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Coder RAW novel - Chapter (242)
탑 코더-242화(242/303)
······.
평균적으로 3이 올라갔다. 현재까지 연구한 바에 따르면 SPU를 적용하면 5정도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었다. 그렇다면 140 중반까지 온 것이다. 거기에 대표님이 알고리즘을 조금 수정한다면.
“정말 150이다······.”
예카테리나가 탄성을 터트렸다.
150.
그 숫자가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수치이기 때문이었다.
***
미국 실리콘 밸리 포트 본사.
델타의 주력 연구원인 제프가 팔짱을 낀채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
-AI-IQ 120.
-AI-IQ 123.
-AI-IQ 121.
몇 번이고 테스트를 했지만 120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외부에 공개된 ONE API를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평균 AI-IQ는 125였다. 외부에 공개된 것이 델타 보다 5나 높은 것이다. 제프가 두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휴우··· 뭐가 잘 못된 거지.”
그러자 옆에서 함께 테스트 결과를 지켜보던 포트의 회장 라이언이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ONE이 내부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도 130은 넘지 못할 겁니다. 너무 자책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제프는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다.
“제로의 움직임을 보면 최소한 135를 넘어 섰습니다. 4단계 중반입니다.”
“흠······.”
“그리고 제가 알고 있는 강승호 대표라면 지금쯤은 더 발전 시켰을 겁니다.”
“그렇다는 건 150을 넘었을 수도 있다는 말입니까?”
AI-IQ 150.
그걸 넘으면 흔히 인공지능을 떠올릴 때 생각하는 인간처럼 학습하고 행동할 수 있게 된다. 간단하게 말해 문제만 주어져도 스스로 데이터를 찾아 학습해 문제를 풀 수 있다는 말이었다. 진정한 인공지능의 세계로 진입하게 되는 것이다.
“제 생각으로는 아마 거의 근접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 근거는요?”
“시내소프트는 최근 한국에 이어 중국, 러시아와 연이어 AI 정부 구축에 대한 협약을 체결 했습니다.”
라이언이 경청하자 제프가 말을 이었다.
“사실 각 정부의 업무란 지극히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델타가 바둑으로 승리할 때 얼마나 많은 시간을 바둑공부에 투자했는지 우리 모두 알고 있을 겁니다.”
“그 말씀은······.”
“네. 아마 150이 되면 가능하다고 알려진 범용성을 극대화해서 ONE 자체가 업무를 학습해 나갈 수 있게 만든 겁니다. 그래서 자신 있게 각국 정부에 AI-정부 시스템을 납품하겠다고 한 거고요.”
“쩝··· 그렇지 않아도 우리 회사 매출도 벌써 20%나 줄였습니다. 원 톡, 원 서치가 포털 서비스를 잠식하고, ONE 외부 API를 쓰는 기업은 점점 늘어나니. 이거 무슨 수를 강구하지 않으면 우리 회사도 위험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고민을 좀 해봤는데······.”
“네. 말씀하세요.”
“다시 한 번 시내소프트와 인공지능 대결을 해봤으면 합니다.”
“만약 진다면 회사 이미지에도 큰 타격이 올 겁니다. 매출 하락이 가속화 될 수도 있어요.”
“어차피 이 상태로 가다간 10년 뒤 포트의 미래를 장담 할 수 없습니다.”
“일단 상대의 상태를 명확하게 알자 이 말씀이십니까?”
“그래야 대처를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어쩌면 포트도 선진 전자 같은 포지션을 취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라이언이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선진전자.
마치 악어새와 악어처럼 서로 시내소프트에 공생하며 최근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기업이었다. 중저가 중국 폰과 프리미엄 폰인 망고사의 에이폰 사이에서 엔진 S의 판매가 급전직하 했지만 시내소프트를 만나 달라지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한 번 검토 해보겠습니다.”
***
월요일 새벽.
승호는 밤새도록 회사에서 작업에 몰 두 했다.
-AI-IQ 141.
-AI-IQ 143.
-AI-IQ 145.
조금씩이지만 올라가는 성능에 손을 뗄 수가 없었다.
“특성 변수에 가중치 계수를 주고, 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수식을 조금 바꾸면······.”
혼잣말을 꿍얼꿍얼 거리다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칠판으로 걸어갔다. 그곳에는 이미 수많은 수식을 썼다. 지웠다 한 흔적이 가득했다.
– {P(X|Y) = Pi_{i=1}^N P(X_i|Y)}P(X?Y) -al + gamma * [K (st+1 , a t+1 ) -······.
그 흔적들 가운데 한 가지 수식이 선명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승호는 그 수식으로 다시 ONE을 수정했고, 테스트를 진행해 보았다.
-AI-IQ 150.
-AI-IQ 149.
-AI-IQ 148.
150 근처를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이 정도 수치라면 SPU 까지 적용되었을 때 거의 100%의 확률로 150을 넘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됐다······.”
그제야 승호도 키보드에서 손을 뗄 수 있었다.
북한 개발
월요일 아침.
승호는 졸린 눈을 부비며 회의실로 들어섰다. 앉아 있던 AI 관련 개발자들이 자세를 정비하고 승호를 바라보았다.
“하암······.”
이틀 밤을 샜다. 하품이 절로 나왔다. 하품을 멈춘 승호가 말을 이었다.
“git 화면부터 보시겠습니다.”
마우스를 클릭해 화면 git 화면을 띄웠다. 거기에는 승호가 커밋한 기록이 가득했다.
“오늘 아침부터 회의를 소집한 건 다름 아닌 ONE이 드디어 AI-IQ 150을 넘었기 때문입니다.”
승호는 개발자들이 놀란 틈도 주지 않고 바로 말을 이었다.
“크게 세 가지 변화를 주었습니다. 먼저 기반 언어 변경, 두 번째 알고리즘 변경. 세 번째 핵심 기능 모듈 화. 지난 주말 동안 운이 좋아 이 세 가지를 변경해 150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첫 번째 사항부터 설명 드리겠습니다.”
-init.
-commit ca82a6dff817ec66f4434200123888111949 -Author: SeungHo.Kang <[email protected]>
“이걸 보시면 코드에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존의 C, C++로 되어 있던 ONE을 제가 개발한 alang으로 리팩토링 했다는 겁니다. 상세한 코드 설명은 다들 코드를 보면 아실 테니 넘어 가겠습니다.”
승호는 마우스를 움직여 다른 화면으로 넘겼다. 거기는 수 십 줄에 달하는 수식이 적혀 있었다.
“이건 이번에 변경한 알고리즘입니다. 이름은 퍼스트 터치입니다. 하하, 처음으로 150에 도달하게 만들어 주었다고 해서 붙여 봤습니다.”
승호가 수식을 가리키며 말을 이어나갔다.
“데이터를 입력할 필요도 없이 어떤 상황에 주어졌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식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이 명제를 수학적으로 증명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승호가 설명을 이어 나갈수록 회의실에 참석해 있는 시내소프트의 핵심 개발자 5명은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타칭 전문가 들도 쉽게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 가득했기 때문이었다. 기존 수식을 가져다 쓴 것이 아닌 오롯이 승호 홀로 연구하여 만들어낸 논문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한 시간 여의 설명이 끝나고.
“이걸 혼자서 전부 하신 겁니까?”
“네. 어차피 alang으로 변환하는 거야 시간만 있으면 해결 될 문제였고, 알고리즘을 변경하는 게 좀 어려웠지만 우연이 아이디어가 생각났습니다.”
승호가 어깨를 으쓱 거리며 말을 이었다.
“뭐, 세 번째도 다들 아시겠지만 시간이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었고요.”
아주 쉬운 것처럼 말하고 있었지만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알 고 있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다른 장소에서 함께 이틀 동안 밤을 샌 예카테리나 박사가 마이크를 잡았다.
“자, 대표님께서 여기 까지 해놨으니 우리는 이걸 좀 더 다듬어야 합니다. 자율주행자동차 제로에서부터 스마트 시티 그리고 AI 정부 프로젝트, ONE의 외부 연동 API까지.”
잠 시 숨을 고른 예카테리나가 말을 이었다.
“한 번 달려 봅시다.”
그리고 두 달 뒤.
ONE의 대규모 업데이트가 진행되었다.
***
아침부터 AI 정부라는 키워드가 온 신문을 잠식했다.
-인공지능. 이제 정부 기관 까지 진출.
-공무원 감축 신호탄 발사.
-정부 민원 상담 분야 앞으로 3년 안으로 인공지능 100%로 교체.
-시내소프트 ONE. 대한민국의 정부를 바꿔놓다.
각 뉴스에서는 실제 적용된 분야에 대한 사례까지 늘어놓으며 ONE을 칭찬하기 바빴다. 모두 시내소프트가 두둑한 광고비를 지급하고 있는 언론 들이었다. 물론 실제 성능이 좋은 건 당연한 일이었다.
“불법주차 상담 처리 건수를 실제 공무원이 상담 처리 했을 때 이틀 소요 되던 것이 ONE이 처리하면 30분으로 줄어 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각종 법규를 완벽하게 숙지하고 있기 때문에 민원인들이 2차 민원을 제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성능은 박신우가 발표 하고 있는 보고서에 명확히 나타나 있었다.
“ONE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건 비단 이런 민원 처리만이 아닙니다. 다음 장을 보시면 10층 이하 빌딩 인허가 건에 대한 응답 속도 역시 획기적으로 줄었습니다.”
박신우가 포인터로 스크린을 가리켰다.
-30일 -> 2시간.
“30일에서 두 시간. 인허가 건은 거의 전부가 건축 관련법에서부터 서울시 조례 검토라는 사실을 다들 아실 겁니다. 복잡다단 한 각 단계를 거치 다 보니 기존 30일 걸리던 것이 이제는 2시간으로 줄어들었습니다. 현재 서울 서초, 강남, 송파 쪽에서 시행 중인데 서울시 전역으로 옮겨 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박신우가 버튼을 눌러 PPT 다음 장을 펼쳤다.
“안면 인식 기술을 통해 청와대 출입을 비롯한 외교부 청사까지. 인가자만이 출입할 수 있는 곳에도 전부 ONE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스마트 시티에서 몇 달간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중이죠.”
또 한 장의 PPT가 넘어갔다. ONE이 적용되고 바뀐 정부의 모습에 국무총리를 비롯해 정책 실장까지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이건 소방방재청에서 올라온 결과입니다. 보시다시피 불이나 연기 같은 이상 징후가 CCTV로 올라오면 ONE이 분석해 사전 경고음을 보내주는 방식입니다. 현재 이 방식으로 전년 동월 대비 화재 사고가 30% 줄었습니다.”
그러자 듣고 있던 국무총리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 부분은 좀 더 집중해서 홍보하도록 하세요.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이니까요.”
“알겠습니다.”
“관련해서 경찰 쪽에도 ONE이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범인 프로파일에서부터 범인이 남긴 디지털 흔적에 대한 분석까지. 요즘 바나나톡이나 원 톡을 사용하지 않는 범죄자가 없으니까요.”
청중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박신우는 리모컨을 눌러 다음 장으로 넘어갔다. PPT에 적혀 있는 것은 온통 ONE 도입 이후 나타난 성과로 점철되어 있었다. 비효율은 줄어들고, 정부 예산은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PPT 말미.
박신우가 준비한 건 시내소프트로 인한 경제유발 효과에 관한 내용이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GDP 성장률은 3.5%. 이 중 시내소프트에 의한 기여도는 70%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국정 지지율은 65%를 넘어섰고요.”
“예전에는 선진 공화국이 있었다면 이제는 시내소프트 공화국이라는 말까지 들리더군요.”
“네. 저희가 강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실 국무총리는 한 기업인에게 나라가 좌지우지되는 것 같아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그가 이룬 성과가 폄하되는 것은 아니었다.
“현재 시내소프트와는 더 많은 분야에 적용 할 수 있도록 협의를 진행 중입니다.”
“지금 강 대표는 어디 있습니까?”
“북한 투자 협약 관련해서 대통령님과 백두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