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Coder RAW novel - Chapter (228)
탑 코더-228화(228/303)
***
석 달 뒤.
미국 CIA 골든아이 프로젝트 사무실.
특급 기밀에 속한 사항이었기 때문에 이 사무실에 들어올 수 있는 인원 자체가 CIA 국장을 비롯해 총 5명을 넘지 않았다.
“작업은?”
“이제 곧 시작한다고 합니다.”
CIA 국장이 굳은 표정으로 모니터를 노려보았다. 지금부터 시작될 작업이 전 세계에 미칠 여파가 간단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함께 위치한 요원이 작전 브리핑을 시작했다.
“먼저 지난번과 같은 경로로 접근해 데이터를 빼내고, 중국,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해커 들 중 정부기관 소속이라 의심 받는 자들의 흔적을 남길 겁니다. 이후 핵 시스템에 접근해 완전 무력화를 시킨 후. 랜섬웨어를 퍼트리면 작전 완료입니다.”
“성공 확률은 어떻게 되나?”
“저희 쪽이 파악한 바로는 1% 내외입니다. 강승호라는 변수를 넣지 않았을 때입니다.”
“그 변수를 넣으면.”
“확률은 50%까지 올라갑니다.”
“그래도 절반이군.”
“아무리 그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하지만 이번 작전의 난이도는 극악을 달립니다. 그가 완벽한 준비를 했길 기도하는 수밖에요.”
CIA 국장의 굳어진 얼굴은 펴질 줄을 몰랐다.
“흠······.”
“주변 요원들의 말에 따르면 그가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랜섬웨어가 기존의 프로그래밍 언어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슈퍼컴퓨터 서밋을 사용하더라도 언제 풀 수 있을지 알 수 없을 정도의 암호화가 적용됐고요. 준비를 많이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게 풀리면 누구도 막을 수 없겠어.”
“네. 앞 2단계만 완벽하게 된다면 어쩌면 성공할지도 모릅니다. 중국과 러시아를 믿을 수 없으니 한국이나 우리 쪽에 요청이 올 테고 잘 협상만 한다면.”
꿀꺽.
국장이 마른 침을 삼켰다. 자신의 대에 엄청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긴장으로 변했다. 스크린에서는 승호가 정신없이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키보드를 치는 손길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랐다. 저 손끝에서 아직 이 세상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였다.
그렇게 수 시간이 지나고.
처음으로 먼저 연락이 도착했다.
“첫 번째 단계 마무리했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은 국장이 목청을 높였다.
“정보력 총 동원해서 북한 동태 철저하게 파악해. 걔들이 정말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 중국. 러시아 쪽 얘들이 벌이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알아내란 말이야.”
북한을 향해 CIA 정보력이 총 동원 되었다.
골든아이 프로젝트
러시아 정보총국.
그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APT 9 팀의 멤버 중 한 명인 알렉세이가 팀장을 불렀다.
“팀장님 북한 쪽에서 러시아 군사시설에 대한 해킹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북한? 북한이 왜? 그 정보 확실한 거야?”
알렉세이가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번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부터 CCTV, 은행을 해킹했던 놈 짓이 확실합니다. 툴은 비슷하고, IP는 같은 걸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놈이 북에 근거지를 둔 라자루스인 것 확인했습니다.”
팀장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북한과는 서로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왜? 벌써 2번씩이나 해킹 시도를 한다니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알렉세이가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물었다.
“위에서는 별다른 말 없습니까?”
“없어. 어차피 그쪽과는 우호 국이지 혈맹은 아니야. 그놈들은 돈 된다고 하면 뭐든 하는 놈들이라.”
“그래도 이건 너무 무리수인 것 같은데······.”
“확실한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니잖아. 무리수는 아닌 셈이지.”
같은 툴과 IP를 쓴다고 해도 실제 그 자리에서 정말 해킹을 하고 있는지 확인한 것이 아니었다. 그랬기에 자신이 찾아낸 물증을 확실한 증거라 부르기 어려웠다. 팀장이 씁쓸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어차피 이쪽 세계가 그렇잖아. 누군지도 모르고 치고받고. 상대가 누구든 상관없이 이기면 그만이야.”
“그럼 우리도 시작할까요?”
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러시아를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줘야지. 북한발인 건 확실하지?”
“네. 확실합니다. 정부에서도 주도하는 건지 개인이 이런 짓을 벌이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럼 오랜만에 실력 한 번 보여줘. 다시는 접근도 하지 못하게.”
“알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알렉세이가 본격적으로 해킹에 나섰다. 그러나 결코 쉬운 일 안 아니었다. 알렉세이가 확인한 IP는 VPN을 통과한 이후에 나온 IP.
해커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VPN을 뚫고 다시 ISP를 뚫어야 했다. 그랬기에 기존 해커를 찾기 위해 역추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확보된 정보 중에 가장 비슷한 놈을 찾아 뚜드려 패는 것으로 진행된다.
“가지고 있는 리스트에 있는 것들 전부 폭격해 버려. 개자식들이 감히 누굴 건드리는 거야.”
팀장의 거친 말에 알렉세이의 타자 소리도 거칠어졌다. 사무실에 근무하는 팀원들이 하나둘씩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일이 진행되었다.
***
평택 미군기지.
그곳에서도 1급 비밀인가 취급자만 드나들 수 있는 지하벙커. 그중에서도 선택된 소수만이 승호가 있는 사무실에 출입 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출입이 가능한 사람은 주한미군 사령관밖에 없을 정도로 작전은 극비리에 진행되고 있었다.
1급 기밀인 Top Secret.
그 위에 있는 Special Secret인 SS 등급의 작전.
그 작전에 열중하던 승호가 중얼거렸다.
“만물상, 조선장애자보호연맹 홈페이지 희망, 금수산태양궁전 홈페이지 영생 확보했습니다. 남은 건 5개 전부 확보한 후에 여기에도 APT 9과 1937cN 관련 흔적 남기겠습니다.”
APT 9은 러시아 정부에서 운용 중인 해커 팀. 그리고 1937cN은 중국에서 운용 중인 해커팀으로 알려진 곳이었다.
“저희 쪽에서도 북한 내부 정보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이 사태를 정말 중국과 러시아의 짓이라 생각하는지.”
“3단계가 진행된 후에 협상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1단계에서 저들이 중국과 러시아를 범인이라 생각해야 합니다. 물론 제가 완벽하게 처리하겠지만 혹시 또 모르니까요.”
“알겠습니다. 최대한 정확하게 확인하겠습니다.”
그렇게 두 시간쯤 지났을 때 승호가 말했다.
“북한이 현재 외부에 오픈한 28개 사이트 전부 해킹했습니다. 확인 진행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중국, 러시아 쪽에서 근무하는 정보원들 쪽에서는 저희 의도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그러나 북한 내부 쪽 정보원 연락이 시간이 좀 걸리고 있습니다.”
“흠··· 예상 필요 시간은요?”
“2시간 내로 파악하겠습니다.”
“그동안 2단계 작전을 위한 준비 좀 해 두겠습니다.”
NSA 요원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승호는 다시 컴퓨터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랜섬웨어 일명 ‘블랙’을 준비된 테스트 서버에 설치하고 테스트해보았다. 이미 수십 번 해보았지만, 테스트는 하면 할수록 좋은 것이었다.
자신이 만든 랜섬웨어를 넣고 돌리자 ‘삑’ 소리와 함께 화면이 바뀌었다.
-100byte.
-8KFHE7w8BhaUNAswwryaoccDb6qcT6DbK 화면에 나타난 건 단 두 줄 이었다.
바이트 코인 입금 주소와 넣어야 할 금액.
전형적인 랜섬웨어에 감염된 화면이었다. 하지만 다른 랜섬웨어와는 좀 달랐다.
‘100바이트를 입금해도 아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퍼지는 속도가 기존의 것들에 2배가 넘는다는 점. 마지막으로 내가 만든 hackul이라는 언어로 만들었다는 점. 미국 최고의 슈퍼컴퓨터인 서밋으로도 못 풀었으니 영영 풀 수 없을 거다.’
지난번 북한에 랜섬웨어를 풀었을 때.
북한은 2개월이 지난 후 결국 해결했다. 그때 느꼈다. 확실히 남다른 실력을 갖추고 있는구나. 그래서 이번에는 랜섬웨어에 꽤 심혈을 기울였다.
아예 풀 수 있다는 희망조차 가질 수 없도록.
그래서 랜섬웨어 개발 언어도 자체적으로 개발 한 것이다. 리버싱을 해도 생전 처음 보는 문법이 나올 테고, 그걸 보는 순간 정신적 혼란이 찾아올 테니까.
승호는 턱을 문지르며 옆에 줄지어 놓여 있는 다른 서버에 랜섬웨어를 또 설치하고 테스트해보았다. 이번에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감염되었고, 같은 화면이 스크린에 나타났다.
그렇게 승호가 테스트를 진행하는 사이.
기다리던 연락이 도착했다.
“확인 완료했습니다. 다음 단계 진행하셔도 된답니다.”
이리저리 테스트하며 돌아다니던 승호가 다시 제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으드득.
손을 한 차례 풀고, 키보드 위에 손을 얹었다. 이내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
미국 CIA 본부.
CIA 국장을 비롯한 부국장. 그리고 몇몇 간부진이 초조한 표정으로 스크린을 보고 있었다.
“2단계 시작했습니다.”
“정보원들 준비 시켰습니다.”
“현재까지 파악된 핵시설은 전부 8곳. 핵탄두는 40여 기입니다.”
스크린을 보고 있던 국장이 물었다.
“그런데 정말 그쪽 시스템에 대한 접근을 막아버린다는 말이지. 아예 발사할 수 없도록.”
그러자 함께 스크린을 보고 있던 요원 중 한 명이 답했다.
“맞습니다. 각종 관련 데이터를 비롯한 발사 체계 시스템 대한 접근 권한도 완벽히 빼앗아 버린다고 했습니다. 만약 다시 핵 개발을 시작한다고 해도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뭐, 어차피 이미 한 번 해본 경험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1년 정도는 걸리겠지.”
“3단계 랜섬웨어에 감염되면 국가 기반이 무너질 테니 핵에는 신경도 쓰지 못할 겁니다.”
요원의 보고를 듣고 있던 국장이 마른 침을 삼켰다.
“그런데 그 랜섬웨어 우리 쪽에서도 해결책을 못 찾았다고?”
“네. NSA나 FBI 정부 산하 연구기관을 비롯해 MIT나 하버드에도 관련 내용을 보냈는데 풀지 못했습니다.”
“벌써 테스트 파일을 건네준 지 한 달이나 지났는데도 말이지.”
“네. 강 대표 말로는 자신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마 더 풀기 어려울 것이라고.”
CIA 국장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러니까 북한에서도 풀지 못한다?”
“네.”
“그렇지 않아도 지난번 랜섬웨어로 GDP의 반이 날아갔는데 이번 것까지 또 당하면 확실히 타격이 크겠어.”
“80년대 초반으로 돌아가야 할 겁니다. 북한에서 사용하는 통신, 교통, 금융 시설이 전부 마비될 테니까요.”
“흠······.”
“그렇게 되면 분명 도움을 요청할 테고, 중국이나 러시아 쪽에서 시작된 것이라 믿을 테니 우리나 한국 쪽으로 분명 연락이 올 겁니다.”
사무실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이건 1급보다 한 단계 높은 S급 작전. 이번 작전의 성공 여부에 따라 북은 핵을 포기하고, 전향 적 자제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토마스는 노벨 평화상을 받고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수직으로 상승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2단계 작전이 잘 마무리되어야겠지.”
그때 긴장감 가득한 사무실에 핫 라인이 울렸다. 스크린에 보이는 승호가 깍지를 끼며 키보드에서 손을 뗐다. 연락을 받은 요원이 비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정보원을 통한 확인 요청 들어왔습니다.”
CIA 국장이 고개를 끄덕였고, 나머지 간부들이 열심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
한국 국정원.
대북 1팀 팀장 유정철은 갑자기 전달된 정보에 거친 콧김을 내뿜었다.
“갑자기 이게 무슨 말이야. 북한 핵 시설에 문제가 생겼다니.”
최초 보고한 국정원 요원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더 자세한 정보는 아직 입수된 게 없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는 문제가 생겼다가 전부입니다.”
유정철이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 문제가 너무 여러 개잖아!”
문제.
핵탄두가 내부 혁명 인원에게 탈취되었을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 오 작동으로 한국 혹은 미국으로 발사될 수도 있었다. 북한의 기술력이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큰 경우였다. 그 밖에도 문제 상황은 아주 많았다. 어쨌든 제어 불능 상태라는 말. 그건 정말 위험한 상황이라는 뜻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는 겁니다.”
“뭐가.”
“미국 애들이 너무 조용합니다.”
“조용해?”
“예전 같았으면 핫라인에 불이 나야 하는 상황인데 너무 잠잠합니다. 통상 적인 정보 확인 절차만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네 말은 미국 쪽에서 뭔가 작업 중이다?”
요원이 한껏 목소리를 낮추었다. 유정철이 집중하지 않으면 듣기 어려울 정도였다.
“물론 데브그루나 델타 포스를 직접 투입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건 전쟁을 하자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그러면?”
요원의 목소리가 더 낮아졌다. 이제는 숫제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사이버 전이 있지 않습니까.”
사이버 전.
그 말을 듣자 팀장은 한 이름을 떠올릴 수 있었다.
“강승호?”
그러자 요원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분이 뭔가 작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팀장은 고개를 저었다.
“핵이다. 핵 시설이야. 북한 애들이 그걸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알잖아. 그런데 그런 시설을 해킹한다고?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이내 들리는 요원의 답에 팀장의 표정도 심각해질 수밖에 없었다.
“강 대표님이 언제 말이 되는 일을 한 적이 있습니까?”
팀장도 수긍할 수밖에 없는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