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Coder RAW novel - Chapter (170)
탑 코더-170화(170/303)
# 170
이제는 스마트 시티
새벽 4시.
아직 동이트기도 전에 용산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에서 당직을 서고 있던 김태기 중위가 상황 병에게 물었다.
“소식 들어온 거 없지?”
“네. 없습니다.”
“그러면 출출한데 잠깐 라면 하나 먹자.”
“알겠습니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그래.”
상황병이 라면을 끓이러 간 사이 중위는 졸린 눈을 부비며 상황판을 살폈다.
-특이사항 없음.
현재까지 전파된 내용이었다.
“오늘도 조용히 지나가자.”
그렇지 않아도 내일 아침부터 일이 쌓여 있었다. 작전 본부에 속해 있었기에 작전계획 개선 작업을 해야 한다. 그런데 근무 중 특이사항이 생기면 작업은 밀리고, 야근이 확정되는 것이다. 그 사이 상황 병이 컵 라면 두 개를 들고 들어왔다.
“흐흐, 다행입니다. 오늘은 조용히 지나가서.”
“아직 오늘 다 안 끝났다. 함부로 입 놀리지 마. 꼭 그런 말 하면 상황 발생하더라.”
김태기 중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바로 앞에 있던 전화벨이 울렸다. 상황병과 눈이 마주친 김태기가 한숨을 내쉬며 전화를 받았다.
“통신 보안 합참 작전본부 김태기 중위입니다.”
“통신 보안 777입니다. 현재 제108기계화군단 대규모 병력이동 포착됐습니다.”
“···네?”
“뿐만 아니라 제820전차군단, 제815기계화군단 기동 하고 있습니다. 당장 진돗개 하나 발령해야 합니다.”
“그, 그게 무슨.”
“실제 상황입니다. 작전 본부장님 호출하시고, 지휘라인 전부 소집하세요.”
“아, 알겠습니다.”
재빨리 전화를 끊은 김태기가 상황병과 함께 미친 듯이 전화를 돌렸다. 그 사이 컵라면 두 개가 식어 팅팅 불어 올랐다.
북한의 대규모 군사 이동 소식은 빠르게 전파 되었다. 38선 접경지역에 진돗개 하나가 발령되고, 전 군이 최고 수준의 비상경계 태세로 전환 되었다. 그 사이 합동참모본부에 걸린 비상으로 지휘라인 전체를 비롯해 주한미군 부 사령관 까지 회의에 참석했다.
“상황 장교. 더 들어온 전파 없어?”
합참의장의 질문에 김태기가 군기가 잔뜩 들어 답했다.
“현재까지 전파된 내용은 움직임이 파악된 군단들이 남하하고 있지는 않다는 겁니다.”
“그러면 전쟁 준비를 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은데······.”
아랫입술을 깨문 합참의장이 주한미군 부사령관을 보며 물었다.
“미군 쪽으로 들어온 내용은 없습니까.”
그러자 부사령관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최근 북한 관련 정보를 대량 입수했습니다. 그 중 몇 가지가 작전 계획도 포함되어 있는데··· 그 때문에 병력이동이 생긴 것 같습니다. 물론 자세한 내용은 초계기에서 더 자세한 정보가 들어와야 확인되겠지만요.”
통역 병이 빠르게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그러자 합참의장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북의 작전 계획을 입수했다는 말씀이십니까?”
이곳에 모여 있는 사람은 전부 1급 기밀 관리를 부여 받은 사람들. 부사령관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현재 분석 중에 있긴 합니다. 그런데 아마 틀리지는 않을 겁니다. 현재 기동 중에 있는 적 군단의 대부분이 입수된 작전 계획과 관련이 있는 부대들이라.”
“아······.”
과연 미국이라 해야 할까. 합참 의장은 감탄 밖에 나오지 않았다. 한국도 저런 정보력을 갖춘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대한민국의 국방력은 한 단계 더 도약하게 될 것이다. 현대 시대 군사력은 곧 정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니까.
“분석이 완료 되면 더 자세한 내용을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현재는 지금처럼 진돗개 하나를 발령한 상태로 대비를 하는 것이 최선일 것 같습니다. 적이 정보 유출을 핑계로 도발을 해올지도 모르니까요.”
“알겠습니다.”
“어쩌면 데프콘을 발령해야 할 수도 있으니. 거기에 대한 마음의 준비도 단단히 하세요.”
합참의장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사태가 생각보다 심각하게 흐르고 있었다.
***
미 백악관.
대통령 토마스는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보고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추가 핵 시설 2곳에, 북-중. 연합 훈련 작전인 7일 작전 계획 획득했습니다.”
이것 만 해도 엄청난 전과였다. 앞으로 북과의 협상에 유리한 위치를 점 할 수 있고, 그건 곧 재선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는 말이었다.
“기타 북한 부대 배치 정보. 공화국내 인사이동 최신 정보들이 다수 포함 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정보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CIA에서 국정원과 합동해 분석 진행 중에 있습니다.”
비서실장의 보고에 토마스가 연신 고개를 주억 거렸다.
“이걸 전부 그 강승호라는 친구가 해냈다고?”
어느새 승호는 친구가 되어 있었다.
“네. 건방진 면이 있긴 하지만 실력은 확실합니다.”
“그렇구만. 이 정도면 건방진 건 전혀 흠이 되지 않을 정도야. 지난 1년 동안 CIA에서 획득한 양보다 많으니.”
“네. 작전 계획을 획득한 덕분에 현재 북한은 대규모 군사 이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 되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한국에서는 군사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전쟁까지 가지는 않겠지?”
비서실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 남하 하고 있는 징후는 없으니,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겁니다.”
“뭐, 국지전이라도 벌어지는 게 오히려 나을 지도 모르지. 이 기회에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고 쌓여 있는 미사일도 좀 소모시키고 말이야.”
“방산 업체들이 두 팔 벌려 환영 할 겁니다.”
“그러면 후원금도 꽤 두둑이 들어오겠지.”
“일석이조군요.”
“흐음······.”
“관련 계획 수립 할까요?”
토마스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아직 전쟁을 고려 할 때는 아니야. 적이 먼저 공격하면 몰라도.”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비서실장이 침묵하는 사이 토마스가 말을 이었다.
“일단은 강승호 그 친구를 좀 더 활용해 보지.”
“알겠습니다.”
***
비슷한 시각.
승호가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작업 완료 했습니다.”
뒤에서 병풍처럼 서 있던 미국 정보 요원들이 얼떨떨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그 중 한 명이 겨우 입을 열었다.
“수, 수고 하셨습니다.”
아침 7시.
시계를 확인한 승호가 피곤한 표정으로 중얼 거렸다. 삼 일 전 오후 한 시에 도착해 지금까지 쉬지 않고 한 작업이 겨우 끝난 것이다.
“삼일이나 걸렸네요.”
삼일 동안 생리 현상을 해결 할 때 빼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온 몸이 찌뿌둥했다. 자리에서 일어난 승호가 물었다.
“분석은 어떻게 됐습니까?”
그 질문에는 급히 미군 기지로 날아온 CIA 국장이 답했다.
“자세한 내용은 기밀 사항이라 말씀 드리기 힘들지만 계약 조건은 충분히 충족하셨습니다.”
말을 하던 CIA 국장이 손을 내밀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행이네요. 많은 양을 해킹 한 것 같은데 질 적으로도 충족이 될지는 미지수여서.”
“아닙니다.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대통령님께서도 꼭 감사 인사를 드리라고 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백악관에도 한 번 초청 하고 싶다고 전하라 하셨습니다.”
“네.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네요. 그럼 전 이만 가 봐도 될까요. 3일이나 쉬지 않았더니 몸이 좀 피곤해서.”
“하하, 물론입니다. 당장 댁 까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차대기 시켜.”
그 말에 검은색 양복에 검은색 선글라스를 착용한 요원 한 명이 부리나케 달려 나갔다. 그 사이 제임스가 승호에게 다가왔다.
“오늘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교육 관련해서는 추후 다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네. 오늘 까지 쳐서 앞으로 이 틀 남은 거 맞죠?”
“하하, 네. 물론입니다.”
그렇게 악수를 나눈 후 대기하고 있던 차에 올랐다.
검은색 방탄 차량.
창문 까지 검게 선팅 되어 있었기에 밖에서 안을 볼 수는 없었다. 그 안에 편히 앉은 승호는 살짝 눈을 감았다.
누군가 어깨를 두드리는 느낌에 눈을 떠보니 어느새 집 지하 주차장에 도착해 있었다.
“도착했습니다.”
요원의 말에 승호는 몸을 일으켰다. 삼 일 동안 작업을 한 탓에 쌓여 있던 피곤이 조금은 가신 느낌이었다. 승호는 차에서 내려 카드를 찍고 승강기를 탔다.
드르륵.
드르륵.
요란하게 핸드폰이 울렸다. 회사에는 미리 말을 해둔 참이었다. 번호를 확인해 보니 발신자번호제한.
이걸로 연락이 올 사람은 한 명 밖에 없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심각한 목소리가 들렸다.
-강 대표님이 하신 일입니까?
다짜고짜 물어오는 질문에 승호가 피곤에 찌든 목소리로 답했다.
“앞 뒤 다 자르고 물어보면 제가 답해야 하는 겁니까?”
-아,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전화 끊겠습니다.”
-대표님. 대표님! 잠시 만요. 현재 상황이 심각합니다. 무슨 일을 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북한군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네?”
-군단 급 움직임이라 군도 비상상황입니다. 그런데 마침 미군 측에서 북한 작전 계획을 입수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북한의 최신 인사정보와 함께요. 때 마침 대표님께서는 미군 차량을 타고 평택 미군 기지에 들어갔다가 나오신 기록이 있고요.
승호의 기분을 고려한 국정원 담당관이 빠르게 말을 이었다.
-나라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통산 적인 정보 수집 활동입니다.
승호가 살짝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북한군이 움직였다······.’
아마 자신이 빼낸 정보 중 그럴 만한 것들이 있어서 일 것이다. 일이 이렇게 번질지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정말 전쟁이라도 벌어지는 것일까?
흔적을 철저히 지웠기 때문에 어차피 적들은 범인을 특정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도······.
‘그럴 리가. 전쟁까지는 가지 않겠지.’
수 도 없는 핵실험에 미사일을 발사해도 나지 않았던 전쟁이었다. 승호가 생각에 잠긴 짧은 순간 담당관은 확신했다.
-대표님, 잠시 만나서 이야기 좀······.
살짝 한숨을 내쉰 승호가 입을 열었다.
“아시겠지만 제가 말씀 드릴 수 있는 건 없습니다. 그리고 당분간은 정부 관련 일을 하지 않을 예정이라. 죄송합니다.”
그게 담당관이 들을 수 있는 마지막 말이었다.
***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침대에 몸을 던졌다. 한 잠 푹 자고 나자 겨우 정신이 맑아지며 피곤이 가시는 느낌이었다. 잠에서 깬 승호는 누 운채로 핸드폰을 켰다.
부재중 7통.
회사에서 온 연락 2통에 발신자 제한으로 온 전화 그리고.
“비서실장님?
예전에 받았던 비서실장님으로부터 두통이나 되는 연락이 와 있었다. 승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전화를 걸어보았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전화를 걸자마자 연결이 되었다.
“강승호 입니다. 전화 주셔서 연락드렸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연락 드려서 죄송합니다. 다만 상황이 너무 급해서.
“네? 무슨······.”
-뉴스를 확인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승호는 리모컨으로 침대 앞에 설치된 TV를 켰다. 그리고 뉴스 전문 채널 YTT로 이동했다.
-국내 가상 화폐 거래소 9여 곳이 피해를 당했으며, 현재까지 추정 피해액은 5천억이 넘을 것으로 파악됩니다.
-각 은행들 역시 가상 화폐 거래소 해킹을 예의주시하며 자사 시스템에 대한 보안을 한 번 더 점검 중에 있습니다.
-이번 해킹 사태의 배후로 북한 정찰 총국 산하 기술정찰국의 소행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비서실장이 어떤 말을 하는 지 알 것 같았다. 그러나 문제는 거기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거래소인 비낸스를 비롯해 미국 소재의 거래소 20여 곳이 동시 다발적으로 해킹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 되고 있습니다. 이에 미 FBI 국장이 공식석상에서 메시지를 내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뉴스를 보던 승호가 마른 침을 삼켰다. 사태가 산불처럼 번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