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Coder RAW novel - Chapter (180)
탑 코더-180화(180/303)
# 180
원톡, 압도적인 기술력
행사 종료 한 시간 전.
그때 까지도 원 톡이 제시한 조건을 만족한 사람이 없었다. 즉 60%가 넘는 사람들이 인공지능 ONE을 자신의 친구나 가족으로 선택했다는 말이었다. 가장 많은 참가를 한 건 반 친구들 끼리 참가한 케이스.
여의도 고등학교 학생들도 친구들과 함께 참여 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삐익
-인공지능 선택 : 14.
-실패입니다.
버저 음과 함께 우르르 행사장을 빠져나왔다.
“어떻게 그걸 못 맞 추냐.”
“지, 진짜 너랑 같았다니까.”
“아오 진짜. 답답하네 답답해. 너 때문에 100만원 날렸으니까. 오늘 네 가 쏴.”
“나 뿐만이 아냐. 다른 애들도 못 맞췄어.”
“야, 손 들어봐. 14명.”
그러자 아이들은 우물쭈물 거리며 서로 눈치만 살폈다. 괜히 입방정을 떨다가 자신임이 밝혀진 아이가 한층 기세등등해졌다.
“이거 진짜 어렵다니까. 네가 한 번 맞춰볼래?”
“나는 당연히 맞추지.”
“그러니까. 해보라고. 이번에는 내가 응답자로 들어갈 테니까. 네가 심판 해봐.”
얘기를 하던 일행이 행사장 입구를 바라보았다. 100만원이라는 상금 때문인지 아직도 긴 줄이 형성 되어있었다.
“이거··· 또 하지는 못하겠네.”
일행은 아쉬움을 달래며 집으로 돌아갔다.
행사장 중앙 관계자 석.
거기에 승호의 자리가 있었다. 그리고 승호의 자리 앞에 설치 된 스크린에 여러 숫자가 띄워져 있었다.
-성공 팀 : 0
-원 톡 다운로드 : 10만 건.
-가입자 수 : 8만 명.
그 수치를 승호는 흐뭇한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첫 날에 이 정도면 성공이라고 해도 무방하겠군요.”
황호근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정확하게 하루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겨우 8시간만이니까요. 더 중요한 건 상승세입니다. 현재는 한 시간 동안 다운로드 건수가 2만 건씩 되고 있습니다. 포트 앱 스토어에는 표시 되고 있지 않지만 다운로드 건 수도 곧 50만 건이 될 것 같습니다.”
승호도 흐뭇한 표정으로 스크린을 보았다. 엔진 S 기본 탑재 같은 도움을 받지 않고, 시내소프트의 힘만으로 이룬 성과였다. 그게 더 만족스러웠다. 고개를 끄덕이던 승호가 스마트 폰을 들어 원 톡을 실행해 보았다.
순간.
승호의 미간이 좁혀졌다.
“좀 이상한데.”
아주 미세하지만 0과1의 흐름 중 불 필요한 것이 끼어있었다. 이미 수도 없이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중 몇 번은 자신이 직접 0과1의 흐름을 보며 문제가 없는지 살폈다. 그랬기에 이런 종류의 데이터는 흐를 수가 없었다. 혹시나 갑작스런 사용자 증가로 인 한 것일까. 생각해봤지만 고개를 털며 그 생각을 지워버렸다.
‘분명 부하 테스트 까지 했는데.’
승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앱을 재실행했다. 이번에는 아무런 문제없이 앱이 정상 실행되었다. 승호의 미간이 한층 더 좁혀졌다. 그러자 옆에 있던 고동수가 물었다.
“왜 요? 뭐 이상해요?”
여전히 승호는 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0과1의 세상에 이유 없는 결과는 없다. 승호는 몇 번이고 다시 테스트를 해보았다. 고동수가 또 한 번 불렀다.
“대표님?”
순간.
이번에는 들어와야 할 데이터가 들어오지 않아 앱 로딩이 2초 정도 더 길어졌다.
‘앱 서버는 혹시 문제가 생길까 마지막에는 내가 직접 테스트를 진행했어. 결국 코드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말이야. ONE 시스템 역시 점검 했고.’
그러면 문제는 몇 가지로 좁혀진다.
통신 불안 또는 앱 서버 프로그램이 올라가 있는 하드웨어.
둘 중 하나라는 말이었다.
“원 톡 서버. 인더스에 올렸다고 했지?”
“네. 원 톡은 인더스에 올렸습니다. 선진 IDC에는 더 이상 서버를 넣을 자리가 없어요. 제로와 ONE 시스템 관련해서 이미 꽉 찼습니다.”
인더스.
세계 최대, 최고의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 중 한 곳이었다. 승호는 한 번 더 앱을 구동시켰다. 이번에는 또 정상 적으로 실행되었다.
‘내 착각이었나.’
승호는 기우에 불과하길 바라며 몇 번이고 다시 앱을 실행시켰다.
그러다 또 한 번.
이상현상이 포착되었다. 0과1사이에 특수문자 하나가 끼어 있었다.
‘통신사 아니면 인더스 서버에서 보내는 건데······.’
승호가 고동수를 보며 말했다.
“문제가 생긴 것 같다.”
“네? 어디가요?”
“통신사. 아니면 인더스.”
고동수가 고개를 갸웃 거렸다. 그 사이 승호가 다시 스크린을 보았다.
-성공 팀 : 0
-원톡 다운로드 : 12만 건.
-가입자 수 : 10만 명.
다운로드 가입 자 수가 또 들어나 있었다. 지금 당장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건 한 가지 밖에 없었다.
“이거 서버 마이그레이션 하려면 얼마나 걸리지?”
“IDC 선정하고, 서버 사서 넣고 데이터 옮기고 테스트 까지 하려면 최소한 일주일은 필요합니다.”
일주일.
승호가 살짝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너무 긴 시간이었다. 그 사이 어딘가로 전화를 건 고동수가 말했다.
“통신 3사에 전부 확인해 보니까. 여기 삼성 역은 문제없다고 하는데요.”
승호는 한 번 더 앱을 실행시켜 보았다. 옆에서 보던 고동수가 중얼 거렸다.
“아무 문제없는 것 같은데······.”
겉보기에는 분명 그랬다. 앱은 문제없이 구동되었고, 채팅은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 0과1의 세상에서 들어오는 불필요한 데이터 혹은 잘린 데이터는 현재 승호 밖에 볼 수 없었다.
“당장 디버깅 해봐. 그러면 내가 말하는 게 뭔지 알 수 있을 테니까.”
그러자 이번에도 고동수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그 정도의 일은 아랫사람을 시켜도 되는 위치가 된 것이다.
‘오늘은 원 톡 오픈 일. 만약 서버가 죽으면 치명적이다.’
약간의 의혹도 남겨 둘 수 없었다. 승호가 비서를 보며 지시했다.
“인더스에 연락해봐. 서버 문제없는지.”
***
인더스.
세계 최대의 상거래 업체이자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한국에도 3곳에 데이터 센터를 만들어 두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곳 IDC에서 근무하고 있는 서버 관리자가 퉁명스런 목소리로 중얼 거렸다.
“뭐야, 정상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 서비스를 왜 또 확인해 보라는 거야.”
옆에 있던 동료가 물었다.
“또 확인해 보래?”
“대형 고객사 요청이라면서 또 한 번 확인해 보라네.”
“아무리 그래도 벌써 몇 번째냐. 문제없다는데 왜 자꾸.”
“내 말이.”
벌써 몇 번째 요청인지 모른다. 그때 마다 문제가 없다는 리포트를 보냈음에도 또 다시 연락이 왔다.
-문제 확인해 보세요.
이번에 벌써 네 번째 요청이었다. 그때 마다 문제가 없다는 통보를 했다.
“그런데 왜 또!”
“대형 고객사라잖아.”
“휴우······.”
관리자가 긴 한숨을 내쉬며 흥분을 가라 앉혔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진짜 또 연락 오면 나도 가만 안 있을 거야.”
관리자가 틱틱 거리며 마우스를 클릭했다. 자신이라고 특별히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은 없었다. 관리자 웹 페이지를 확인하는 게 가장 빨랐다. 웹 페이지에 접속해 관리자 아이디와 비번을 누르고, 서버에서 올라오는 시스템 로그를 확인했다.
17:09:01 : indus_1_sendmail : NO_QUEUE: System 17:09:02 : appamor-
“STATUS”
pid =887 comm=
“NORMAL”
······.
오늘 자 로그를 전부 확인해 봤지만 별 다른 내용은 없었다. 로그를 확인한 관리자가 이번에는 각 서버의 상태 확인에 들어갔다.
-INDUS-1 : 그린
-INDUS-2 : 그린
-INDUS-3 : 그린
······.
IDC에 들어와 있는 수백 대의 서버에 딱히 문제될 상황은 보이지 않았다. 전체 서버의 종합 적인 상태가 그린이었다. 그렇게 보낸 시간이 20여분.
이제 퇴근 시간 까지 10분밖에 남지 않았다.
“문제없네.”
“그러게. 그런데 왜 자꾸 그러냐.”
“나도 모르지. 연락이나 해야겠다.”
관리자가 전화기를 들었다.
“문제없습니다. 같은 요청을 몇 번 하시는 겁니까.”
한 동안 둘 사이에 실랑이가 이어졌다.
***
전화를 끊은 비서가 말했다.
“문제없다고 합니다.”
승호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분명 문제가 있다. 그런데 문제가 없다고 한다. 흥분한 고동수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거 당장 쳐들어 가야하는 거 아닙니까? 이러다 서비스 죽으면 손해 보는 건 우린데.”
아랫입술을 깨물던 승호가 다시 한 번 앱을 구동 시켰다.
‘내가 잘 못 봤나?’
혹시나 자신의 감이 떨어진 건가 하여 더 자세히 살펴봤다. 몇 번을 다시 껐다가 켜 보았다. 매번 그런 건 아니었지만 간 헐 적으로 분명 로딩이 느려지는 경우가 있었다. 가끔은 특수문자가 패킷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순간.
승호가 한 번 더 앱을 껐다가 실행시킨 후 채팅을 한 번 시도해보았다.
빙글빙글.
프로그레스바가 돌아가기만 할 뿐 더 이상 진행이 되지 않았다. 문제가 생겼다는 뜻이었다. 승호가 결국 자리에서 일어났다.
“차 대기 시키세요. 인더스 한국지사로 갑시다.”
그러고 바로 인더스 한국지사에 연락했다. 자신이 직접 간다고 하자 알겠다는 답변이 왔다. 아마 예전 시내소프트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리라.
인더스 한국지사 위치는 행사장에서 5분 거리.
건물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선 승호는 바로 한국지사가 있는 사무실로 올라갔다. 승호가 온다는 소식에 지사장 까지는 아니더라도 담당자에 관련 부서의 임원까지 총 출동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무실에 앉은 승호가 앱을 꺼내며 말했다.
“보시면 앱이 정상 적인 상태가 아닙니다. 간헐적으로 정상적으로 서버와 통신하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인더스 쪽 이사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게 꼭 인더스 하드웨어 문제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요.”
“시내 소프트 쪽에서 운영하는 앱과 시스템은 전부 점검을 마쳤습니다.”
“그건 인더스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살짝 아랫입술을 깨문 승호가 말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제가 직접 확인해 봐도 될까요?”
이사의 미간이 한껏 좁혀졌다. 기분이 나쁜지 퉁명스런 목소리로 툭 내뱉었다.
“아무리 고객이지만 이건 좀 너무하다는 생각 안 드십니까? 다른 사업장의 서버를 직접 보고 싶다니요. 거기에는 인더스 고유의 기술이 녹아 있습니다. 즉 영업비밀이 있다는 말입니다.”
원 톡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승호의 말도 퉁명스럽게 나갔다.
“그러면 만약 원 톡 서비스가 죽으면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이사가 이번에는 타이르듯 말했다.
“인더스 서버는 세계 최고의 기술자들이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를 통해 관리 되고 있습니다. 절대 그런 일이 없으니 안심하시고 돌아가셔도 됩니다. 차라리 이 시간에 시내 소프트 쪽 문제에 대해 한 번 더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승호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았다. 승호가 다시 한 번 물었다.
“그러니까 만약 서비스가 죽으면 어떻게 하실 건지 궁금합니다.”
승호의 압박에 이사의 목소리가 약간 높아졌다.
“어떻게 하긴요. 서버 사용 계약서에 있는 대로 중지 시간 당 사용료 환불이 이루어 질 겁니다.”
사무실의 공기가 점점 팽팽하게 당겨졌다. 둘 사이에 긴장감이 흘렀다.
순간.
잠시간의 침묵을 깨트리며 탁자위에 올려 진 전화기가 드르륵 거리며 진동했다. 이사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뭐해, 받아봐.”
그 말에 인더스 실무 담당자가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이내 얼굴이 하얗게 탈색되기 시작했다.
“이, 이사님.”
“왜.”
“저기 서버에 문제가 생겼다고······.”
“뭐!”
“DNS 서버에 문제가 생겼다고 합니다.”
DNS 서버.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com 도메인과 111.***.***.*** IP를 매핑 시켜주는 서버였다. DNS 서버가 망가지면 인터넷 세상에 도메인으로 접속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승호가 나직이 말했다.
“이래도 문제가 없다고 우길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