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Coder RAW novel - Chapter (230)
탑 코더-230화(230/303)
골든아이 프로젝트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지하 상황실.
한편에 있는 스크린에 바이트 코인 트랜잭션 로그가 떠올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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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KFHE7w8BhaUNAswwryaoccDb6qcT6DbK 100바이트씩 끊임없이 승호의 주소로 입금되고 있었다. 그걸 보던 CIA 국장이 물었다.
“지금까지 건네진 액수가 얼마지?”
함께 있던 상황실장이 말했다.
“천만 달러 돌파했습니다.”
“휘유∼ 부가 수입만 해도 그 정도라니. 엄청나군.”
“강 대표와 협의가 이뤄진 바로는 대략 10번 혹은 20번에 한 번꼴로 1회성 복호화 키를 주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러다 북한이 관련 정보를 전부 풀어서 협상에서 발 빼는 거 아냐?”
이번에는 국가안보 보좌관 입을 열었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스위스에 나가 있는 협상팀 말로는 아주 성실하게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까지 핵 연구 개발 시설 폐기까지는 합의된 상태고요.”
이번에는 국무부장관 마이크를 잡았다.
“핵탄두까지 전부 해체 후 실어 내야 합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 돼요.”
“물론입니다. 저희는 협상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북에서는 조급 한지 계속 연락을 해오는 상황이고요.”
CIA 국장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랜섬웨어 감염률은 높아질 테고, 상대는 더 조급해 질 겁니다. 저희가 파악한 바로는 군사 시스템까지 마비된 상황입니다. 구식 군사 장비밖에 사용이 안 되니 도발은 꿈도 꾸지 못할 겁니다.”
대통령 토마스가 긴장된 표정으로 협상장 화면을 주시했다. 이대로 협상이 잘 마무리된다면 정말 자신의 대에서 북핵을 포기하게 만드는 업적을 이룰 수 있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재선을 넘어 노벨 평화상도 문제없을 것이다.
그때.
협상장에 있던 북측 인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 버렸다. 화면을 주시하던 일행들의 안색이 급변했다. 다행히 바로 핫라인을 통해 연락이 도착했다.
-핵탄두 리스트 제출 및 해체 후 반출에 대해서 계속 강력하게 요구했습니다.
협상을 벌이고 있는 직원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전달 되었다. 이 상황을 총지휘하고 있는 국가안보 보좌관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래서?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서 확인해봐야 한다고 합니다. 방금은 그래서 협상장을 빠져나간 겁니다.
-한 치도 물러서지 마.
-알겠습니다.
그제야 상황실 인원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토마스도 꽉 쥐고 있던 주먹을 풀었다. 토마스가 안보보좌관을 향해 물었다.
“만약 저쪽에서 절대 안 된다고 했을 때 시나리오는?”
“현재까지 마련된 안은 두 가지입니다. 핵 시설 완전 폐기 및 핵탄 두 리스트까지만 제출. 아니면 협상 파기.”
“······.”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결정은 대통령의 몫이었다. 토마스가 CIA 국장을 보며 한 번 더 확인했다.
“이 랜섬웨어. 우리도 아직도 못 풀었나?”
“네. 서밋을 풀로 가동해서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입니다. 이 정도 난이도면 북에서는 최소한 6개월 이상 걸리리라는 것이 내부 결론이고요.”
이번에는 비서실장을 보며 물었다.
“6개월 동안 지속했을 때 북한 상황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나온 것 있어?”
비서실장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부가가치 산업이 완전히 망하고, 북의 인당 GDP가 20만 원대로 떨어지게 될 겁니다.”
20만원.
그 충격적인 단어에 상황실이 침묵에 빠져들었다. 1차 랜섬웨어 사건 당시 140만 원이 넘던 인당 GDP가 80만 원대로 떨어졌다. 그런데 이건 그 절반에 절반 아닌가. 충격적인 소식에 토마스가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만약 이게 미국에 떨어졌다면··· 생각만으로 끔찍하군.”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공감하는 바였다. 만약 미국에 떨어졌다면 어떻게 됐을까. 모르긴 몰라도 전 세계 최강자 자리는 무조건 내어줘야 했을 것이다.
그 사이.
방문이 열리고 북한 측 협상자가 다시 문을 열고 들어왔다.
“협상 시작합니다.”
이내 들리는 소식은 상당히 고무적인 내용이었다.
-핵탄두 리스트 제출 및 그 절반 해체 후 반출은 어떻습니까?
북측 협상자가 제안한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미국 측 협상자는 고개를 내저었다.
-전부가 아니면 협상은 없습니다.
협상장의 공기가 팽팽하게 당겨졌다.
***
비슷한 시각.
승호는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8KFHE7w8BhaUNAswwryaoccDb6qcT6DbK로 100바이트가 입금되었습니다.
연속해서 알람이 도착했다. 그렇게 해서 쌓인 코인 벌써 1300개. 현 시세로 100억이 넘는 돈이었다.
“부가수입이 꽤 짭짤하잖아.”
100억.
누군가는 평생을 일해도 벌 수 없는 돈이 부지불식간에 쌓이고 있었다.
“뭐, 어차피 숨겨놓은 재산이 수십억 달러이니 이쯤이며 껌이겠지. 이건 제가 잘 쓰겠습니다.”
침대에 누워 뒹굴뒹굴하던 승호는 뉴스 란도 확인했다. CNN을 비롯해 CBS를 비롯해 일본 뉴스인 NHK까지.
당연히 한국 뉴스도 확인해 보았다.
그러나.
북에 관련된 단 한 줄의 언급도 보이지 않았다. 확실히 미국에서 정보 관리를 제대로 하는 게 느껴졌다.
“엇차. 그럼 일어나서 출근해볼까.”
본업이 있으니 언제까지 이 일에 매달려 있을 수는 없었다. 이미 랜섬웨어 파훼법은 미국에 전달한 상태.
이제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는 것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출근 준비를 마치고 거실로 나가자 비서가 대기 하고 있었다.
“대표님.”
거의 일주일 만에 다시 만났다. 평소 무표정하던 비서의 얼굴에 약간의 반가움이 서려 있었다.
“왔습니까.”
“일주일 만이네요. 그간 별일 없으셨습니까?”
승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밑에 외국인분들이 꽤 많이 보이던데··· 함께 움직여야 할까요?”
“당분간 같이 움직일 겁니다. 경호 인력들에도 말해 놓으세요. 회사도 함께 갈 겁니다.”
비서가 슬쩍 주변 눈치를 살폈다. 선글라스를 착용한 백인들이 사위를 경계하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다니는 것이기에 이런 사람들과도 엮여 있는 것일까. 느껴지는 분위기가 너무 강압적이라 물어보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저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알겠습니다. 일정은 여기서 말씀드려도 될까요?”
“네. 이분들도 아셔야 하니까.”
“먼저 오전에는 지시하신 데로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 개발을 위한 설계 회의가 잡혀 있습니다. 끝나고 오후에는 로봇 개발 진행 상황을 보고 받으시겠습니다. 오후 3시에 보고가 끝나면 3시 30분부터 허정의 회장님과 화상 미팅이 잡혀 있습니다.”
“일본에서 제로 관련 법규가 마련되었나 보군요.”
“네. 내년부터 시행된다고 하긴 하는데 허 회장님 말로는 대표님이 한 번 오셔서 시연회를 해주면 일자가 더 빨라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
“흠··· 이미 한 번 했는데 또.”
“자국민들의 안전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몇 번을 해도 모자란다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다행히 제로는 한국에서의 실 운행 기록이 있으니 상당한 우위에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네. 오늘 주요 일정은 그게 끝입니다.”
비서의 일정 브리핑이 끝나고 승호는 차에 올라탔다.
그때가 9시 30분.
승호는 바로 ㈜제로원을 맡은 이성욱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대표님.
“지금부터 남북경협주 매수하세요.
갑작스러운 지시에도 이성욱은 한 치의 당황도 보이지 않았다. 이미 이런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알겠습니다.
그 우려는 다른 곳에서 흘러나왔다. 비서가 핸드폰을 내민 것이다.
-북한 동창리 일대 대규모 인력 포착 -영변 핵실험장 재가동 되나.
남, 북 관계를 악화시키는 뉴스만 가득했다.
대표님 최근 북한이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
승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뉴스에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었다.
관심 있으면 조금 사도 됩니다. 이건 일종의 보너스 같은 거니까.
”
이렇게 추천까지 해준 다라······.
서울에 집을 사기 위해서는 현재 받는 1억의 연봉으로는 어림도 없었다.
‘조금 사볼까.’
비서가 눈을 반짝거렸다.
***
러시아 정보총국.
그곳의 국장이 잔뜩 인상을 쓰며 중얼거렸다.
미국과 북한이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
네. 현재 북한에 퍼져 있는 랜섬웨어를 고쳐주고, 지금까지 북에 걸려 있는 제재를 전부 해제해주는 것을 조건으로 빅딜이 오가고 있습니다.
”
북한이 갑자기 왜?
”
아무래도 이번 2차 랜섬웨어 감염으로 북한 내부의 시스템이 먹통 되어 버린 것과 관련이 큰 것 같습니다. 이대로라면 지난 고난의 행군을 뛰어넘는 한파가 몰아닥칠 것이고.
”
정권이 위험하겠군.
”
네. 인민들의 불만이 계속 쌓이다 폭발하게 되면 정권이 붕괴할 테니까요.
”
흠······.
”
아마 핵 포기를 선언할 겁니다. 제1차 랜섬웨어 사태 때 GDP가 절반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최소한 그 이상이 날아간다고 치면 국가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가 됩니다.
”
그 정도로 강력한가?
”
현 북한의 기술력으로는 1년 이내로 풀 수 없을 겁니다.
”
미국은?
”
내부에서 운용 중인 슈퍼컴퓨터까지 전부 동원한다면 이미 답을 만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
그럼 미국이 그걸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인데······.
”
문제는 북이 저희를 의심하고 있다는 겁니다.
”
국장이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며칠 전 APT가 자신들을 해킹했다고 생각한 사건 말이군.
”
네.
”
아무리 우리가 아니라고 해도 믿질 않으니.
”
중국에서도 APT가 한 짓이라 몰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미친 새끼들······.
”
국장이 담배를 한 대 꺼내 물었다. 답답함을 금할 길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미국만 좋은 일이 됐습니다. 스위스에서 협상이 타결되면 북한이 미국의 경제 원조를 받아 완전히 달라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
그렇게까지야······.
”
최대 우국인 중국이 아무것도 제공해주지 못했으니까요.
”
국장은 또 한 번 신음을 삼켰다. 국제 정세가 급변하고 있었다. 이때 줄을 잘 타지 못하면 도태될 거라는 강한 확신이 들었다.
스위스 쪽 동태 실시간으로 보고해.
”
알겠습니다.
”
그때.
국장의 핫 라인이 울렸다. 연락을 받은 국장의 표정이 시시각각 변해갔다.
곧 뉴스 나올 거란다. 당장 확인해봐.
”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부하 요원은 즉각 알 수 있었다. 이미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속보]북핵 포기. 제재 해제 교환.
-[속보]빅딜 성사됐다. 토마스 대통령 전격 발표.
-[속보]로켓맨의 로켓을 떼어냈다.
골든아이 프로젝트
일간지 사회면이 같은 내용으로 가득 차 있었다.
-[속보]북핵 포기 선언. 공동 성명 발표.
-[속보]북―미 빅딜 성사. 평화의 봄이 찾아 왔다.
-[속보]종전 협정까지 간다. 협상 스타트.
-[속보]북 제제 일괄 해제 예정. 한 운전자 역할 탄력 받나.
뉴스가 터지자마자 연일 계속된 위협으로 나락으로 떨어졌던 남북경협주들이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20%에서 +30%까지 가는 데 불과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이성욱이 놀란 표정으로 주식 거래 창을 보고 있었다.
“50%······.”
단숨에 수익률 50%를 기록했다. 승호의 매매법은 경험할 때마다 놀라움 그 자체였다. 상한가를 찍자마자 부하직원이 달려왔다.
“대표님, 뉴스 보셨어요?”
이성욱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경협 관련 주 10개가 단숨에 상한가 기록했습니다. 오늘 하루 수익률만 50%고요.”
“나도 보고 있다.”
“헐, 진짜 북한에도 정보원이 있으신 건가. 이런 분위기면 내일도 상한가로 시작할 게 분명해 보이는데 그럼 수익이······.”
이성욱이 마른 침을 삼켰다. 현재 남북경협주들에 들어간 돈이 2000억가량.
더 넣을 수도 있었지만, 한국 주식 시장이 받아들일 수 없는 돈이라 넣지 않았다. 이번 거래로 오늘 하루만 천억 원을 벌어들였다. 천억이면 올 한 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수익이었다.
“내가 볼 때 한 일주일은 상승세를 기록할 거야. 거기다 정말 정전 협정까지 가게되 면.”
경협 주들은 엄청나게 상승할 게 분명했다. 북한은 풍부한 자원과 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나라임은 확실했으니까.
“그야말로 떡상 하겠군요.”
대화를 나누던 부하직원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혹시 38선 근처 땅을 매입하라는 지시는 없으셨습니까?”
이성욱이 고개를 내저었다.
“그런 말은 없었어.”
“그렇다는 건 당장 통일이 될 가능성은 아직 없다는 건데······.”
“다만 다른 지시사항이 한 가지 더 있었다.”
“어떤.”
“일본 자동차 제조회사 주식들을 전부 공매도 치라고.”
“공매도를요? 물론 제로가 그들 시장을 잠식할 게 분명 하긴 하지만 일본은 아직 관련 법 정비도 되지 않아 진출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곳인데.”
“이번에도 뭔가 방법이 있으시겠지.”
“하긴······.”
둘은 서로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만에 의견 일치를 본 것이다.
“그럼 우리도 좀 사둘까요?”
“거기에 시내소프트 주식도 같이 사자.”
“지금도 많이 올랐는데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보시는 거예요?”
“아직 제로가 팔리지 못하고 있는 곳이 더 많아. 더구나 앞으로 론 이라는 로봇까지 출시되고, 사우디에 건설될 네옴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 어떻게 되겠냐. 시내소프트 분명 날아간다. 최소 1000조까지 갈 거야.”
부하직원이 놀라며 탄성을 터트렸다.
“천조요? 그거 달성한 곳이 현재까지 전 세계 4개 회사밖에 없다는 거 몰라요?”
“알지. 아니까 이러는 거야. 약간 반신반의했었지만 이제 완전히 확실해졌어.”
부하직원이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형님이 간다고 하면··· 저도 따라가겠습니다.”
“야, 넌 굳이 안 사도 돼.”
직원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요. 살 겁니다. 무조건 살 거예요. 그리고 부자 될 겁니다.”
“지금도 부자잖아. 너 상여금으로 강남에 집 만 3채 샀다고 하지 않았어.”
그러자 부하직원이 조금 더 목소리를 낮추었다.
“아직 빌딩이 없지 않습니까.”
“···그, 그래.”
둘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정규편성도 멈추고 쏟아지는 TV 뉴스를 보았다. 그 눈빛에는 한가지 확신이 담겨 있었다.
-강승호만 따라가면 된다.
그런 확신이.
***
뉴스가 발표되는 시간.
승호는 회사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있었다. 사내 식당에 설치된 TV 모니터에서 터져 나오는 속보에 식사하던 직원들이 수군거렸다.
“뭐야, 북핵 포기 선언? 저거 진짜야.”
“미친 미국과 빅딜 정말 됐다고? 대박. 진짜 대박인데.”
“핵탄두 전량 반출 후 유엔 제재 해제 조치면 북한이 완전히 항복했다는 말인데.”
“이러다 정말 내년 종전 선언까지 가겠어.”
승호는 그저 담담히 식사를 이어나갔다. 뉴스에 나오는 내용 대부분이 이미 예상한 내용 그대로였다. 함께 식사하던 황호근이 승호에게 물었다.
“이러다가 진짜 통일이라도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도 뭔가 대비를 해야 할 것 같은데.”
“딱히 그럴 건 없습니다. 만약 통일된다고 해도 알아서 일감이 들어올 테니까요.”
“스마트 시티 말인가요?”
“네. 북한 지역을 재개발하려면 대부분 지역을 완전히 철거하고 만들어야 할 겁니다. 그때 스마트 시티 보다 좋은 건 없을 테니까요.”
“그때쯤 되면 다른 회사들이 생겨서 우리에게 일감을 안 줄 수도 있습니다.”
승호는 단언했다.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우리가 바빠서 못하면 몰라도.”
승호의 말이니 그런가 보다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전히 TV에서는 특집 편성으로 협상의 전 과정에 대해 풀어놓았다. 그 와중에 승호의 이름은 일절 언급되지 않았다.
‘이제 슬슬 계약금이 들어올 때가 됐는데······.’
총액 3000억 달러를 5년간 나누어 지급하기로 했으니 600억 달러가 입금되어야 한다. 현재 환율로 70조가 넘는 돈이었다.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승낙한 건 저들이니까.’
70조.
그 돈만 해도 어마어마한 액수였다. 그런데 그 돈을 5년 동안 지급해야 한다. 단순 계산으로 350조가 통장에 쌓이는 것이다.
‘뭐, 데이터를 이용하는 조건으로 ONE을 무료로 설치해 주기로 했으니 그리 비싼 값이라고만 할 수는 없지.’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핸드폰에 설치해둔 JA 모건 앱에 알람 음이 떴다.
-59,900,000,000.
0이 너무 많아. 화면에 다 나타나지도 않았다. 은행 앱에 접속해 확인해 보니 정확히 오백구십구억 달러였다. 계약금으로 선입금한 1억 달러를 제외한 돈이었다.
‘역시 거래 하나는 확실해.’
정부와 이야기가 되어 있는지 저 큰돈이 입금되었음에도 은행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세금 한 푼 떼지 않고 정확하게 입금되었다. 절로 미소가 나오는 액수였다. 황호근이 웃고 있는 승호를 보며 물었다.
“웃는 거 보니까 좋은 일이 있는 것 같은데··· 설마.”
함께 식사하던 최기훈이 선수를 쳤다.
“여자친구?”
“하하, 아닙니다.”
최기훈이 한껏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저한테만 솔직히 말씀해 보세요. 요즘 만나는 사람 있죠?”
승호는 예전부터 이런 유의 말이 나오면 솔직하게 말하기로 마음을 정한 상태였다.
“가끔 연락하는 사람은 있습니다.”
승호의 폭탄 발언에 앞에 있던 고동수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
“헛, 대표님!”
“아니. 정말요?”
“이렇게 감쪽같이.”
“누굽니까. 누구랑 연락하고 있으신 겁니까.”
열화와 같은 직원들 반응에 승호가 검지로 입을 가리며 말했다.
“쉿. 이건 절대 비밀입니다.”
“무조건, 무조건 지키겠습니다.”
“역시 신지은씨겠죠? 지난번 왜 우리 광고해줬던.”
승호가 살짝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면 예전에 대표님이 좋아한다고 하셨던 XOXO 서윤아? 팬에서 연인까지 성덕이 된······.”
승호는 이번에도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자 고동수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니면 설마··· 예카 박사님?”
승호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
“쉿. 여기까지. 이 비밀은 나중에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바쁜 일이 있어서 이만.”
그 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집무실로 올라가 버렸다. 직원들이 닭 쫓던 개 지붕 쳐다 보듯 승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거짓말이 아니었다. 집무실로 올라온 승호는 한 번 더 이성욱에게 연락했다.
-네. 대표님.
“남북경협주는 어떻게 됐습니까?”
-말씀하신 대로 10개 종목을 골고루 매수 했습니다. 현재 상한가 기록 중입니다.
“네. 그건 적당한 때에 팔아주시고 또 해야 할 일이 하나 있습니다.
-말씀만 하십시오.
미국 쪽 부동산과 채권을 대량 사들이고 싶은데요.
”
승호가 이성욱을 찾는 건 대부분 투자와 관련되어 있었다. 이 성욱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예산은 어느 정도 선에서 진행하면 되겠습니까?
일단 5조 정도 해보고 괜찮으면 더 투자하려 합니다.
”
5조라니 지금껏 들은 액수 중에서 가장 컸다. 승호의 재산이 얼마인지 알고 있었기에 겨우 침착 할 수 있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진행하겠습니다.
연락을 마치고 나자 어느새 오후 1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똑똑.
문을 두드린 비서가 들어왔다.
나 회장님과 화상통화 하실 시간입니다.
”
승호가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전화가 연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