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Coder RAW novel - Chapter (219)
탑 코더-219화(219/303)
뭐, 백업?
”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편집장이 그 정도 안전장치도 없을 리가 없다는 것이 내부 판단입니다.
”
회사 꼴 잘 돌아간다. 내부 기밀 자료가 바깥에 백업되어 돌아다니고.
”
성충민의 비아냥에 임원이 입을 꾹 다물었다. 이럴 때 대답을 해봤자 오히려 호통 소리나 들을 뿐이었다.
그래서 그냥 이대로 손이나 빨고 있자.
”
현재 취재원들을 총동원해서 강 대표의 뒤를 캐고 있습니다. 곧 성과가 나올 것 같으니 조금만 시간을 주심이―.
”
임원은 끝까지 말을 잇지 못했다.
쿵.
성충민이 주먹으로 의자 팔걸이를 내리쳤다.
기다려라. 기다려라. 그게 벌써 몇 개월째야! 이 정도 정보력으로 언론사 임원을 하겠다는 게 말이 돼!
”
임원이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아무리 파내도 성과가 없는데 어쩌란 거야.’
목구멍을 치밀고 올라오는 그 말을 끝까지 내뱉지 못했다. 벌써 수개월째 취재원을 총동원해서 뒤 조사를 하고 있지만, 아직 아무 내용도 확인할 수 없었다. 그저 뜬 소문이나 몇 가지 있었지만, 그마저도 크게 타격을 줄 만한 내용은 아니었다.
그때.
조용하던 사무실 불이 꺼졌다가 켜졌다. 어이가 없어 천장을 살피던 성충민이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무슨 일이야 이게.
”
오늘 자리를 끝낼 기회를 잡은 임원이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
문고리를 잡고 돌리던 임원이 멈칫하며 한발 물러섰다. 문을 열고 들어온 건 새롭게 채용한 비서.
비서가 다급한 표정으로 말했다.
회장님 큰일 났습니다.
”
성충민이 싸늘하게 답했다.
육하원칙에 의해서. 안 배웠나?
”
저희 서버가 해킹을 당해 웹 사이트 접속이 안 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디지털화시켜 놓았던 자료 중에 해킹을 당한 것들이 있다면서.
”
그럼 당장 조치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
”
내부 인력만으로는 불가능 하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상황 파악을 위해 온 인터넷 진흥원 측 사람이 이 건은 아무래도 시내소프트에 맡겨야 할 것 같다고······.
”
성충민이 황당한 표정으로 직원을 노려보았다.
뭐?
”
어, 어떻게 할까요.
”
비서가 물었지만 성충민은 쉽게 답을 할 수 없었다.
뭐든 할 수 있다.
선조 일보 빌딩 6층 서버실.
인터넷 진흥원에서 파견 나온 직원들이 난감한 표정으로 현장을 살펴보고 있었다.
“휴우··· 아주 지독한 놈이야. 예전 매그니토를 생각나게 하는데.”
“그것과는 또 달라. 마치··· 매그니토? 웃기지 말라 그래. 내가 더 강해.”
그러자 옆 동료가 픽 웃음을 터트렸다.
“소설 써? 랜섬웨어에 뭐 그런 게 있다고.”
그러나 안경을 쓴 인터넷 진흥원 직원의 표정은 진지했다. 보고 있던 모니터 화면을 돌렸다.
“이게 선조일보 서버가 감염된 랜섬웨어 리버싱한 코드의 시작 부분. 그리고.”
모니터에 또 다른 코드를 하나 띄웠다.
“이건 매그니토 시작 부분. 거의 같지?”
“그러면 매그니토를 만든 사람이 이번 사태를 일으켰다는 말이야?”
안경 쓴 직원이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여길 봐봐.”
그러고는 빠르게 마우스를 스크롤 했다. 화면을 빠르게 코드의 마지막 부분으로 넘어갔다.
“이곳에 주석을 남겨 놨어.”
동료의 얼굴에 의문이 떠올랐다. 여전히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This is more powerful.”
이게 더 강력하다?
”
시작은 매그니토. 끝은 이게 더 강력하다. 매그니토 보다 더 세다 뭐 그런 말 같지 않아?
”
그건 모르겠고, 해결 못 하면 오늘도 밤새야 할 거라는 건 알겠다.
”
그러나 안경을 쓴 동료는 코드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하하, 이 자식 진짜 재밌는 놈이야. 그것 말고도 코드 곳곳에 마치 시그니처 인양 비슷한 문자가 반복되고 있어.
”
안경을 쓴 동료도 전직 해커 출신이었다. 이걸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놀이라고 생각하는지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진짜 특이하네. 여기 이것 한 번 봐봐.
”
그러자 동료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이래서 특채로 들어온 사람과는 일하는 게 피곤했다. 어서 해야 할 일을 마치고 퇴근을 해야 하는 데 이놈들을 퇴근할 생각을 안 한다.
빨리 문제나 해결하고 가자. 이러다 진짜 밤새야 한다니까.
”
그런 둘에게 함께 파견을 나와 있던 이정훈이 다가왔다. 이정훈이 안경 쓴 직원을 보며 물었다.
왜, 무슨 일인데.
”
자신이 특채로 직접 뽑은 직원.
나이는 어리고, 경험은 비록 짧지만, 실력만큼은 최정상이었다.
여기 한번 보세요. 계속
가 반복되고 있어요.
”
순간 두 눈을 부릅뜬 이정훈이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블랙워치······.”
업계에서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그 이름이 흘러나왔다. 일하고 있던 두 명도 처음 듣는 눈치였다. 안경 쓴 직원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블랙워치··· 블랙워치라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그러더니 핸드폰을 들어 먼저 자체 개발한 VPN 앱을 실행시켰다. 그리고 다크웹에 접속했다. 그곳에서 몇 번 검색하더니 이내 탄성을 터트렸다.
“이 사람이었구나··· 그런데 이 사람은 지금까지 한국에서 활동한 사례가 없었는데 갑자기 왜.”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툴툴거리던 직원이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는지 이정훈을 보며 말했다.
“이거 강 대표님께 말씀드려야 하는 거 아닐까요?”
“이미 선조 일보 쪽에는 협조 요청해야 한다고 말하긴 했는데······.”
과연 도움을 줄지는 의문이었다. 그는 세계적인 기업의 대표. 이런 일에 신경 쓸 여력이 없을 것이다. 이정훈은 일단 국정원 사이버 안보 담당관에게 연락을 취했다. 블랙워치는 인터폴 적색 수배 대상자였기 때문이었다.
***
아침 8시.
승호는 일어나자마자 핸드폰을 이용해 선조 일보 웹 사이트에 접속해 보았다.
“어?”
순간 사이트에 접속이 되지 않았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한 번 더 클릭.
그러나 여전히 사이트는 아무런 답이 없었다.
“이거······.”
그렇다면 답은 하나였다.
“문제가 생겼다?”
자신이 저지른 일은 아니었다. 해킹이 아니라 코드를 잘못 반영했거나 데이터 센터 자체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었다. 어떤 일이 생겼든 이건 기분 좋은 소식이었다.
큭.
웃음이 새어 나왔다.
“끝까지 가보자.”
보육원에서 지내면 모든 것을 공유해야 한다. 자기 물건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자기 것에 집착하는 성향이 생겨났다. 누군가 자신의 것을 탐하면 더 크게 반응하는 것이다. 지금 승호가 그랬다.
몇 번 더 클릭해 보았지만 접속되지 않았다. 오늘 아침은 왠지 상쾌하게 시작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때.
드르륵거리며 핸드폰이 울렸다. 확인해 보니 발신자 표시제한.
이럴 때 전화가 올 곳은 한 군데밖에 없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침부터 죄송합니다.
국정원 사이버 안보 담당관.
그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목소리를 듣는 순간 방금 봤던 웹 사이트가 스쳐 지나갔다.
“네. 뭐.”
-혹시 선조 일보 사이트 마비된 것 들으셨습니까?
“듣진 못했습니다. 다만 아침에 접속해 보니 접속이 안 돼 더 군요.”
-거기 사이트가 랜섬웨어에 감염됐는데 특별한 시그니처가 하나 발견됐습니다.
특별한 시그니처 라면 한 가지밖에 없었다.
”
말입니까?”
-네. 그래서 연락 드리게 됐습니다.
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승호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근래 회사 일이 많습니다.”
-무, 물론 그러실 거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요원분들 교육도 해드렸던 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