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Coder RAW novel - Chapter (229)
탑 코더-229화(229/303)
골든아이 프로젝트
중국 국가안전부 제 3국.
아시아 및 아프리카 지역 정보를 수집하는 곳으로 북한을 비롯한 한국에서 수집되는 정보를 분석 관리하는 곳이었다. 제 3국의 국장인 겅후이창은 부하 요원의 보고에 안경을 벗으며 얼굴을 쓸어내렸다.
“북한 핵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니. 무슨 말을 하는 건가.”
“핵 시설에 근무하고 있는 정보원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동창리 핵 시설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서 북한 보위부 소속 요원들이 대거 대기 중이라고.”
“정확히 어떤?”
“그 정보원도 거기까지 접근할 수는 없는 위치라. 그 이상은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흠······.”
“내부 쿠데타는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군 쪽에 심어둔 정보원 말로는 군에서 쿠데타 관련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겅후이창의 목소리가 살짝 높아졌다.
“그럼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말이야.”
“현재 가장 유력한 가설은 시스템의 오류와 해킹입니다.”
“오류나 해킹?”
“네. 최근 북한 보위부에 근무하는 정보원이 알려준 정보 기억나십니까?”
곰곰이 생각하던 겅후이창이 미간을 긁적거렸다.
“그···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해킹 시도가 있었다?”
“네. 아마 그와 관련된 문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건은 이미 확인했잖아. 우리 쪽에서 그런 시도 없었다는 거. 그렇다고 러시아가 왜······.
부하 요원이 딱딱하게 표정을 굳혔다.
미국과 협력하기로 했다면 이야기가 됩니다.
”
미국?
”
북한 핵 관련 정보를 미국에 넘겨 주는 조건으로 러시아가 딜을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북핵이 미국의 초관심사니까요. 토마스 대통령의 재선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고.
”
그래서 러시아 APT 팀에서 작전을 주도하고 있다?
”
요원이 무겁게 고개를 주억거렸다.
맞습니다. 러시아발이라는 것을 감추기 위해 우리인 것처럼 위장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
한국일 가능성도 있지 않나.
”
그러면 북한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겁니다. 한국이 이 세 곳 중 가장 만만하지 않습니까. 보시다시피 북한 내부에서 중국이나 러시아로 짐작하고 있지만, 항의 한 번 제대로 못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으로 밝혀지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
해안포를 갈겼겠지.
”
네. 그겁니다.
”
겅후이창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엄중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북한을 도와야 하나. 이러다 핵이 잘못 돼기라도 하면 문제가 커지잖아.
”
어차피 아무도 믿으려 하지 않을 겁니다.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봤자. 의심스러운 눈초리만 받을 뿐입니다. 당장은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
흠······.
”
만약 동창리 만이 아니라 풍계리, 영변 쪽에도 문제가 생긴다면 아마 북에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우리 쪽에 손을 내밀게 될 겁니다.
”
겅후이창이 팔짱을 낀 채 생각에 잠겼다. 직감적으로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게 부하 요원이 말하는 시나리오는 아닐 것 같은 직감.
하지만 딱히 다른 생각이 떠오르는 것도 아니었기에 그저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
3국의 다른 요원이 겅후이창을 찾아왔다.
국장님, 동창리 만이 아니라 풍계리, 영변 쪽에도 문제가 생겼다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하갑이나 박천, 강선 쪽 핵시설에도 문제가 생겨 북 내부에 총경계령 1호가 떨어졌다고 합니다.
”
총경계령 1호.
대한민국의 데프콘처럼 북한의 군사대비태세 종류였다. 그중에서도 총경게령 1호는 가장 높은 등급. 그게 떨어졌다는 말은 북한의 상황이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는 뜻이었다.
이런 미친. 진짜 쿠데타라도 일어난 것 아냐?
”
그러자 최초 보고 했던 요원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국장님. 그러고 보니 작년에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났던 적 있지 않습니까?
”
순간.
국장이 입을 벌리며 탄성을 터트렸다.
랜섬웨어 감염?
”
네. 혹시 그와 비슷한 일이 벌어진 거라면······.
”
국장이 재빨리 지시했다.
당장 16국 연결해봐!
”
16국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해킹를 하는 조직. 겅후이창은 그 조직이라면 이번 사태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맞아떨어졌다. 연락을 취하자마자 16국 국장이 연락을 받았다.
-그렇지 않아도 연락을 하려던 참이었는데··· 지금 북한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무슨 일인데요?
”
-일단 확인된 바로는 동창리 핵시설이 해킹으로 인해 접근 불가 상태가 되었고, 현재는 랜섬웨어가 하나 퍼지는 중입니다.
또······.
”
-네. 그런데 더 강력한 놈입니다. 몇 개 파일을 가져와서 리버싱을 해보니 생전 처음 보는 언어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게 퍼지는 속도 또한··· 뭐 이 새끼야!
갑자기 욕이 터져나왔다. 당환한 겅후이창이 되물었다.
네··· 네?
”
그러나.
뚜뚜뚜.
전화가 끊어졌다는 신호음이 들릴 뿐이었다.
야, 16국 다시 연락해봐. 그쪽에 무슨 일 생긴 것 같은데.
”
잠시 뒤 요원이 기가 막힌 사실을 하나 알려주었다.
북한에서 가져온 랜섬웨어 샘플이 다른 곳으로 퍼진 것 같다고 합니다.
”
···뭐?
”
그게 테스트하는 도중에 텐허 쪽으로 흘러 들어간 것 같다고.
”
텐허면 중국이 자랑하는 슈퍼컴퓨터.
그게 랜섬웨어 쪽에 감염됐다면 사태가 심각해진다.
이런 미친 새끼들이 일을 이따위로.
”
말을 하던 겅후이창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야, 그런데 이거 뭐냐.
”
겅후이창이 스크린을 가리켰다.
-100byte.
-8KFHE7w8BhaUNAswwryaoccDb6qcT6DbK 화면에는 단 두 줄이 나타나 있을 뿐이었다. 그걸 본 부하 요원이 마른 침을 삼켰다.
랜섬웨어··· 감염된 것 같은데요.
”
······.
”
사무실이 침묵에 빠져들었다. 그들의 머릿속에 일제히 매그니토때의 악몽이 떠올랐다. 겅후이창이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다, 당장 랜선부터 뽑아. 당장!
”
그의 지시에 요원들이 허겁지겁 움직였다. 하지만 조금 늦은 감이 있었다.
***
한국 평택 미군기지.
승호가 보고 있는 지도 화면에 붉은 점이 빠르게 채워지고 있었다.
순조롭게 진행 중입니다. 이대로면 현재까지 북에서 사용하고 있는 IP 2134개에 연결된 시스템을 전부 감염시키는데 5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되겠네요.
”
네. 아마 곧 백기를 들고 투항할 겁니다. 방법이 없으니까요.
”
후유··· 그동안 수도 많으셨습니다. 이후 처리는 저희가 하겠습니다.
”
극단적 상황으로 가지 않도록 관리 부탁드립니다.
”
당연합니다. 그건 미국으로써도 손해니까요.
”
그럼 전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 이게 퍼질 때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으니.
”
알겠습니다. 차 대기 시키겠습니다. 추후 연락은 기보급해 드린 폰으로 연락이 갈 겁니다. 그리고 불편하시겠지만, 협상 전까지 저희 쪽 요원들이 근처에서 상시 대기 하고 있겠습니다.
”
흠··· 저도 꽤 비싼 경호원들을 쓰고 있습니다.
”
그들 실력도 물론 뛰어날 것입니다. 그런데 대표님도 아시겠지만, 그들 대다수가 델타포스, 데브그루, CIA 등등 저희 쪽 출신입니다.
”
······.
”
오늘부터 경호를 맡을 친구들은 그중에서도 선별된 비밀경호국입니다. 믿고 맡기셔도 됩니다.
”
미국 비밀경호국.
미 대통령을 근접경호는 단체로 세계 최강의 경호 단체였다. 요원이 빠르게 말을 이었다.
위급 상황 시 탈출을 도와줄 친구들이기도 합니다. 지금부터는 모든 경우의 수를 테이블 위에 올려둬야 해서.
”
위급 상황.
그게 뭔지 모를 만큼 어리숙하지 않았다. 국지 도발이나 무력 사용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차 대기시켜 주세요.
”
네.
”
차는 바로 준비되었다. 검은색으로 선팅되어 누구도 알아볼 수 없게 처리된 차는 바로 평택 미군 기지를 빠져 나와 승호의 집이 있는 한남동으로 달려나갔다.
한남동 승호의 집.
집에 도착한 승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핸드폰을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부재중 21개.
회사에는 미리 말을 해 두었기에 별도 연락이 없었다. 연락은 신지은에게 온 것이 3통 나머지는 발신자 번호 표시제한으로 되어 있었다.
그 사이 바로 또 전화벨이 울렸다.
-발신자 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아 보니 역시나 예상했던 사람이었다.
네.
”
-윤일균입니다. 먼저 죄송합니다. 계속 연락을 드려서.
아닙니다. 말씀하세요.
”
-혹시 최근 미국과 작전을 하고 계십니까?
아닙니다.
”
-이해합니다. 극비 사항일 테니까요. 그러면 이렇게 물어보겠습니다. 혹시 최근 북한에 퍼진 랜섬웨어에 대해 아시는 바가 있을까요?
모릅니다.
”
승호의 모르쇠에 일순 정적이 흘렀다.
-······.
잠시 뒤.
국정원장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북한 핵시설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도 모르실까요?
제가 들어도 되는 내용인지 모르겠군요. 계속 이런 질문을 하신다면 전화 끊겠습니다.
”
그러자 윤일균의 목소리가 다급해졌다.
-자, 잠시만요.
승호의 목소리가 한없이 낮아졌다.
국장님. 아시겠지만 저 꽤 바쁜 사람입니다.
”
-국가에 중차대자 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몇 가지 힌트라도 줄 수 없으십니까? 왜 미국에서 비밀경호국 요원들까지 나서서 대표님을 보호하는지. 북한 핵시설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럼 한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결코, 한국에 나쁜 일은 아닙니다. 오히려 도움이 되면 됐을 겁니다. 그러니 대통령님께도 걱정하지 마시고, 승객들이 잘 대화 할 수 있도록 운전자 역할에 충실 하라고 말씀 전해 주세요.
”
국정원장은 단박에 승호가 하는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
승객은 미국과 북한.
운전자는 한국이다. 승객들이 대화를 잘하고 있다는 건 둘 사이에 일이 잘 풀리고 있다는 말이었다.
-믿어도 되겠습니까?
안 믿으면요.
”
직설적인 말에 국정원장이 마른 침을 삼켰다. 하긴 안 믿으면 어쩌겠는가. 제로 등록을 취소시킨다? 말도 되지 않는다. 그랬다가는 당장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이다.
그러면 시내소프트에 대한 세무조사?
바로 어제까지 추켜세웠던 기업에 대해 전격적으로 세무조사를 벌인다. 그러다 시내소프트가 한국 사업을 접고 뜨기라도 한다면 오히려 골치 아파진다.
-알겠습니다. 믿겠습니다. 다만 이것 하나만 알아주십시오. 방금 남북연락 사무소를 통해 북측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어떤 연락인지 듣지 않아도 뻔한 내용이었다.
-무슨 조건이든 들어줄 테니 랜섬웨어를 없애줄 수 있겠냐고 합니다.
승호는 탄성이 터져 나오려는 걸 겨우 참았다. 생각보다 연락이 빨랐다.
‘생각보다 일이 빨리 끝날 수도 있겠어.’
국정원장이 말을 이었다.
-대표님만 믿고 있겠습니다.
그리고 연락이 끊어졌다.
바로 그때.
핸드폰으로 알람이 하나 도착했다.
-8KFHE7w8BhaUNAswwryaoccDb6qcT6DbK로 100바이트가 입금되었습니다.
‘설마 정말로 보낸 건가.’
핸드폰을 내려놓고 컴퓨터를 켜서 주소를 확인해 보았다. 이미 500바이트 정도가 입금되어 있었다. 승호가 턱을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이거 잘하면··· 부가수입을 올릴 수도 있겠는데.
”
한두 컴퓨터만 풀어주면 미친 듯이 돈이 몰릴 것 같은 강한 직감이 들었다.
알람은 하나만 오지 않았다. 연속해서 5개가 연이어 왔다. 100바이트면 현 시세로 800만원.
총 1000바이트 코인이 있으니
현 시세로 80억.
순식간에 80억을 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