들어갔다.
***
업체들이 떠나고, 고동수가 물었다.
“처음부터 박 사무관님께 말했으면 편하게 갈 수 있었을 텐데요.”
“그러면 다른 업체들이 납득하지 못했을 수도 있으니까.”
“아······.”
“전체 업체를 전부 바꾸는 건 박 사무관님 한 테도 부담일 거다. 더구나 작은 기업들이 바뀌면 ‘갑 질’로 비춰 질 수도 있어. 그런데 대기업을 바꾸는 건.”
승호가 손가락을 흔들었다.
“전혀 아니지.”
“하긴. 요즘 갑 질 한 번 터지면 기업에도 타격이 크니까.”
“우리도 그런 걸 걱정하는 위치까지 온 거야.”
고동수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선진 데이터시스템과 있었던 일들이 스쳐지나 갔다.
“많이 왔네요.”
“제로가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 하면 더 멀리 가게 될 거야. 그리고 한 도시를 ONE이 움직이게 된다면. 포트 보다 앞서 있을 지도 모르고.”
“대표님 모르세요? 벌써 포트를 넘었다는 말 들이 나오고 있는 거.”
“당장 몇 가지 기술에 대해서는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러나 포트다. 지난 십 년간 세계에서 한 손 가락에 꼽히는 기업이야. 금세 따라 올 거다. 그 전에 멀리 더 멀리 가야 돼.”
“넵. 최선을 다해 볼게요.”
“그리고 곧 미국에서도 오퍼가 올 거야.”
“네? 오퍼요? 어떤.”
“스마트 시티. 디트로이트에 스마트 시티 적용에 대한 제안서.”
고동수의 두 눈이 휘둥그레 졌다.
“갑자기 그게 무슨.”
“부산에 적용한 걸 그대로 미국에도 적용할거야. 그 포트폴리오라면 세계 어디에도 제안 할 수 있을 거다.”
고동수가 급히 쉼 호흡을 했다.
“후아. 자, 잠시만요. 지금 중요한건 그게 아니라.”
“중요한 건 이거다. 시내 소프트는 더 클 거라는 거. 그리고 미국에서 오는 오퍼에 대응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지.”
“그러니까 어떻게 미국 오퍼를······.”
승호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씩 웃어보였다.
“탑 시크릿. 알면 다쳐.”
그건 거짓이 아니었다.
회의를 완전히 마친 승호는 지하주차장에 대기하고 있던 검은색 밴에 올라탔다. 차 안에는 날카로운 인상의 사내들이 여럿 앉아 있었다. 차는 빠르게 달려 평택 미군 기지로 들어섰다. 이미 이야기가 되어 있었는지 군 기지로 들어섰음에도 아무런 제지가 없었다. 차가 다가오면 바로 차단 막이 열렸고, 움직였다.
차가 멈춰선 곳은 미군기지 가장 안 쪽.
실제 총기를 소지한 군인들이 삼엄한 경비를 서고 흰색 건물이었다. 그 안으로 들어서자, 낯익은 인물 한 명에 처음 보는 사람 몇몇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낯익은 인물이 승호에게 다가왔다.
“다시 뵙네요. 이번 작전을 함께 하게 된 제임스입니다.”
지난 번 미국을 찾았을 때 만났던 인물. 그리 자신에게 호의적이지는 않았던 사람이었다. 손을 맞잡은 승호가 살짝 고개를 숙였다.
“반갑습니다. 강승호 입니다.”
“작업은 바로 시작 하시겠습니까?”
“뭐, 오래 끌 건 없으니까요.”
“알겠습니다. 자리를 이쪽으로.”
위아래 각각 3대씩.
총 6대의 모니터가 설치 된 자리였다.
“큰 것 하나를 쓰는 게 편하시면 바꿔드리겠습니다.”
“괜찮습니다.”
자리에 앉은 승호가 키보드위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컴퓨터 정보부터 확인해 보았다.
-cpu : intel core i9-9980
-ram : 128gb
······.
당장 cpu에 ram만해도 수백을 호가하는 사양이었다. 과연 미국이라고 해야 할까. 그 밖에도 기상천외한 해킹 프로그램들이 pc에 설치되어 있었다. 승호는 그걸 하나씩 실행해 보며 상태를 파악했다.
그렇게 하는데 걸린 시간이 고작 한 시간 정도.
이내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제 시작 하겠습니다.”
이내 사무실내에는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와 pc가 내는 소음 밖에는 들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