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Coder RAW novel - Chapter (261)
탑 코더-261화(261/303)
261화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선진 전자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 중국발 반도체 호황.
-시내소프트, 원 톡 원 서치. 중국 독점 진출. 폐허가 된 인터넷 산업에 깃발을 꽂았다.
-52주 신고가 갱신 선진 건설. 사양산업이었던 건설업의 변신.
-대전 인공지능 스타트업의 보고. 전 세계 인공지능 스타트업이 몰려든다.
-세계 최초 스마트 시티 부산. 누적 관광객 5천만 돌파.
언론에서 쏟아져 나오는 뉴스들이었다. 경제수석이 흐뭇한 표정으로 그 뉴스를 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습니다. 시내소프트 효과? 사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함께 있던 정책 실장이 찻잔을 들어 올렸다.
“저도 그랬습니다.”
“이거 보셨습니까? 올해 경제성장 예상치?”
“10%가 넘을 거라는 말이라면 이미 봤습니다.?”
경제수석이 고개를 끄덕이며 신문 지상의 기사 하나를 가리켰다.
-한국은행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10% 예상. 대단히 좋다.
신흥국을 제외하고 소위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 중 10%의 성장률을 기록 하는 나라는 한 곳도 없다. 그런데 대한민국이 그중 하나가 되려 했다.
“한국은행에서 공식 발표했습니다. 10%라니. 80년대 초고도 성장기가 다시 도래했다는 말이 들리고 있습니다.”
잔뜩 흥분한 기색이 가득했다.
10%.
경이적인 숫자였다. 현 국민소득이 4만 달러. 10%가 성장하면 4만 4천 달러가 된다. 거기에서 10% 성장을 한 번 만 더 하면 거의 5만 달러에 육박하게 되는 수치였다. 정책실장이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코스피도 3000에 거의 근접했다고 하더군요. 곧 뚫을 모양입니다.”
“그야말로 대호황이군요.”
“빛이 강하면 그만큼 강하게 어둠이 찾아오는 법. 경계심은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하하, 강 대표 나이가 아직 30살도 안 됩니다. 뭐가 걱정이겠습니까.”
“흠······.”
정책실장이 우려스러운 표정을 취했다.
‘대기업 체재에 부정적이던 경제수석까지 저리 변하다니.’
결국, 중국의 랜섬웨어를 강승호가 해결했다. 그 결과 강승호는 영웅이 되었다.
중국에서도, 한국에서도 전 세계에서도.
포스트 강승호가 되기 위해 세계의 인재들이 전라도 공주로 몰려들었다. 북한을 비롯한 동남아 아시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스마트 시티 건설 붐이 벌어졌다. 그 수익이 전부 한국으로 들어왔다.
“이러다가 일본을 제칠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이 3위였나요.”
“우리도 지금 7위입니다. 4계단만 더 올라가면 돼요. 하하, 경제로 일본을 제친 정권이라니. 이거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 아닙니까.”
미국, 유럽연합 중국.
그다음이 바로 일본이었다. 현재 한국의 순위는 7위. 전체 GDP 규모에서 아직 3조 달러 정도의 차이가 나고 있었다.
“설마 그렇게까지야.”
“예전에 정책 실장님이 제게 그러시지 않았습니까. 설마 그렇게까지 하던 게 다 이루어졌다고.”
“하긴······.”
“실장님이 생각하시기에 시내소프트 다음 행보는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그러자 정책실장이 헛웃음을 터트렸다.
“하하, 그걸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
청와대는 승호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촉을 세우고 있었다. 그만큼 승호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했다.
***
청담 시내소프트 본사.
가장 꼭대기 층에 있는 승호의 집무실 책상 위 에 한 장의 보고서가 올라와 있었다.
“원 톡 서비스 사용자가 10억 명을 넘었습니다. 원 서치는 12억명을 넘었고요. 바이두 이용자 대부분이 넘어온 것으로 파악 중입니다.”
“사용자 규모로 보면 포토북이나 포트도 넘어섰군요.”
“네. 단순 가입자 숫자만으로 비교해도 원 톡과 원 서치를 합친 원 서비스에 비교할 바가 아닙니다. 가히 폭발적인 성장세입니다. 대표님이 랜섬웨어 패치를 전달하고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이니까요.”
“그럴 수밖에 없을 겁니다. 기존 중국 업체들이 다시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하는 데 시간이 걸릴 테고 ONE 서비스는 질적으로도 높은 수준을 제공하니까요.”
황호근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RONE도 엄청나게 팔리는 중입니다.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 1억 대 돌파했습니다.”
“제로도 다시 허가가 났습니까?”
“네. 운행 정지는 풀렸고, 수입도 정상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이번 랜섬웨어 사태로 중국 경제가 무너지다시피 했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부익부 빈익빈.”
“네. 그 기회를 이용한 신흥 부자들이 엄청나게 생긴 모양입니다. 제로는 물량이 딸려서 팔지 못하고 있는 수준입니다.”
창가에 서서 저 멀리 보이는 한강을 보고 있던 승호가 몸을 돌렸다.
“중국에서 꽤 수익이 많이 나겠군요.”
“네. 최소 20조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승호가 입을 꾹 다물며 생각에 잠겼다. 황호근도 입을 다물고 잠시 기다렸다.
“그중 10조 정도를 기부하도록 합시다.”
“네? 기부요?”
10조.
그거면 0이 몇 개인가. 당장 머릿속으로 계산이 안 될 만큼 큰돈이었다. 그런 돈을 왜?
“이번 사태로 우리를 원망하는 중국 시민들도 많을 겁니다. 그런 불만을 잠재 울려면 통 크게 쏴야 합니다. 시내소프트 이름으로 장학재단을 만들어 어려운 학생들을 도와주고, 시설이 낙후된 농촌에는 공짜로 스마트 팜을 만들어 주도록 하세요. 그래야 민심을 얻어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10조는 좀······.”
“중국 GDP의 절반이 날아갔습니다. 빈민은 늘어나고, 불평등은 심화 될 겁니다.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시민은 더 줄어들었을 거고요.”
“흠··· 그야 그렇지만.”
“그런 사람이 줄어들면 우리도 손해입니다. 인터넷에 더 많은 사람이 접속해야 인터넷 기업인 우리도 이익을 남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포토북이나 포트도 전 세계에 인터넷을 공급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았습니까.”
일견 이해가 되는 말이었다. 황호근이 살짝 고개를 끄덕이자 승호가 빠르게 말을 이었다.
“일론 머스크는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통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인구가 늘어나야 자사에 이익이 됨을 알기 때문입니다.”
“알겠습니다.”
“10조면 낙후된 지역에 인터넷을 공급하고, 장학재단을 세우고, 스마트 팜으로 농민들을 마음을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중국 쪽 투자 건을 정리한 승호가 물었다.
“그리고 올해 영업이익이 100조 정도라고요?”
“네. 스마트 시티 건에 50조 이상이 투입되었습니다. 그 비용이 빠지면서 이익이 줄었습니다.”
“그게 합쳐지면 150조를 넘었다는 말이군요.”
“하하, 네. 전 세계 최고의 기업이라 불리는 선진과 망고사를 합쳐도 시내소프트 하나에는 안 되는 실정입니다.”
보고서에 적혀 있는 내용이긴 했다. 하지만 잘 믿기지 않아 한 번 더 물어본 것이었다.
“엄청나군요.”
“대표님이 예상하신 대로 착착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말에 승호는 자신도 모르게 헛웃음을 터트렸다.
“하하, 그건 사실······.”
“알고 있습니다. 약간의 허세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승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네.”
“하지만 결과가 중요합니다. 결국, 대표님이 말씀하신 대로 됐으니까요.”
“흠······.”
“앞으로 회사는 말씀 하신 대로 ONE 외부 API 서비스 판매에 집중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더 많은 회사가 우리에 종속되게 할 겁니다.”
“AI-정부도 잊으시면 안 됩니다.”
“이미 한국 정부에 적용된 사례를 보고 동남아를 비롯한 중앙아시아 쪽에서 폭발적으로 문의가 오고 있습니다. 일반 선진국들보다 그쪽은 데이터 산업에 대한 인식이 낮으니까요.”
“좋습니다.”
“그리고 중국 쪽에서 만찬 제의가 들어온 건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상무위원이 최대한 빨리 한 번 만났으면 좋겠다고.”
“알겠습니다. 비서와 조율해서 이번 주 안으로 날짜 잡겠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승호는 중국을 찾았다. 그 전에 10조 원 규모의 기부 소식을 하오란에게 전달했다. 하오란을 만나고 시내소프트가 10조 원 규모의 기부 소식을 발표한다?
시내소프트가 그런 결정을 하게 된 이유가 전부 하오란 때문이라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인지 하오란은 어정쩡한 표정으로 승호를 보고 있었다.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그런 표정.
“이거 병 주고 약 주는 기술이 대단하십니다. 600억 위안을 기부하신다니. 정말 생각도 못 했습니다.”
“전 돈만 아는 사업가가 아닙니다. 처음부터 중국이 신뢰를 버리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각을 세우지도 않았을 거고요.”
“하하······.”
하오란이 씁쓸히 웃어 보였다. 후회, 분노, 회한 등등 수많은 감정이 담긴 표정이었다.
“준비한 선물은 이것 만이 아닙니다. 원하신다면 그 두 배에 달하는 투자 계획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두 배면 1200억 위안.
기부와 달리 투자는 이익을 바라고 하는 행위다. 그 정도 투자를 한다면 바라는 게 있을 터. 하오란은 잠시 지긋이 승호를 쳐다보았다.
‘인터넷도 개방했고, 사업 독점권까지 넘겨 주었다. 그런데 또 원하는 게 있단 말인가. 어쩌다 중국이 이렇게까지······.’
불과 일 년 전까지만 해도 이렇지 않았다. 10억이 넘는 인구에서 나오는 소비량을 가지고 전 세계 기업들을 쥐락펴락했다. 그랬기에 망고 사나, 포트, 포토 북 등등 수 많은 기업이 중국의 문을 두드렸지만, 쉽사리 안방을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이 사람 앞에서는 그렇게 큰소리를 칠 수 없었다. 만약 그랬다가 ‘디엔드’ 같은 놈이 한 번 만 더 출현한다면 정말 망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었다.
“원하시는 게 있습니까?”
“스마트 시티 운영권을 시내소프트에서 가져갔으면 합니다.”
“운영권이라··· 동남아에 건설 중인 스마트 시티 비즈니스 모델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승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건설은 저희가 하고, 서비스 이용 요금을 받는 모델입니다.”
하오란이 다시 생각에 잠겼다. 어차피 당장 돈 들어갈 곳이 많았다. 그래서 스마트 시티 건설은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먼저 건설해 주겠다니.
이건 너무 좋은 조건이었다.
“그야 저희가 먼저 요청을 드리고 싶은 내용입니다만.”
“대신 스마트 시티에서 사용 중인 ONE은 한국에 있게 될 겁니다.”
하오란이 미간이 찌푸려졌다. 저 말은 한국에 이상이 생기면 도시가 멈출 수도 있다는 뜻처럼 들렸다.
“만약 한국의 ONE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요?”
“도시는 최소한의 운영을 제외하고는 서비스가 멈추게 될 겁니다.”
“그러면 문제 아닙니까?”
“한국에 문제가 안 생기도록 하면 됩니다. 시내소프트는 그럴 기술력을 가지고 있고요. 단.”
하오란은 승호를 보고 있었다. 승호 역시 하오란을 보고 있었다.
“외부 변수가 없어야 합니다.”
하오란에게는 마치 그렇게 들렸다.
건들지 마라.
그리고 한국을 지켜라.
한국에 문제가 생기면 너희들도 다 죽는다. 그러면 스마트 시티를 하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그 효용을 알기에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 마디로 독이 든 사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