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Coder RAW novel - Chapter (254)
탑 코더-254화(254/303)
ⓒ (254)
<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
한국은행이 올해 예상 GDP 총액을 발표했다.
-GDP 총액 : 2300조.
-인당 소득 : 40600 $.
한국의 경제성장으로 원화가 강세를 보였다. 그에 따라 환율이 1030원까지 떨어졌기에 나온 수치였다.
인단 소득 4만 달러 시대.
3만 달러를 돌파 한지 불과 3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가히 경제 호황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의 초고속 성장에 언론은 대서특필했고, 갖가지 추측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국 경제 경이적인 성장률 그 이면에 있는 것.
-국민 소득 4만 달러 시대. 문을 연 사람.
-GDP 2300조. 어떻게 달성 할 수 있었을까.
궁금증을 유발하는 기사의 내용에는 두 가지 단어가 빠지지 않았다.
시내소프트.
강승호.
기사를 읽은 누리꾼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10,410개의 댓글.
인기순
dow11**** : 시내소프트 없었으면 어쩔 뻔했냐. 한국 먹여 살리고 있네.
wqj31**** : 시내소프트 떡상 가즈아! 2000조 넘어서 망고, 인더스 다 먹자!
amk1**** : 선진 공화국이 아니라 시내소프트 공화국이 됐네. 뭐가 더 좋은지 모르겠다.
답글 20.
llkejq**** : ㅅㅂ 미리 주식 사둘걸. 그걸로 떼부자 된 사람 천지던데.
그 밖에도 수많은 댓글이 달렸지만, 여론의 행방은 대부분 시내소프트에 긍정적이었다.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 해준다는 말이 있다. 시내소프트는 그걸 해준 기업이라는 인식이 사람들 사이에 퍼져나갔다.
그때.
한 가지 뉴스가 더 터져 나왔다.
-시내소프트 1조 달러 규모 투자 계획 발표.
-한국, 북한을 비롯한 세계를 아우르는 개발 계획 발표.
-스마트 시티 전 세계 착공 시작.
-시내소프트 관계사도 대규모 투자 결정.
-건설 경기 초 호황 랠리 시작.
-내년 경제 성장률 7% 예상. GDP 3000조 돌파도 문제 아니다.
승호가 준비한 투자 계획이 발표된 것이다. 사람들은 1000조가 넘는 액수 한번 놀라고, 그게 단일 기업에 나온 액수라는 것에 한 번 더 놀랐다. 물론 사전에 이견조율이 있었던 청와대도 본격적으로 일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에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정책 실장이 기쁘면서도 슬픈 표정으로 속보를 보고 있었다.
“이거 기뻐해야 하는 게 맞는 거겠죠?”
그의 말에 동석해 있던 경제수석이 답했다.
“없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까요.”
“예전 선진 전자가 우리나라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6%가량. 그것도 무척이나 크다고 생각했는데 시내소프트는 25%나 차지하고 있다니.”
경제수석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오히려 대기업 쏠림 현상이 심화 된 겁니다.”
정책실장이 입을 꾹 다문 채 팔짱을 꼈다. 유니콘 프로젝트로 중소기업을 발전시키고자 한 건 두루두루 여러 기업을 키우고자 함이었지 하나의 기업이 이렇게까지 크는 걸 기대하지는 않았다.
“유니콘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다른 기업들 상황은 어떻습니까?”
그러자 자리에 앉아 있던 박신우가 입을 열었다.
“다른 기업들 매출에서는 유의미한 변화를 감지 되지 않았습니다. 그저 연명하기 위해 존재하는 좀비 기업도 있고요.”
정책 실장이 씁쓸히 중얼거렸다.
“오직 시내소프트 만이 남았다. 이거 유니콘이 아니라 외계 생명체를 만들어 버린 수준이 되었군요.”
박신우가 살짝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만든 게 아닙니다. 정부는 한 발 걸친 것뿐입니다. 만약 우리가 도움을 주지 않았다 해도 시내소프트는 지금처럼 됐을 겁니다.”
정책실장이 실눈을 뜨고 박신우를 보았다.
“정말 그렇게 생각합니까?”
박신우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한 기술이 있는 기업이었으니까요. 정부가 아니라 어느 투자사라도 투자를 진행하려 했을 테고, 그러면 지금 정부가 누리고 있는 국민의 지지는 받지 못했을 겁니다. 그런 기업도 몰라본 정부가 되었을 테니까요.”
하나 같이 맞는 말에 ‘쩝’ 정책 실장이 입맛을 다셨다. 묵묵히 대화를 듣고 있던 경제수석이 분위기를 환기했다.
“지금 중요한 건 대기업 쏠림 현상을 어떻게 극복할 지입니다. 누가 만들었든 시내소프트는 이미 한국 GDP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니까요.”
그 말에 정책 실장이 두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그렇다고 잘 나가고 있는 시내소프트에 제재를 내릴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더욱이 정부는 시내소프트를 지원할 계획만 잔뜩 세워 뒀으니.”
이런 시점에 어떤 일을 할 수 있는단 말입니까. 그 말은 굳이 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아도 자리 참석자들 전부 내용을 알기 때문이었다. 박신우가 한마디 거들었다.
“시내소프트는 지배 구조가 깔끔합니다. 딱히 탈세 정황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기술로써 성공해 돈을 버는데 굳이 견제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경제수석이 답답하다는 듯이 가슴을 쳤다.
“대기업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박신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니까. 그게 왜 나쁘냐는 겁니다.”
“···네?”
“그 말에는 대기업이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돈을 벌고 있다는 전제가 깔린 것 같아 드리는 말씀입니다.”
앞에 놓여 있는 차를 한 모금 마신 박신우가 빠르게 말을 이었다.
“GDP가 단일 기업에 의존 하게 되었다는 건 결과론 적인 이야기입니다. 만약 시내소프트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4만 달러? 바라보지도 못했을 겁니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소위 대기업이라 분류되는 집단이 정상적이고, 공정한 시장에서 경쟁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지 마치 그들을 악의 축으로 몰고 가는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경제수석이 깊은숨을 들이쉬었다. 입안에서 혀를 굴리며 박신우의 말을 곱씹었다.
“그들을 무조건 실눈을 뜨고 볼 필요는 없습니다. 정당하게 돈을 벌어 정당하게 세금을 내는 기업에 대해서는 오히려 칭찬을 해줘야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더구나 시내소프트는 상생 기업으로 중소기업들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경제수석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 그렇긴 하죠.”
“결론적으로 대기업 쏠림 현상을 완화하려면 시내소프트를 낮추려고 할 게 아니라 시내소프트 같은 기업을 더 많이 만들 생각을 하는 게 정부의 올바른 방향으로 판단됩니다.”
듣고 있던 정책 실장도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걸로 그날의 회의는 결론이 정해졌다.
그리고 다음 날.
정부는 시내소프트는 투자 계획에 발맞추듯 공주시 주변을 인공지능 연구 개발 특별 지구로 선포했다.
***
시내소프트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속보] 시내소프트, 공주에 제 3 인공지능 연구소 건립.
-[속보] 강승호 시내소프트 대표. 공주시에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 전문 대학 설립 추진.
-[속보] 강승호 대표. 자신이 직접 강의하겠다 선언.
-포트를 누른 ONE의 아버지. 강승호에게 직접 배울 기회.
공주에 세워질 연구소는 시내소프트가 만드는 것이었지만 대학은 순수하게 승호의 돈으로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일은 속도감 있게 진행되었다.
-[속보] 강승호 대표. 공주 소재 공민 대학교 인수.
-[속보] 공주 소재 공민 대학교 인공지능 전문 대학으로 탈바꿈 중.
-[단독] 인공지능 대학. ONE 컬리지. 최고의 혜택 발표.
-첫 번째. 재학생 전원 기숙사 제공(숙식 무료).
-두 번째. 3.0 이상 성적 전액 장학금 지급.
-세 번째. 졸업 후 시내소프트 입사 기회 제공.
언론에서 발표한 입학 특혜에 시민들은 지대한 관심을 표했다. 기숙사에서부터 장학금 지급 그리고 시내소프트 입사 기회 제공까지.
입학만 하게 된다면 인공지능 전문가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연이어 발표된 대학 졸업 조건에 사람들은 절대 간단치 않은 일임을 알 수 있었다.
-일정 수준 이상의 논문 제출.
-학점 최하 3.0 이상.
······.
그 밖에도 몇 가지 졸업 조건이 붙어 있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공부 안 할 거면 입학하지 말라는 말과도 같았다. 어중이떠중이는 받지 않겠다. 외국인들도 꽤 올 거로 생각했기에 외국인 특별 전형도 따로 만들었다. 구체적인 계획에 시민들은 승호가 정말 제대로 일을 진행하려 한다고 생각했다.
시내소프트 주간 회의 시간.
시내소프트에서도 ONE 컬리지에 대한 내용은 이슈거리였다.
“사업체에 이어 대학까지. 이제 대표님을 인공지능 교의 교주라 부르는 사람이 있을 정도입니다.”
승호도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었다. 누리꾼 중 한 명이 만든 ONE 관련 짤방이 인터넷 커뮤니티 곳곳에 올라가 있기 때문이었다.
“약간 우려가 생기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 결정으로 인해 시내소프트의 앞으로 5년이 결정될 테니까요.”
그 한 마디에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회의에 동석해 있던 최기훈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모든 지표가 시내소프트의 성장을 말하고 있습니다.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황호근이 고개를 끄덕였다.
“프로젝트 네옴을 비롯해, 디트로이트, 태국, 베트남에서 스마트 시티 건설이 진행 중입니다. 제로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미친 듯이 팔려나가는 중이고요. 모든 것이 순풍에 돛 단 것처럼 순탄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인공지능 연구자가 필요하다는 말이고요. 공주에 세워질 대학은 그런 인재를 충원시켜줄 산실이 될 겁니다.”
황호근이 빠르게 말을 이었다.
“그렇다고 투자액이 부담되는 수준도 아닙니다. 매일 회사로 막대한 현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으니까요.”
사람들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승호도 걱정을 풀고 동조했다. 그때 동석하고 있던 고동수가 물었다.
“그러면 당분간 회사는 스마트 시티 건설에 매진하게 되는 겁니까?”
승호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공식적인 자리였기에 존대를 해주었다.
“핵심 역량은 그쪽에 쏟아부을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RONE, 제로, 원 서치나 원 톡 인원을 빼가거나 하지는 않을 겁니다. 신규 채용을 통해 부족한 인원이 충원될 겁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백채원이 손을 들었다.
“그와 관련해서 한 가지 질문드리겠습니다. 스마트 시티가 중국 쪽에는 건설되지 않는 것과 최근 개발팀 내 중국으로의 이적 제의를 받는 인원이 늘어나는 게 혹시 상관있을까요. 중국이 작정하고 돈을 쏟아붓고 있어서 조금씩 퇴사자가 생기고 있습니다.”
순간.
승호가 으득 이를 갈며 생각했다.
‘미국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됐는데 중국이 남았군.’
일순 싸늘해진 표정에 회의실이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그 건은 일 순위로 처리하겠습니다. 이제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게 된 것 같으니까요.”
어떻게 하겠다는 말일까.
사람들의 머릿속에 의문이 떠올랐지만 차가운 표정에 차마 물어보지 못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ONE에는 자기방어 체계가 심겨 있다. 오직 예카테리나만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끄덕.
승호와 눈이 마주친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기방어 체계가 발동할 시간이 다가왔다는 뜻이었다.
<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