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Coder RAW novel - Chapter (64)
탑 코더-64화(64/303)
# 64
서비스 런칭
박신우는 아침부터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핸드폰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왜 이렇게 안 올라오는 거야.”
그리고 또 같은 아이콘을 터치했다.
-검색.
빙글빙글 프로그레스 바가 돌고 결과가 나타났다.
-Defence Zone.
-ZONE.
-Driving Zone 4
-존 키우기
게임과 유틸리티 어플은 있었지만 시내소프트에서 출시한 어플은 아니었다.
“주무관님 오늘 출시 한다는 거 맞죠?”
“네. 바로 어제 확인했습니다. 기다림의 미학을 가져보심이.”
“아시잖아요. 지금 시내 소프트가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 선진, 대한대학교, 동방 기술 등등. 벌써 B2B 계약만 5건이 넘게 이루어 졌습니다. 만약에 소비자 시장까지 먹으면······.”
그러자 주무관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그러면 큰일 납니다.”
“네?”
“ZONE 서비스 기술 개념도 보셨습니까?”
박신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주무관이 입맛을 다시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그걸 보자마자 전 포트의 크림 브라우저가 생각났습니다.”
이번에도 박신우는 잘 이해하지 못했다. 궁금증 가득한 얼굴로 주무관을 보았다.
“크림 브라우저는 사용자가 브라우저 내에서 하는 모든 활동을 기록. 일부는 본사 데이터 센터로 전송합니다. 그리고 포트는 그 데이터를 이용하여 ‘나’라는 존재의 다음 행동을 예측하는데 사용하죠. 아마 인공지능 델타를 학습시키는데도 꽤 사용되었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주무관이 주먹을 쥐었다 펴며 말했다.
“미래에는 정말 포트 제국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시내 소프트가 거기 까지 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위험을 내포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박신우는 꽤나 긴 설명을 잠자코 들었다. 그리고 까칠하게 돋아난 턱 수염을 문지르며 말했다.
“어차피 시대를 역행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반에는 주무관이 잠자코 박신우 사무관의 말을 경청했다.
“누군가는 그렇게 데이터를 모으고, 글로벌한 기업으로 성장해 우리에 대한 모든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겁니다.
그러고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어차피 개인 정보 수 천 만 건이 유출 된 상황. 그리 특별 한 정보라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더구나 제가 할 일은 그게 나쁘냐. 좋냐. 가치판단 보다는 일단 그런 기업이 한국에서 태어나게 만드는 겁니다.”
박신우가 검지로 바닥을 가리키며 말했다.
“바로 이곳. 한국에서요. 그래야 미래의 대한민국이 지금 보다 발전해 있지 않을까요?”
주무관이 깊은 심호흡을 하며 박신우를 보았다. 박신우가 주무관의 어깨를 툭치 며 말했다.
“그런 건 일단 유니콘 부터 탄생시킨 후에 걱정하자고요.”
말을 마친 박신우가 다시 핸드폰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또 한 번 검색 아이콘을 터치했다.
그러자.
-zone 보안솔루션.
-시내소프트.
“올라왔다!”
엔드로이드 앱이 마켓에 런칭 되었다.
***
시내소프트 사무실.
서비스 런칭으로 직원들이 정신없이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었다.
“ZONE 서비스로 들어온 데이터 총량이 1TB 넘었습니다.”
“앱 다운로드 1만 돌파 했습니다.”
“유료 서비스 가입자 100명 돌파 했습니다.”
ZONE 서비스 B2C.
그건 B2B와는 다른 요금 체계를 가진다. 앱 자체에 라이트한 버전의 알고리즘을 올려 1차 검사. 그리고 엔드로이드 인/아웃 패킷을 샘플 링하여 한 달 10mb 정도를 사용하는 건 공짜.
유료서비스는 100mb 부터 시작한다.
런칭 하자마자 다운로드 1만.
유료 사용자가 100명을 넘어선 것이다.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었다.
성과가 있는 반면.
테스트 단계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문제점들도 속속 터져 나왔다.
“CTO님 선진 전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아까 부터 알람이 뜨는 것 같은데 어떻게 된 거냐고.”
“그건 테스트 데이터라 일일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대한 대학교에서 모니터링 계정 로그인이 안 된 다고 합니다.”
황시내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건 제가 말씀드릴게요. 먼저 브라우저 버전부터 확인하고, 관리자 페이지에 해당 계정 존재하는지 체크해 보세요. 그래도 안 되면 다시 저한테 물어봐 주세요.”
황시내의 대답에 신규 채용한 CS 관련 직원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방금 포트 마켓에 엔드로이드 앱이 자꾸 죽는다는 글이 올라왔는데 이거 확인은 어떻게 하면 될까요.”
또 다른 직원의 질문에 이번에는 백채원이 입을 열었다.
“그런 ANR은 어떤 상황이었는지가 중요해요. 당시 상황을 좀 더 자세히 알려주시면 확인해 본다고 하세요.”
다들 각자의 역할에서 최선을 다했다. 그런 노력이 통했기 때문일까.
수 시간 후.
ZONE 서비스 앱 다운로드 건수가 또 다시 늘어났다.
“다운로드 5만 돌파 했습니다. 포트 마켓 급상승 순위 5위까지 올라갔습니다.”
승호가 주먹을 꽉 쥐었다.
최초 B2B로 기획했다.
개발을 하면서 B2C의 가능성을 보았고, 보안솔루션 앱이라는 콘셉트로 서비스를 출시했다.
그게 먹혀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승호가 고생 하고 있는 직원들을 보며 말했다.
“안정화 단계. 그때 까지만 고생합시다.”
며칠 뒤.
선진 전자에 납품됐다는 레퍼런스 때문인지.
서현석의 스타트업에서 보여준 승호의 신기에 가까운 기술 때문인지 B2B쪽도 계약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넥스터에서도 ZONE 서비스 이용문의 연락 왔습니다.”
넥스터.
국내 최대 인터넷 서비스 업체.
“지난번에 MOU 체결한 KU통신사에서 정식 계약 하자고 연락 왔습니다.”
KU 통신사.
국내 최대 통신 서비스 업체 중 한 곳.
“인터피크 에서도 연락 왔습니다.”
인터피크.
국내 유수의 쇼핑몰 중 하나.
지금까지 정식 계약이 이루어진 업체만 9군데.
계약을 문의하는 업체만 10곳이 넘었다.
11월.
추운 겨울이었지만 시내소프트 사무실에는 한 여름 보다 뜨거운 바람이 불고 있었다.
***
주무관이 놀란 얼굴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사무관님.”
“저도 방금 봤습니다.”
-인기순위
1. ZONE Protect
2. 국세청 홈택스
3. 바나나톡.
4. 대민은행 one touch.
5. 세상을 부셔라 : 최초의MMORPG.
시내소프트에서 출시한 ZONE 서비스가 포트 앱 마켓에서 당당히 1위에 랭크되어 있었다. 박신우가 황급히 폰을 터치해 상세 내용을 확인했다.
-다운로드 20만 이상.
그 며칠 사이에 10만 이상이 늘어나 있었다. 주무관이 느물거리는 미소를 지으며 박신우에게 다가왔다.
“사무관님. 이러다 내년에 승진하시는 거 아닙니까?”
“네, 네?”
“이런 기세면 50억 전액 지급되기 전에 시내 소프트 유니콘 거의 확정이잖아요. 그러면 나머지 11개 기업이 망해도 상관없이. 바로 승진.”
“유니콘이면 기업 가치 평가에서 1조를 받아야 합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에요.”
주무관이 박신우가 있는 쪽으로 한층 더 고개를 내밀며 말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입가를 씰룩 거리시는 걸까. 그 의미가 뭔지 참 궁금하군요.”
“그, 그거야. 이제 퇴근시간을 지켜서 집으로 갈 수 있으니. 그게 좋으니까.”
주무관이 좀 더 얼굴이 들이밀었다.
“그래요?”
“아, 거참! 주무관님 퇴근 안하십니까? 일찍, 일찍 퇴근해서 아이들과도 놀고 어! 그런 좋은 아빠가 돼야 할 거 아닙니까.”
주무관이 호탕한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 알겠습니다. 그럼 저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주무관이 사무실을 떠나고.
박신우가 앱의 다운로드 수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다운로드 20만 이상.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가 가기 전 50만 다운로드를 기록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12월 30일.
서울 중심가에 위치한 백제 호텔.
시내 소프트의 종무식이 한창 진행 중에 있었다.
-다운로드 50만
-유료 회원 5000명
-B2B 계약 12건.
-매출 80억.
올해 이룬 성과들이 스크린에 주르륵 나열 되어 있었다. 화면을 확인한 고동수가 백채원에게 물었다.
“누나. 오늘 다운로드 숫자 확인해 봤어?”
백채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부로 다운로드 60만. 로켓 탑승 인정?”
백채원이 대답하지 않은 채 살짝 고개를 흔들었다.
“서비스 출시하고 겨우 두 달밖에 안 지났어. 그런데 60만 다운로드 인데 인정을 안 한다고?”
“포트 마켓에 들어가 봐. 60만 다운로드 정도 되는 앱은 차고 넘친다.”
“와··· 이 누나. 야망 장난 아니네.”
“학교도 휴학하고 왔는데 이왕이면 최고가 돼야지.”
“그러면 누나가 생각하는 목표가 어딘데?”
“포트.”
고동수가 두 눈을 부릅떴다.
“포트?”
“로켓이라면 그 정도는 돼야지.”
포트.
세계 최고의 인터넷 서비스 기업. 미래는 나라가 없어지고 포트 제국이 남을 지도 모른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기업이었다.
“승호님은 뭐라시는데?”
백채원의 눈빛이 아련해 졌다.
“언젠가는······.”
“언젠가는 된다?”
“IT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꿈 일 테니까. 승호님도 그 꿈을 꾸고 있다고 하셨어. 그래서 사용자 데이터 확보 차원에서 B2C 서비스를 런칭 한 거고.”
“하긴 포트도 대량의 검색 데이터를 이용해서 성장해 왔으니까. 그리고 요즘 트렌드인 딥 러닝을 하려면 대량 데이터는 필 수. 그러면 ZONE 서비스 다음은··· 인공지능 개발인가.”
백채원이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음을 흘렸다.
“할 수 있기는 하고? 그게 하겠다는 마음만 먹어서 된다면 누가 못했겠어.”
고동수가 팔짱을 끼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누나 아직도 승호님 몰라? 승호님이 마음만 먹으면 될 걸? 비록 시간은 걸리겠지만 말이야.”
백채원이 고개를 갸웃 거렸다. 비단결 같은 생머리가 스르륵 흘러내렸다. 백채원이 흘러내린 머리를 쓸어 올리며 말했다.
“그 정도 일까? 아직 난 잘 모르겠는데.”
고동수가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두드렸다.
“어우, 답답해. 지금까지 누나도 봤잖아. 승호님이 얼마나 능력자인지. 그리고 그 정도 믿음도 없으면서 여기에 합류는 왜 했데.”
백채원의 입가에 가느다란 미소가 나타났다.
“물론 실력은 인정하지. 다만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이런 곳에 근무하고 있었다는 게 내가 놓친 부분이랄까. 네가 말하는 인공지능. 단 한 사람의 힘으로 개발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너도 이제 알잖아. 승호님 말고. 별 볼일 없다는 거.”
“그래서 나랑 누나가 있잖아.”
“풉. 우리 셋이? 포트에서 인공지능 델타 관련 개발자가 몇 명이 붙어서 일하는지 알아? 그것도 박사급 인력만.”
백채원의 말에 고동수가 입을 꾹 닫았다.
“로켓이 날아가려면 연료가 필요해. 우리 둘을 연료로 삼아 날아가는 데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말이야. 인정?”
백채원이 싱글거리며 입을 닫고 있는 고동수를 쳐다보았다.
“어, 입 다물고 있는 거보니까. 인정인데? 물론 나도 승호님의 실력은 인정해. 그러니까 이곳에 있는 거고. 다만 내 목적은 실력을 지금보다 업그레이드 시키는 거지. 당장 시내소프트가 날아갈 거라 생각하지는 않아. 어느 수준까지는 가겠지. 그러나 그 이상이 되려면 많이 변해야 할 거야.”
그때 까지도 입을 꾹 다물고 있던 고동수가 몇 번이나 입을 오물거리다가 다시 닫았다. 그러다 질끈 눈을 감고 툭 하니 내뱉었다.
“곧 날아갈 거야. 왜냐하면 엔진 S에 ZONE을 기본 탑재하기로 했거든.”
“뭐?”
“누나도 알지 전 세계에 엔진 S가 얼마나 팔리는지. 라인 별로 합치면 최소 억 단위야.”
그것만 해도 충분히 놀라운 내용인데 더 놀라운 사건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 저기 너희 아버지.”
백채원이 단상으로 올라오는 사람을 가리키며 소리 쳤다.
“아버지가 직접 그 사실을 발표하신다고 하네.”
“으, 응?”
“연료는 충분해. 왜냐면··· 누나랑 나를 빼고 승호님. 승호님 혼자 힘만으로도 우주 까지 날아갈 연료로 충분하니까. 그러니까 꽉 잡아. 엄청나게 빨리 날아갈 거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