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Coder RAW novel - Chapter (182)
탑 코더-182화(182/303)
# 182
원톡, 압도적인 기술력
같은 시각.
미국 메릴랜드 주 남쪽 인더스의 Secret Region.
미 정부를 대상 하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제공되는 데이터 센터로 위치 자체가 극비 사항이었다. 그러나 최근 위키리스크를 통해 존재가 밝혀진 곳. 그곳에 설치되어 있는 거대 스크린에 붉은 알람이 떠있었다.
-INDUS-97 Server Down.
-INDUS-101 Server Down.
-INDUS-123 Server Down.
그때 마다 엔지니어의 표정이 사색이 되었다.
“본사 지원 요청했어?”
“그쪽도 지금 공격 받고 있어서 인력이 모자란 가 봐. 연락도 잘 안 돼.”
“젠장! 여기 뚫리면 어떻게 되는지 몰라서 그러나.”
이곳은 미 정부와 계약을 맺고 극비리에 운영되는 곳.
만약 이곳이 뚫리면 미 정부가 타격을 입게 된다. 규모는 다른 곳에 비해 작을지 몰라도 중요도만큼은 최상 이었다.
“CIA 쪽에 지원 요청했으니까. 해결 되겠지. 그 쪽 친구들이 봐줄 거야. 걔네들도 꽤 하잖아.”
“하아······.”
인더스 엔지니어가 입술을 꾹 다문 채 모니터를 노려보았다. 과연 정말 해결이 될까. 의구심이 들었다. 지금 가해지는 공격은 광범위하면서도 정밀했다.
“쉽지는 않을 거야. 이 자식들 준비를 단단히 한 것 같다. 현재 까지 확인된 백도어만 해도 5개가 넘어. 이런 게 전체적으로 퍼져 있다면.”
바로 옆에서 함께 모니터를 보고 있던 동료가 물었다.
“서버를 내리는 게 빠르다?”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차라리 랜 선을 뽑아 버리는 게 현재로써는 최선일지도.”
그 사이에도 스크린에 나타나 있는 빨간 색 불은 계속해서 깜박였다. 한 동안 그 신호는 멈추지 않고 계속되었다.
***
승호는 넘겨받은 권한으로 가장 먼저 인더스 역삼 IDC 복구부터 시도했다.
“다들 아시겠지만 APT 공격은 DDOS 같은 단발성 공격이 아닙니다.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죠. 지금 공격이 실패 할 경우 추후 공격을 도모하기 위해.”
무려 인더스의 엔지니어였다. 승호의 말이 무엇인지 못 알아듣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전체 임직원에게 악성코드 체크 지시 했습니다. 혹시나 메일로 그런 게 왔을 수도 있으니.”
그 말에 승호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기존 걸로는 확인이 안 될 겁니다. 이건 새로운 악성코드라.”
팀장이 마른 침을 삼키며 물었다.
“그러면 어떻게······.”
“먼저 이곳 IDC 복구부터 하고, 악성코드를 찾아내 패치를 만들어야 겠죠. 그건 인더스에서 하시고 전 일단 이곳 복구에만 전념 하겠습니다.”
그리고 수십 분이 흐른 후.
승호가 보고 있던 노트북을 돌려 자신이 보고 있던 화면을 보여 주었다.
00 01 4D 5A 03 5C
E6 F4 B0 F0 B0 FD
······.
00 00 00 00 3C 42 3E
승호가 노트북 화면의 한 부분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 보이십니까?”
그러나 인더스 엔지니어들도 승호와 함께 온 고동수도 눈뜬장님이었다. 보고 있으면서도 볼 수 없었다.
“16진수로 나타난 부분 3C 42 3E 이걸 해석하면
가 됩니다.
는 아시는 분은 아실 테지만 블랙워치라는 해커의 시그니처. 이 사건의 배후에 그가 있다는 뜻입니다.”
여전히 인더스 엔지니어들은 고개를 갸우뚱 할 뿐이었다. 보안 담당자라고 해서 그 이름을 전부 알 고 있는 건 아니었다. 블랙워치는 일반 보안 업계 종사자들 중에서도 꽤나 실력 있는 자들이나 들어 봄 직한 이름이었다. 승호가 엔지니어를 보며 말했다.
“그의 실력은 세계 최정상 급 입니다. 펜타곤, NSA, 나사 등등이 이미 그의 해킹에 한번 씩은 뚫렸고요. 본사 보안 담당자에게 말해보세요. 아마 그 쪽이라면 알 테니까.”
승호가 이름을 나열하는 곳 또한 세계 최정상에 있는 기관 들이었다. 그들이 뚫렸다면 인더스도 결코 안전하지 못하다. 인더스 엔지니어의 안색이 창백해져 갔다.
“아, 알겠습니다.”
“그러면 저는 먼저 역삼 IDC부터 복구 하겠습니다. 여길 복구하면 일단 원 톡이 정지 되는 건 막을 수 있을 테니.”
그리고 다시 IDC가 조용해졌다. 사무실에 승호가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다.
***
인더스 본사 시애틀.
그곳에 있는 인더스 클라우드 서비스 운영 팀의 잭 스미스가 황망한 표정으로 전화를 내려놓았다.
“이번 해킹 사건의 배후에 블랙워치가 있다네.”
옆에 있던 동료가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뭐? 그 놈이 여긴 왜.”
“몰라. 한국지사 엔지니어 말로는 그 놈 짓이래.”
“한국지사에서? 우리도 아직 악성코드 해독을 못했는데 거기에서 이미 했다고? 정말?”
“그러면서 서울 리전 먼저 복구 시도 중이라고 하던데.”
“말이 되나. 한국에 그 정도 실력자가 있어?”
그러자 잭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한국에 그런 실력자가 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하긴 좀 이상하긴 해······.”
“증거 보내라고 해봐. 지금 본사에서도 총력을 다 해서 서버 복구 중인데 한국에서 벌써 했다니. 이상하잖아.”
그 말에 잭이 다시 전화기를 들었다. 그렇게 몇 분을 통화하고 난 후 한통의 메일 받았다. 거기에는 승호가 보여준 노트북 내용이 이미지로 첨부되어 있었다.
00 01 4D 5A 03 5C
E6 F4 B0 F0 B0 FD
······.
00 00 00 00 3C 42 3E
“3C 42 3E가 16진수로···
. 블랙워치 시그니처잖아.”
작은 중얼거림이었지만 옆에 있던 동료는 바로 알아듣고 황급히 고개를 내밀었다. 모니터를 보고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젠장. 진짜였어.”
블랙워치.
보안 업계에서 꽤나 이름을 날리고 있는 존재.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여러 해킹 사건에는 어김없이 그가 관여 되어있었다. 이들도 그 이름을 들어 알 고 있었다. 놀라운 건 그것만이 아니었다.
“한국 애들이 이 놈 정체를 밝혔다고?”
“그쪽에 이런 능력자가 있을 리가 없을 텐데.”
그렇게 어리둥절해 하는 사이.
그때 그 들 앞에 놓여 있던 전화기의 벨이 울렸다.
띠리리리.
띠리리리.
잭이 급히 전화를 받았다.
“운영팀, 잭 스미스입니다.”
-여기 시크릿 리전 인데요. 서버 해킹 관련해서 본사 지원이 필요합니다. 다른 팀에도 연락을 했는데 다들 바쁘다면서.
“설마 그쪽도 해킹······.”
-네. 상황이 심각합니다. 이쪽은 DNS 서버 문제가 아니라 관련 데이터 들 유출 정황이 의심되고 있어요.
“알겠습니다. 일단 상황 전파 하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잭이 전화를 끊었다. 옆 동료가 멍한 눈으로 잭을 바라보았다.
“잭 설마······.”
잭이 무겁게 전화를 끊었다.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게 흐르고 있었다.
“이 자식들 목표는 우리가 아니었던 것 같아.”
“······.”
“하긴 블랙워치가 일반 사용자 대상으로 사건을 저질렀던 적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거기 털리면 끝장 아냐?”
“당장 전화해서 블랙워치라는 사실부터 알려줘야 겠어.”
잭이 다시 전화기를 들었다. 사무실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
-INDUS-DNS-Server01 – Green
-INDUS-DNS-Server02 – Green
-INDUS-DNS-Server03 – Green
······.
관리자 페이지에 나타난 서버들의 상태가 하나씩 정상으로 나타났다. 그걸 보는 IDC내 팀장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작업을 마친 승호가 고동수를 보며 말했다.
“원 톡 상태 확인해봐.”
“알겠습니다.”
잠시 뒤.
고동수가 말했다.
“이상 없습니다. 그 사이 사용자가 또 늘었습니다. 오늘 안에 50만 찍을 것 같다는데요.”
“휴우··· 다행이네. 서버 마이그레이션 작업은?”
“지금 진행 중입니다. 긴급 상황이라 특별 야근 수당까지 지급하면서 일 진행하라고 했습니다.”
“오케이.”
대화를 하고 있는 둘에게 팀장이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저··· 대표님.”
승호가 고개를 끄덕이자 팀장이 말을 이었다.
“다른 쪽 IDC도 지금 상태가 안 좋은데 혹시 시간 괜찮으시다면······.”
그 말이 끝날 때 쯤 승호가 고개를 저었다.
“그 것 까지 해결할 시간은 없습니다.”
팀장이 아쉬움을 가득 담아 중얼 거렸다.
“아··· 네······.”
그러고 승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간이 늦었다.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었다.
드르륵.
드르륵.
그때 이번에는 승호의 전화기가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해 보니 올리버 베조스.
전화를 받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네. 베조스. 덕분에 일은 잘 마무리했습니다.”
베조스라는 말에 주변에 있던 인더스 직원들의 움직임이 굳어졌다.
“하하, 네. 그리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인더스 분들도 잘하시는 분들이 많으니 금방 해결 하실 겁니다.”
승호는 아주 익숙하게 전화를 받았다.
마치 친구처럼.
그 모습이 다시금 승호의 위치를 인지시켜주었다. 인더스 엔지니어들이 통화를 하고 있는 승호의 눈치를 살폈다.
“네. 네··· 서울 리전 만 해결을 약속해 주면 원톡 광고 팝 업을 띄워주겠다고요? 그것도 인더스 메인 사이트를 비롯해서 앱 까지······.”
팝 업.
웹 사이트를 처음 방문 했을 때 뜨는 것으로 광고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인더스는 180개국에 활성화 고객 수 만 3억 명.
메인 화면에 원 톡 팝 업 광고를 띄워준다면 다운로드 숫자가 어마어마하게 증가할게 뻔했다.
“하하. 알겠습니다. 그 정도는 충분합니다.”
전화를 끊은 승호가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역삼 IDC 센터 팀장을 보며 말했다.
“여기서 다른 두 곳 연결시킬 수 있습니까?”
팀장이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안 돼 도 되게 만들겠습니다.”
***
비슷한 시각 시내소프트 본사.
원 톡은 서비스 초기부터 꽤나 좋은 반응을 보이면서 순항 중에 있었다. 특히나 ONE 인공지능과의 대화 서비스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괜찮았다. 그건 원 톡 관리자 페이지에서 ONE 대화로 이루어지는 트래픽 양으로 확인이 가능했다.
-25%.
원 톡에서 이루어지는 트래픽의 1/4을 차지하는 비율이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성공이라 할 수 있었다. 황호근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한 번 관리자 페이지를 새로 고침 했다.
-가입자 수 : 35만.
-다운로드 건수 : 40만.
“이야, 또 가입자가 2만 명 늘었다. 이거 클릭할 때 마다 늘어나니까 끊을 수가 없네.”
최기훈도 만면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오늘 가입자 수 50만은 찍겠습니다. 이러다 내일 100만 찍으면 어쩌죠?”
“어쩌긴 축하 파티 한 번 해야지.”
“으하하. 좋네요. 우리가 기획한 서비스가 이렇게 잘 되니.”
달깍.
황호근이 또 한 번 마우스 버튼을 눌렀다.
-가입자 수 : 36만.
-다운로드 건수 : 41만.
가입자와 다운로드 건 수가 또 늘어나 있었다. 황호근이 기분 좋은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 100만 가즈아!”
“또 올라갔나 보네.”
“당연하지. 잘 봐봐. 이렇게 또 클릭하면.”
그런데 마우스를 클릭하던 황호근의 손이 그대로 멈추었다.
“어··· 이거 뭐냐.”
그러자 최기훈이 고개를 쑥 내밀었다.
“왜요. 뭔데 그러십니까.”
“아니 가입자 수가.”
최기훈의 눈이 황호근의 손길을 따라갔다. 손끝이 향해 있는 곳에 적혀 있는 숫자.
-가입자 수 : 50만.
-다운로드 건수 : 60만.
단 숨에 가입자가 15만 가량 늘어났다. 그리고 또 한 번 클릭했을 때 황호근은 기함을 토할 수밖에 없었다.
-가입자 수 : 60만.
-다운로드 건수 : 75만.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입자 수가 폭발 적으로 늘어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