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Coder RAW novel - Chapter (227)
탑 코더-227화(227/303)
***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에서 끝난 해외 출장이 마무리되었다. 승호의 일정은 회사 내에서도 1급 기밀 사항이었기에 공항에는 예정된 수행 인력들만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 사이사이에 정부에서 파견된 요원과 경찰들이 주변에 대기하고 있었다. 그건 비단 입국장 만이 아니었다. 보딩 브릿지가 연결되는 곳에서부터 검은색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오로지 강승호 한 명 때문이었다.
“비행기 착륙했습니다.”
“보딩 브릿지 연결 완료입니다.”
“VIP 움직입니다.”
“차 시동 걸고, 입구에 혹시 기자들 접근하지 못하게 막아.”
어지럽게 무전이 오가고, 승호가 보딩 브릿지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자 가장 선두에 있던 요원이 살짝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지금부터는 저희가 안내하겠습니다.”
승호 역시 이미 연락을 받았다. 살짝 고개를 끄덕이자 안내를 시작했다.
그야말로 프리패스.
어떤 입국심사도 받을 필요가 없었다. 다른 이들이 사용하지 못하는 관계자 출입구를 통해 빠르게 공항 밖으로 움직였다. 그렇게 차가 대기하고 있는 곳까지 도착했다. 그 차량에는 비서도 탈 수 없었다.
“비서분은 여기까지입니다.”
비서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났다.
“짐은 집에 전달해 두겠습니다.”
“네.”
승호는 짙은 검은색으로 선팅된 차에 올라탔다. 차는 빠르게 인천공항을 빠져 나와 서울 시내를 진입했다. 간혹 과속하는 것 같았지만 운전자는 전혀 신경 쓰는 것 같지 않았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청와대 근처 안가.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비서 실장이었다.
‘무슨 얘기를 할지야 뻔하지만.’
자신이 추진 중인 로봇 사업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그럴 거면 이렇게 안가에서 만날 이유도 없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예상은 역시나 틀리지 않았다.
“혹시 최근 미국에서 어떤 제안을 받으신 일이 있을까요. 안보와 관련된 시스템 구축이라든지. 북한 관련 제안이라든지.”
이럴 때 할 수 있는 말은 정해져 있었다.
“딱히 제가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설령 그런 게 있다 하더라도 보안이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서요.”
승호가 한 발 빼자 비서 실장이 한 발 내디뎠다.
“이건 강 대표님을 믿기 때문에 하는 말입니다만 최근 미국에서 여러 제안을 해온 게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한-미 사이버 연합이고요. 거기 자문으로 강 대표님이 포함되어 있더군요.”
승호는 가타부타 아무런 말 없이 꾹 입을 다물었다. 비서 실장이 초조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습니다. 너무 과한 분담금을 제안하기 전까지는요. 5년간 150조. 일 년에 거의 30조에 달하는 초기 비용을 지급하라고 했습니다.”
비서 실장은 유심히 승호의 표정 변화를 살폈다. 최대한 담담한 표정을 유지하던 승호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졌다.
‘150조면 내가 말한 금액의 딱 절반. 미국이 머리를 썼구나.’
북 핵은 한국에서도 최고의 관심사였다. 더구나 혈맹이 되어 다섯 개의 눈 중 하나가 된다면 그 전에 쌓여 왔던 데이터에도 접근 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기는 것이다. 그걸 이유로 비용 청구를 했다면 전혀 근거가 없는 소리는 아니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겠지만.
“한해 30조. 거의 대한민국 한 해 국방비와 맞먹는 금액이라 부담이 되는 게 사실입니다.”
승호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그래서 제가 국방비를 내야 한다는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당황한 비서 실장이 손을 내저었다.
“하하, 그건 아닙니다. 그저 작은 조언 하나 구할 수 있을까 하여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겁니다.”
“먼저 제가 원자력 발전소에서 그런 모습을 보였다고 해서 나라를 위해서 희생할 거로 생각하신다면 크게 잘못 생각하고 계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지금도 악의적인 해커가 불특정 다수를 향해 공격한다면, 그래서 위험에 빠진다면 도와 드릴 의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건 정치적인 문제와 결부되어 있습니다.”
비서 실장이 침묵하는 사이 승호가 빠르게 말을 이었다.
“그러나 이런 문제에 관해 제가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방금 비서 실장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처럼 이건 특급 기밀에 속하는 일입니다. 만약 정말 안다고 쳐도 어디 가서 말 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러고는 입을 꾹 다물었다. 이건 진심이었다. 북한 핵 시절, 정부 시스템 등을 해킹해 항복하게 만든다. 이런 내용을 어디 가서 떠벌린다? 어쩌면 북한 간첩이 자신을 노릴지도 모를 일이었다. 최대한의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일이라는 뜻이었다.
“흠······.”
승호는 아예 쐐기를 박았다.
“오늘 일도 못 들은 것으로 하겠습니다. 이런 내용은 제가 알고 싶은 것들이 아니라서.”
그 말에 비서 실장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
자리를 마무리하고, 승호는 대기하고 있던 차를 타고 회사 앞에 도착했다. 다시 회사에 대기하고 있던 차를 타고 집으로 이동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울 숲 주변 펜트하우스에 살았지만 아무래도 많은 사람이 사는 곳이다 보니 보안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전통적 부촌이라 불리는 한남동에 자리를 잡았다. 350여 평에 이르는 부지에 새롭게 리모델링 한 단독 주택은 입구에서부터 철통 경호를 자랑했다.
-대표님 도착하십니다.
차가 도착하기 1분 전에 차고지 문이 열리며 승호를 기다렸고, 도착해서 차가 안으로 들어가자 두꺼운 철문이 스르륵 닫혔다. 지하 주차장부터 집이 있는 1층까지 연결된 계단으로 올라가자 거대한 통유리 너머로 화려한 서울의 야경이 승호를 반겼다.
“오늘도 수고했다.”
항상 하는 말로 자신을 위로하고, 소파에 앉아 잠시 야경을 감시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일종의 행위였다.
“로봇 관련 기업 매수는 끝났고, 이제 결과를 내는 일만 남은 건가.”
로봇 관련 회사를 인수 한 건 시작에 불과했다. 이제 이들의 연구 성과를 종합해 하나의 결과물로 만드는 일이 남아 있었다. 절대 쉽지 않은 길이리라. 그렇다고 못 할 건 없었다. 어차피 지금까지 해왔던 일 중에 쉬운 일은 없었기에.
그때.
원 톡!
원 톡!
핸드폰이 울렸다. 확인해보니 신지은이였다.
-연락 한 통 없어서 어디 잡혀간 줄 알 있는데 뉴스 보니 잘 살아 계시는 것 같더라고요.
-뭐, 수천억짜리 회사 사는 데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얼마 되지 않는 데이터를 이용하면 여자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도 기억해 주시길.
척박한 일상에 피식 웃음이 나오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한국 왔습니다.
톡을 보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답장이 왔다.
-와! 이거 한국 오자마자 연락 준거에요?
-네.
-그럼 이제 90점.
-100점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정말 100점 되고 싶어요?
100점이 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 그런 생각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답장이 도착했다.
-천천히 해도 돼요.
그 말에 살짝 긴장되던 마음이 사르르 풀려버렸다. 자신을 이렇게 편하게 해주는 사람.
‘오랜만이네.’
과거 황호근이 그랬다. 그러나 황호근은 사장이었고, 지금은 그나마 바뀐 상황이었다. 승호는 손가락을 움직여 타자 쳐 나갔다.
-저도 90점 드리겠습니다.
-우와 그럼 서로 동점이네요.
-간단히 영화 보는 것부터 시작해볼까요.
-오랜만에 풀 메이크업 한 번 받아야겠네요.
-하하 네. 일정 한 번 맞춰 봐요.
그 뒤로도 한동안 더 원 톡을 이어 나갔다. 걱정과 근심을 잊은 꽤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 시간이 끝나 갈 때쯤.
미국에서 받은 보안 전용 폰인 섹테라 엣지에서 연락이 도착했다.
-프로 젝트 승인됐습니다.
-먼저 계약금 1억 달러를 말씀하신 미 계좌에 입금했습니다.
확실히 일 처리가 빠르다고 해야 할까. 미 최대 은행은 JA 모건 계좌에 1억 달러가 입금되어 있었다. 승호가 우드득 거리며 손을 꺾었다.
골든아이 프로젝트
다음날 시내소프트 대 회의실.
이사급 이상 위치를 가지는 개발 및 경영 관련 인력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승호의 해외 출장 성과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서였다. 황호근이 먼저 개략적인 상황을 설명하고, 현 상황을 이해시킨 후에 승호가 나섰다.
“일본 사업부는 원 톡의 실물 버전을 만들 계획입니다. 그 로봇의 이름은 RONE. 주 기능은 대화이며 현대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인터넷 상품 주문 등의 편의 기능이 탑재 될 겁니다.”
“그럼 인터넷 쇼핑몰 업체와도 협의해야겠군요.”
“네. 이미 미국 쪽은 인더스 사에서 제안이 왔습니다. 한국 쪽은. 황 부사장님.”
승호의 말에 황호근이 마이크를 잡았다.
“일단 매출 기준 국내 빅 5 업체에서 제안서를 받아 놓은 상태입니다. 거기에 하드 뱅크 나정의 사장님께서 투자하신 국내 쇼핑몰도 포함되어 있고요. 그러나 후보군 중의 하나에 불과하니 평가를 할 때 전혀 개의치 않아도 됩니다.”
고개를 끄덕인 승호가 마이크를 잡았다.
“이렇게 되면 현재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 센터만으로 감당이 안 될 수가 있습니다. 고동수 책임. 시뮬레이션 결과 보여주세요.”
이제는 책임으로 승진한 고동수가 마이크를 잡았다. 각 임원들이 보고 있는 스크린으로 RONE 판매량에 따른 데이터 양 관련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타났다.
“현재 제로의 판매량 추이 그리고 원 톡, 원 서비스 가입자 그 외 ONE 외부 API 사용량 등을 종합한 결과입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한국에 데이터 센터 한 곳을 추가 건설해야 합니다. 이 추세대로라면 내년 하반기 전에 데이터 센터가 FULL 될 겁니다.”
그러자 다른 임원이 입을 열었다.
“이미 세계 주요 지역에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 걸로는 커버가 안 되는 것입니까?”
“네. 해당 데이터 센터들에는 아직 외부 IDC를 비롯해 인더스 사의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돌아가는 서버들이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모이는 곳이 바로 한국 데이터 센터입니다. 한 개가 더 만들어져야 할 가장 큰 이유입니다.”
고동수의 말이 끝나고 승호가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RONE은 회사의 또 다른 수익원이 되어 줄 겁니다. RONE 이후에는 버전을 높여 가며 차츰 청소를 비롯해 요리, 육아까지 기능을 늘려갈 생각이고요. 이스라엘이나 중국, 미국 쪽에서 인수 한 기업들이 R&D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승호의 말에 임원들이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개발 관련 인력 분들은 남고, 나머지 분들은 업무 복귀하세요.”
순식간에 회의실 절반쯤 되는 인원이 빠져나갔다.
승호가 남아 있는 개발진을 보며 물었다.
“어때요? 근래 개발상에 크게 이슈 되는 부분이 있습니까?”
승호의 질문에 가장 먼저 예카테리나 박사가 입을 열었다.
“현재 ONE의 IQ가 145에서 정체 상태에 있어요. 인공지능 쪽은 그것 말고는 크게 문제없습니다.”
승호가 고동수 쪽을 보며 물었다.
“제로 개발 쪽은?”
“아직 대도시에만 출시하고 있어서 크게 문제는 없습니다. 대부분 4G가 정상적으로 제공되는 곳이니까요. 하지만 통신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독립 모듈로 움직이는 자율 주행 소프트웨어 기능 개선이 좀 필요합니다.”
“흠··· 그건 저도 고민해 보죠. ONE 단독 모듈은 앞으로도 필요할 테니까.”
예카테리나도 한마디 거들었다.
“저희 쪽에서도 단독 모듈 개발 관련해서 검토 중이긴 한데 아무리 사이즈를 줄인다고 해도 제로에 탑재하기에는 너무 무거워집니다. 기존 사용하고 있는 C나 C++. 포트에서 만든 GoLang은 바이너리가 너무 커져 제로에 이식할 수 없을 정도예요.”
제로를 함께 담당하고 있던 백채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일단 기존 프로그래밍 언어로는 ONE의 독립적 구동이 힘들 수 있다는 게 결론입니다. 앞으로 RONE이 와이파이가 안 되는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면 이 프로젝트가 최우선 적으로 고려 돼야 할 것 같아요.”
원 톡과 원 서치 그리고 타임지 개편을 담당하고 있는 건 서현석. 그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말했다.
“그러면 새로운 언어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군요. 기존의 장, 단점을 버무려 ONE에 가장 맞는 것으로.”
그의 결론에 그 자리에 있던 개발자들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독립적인 ONE이 필요하다면요.”
필요했다. 이들은 모르지만, 미국으로부터 의뢰받은 ‘골든 아이 프로젝트’에 들어가게 될 ONE도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은 독립적인 시스템이었다. 물론 작은 기기에 들어가는 ONE보다야 제약사항이 적을 것이다. 턱을 문지르며 생각에 잠겨 있던 승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러면 결론은 ONE에 최적화된 언어가 필요하다는 말이군요.”
“네.”
“맞아요.”
“독립적인 모듈을 개발하게 되면요.”
“일단 무슨 말인지 알았습니다. 서 이사님은 개발상 이슈 사항이 있을까요.”
서현석이 오늘을 위해 준비한 자료를 꺼내 들었다.
원 톡.
원 서비스.
이제는 타임지 까지.
지금보다 트래픽을 높이기 위해 개발해야 할 사항. 그중에서 문제가 될 만한 사항을 정리한 표였다.
“이쪽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현재 기존에 배포된 여러 라이브러리를 테스트하고 있는데 가장 빠르다고 알려진 nodejs에 react 조합으로도 말씀하신 속도를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흠······.”
“지금 사용하고 있는 Spring 라이브러리 역시 기능이 늘어날수록 무거워지고 있고요. 그래서 이 쪽 연구에 인력을 투입 중이긴 한데 아직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0.5초를 맞추기 힘들다는 뜻이군요.”
“네. 현재 테스트로 나온 최고 반응 속도가 0.9초입니다. 대표님께서 말씀하신 0.5초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관련 자료들 제 파일 서버 쪽에 넣어놔 주세요. 검토해보겠습니다.”
“네.”
서현석까지 끝나고 다음은 스마트시티 차례였다. 스마트시티 역시 현재 운영 문제는 없었지만 여러 개선 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연구를 멈추지 않고 있었다.
속도에서부터 기능까지.
여러 요구 사항이 존재했다. 그걸 차분히 들은 승호가 검토해보겠다는 말로 그 날 회의를 마무리했다.
회의를 마친 승호가 집무실로 올라왔다. 책상 앞에 놓여 있는 리얼포스 키보드를 툭툭 두드리며 오늘 회의를 복기해보았다.
자각.
자각.
키보드의 경쾌한 소리가 조용한 집무실에 울려 퍼졌다.
‘종합해 보면 지금보다 시스템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언어가 필요해. 북한 해킹을 위해서도 새로운 언어 개발하면 좋을 것 같긴 한데.’
북한은 러시아와 또 다른 곳이었다. 인터넷과 연결된 시스템도 극소수였고, 그나마 속도도 느린 것이 대부분이었다. 지난번 해킹 당시에도 꽤 많은 시간과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성공하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난도가 훨씬 더 높았다. 랜섬웨어만 퍼트리는 것이 아니었기에.
‘설혹 해킹 과정에서 발견이 되더라도 세계 어디에서도 사용하고 있지 않은 언어로 만들어진 거라면 결코 내가 한 짓인지 알지 못 할 테니.’
해킹 과정은 총 3단계로 이루어져 있었다. 일 단계로 마치 중국이나 러시아가 정보를 탈취한 것처럼 상황을 꾸민다. 이 단계로 핵 시스템 자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다. 삼 단계로 마치 사이버 핵과 같은 랜섬웨어를 퍼트려 북한 내부를 완전히 마비시킬 생각이었다.
그렇게 되면 어떤 식으로든 외부에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에는 도움을 요청할 수 없다. 왜냐하면, 믿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남아 있는 선택지는 몇 개 없었다. 그때 북핵 폐기를 요청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면 3000억 달러가 자신의 것이 되는 것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지.’
유명 프로그래밍 언어들을 보면 포트 같은 큰 회사에서 나온 것도 있지만 개인이 만든 것도 수두룩했다. 만든다는 것 자체는 승호에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목적에 맞게 얼마나 잘 만드는지가 문제였다.
‘그래 한 번 해보자.’
결론을 내린 승호가 작업을 시작했다.
만들어야 할 언어는 두 가지였다.
총액 3000억 달러짜리 프로젝트를 위한 언어.
자사 시스템의 성능을 업그레이드시킬 언어.
승호는 먼저 3000억 달러 프로젝트부터 시작했다. 미국이 정한 기한이 6개월이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