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Coder RAW novel - Chapter (214)
탑 코더-214화(214/303)
재계 서열 1위로
스마트 시티 오픈이 아무런 문제없이 끝나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 진행 되던 중.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부산 부동산 가격 들썩. 스마트 시티 효과.
-스마트 시티 내 아파트 분양권 부르는 게 값.
-국내 유일의 스마트 시티. 미래 강남 가능성 UP!
스마트 시티의 모습을 확인한 사람들이 그 가능성을 보고 주변 부동산을 사들인 것이다. 부동산은 정부의 아킬레스건이나 마찬가지였기에 주요 관계자들이 항상 주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사람이 바로 국토교통부 장관.
장관 주재로 긴급회의가 열렸다.
“근 한 달 사이에 10%가 넘게 올랐습니다. 이 정도면 투기 과열 지구가 아니라 폭등 지역입니다.”
회의에 참석한 차관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장관님 현재 문제는 그것만이 아닙니다. 각 지자체들을 비롯해 지방 단체들이 국회의원을 통해 압박을 넣고 있습니다. 자신들 지역구 쪽에 스마트 시티를 건설해 달라고.”
“이미 대전에도 하나 건설 중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차근차근 하나씩 늘려가는 것으로 알 고 있는데요.”
“현재 그 대전의 주관사가 MG 아이앤씨인데 그쪽에서 주관사를 시내소프트로 바꿔달라는 요청이 있습니다. 그리고 차근차근 하나씩 하더라도 자신들 지역에 먼저 반영해 달라는 요구입니다.”
“아니 예산이 한정적인데 어떻게 그걸 한 번에 한답니까.”
“저희도 그렇게 답변을 하고 있기는 한데··· 아시다시피 국회의원 분들이 워낙 막무가내로 요청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내년 총선 때문에 상당히 강하게 푸시하고 있어서··· 특히 여당 쪽에서는 볼모지인 경상도에 하나 더 건설하여 정치 판도를 바꾸고 싶어 합니다.”
장관이 얼굴을 쓸어내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예산은요?”
“아직 편성되지는 않았지만 국회에서 그것 관련해서라면 언제든지 증액 가능하다고 합니다.”
“SOC 관련 예산을 증액하면 다른 쪽에서 빼야 하지 않습니까.”
“상관없다고 얼마든지 빚을 져도 된다고 까지 하는 상황입니다.”
“허어 거 참.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기재부에서 그걸 허락할 리도 만무하고.”
차관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게 청와대에서도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적극 밀어주는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제가 기재부 차관에게 슬쩍 던져봤더니 관련 사업 예산이라면 얼마든지 증액해도 된다고. 1순위로 배정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장관이 미간을 긁적거렸다.
“하긴 그렇게 공급을 해대면 부산 부동산 안정화도 될 테고 어쩌면 인구 분산 효과가 일어날 수도 있으니 좋긴 하겠군요.”
차관이 머뭇거리다 또 한 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런데 문제는 또 하나있습니다.”
장관의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다.
문제.
문제.
세상에서 가장 듣기 싫은 단어였다. 그렇다고 외면 할 수 있는 단어도 아니었다.
“네. 말씀해 보세요.”
“시내소프트에 연락을 취해보니 더 이상 건설 할 여력이 없다고 합니다.”
“네?”
“당장 미국 디트로이트 스마트 시티 그리고 사우디에서 수주한 ‘네옴’. 관련 준비도 해야 한다고 국내에 쏟을 시간이 없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강 대표와 직접 연락하신 겁니까?”
그러자 차관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게 까지 못하고, 비서 선에서······.”
대한민국 절대 갑인 공무원.
그 중에서도 최고 위직인 국토부 차관도 함부로 연락 할 수 없는 사람이 된 것이다. 차관이 재빨리 말을 이었다.
“그래서 장관님께서 한 번 직접 연락을 해보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
그러나 장관도 고개를 저었다.
“저도 다이렉트 번호는 없습니다.”
“그럼 누가······.”
“아마 중소기업벤처부 박신우 사무관이라고 그 사람이 가지고 있을 겁니다.”
사무관이라면 5급.
여기 있는 사람에 비하면 한참 낮은 직급이었다. 차관이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네?”
“그 사람 연락이 아니면 안 받는다고 하더군요.”
“알겠습니다. 한 번 연락해 보겠습니다.”
“일단 기다려보세요. 내일 청와대에서 오찬이 있으니 그때 한 번 말해보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의 모두가 직감하고 있었다. 이 일이 결코 쉽지 않을 거란 걸.
***
다음날.
청와대 영빈관.
스마트 시티 건설에 힘을 쓴 각 관계자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 자리의 주인공은 단연 승호였다.
“하하,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마치 한 편의 만화 영화를 보는 것 같달 까요.”
기재부 장관의 말에 승호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그에 질세라 이번에는 농림수산부 장관이 승호에게 말을 걸었다.
“저도 보는 내내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런 기술력이면 스마트 팜도 아주 잘 만드실 것 같은데 혹시 생각 없으십니까?”
그러자 기재부 장관이 찌릿 눈빛을 보냈다. 농수산부 장관이 에헴 기침을 하며 모른척했다.
“네. 한번 검토해 보겠습니다.”
“우리 200만 농민들의 희망입니다. 농가가 무너지면 대한민국이 흔들리는 일이니 꼭 한 번 검토 부탁드립니다.”
그러자 기재부 장관도 본격적으로 본론을 꺼내들었다.
“사실 기재부에도 AI가 필요한 분야가 많습니다. 요즘 카드 사용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에게 적절한 피드백을 주는 것처럼 저희에게 쌓여있는 방대한 예산 계획, 사용량, 추이 등등을 분석해서 좀 더 효율적으로 예산을 사용하려고 하는데 아무리 알아봐도 이거 원 프로그램이 쓸 만한 게 없어서.”
“하하, 네. 그 부분도 한 번 검토해보겠습니다.”
승호는 그저 하하 웃으며 검토해보겠다는 말로 대신했다.
그때.
국토부 장관이 슬그머니 대화에 끼어들었다.
“강 대표님이 집중하셔야 할 분야는 스마트 시티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그걸 안정화 시킨 후에 다른 분야도 검토해 보시는 게 회사 차원에서 더 좋지 않을까.”
그러자 기재부장관과 농수산부 장관이 동시에 레이저를 쏘아 보냈다. 하지만 국토부 장관은 꿋꿋하게 할 말을 이어나갔다.
“그런 차원에서 지금 여러 지자체에서 부산에 건설한 스마트 시티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쇄도 하고 있습니다. 강원도를 비롯해서 경상북도, 전라도. 충청도, 경기도 까지. 각 도에만 건설해도 최소한 8개는 되지 않겠습니까? 그와 관련해서 정부에서는 탄탄하게 예산도 준비해 놓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그와 관련해서도 한 번 검토를 해보겠습니다.”
“꼭 좀 부탁드립니다. 물론 디트로이트를 비롯해서 프로젝트 네옴까지 무척이나 바쁘시다는 건 잘 알지만. 하하, 이왕이만 한국에 그런 도시들이 많이 만들어지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하하, 네 뭐.”
승호가 어색하게 웃으며 수긍하자 국토부 장관이 빠르게 말을 이었다.
“거기에 현재 제로 택시만이 아니라 버스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도 많습니다. 사람 많은 서울이야 문제가 없겠지만 지방은 사실 버스 운용이 대부분 적자라―.”
그렇게 말을 더 이어가려는 걸.
비서실장이 다가와 헛기침을 한 번 시도했다.
“하하, VIP 께서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십니다.”
그제야 국토부 장관이 꾹 입을 다물었다.
영빈관을 나와 복도 한 편에 마련된 접견실.
승호는 그곳에서 대통령과 단 둘이 마주보게 되었다. 이번이 벌써 수 번째 만남.
‘몇 년 사이에 진짜 많이 컸어.’
시내소프트 말단 직원으로 입사해 자바 코딩하나 제대로 못해 욕을 먹던 사람에서 이제는 대통령과 독대를 하는 수준까지 왔다. 그런 스스로가 대견 스러웠다.
‘수고 많았다.’
그러자 피식 웃음이 흘러나왔다. 홍상훈이 그런 승호를 보며 빙그레 웃었다.
“기분 좋은 일이 있나 봅니다.”
“아, 아닙니다. 그저 대통령님과 이렇게 독대를 하게 되니 새삼 일이 잘 끝난 것 같아서요.”
“하긴 그렇기도 하겠군요. 원자력 발전소에서 처음 보고 불과 몇 년 만에 이렇게 까지 성장 했으니. 참.”
“하하, 네.”
“ONE에서 놀라고, 제로를 보고 감탄을 터트렸습니다. 그리고 스마트 시티 까지 보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승호가 가만히 있자 홍상훈이 말을 이었다.
“강 대표는 미래 대한민국을 책임질 기술자다.”
“과찬이십니다.”
“과찬이 아닙니다. 시가 총액으로 선진전자까지 넘어 섰다죠? 그러나 아시다 시피 선진은 이미 탄탄한 기반이 있는 재벌. 맨손에서부터 시작한 강 대표와는 다릅니다.”
승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가만히 다음 말을 기다렸다. 대통령이나 되는 사람이 그저 칭찬 몇 마디 하려고 부르진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말입니다. 아마 국토부 장관에게 들으셨을 텐데 스마트 시티. 그거 나라 곳곳에 지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아시다 시피 인구가 감소하며 서울과 경기도 혹은 각 거점 도시로 인구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 대로면 수십 년 내에 국토인구불균형이 더 심화 될 겁니다.”
홍상훈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다.
“그렇게 되면 양극화가 더 심화되고, 도심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대한민국의 미래는 급속히 어두워 질 겁니다.”
홍상훈이 잠시 말을 멈추었다.
“흠흠, 죄송합니다. 제가 잠시 흥분을 했군요.”
“······.”
“미래 대한민국을 책임질 기술자라는 게 결코 칭찬이나 허언이 아닙니다. 참모진들도 하나 같이 같은 생각을 하더군요. 그래서 국가전략자산으로 선정하고 싶었지만 거부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듣고 있던 승호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사실 검토해 보겠다고는 했지만 말씀 하신 일은 진행하기가 어렵습니다. 뉴스에서 보셨겠지만 곧 있을 디트로이트 건 그리고 프로젝트 네옴 까지. 일이 첩첩 산중으로 쌓여 있어서요.”
홍상훈이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흐음··· 회사에 대표님만 계신 건 아니니 인력을 더 뽑아 진행 해보시면 어떻습니까? 관련해서 정부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죄송하지만, 어중이떠중이를 뽑으면 보신 것 같은 퀄리티 있는 도시가 탄생하질 않습니다. 이번에 협력사들과 작업을 하며 질 적으로 많은 문제가 생겼었습니다. 그래서 막바지에는 제가 거의 살다 시피 하며 일을 진행시켜서요.”
“어떻게 좋은 방법이 없겠습니까?”
“사실 스마트 시티는 규모도 너무 크고 신경 쓸 게 많아 당장 다른 도시를 검토하기는 힘듭니다. 그런 스마트 시티 말고 생각을 아예 바꿔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어떤······.”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 그 말을 기억 하실 겁니다.”
“네. 항상 명심하고 있습니다.”
“제가 제안 드리는 건 이겁니다. 세계 최초 AI 적용 행정부. AI를 이용해 공무원 수를 차츰 줄여 비대해진 행정부를 효율화 시키는 겁니다. 적자가 나는 공무원 연금 문제, 큰 정부에 대한 국민의 비판 그리고 행정 효율화 등등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무궁무진합니다.”
승호가 입 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스마트 시티를 마무리하고, ONE API 외부 개방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던 차에 기재부 장관님이 하신 말씀을 듣고 아이디어가 딱 떠오르더군요.”
“AI 정부라······.”
“장담컨대 수 십 조는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승호는 그 뒤에 하려던 말을 겨우 삼켰다.
‘그리고 그 돈은 전부 시내소프트의 수익이 될 겁니다.’
승호가 하려던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