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Coder RAW novel - Chapter (218)
탑 코더-218화(218/303)
연예면에서는
-인기 아이돌 스타 최지환 핑크빛 열애 중.
인기 아이돌 스타의 열애설을 터트렸고.
스포츠면에서는
-한국이 낳은 유럽 축구 영웅 손희민 단독 인터뷰.
가장 유명한 스포츠 스타와의 인터뷰.
시사 면에서는
-차기 유력 대권 주자 국무총리 이후연. 차기 정국에 관해 묻는다.
거물급 정치인과의 인터뷰를 실었다. 어느 하나 유명하지 않은 이들이 없었다.
그리고 그 끝에 채용공고 기사를 하나 실었다.
-일간지로의 변신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신입/경력 기자분들의 많은 지원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승호가 준비한 건 이것만이 아니었다.
-타임지 첫 탐사 취재.
-재벌과 언론 그 어두운 뒷거래.
과거 팩트TV에서 취재하다 멈춘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언론사는 승호가 타임지를 사들이며 함께 조용히 인수 한 언론사이기도 했다.
뭐든 할 수 있다.
임충식은 끊임없이 걸려오는 연락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띠리리.
띠리리.
띠리리.
전 진원이 나서서 전화를 받고 있었지만, 그걸로도 연락을 전부 받기에는 부족했다.
“으득, 이 미친 새끼들이!”
책상 위 펼쳐진 노트북에는 인터넷에 올라온 기사가 보였다.
-재벌과 언론 그 어두운 뒷거래.
-S 사에 인수된 K사. 그 과정에서 S일보는 마치 짜기라도 한 것처럼 K사에 대한 우호적인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밝혀진 내용에는 K사의 임원과 S일보의 간부가 지속적인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
-이 사실을 인지한 검찰은 관계자들을 별도 소환 조사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사에는 머리글자로 처리되었지만, 누구나 추측 할 수 있는 이름이었다. S사는 시내소프트, K사는 금현 자동차. 그리고 S일보는 선조일보 였다.
이미 해당 뉴스를 복사한 다른 기사들이 물밀 듯이 퍼져나가고 있었다. 최대한 막고 있긴 했지만 어째서인지 제대로 통제가 되지 않았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달칵.
마우스를 클릭해 넥스터 뉴스 사회면을 새로고침 해보았다.
-[단독]언론, 재벌 유착 심각. 이대로 괜찮은가.
-[속보]금현 자동차, 선조일보 비밀스러운 대화 전격 입수.
-언론의 자정 작용은 작동하지 않았다.
-기자 윤리 이대로 괜찮은가.
간접적으로 회사를 까는 기사가 가득했다.
“하아······.”
임충식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부편집장이 다가와 으르렁거렸다.
“이 새끼들이 진짜 돌았나 본데요. 연락도 안 받고 작정하고 기사를 싣고 있어요. 어차피 검찰에서 여기 올 리도 없고, 시간 지나면 잠잠해질 텐데 도대체 뭘 믿고.”
임충식이 툭 내뱉었다.
“뭐겠냐.”
부편집장이 으드득 이를 갈았다.
“이 개자식들이 언론을 뭐로 보고. 시내소프트 자료 다 터트려 버릴까요.”
“쉽지 않을 거다. 시가 총액 400조가 넘는 회사야. 자칫 잘못 깠다가는 지금보다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도 있어.”
광고를 따오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었다. 자사 뉴스 웹 사이트 방문자는 절반 정도 감소했다. 회사 경영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부편집장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이런 건 윗선에서 해결해 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우리 같은 사람들이 뭘 할 수 있다고. 언제까지 이런 관계면 결과야 불 보듯 뻔한 거 아니겠습니까.”
임충식이 검지로 자신의 입술을 가렸다.
“쉿!”
“쉬쉬할 때가 아닙니다. 지금 얘들 분위기도 심상치 않아요. 아시죠? 얼마 전에 한 놈 퇴사한 거.”
“······.”
임충식이 입을 굳게 다물었다.
퇴사.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퇴사 후 간 곳이 강승호 대표가 인수 한 타임지였다.
그곳에서 받는 연봉도 지금의 1.5배 수준.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놈이 무슨 지령이라도 받았는지 얘들 들쑤시고 있어요. 그런 마당에 이런 기사까지 터지니까 얘들 사기가 어떻겠습니까? 더구나 회사 매출도 안 나와서 이번 성과급도 40% 삭감됐잖아요. 아마 툭 찌르기면 하면 우르르 몰려 나갈 겁니다.”
듣고 있던 임충식이 거칠게 콧김을 뿜어냈다. 들을수록 화가 치솟는 내용밖에 없었다.
그때.
드르륵거리며 임충식의 개인 핸드폰이 진동했다.
“뭐 하세요. 안 받고.”
순간 임충식은 직감했다.
‘설마······.’
왠지 누가 전화를 걸었는지 알 것 같았다. 그건 전화를 받자마자 알 수 있었다.
“여보세요.”
라고 말하는 순간.
-하하, 편집장님 접니다.
얼마 전 퇴사를 해서 나간 그놈이었다.
“어, 그, 그래. 잠깐만.”
전화를 받은 임충식이 장소를 옮겼다. 따라오려는 부편집장을 보내고, 조용한 곳으로 이동했다.
“무슨 일이야.”
-뭐, 길게 끌 일은 아닌지라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겠습니다. 제가 어디로 옮겼는지는 아실 겁니다. 혹시 생각 있으십니까?
“뭐, 뭐?”
-사실 우리 같은 사람들이야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들이잖아요. 이분들도 전부 이해한다고 합니다.
임충식의 목울대가 꿀렁거렸다.
이제 자신의 나이도 50 초반.
언론사에서 50 초반이 되었을 때 선택 할 수 있는 건 두 가지였다.
논설위원.
대기업 홍보팀 이직.
자신이야 편집장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이 자리도 언제까지 있을 수 있을지 위태위태했다.
“······.”
-오세요. 어차피 거기 미래 없는 거 잘 아시잖아요. 매출은 더 떨어질 테고, 성과급은 더 줄어들 겁니다. 그러면 뭐 사직하는 거 말고 방법 있습니까?
임충식의 눈동자가 지진 난 것처럼 흔들렸다.
***
12월.
개발자 행사가 끝나고, 수상자 셋은 시내소프트에 입사했다. 그 밖에도 본선 진출자 100여 명 중 원하는 이들에 한 해 예카테리나 박사의 면접을 거쳐 20여 명 정도를 추가로 채용했다.
포트에서 근무하고 있는 인공지능 개발 인력이 대략 천여 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제 시내 소프트에서 근무하고 있는 인공지능 개발 인력만 300여 명.
아직 인력 면에서 포트에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국내 기업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었고, 세계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인력을 보유한 회사가 되었다. 그렇다고 인력만 열 손가락에 꼽히는 것은 아니었다. 황호근이 승호에게 보고서를 한 장 내밀었다.
“올해 예상 재무제표입니다.”
재무제표.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등 회사를 나타내는 숫자들이 적혀 있는 표였다.
“먼저 올해 총매출액이 대략 70조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제로가 총 50만대 팔려서 50조. 원 톡과 원 서치 매출이 대략 3조가량 됩니다.”
“그 정도면 일단 바나나 톡은 넘어섰군요.”
“네. 현재 넥스터 매출이 5조를 조금 넘습니다. 원 톡과 원 서비스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 하고 있으니 내년에는 5조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렇게 되면 넥스터도 넘어서는 거고요.”
승호가 고개를 끄덕이자 황호근이 보고를 이어나갔다.
“스마트 시티 관련 매출이 10조, 엔진 S에서 나오는 매출이 5조가량 됩니다. ONE 외부 API 공개로 인한 매출은 현재 막 계약 중이라 추산은 힘들지만 대략 2조가량 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여기에 프로젝트 네옴 수주는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MOU 단계라.”
승호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70조의 매출.
한국에서 선진에 이어 매출 2위.
제조업이 아닌 소프트웨어 기반 사업이라 생각했을 때 어마어마한 숫자였다.
“금현 자동차는요?”
“올해 매출 120조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제로 허가 지역이 늘어나면 금현의 매출은 더 줄고 제로 관련 매출이 급격히 올라가게 될 겁니다. 아 물론 금현 자동차 생산 공장을 제로 공장으로 바꾸는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금현자동차를 합산하게 되면 매출만 200조에 이른다. 그러면 선진과도 비등해지는 수치가 되는 것이다. 선진만이 아니라 세계 속에서도 적수를 찾기 힘든 숫자였다. 황호근이 빠르게 말을 이었다.
“고무적인 건 순이익이 35%가량 된다는 겁니다. 망고 사나 인더스사 보다 높은 숫자입니다.”
일반적인 제조업 기반의 회사들은 10%만 되도 높은 순이익을 달성했다고 말한다. 35%라는 수치는 시내소프트가 소프트웨어 기업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70조의 35%인 24조원 가량의 현금이 쌓였다는 뜻이기도 했다.
“데이터 센터 몇 개를 더 지을 수 있는 돈이군요.”
“네. 그렇지 않아도 대륙별 거점 지역에 하나씩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ONE API의 원활한 제공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작업이라서요.”
‘직원들 성과급에도 신경 써 주세요.
”
알겠습니다.
”
승호가 입을 꾹 다물며 코끝을 긁적거렸다.
‘이제 로봇을 시작해봐도 될 때가 됐나.’
로봇.
스마트 시티 그 안에서 교통을 책임지는 제로가 있다면, 그 밖의 것들을 책임지는 사람이 필요했다. 그 사람을 대체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로봇.
로봇 청소부.
로봇 경찰.
로봇 소방관.
제대로만 만든다면 적용할 곳은 무궁무진했다. 조용히 있는 승호를 보며 황호근이 물었다.
혹시 로봇 생각하고 계신 겁니까?
”
네. 이제 한번 시작해봐도 괜찮을 것 같아서요.
”
그러면··· 일단 인수 할 만한 업체가 있는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처음부터 맨바닥에서 시작하는 것보다는 빠를 테니까요.
”
저도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
한동안 보고는 계속 이어졌다. 한 마디 한 마디가 시내소프트의 성장을 증명하고 있는 것들이었다.
***
같은 시각.
선보일보 본사 회장실.
보고를 듣고 있던 성충민은 어이가 없어 웃음도 나오지 않았다.
사표를 냈다고?
”
네. 이직한다고 합니다.
”
······.
”
생각하시는 그곳이 맞습니다.
”
하, 그 새끼 진짜 미친 거 아냐? 인생 끝나고 싶대?
”
임원이 고개를 조아렸다. 비서와 예전 전무는 벌써 잘라 버렸다. 그 사이를 비집고 새롭게 승진한 임원이었다. 그 임원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또르륵 흘러내렸다.
저희 측에도 그 친구 관련 자료가 몇 가지 있긴 하지만 가만히 있을 놈이 아닙니다. 몇 가지 자료를 백업해 뒀을 수도 있고요. 그게 퍼지면 진흙탕 싸움이 되는 겁니다.
”
성충민의 표정이 팍 구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