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Coder RAW novel - Chapter (201)
탑 코더-201화(20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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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검찰의 칼끝 금현을 향하다. [속보] 검찰 금현 비서 핸드폰 포렌식 증거 확보. [단독] 금현 정준구 회장. 전임 비서 인터뷰. 그는 그런 스타일이었다. [단독] 금현 미국에서 급발진 관련 소송 고소장 접수.-현지시각으로 어제 오후 미국에서 금현 자동차 급발진 관련 소송 고소장이 접수되었습니다. 시내소프트가 규명해낸 금현 자동차의 급발진 원인을 고소장에는 명확히 적시 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시내소프트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여러 로펌에서 타 완성차 제조업체에서 발생한 급발진을 함께 규명해 보자는 제안이 올 정도라고 합니다.
이에 시내소프트는
‘제로를 개발하며 쌓인 노하우로 타사 급발진의 원인을 충분히 밝혀 낼 수 있다. 그러나 제안에 응할지는 신중히 고민 중이다.’
라고 공식 입장을 발표 했습니다.
뉴스를 읽어 내려가던 김희건이 침음을 흘렸다.
“흐음······.”
앞에 있던 고동만의 반응도 비슷했다.
“검찰 내부에서 장길우 선에서 끝난 거나 마찬가지고 했는데, 상황이 급변했군요.”
“강 대표가 손을 쓴 것 말고는 이유가 없을 겁니다.”
“벌써 검찰과도 교류가 있었다니. 그 친구 발이 이렇게 넓은 줄은 몰랐습니다.”
김희건이 고개를 저었다.
“아마 검찰과 직접적으로 교류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예전부터 청와대나 국정원과 교류가 있었으니, 그 중 한 곳과 손을 잡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청와대가 한 쪽 재벌의 손을 들어준다는 말씀이십니까?”
“그것 보다는··· 명분이 있는 쪽 손을 들어준다는 게 맞겠군요. 그 보다 큰일은 따로 있습니다. 일이 이런 식이면 금현이 무너지는 수 밖 없으니.”
“정준구도 쉽게 쓰러질 사람은 아닙니다.”
“시내소프트가 사모펀드와 손을 잡았습니다. 더구나 청와대와 교류가 있다면 국민연금 쪽에도 작업을 했을 수 있고요. 그리고 만약 최악의 경우 대표이사 배임죄에 얽혀 들어간다면 상장 폐지까지 나올 수 있습니다.”
그 말에 고동만이 깜짝 놀라 김희건을 보았다.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상장 폐지라니요. 지금이 무슨 IMF 시대도 아니고, 시총 20조가 넘는 대기업을 상장 폐지 한 다니 잘 믿기지가 않습니다.”
“물론 최악의 경우 가정 한 것입니다. 그래도 최소한 상장폐지 전 단계인 실질심사 대상 까지 가서 거래 정지가 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하긴 그게 강 대표 스타일이긴 한데······.”
고동만이 말을 이었다.
“상대가 한 대만 쳐도 죽일 듯이 달려드는 게 강승호 이긴 합니다. 기업에게 상장폐지는 곧 죽음이니까요.”
김희건이 답답함을 해소하려 앞에 놓여 있던 차를 한 잔 마셨다. 고동만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
“더구나 금현 상황은 현재 최악을 달리고 있습니다. 제로가 경상도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퍼지면 첫 번째로 타격을 입는 게 금현입니다. 매출은 급감 할 테고, 삼성동 부지 매입 여파로 부족한 현금은 회사를 더 힘들게 할 겁니다. 더구나 주가는 매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소액 주주들은 소송 하겠다고 하는 상황. 악재가 끊이질 않는 군요.”
“거기에 미국에서도 급발진 소송에 걸렸지요.”
고동만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기업의 생사가 걸리긴 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아마······.”
그리 좋은 이야기가 아니었기에 고동만은 뒷말을 잇지 못했다.
“휴우···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 거라 생각합니까?”
고동만이 재빨리 말했다.
“지금까지 보아온 그 친구는 먼저 건들지 않으면 나서서 상대를 잡아먹으려 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기존 산업 특히나 제조 쪽은 큰 흥미가 없어 보이고요.”
“우리는 우리 할 일을 하면 된다는 말입니까?”
고동만이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유지 밖에 안 됩니다. 그와 협력을 하려면 그 이상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로봇이나 위성 사업 같은.”
“스페이스 X나 ABB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스페이스 X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최고의 항공우주 장비 제조/생산 및 우주 수송 회사였고 ABB는 스위스에 본사가 있는 산업용 로봇 세계 1위 기업이었다. 이번에는 고동만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그는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를 시내소프트의 사업 목록에 포함시켰습니다. 그 안에서 움직이는 자율주행자동차 제로, 그리고 배달을 하고, 쓰레기 수거를 하는 등 생활의 편의를 제공하는 로봇. 최종적으로 그 스마트 시티를 화성에 건설하는 단계 까지. 갈지도 모릅니다.”
김희건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그건 너무······.”
“이미 NASA나 스페이스 X에서는 공식 목표로 화성 식민지 건설 이후에 그곳을 관광 시키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시내소프트가 그걸 그리는 게 불가능 한 일은 아닙니다. 벌써 재계 2위까지 올라왔고, 금현을 먹으면 국내 1위도 가능한 상황이니까요.”
김희건은 더 이상 부정 할 수 없었다. 강승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것만 새삼 깨달았을 뿐이었다.
***
-부산 시민단체. 제로 부산 운행 더 필요하다.
-이제는 관광이 되어버린 제로 택시 탑승. 부산 경제를 먹여 살리다.
-제로 부산 내에서만 운행토록 해 달라 청원.
그런 부산 시민들의 열망과 다르게 제로는 부산에서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경상도로 확대 판매가 진행되었다. 그 중간 중간 갖가지 미담도 흘러나왔다.
-시내소프트, 산간 오지에 제로 100대 무상 공급.
현재 제로의 가격이 1억.
100대면 100억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물론 이제 시가 총액 170조를 넘어가는 기업에게는 푼 돈 이었지만 소비자들에게 선한 이미지를 심어주기에는 충분했다.
그에 비해 금현의 기업 이미지는 바닥을 뚫고 지하를 향해 가고 있었다.
-금현의 전 협력업체 갑 질 폭로.
-생산단가 인하 압박도 당당. 영업비밀 요구도 당당.
-정준구 검찰 포토라인 설까.
최악의 보도에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했고 그건 곧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쳤다. 판매량이 떨어지면 매출이 떨어지고, 이는 주가에 바로 반영되었다.
-끝을 모르는 금현 주가. 장중 5 만 원 대 까지.
장중 5만 원 대 까지 떨어지며 시가 총액 역시 10조원대 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비해 시내소프트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상황이었다.
“경상도 지역까지 판매 확대 되면서 누적 판매량 2만대를 넘어섰습니다. 미주 지역도 디트로이트로 판매지역이 확대되며 누적 판매량 3만대를 넘어섰고요.”
황호근의 보고에 승호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서렸다.
“그 정도면 프리미엄 라인은 완전히 장악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황호근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네. 예상했던 대로 벤츠나 BMW, 폭스바겐이나 금현 쪽 프리미엄 라인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했습니다. 그쪽 지분을 저희가 가져온 것이죠.”
황호근이 빠르게 보고를 이어나갔다.
“특히나 자율 주행 차 신기술 국비 보조금 천만 원. 전기차 보고금이 국비 900만원에 지자체별 평균 500정도 지원되고 있어 실 구입 자금이 7000만 원 대로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게 주효 했습니다. 미국에서도 전기 차 지원금에 자율 주행 차 지원금을 지급해줘서 실제 8000만원 이면 면 현재 구입이 가능합니다.”
전기 차 보조금은 원래 있었고, 신기술 지원금은 승호가 몇 가지 일을 해주고 받은 혜택 중의 하나였다. 덕분에 1억이라는 비싼 소비자 가격에도 불구하고, 제로의 실 구입 자금은 7천 만 원대였다.
“정부 말에 따르면 내년까지 지원금을 지급 한다고 했습니다. 이때 최대한 많이 팔아야 해요. 제로의 세상이 되어버리도록.”
“그래서 자체 이벤트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마케팅으로 앞으로 두 달 동안 구입 고객에게 최신 엔진 S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보고가 마무리되고 승호가 목소리를 낮추었다.
“금현 인수 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5%룰에 따라서 시내소프트 명의로 4.9%까지 매입했습니다. 국민연금이 가진 지분 10.1%에 필리스가 가진 지분 11%를 합치면 우호 지분이 총 26%가 됩니다.”
“거기에 9.8%를 더 하세요.”
9.8%.
승호가 개인 적으로 매입 한 지분 그리고 ㈜제로원이라는 회사를 통해 매입한 4.9%를 합친 수치였다. 황호근은 깊이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35.8%가 되겠군요.”
승호의 목소리가 한층 더 낮아졌다.
“현재 필리스에서 주주명부 열람 요청에 관한 소송이 진행 중입니다. 소액 주주 들을 규합하기 위해서는 주소를 알아야 하니까요.”
“금현에서는 결사반대 하겠군요.”
“항소에 항소를 하며 끝까지 가려 하겠지만 법무 팀 말로는 이미 여러 판례가 있어 열람이 될 거라 하더군요.”
차근차근 금현 인수를 위한 준비가 되어가고 있다는 말에 황호근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소액 주주들까지 끌어들이면 성공 확률이 60% 까지 올라가겠습니다.”
“60%도 낮은 수치입니다. 그래서 곧 한국거래소 측에서 금현 자동차에 대한 실질심사를 진행할 겁니다.”
실질심사.
상장회사의 상장 자격에 대해 심사한다는 뜻으로 그 기간 동안에는 주식 거래가 정지된다. 여기에서 만약 자격 미달이 된다면 상장 폐지가 될 수도 있었다. 한때 재계 2위였던 자동차 회사가 상장 폐지 된 다?
황호근이 마른 침을 삼켰다.
“그, 그렇게 까지 되는 겁니까?”
“정준구 회장이 배임 혐의를 받고 있으니까요.”
“······.”
“그 이후에는 소액 주주들이야 당연히 저희 쪽 손을 들어 줄 겁니다. 기관투자가 들이나 큰 손들 역시 금현 편에 설 이유는 없죠. 이를 통해 보여줄 겁니다. 시내소프트를 공격하는데 어떤 각오가 필요 한지.”
황호근이 또 한 번 마른 침을 삼켰다. 새삼 승호가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지 실감 되는 순간이었다.
***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
권력형 비리나, 기업 범죄에 특화된 부서로 얼기설기 얽혀 복잡하면서도 난이도가 높은 수사에 주로 투입되는 부서였다. 그 부서의 부서장을 정준구가 마주 하고 있었다.
-···협력사들한테 제로 쪽에 부품 공급하면 우리 쪽이랑 계약 어려울 거라 전하고, 운전 잘하는 친구 한 명 섭외해봐.
-그렇게 처리 하겠습니다.
분명 자신의 목소리였다. 이게 어떻게 여기서 흘러나올까. 이해되지 않았지만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
“이래도 회장님께서 직접 지시하신 사항이 아닙니까?”
정준구는 변호사의 조언에 따라 묵비권을 행사했다.
“······.”
“회장님. 일방적으로 침묵하시는 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제 법 환경이 많이 바뀌었어요.”
그 말에 정준구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변호사가 알려준 두 번째 팁이었다. 이렇게만 하면 그 이후에는 전관예우를 받는 10여명이 넘는 변호사들이 알아서 해줄 것이다.
언제나 처럼.
그 믿음은 흔들리지 않는 바위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택시 노조에 연락 했습니다. 제로 택시 출시에 맞춰서 시위 시작 한다고 합니다.
-강하게 어필하라고 전달해. 돈은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까.
연이어 까 발라진 증거에.
정준구의 꽉 다물어진 입에 아주 조금 틈이 생겼다.
< 제로 정식 출시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