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Coder RAW novel - Chapter (99)
탑 코더-99화(99/303)
# 99
독보적 기술
승호는 모니터로 상하이종합주가 지수를 살펴보고 있었다.
‘다시 회복 했구나.’
패치가 풀리고, 랜섬웨어 제거가 가시화 되면서 상하이 종합주가지수도 회복 중에 있었다.
‘수익 율이 얼마나 되려나.’
중국으로부터 받은 돈 전부를 이성욱 PB에게 보냈다. 그리고 자산 전부를 다시 재투자 했다.
-중국주가 지수가 회복되는 쪽으로 투자 해주세요.
-이번에는 정 반대군요.
-네.
-리스크는 동일하게 가져가시겠습니까?
-네.
긴 말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 대화를 끝으로 이성욱은 알았다 며 연락을 끊었다.
드르륵.
드르륵.
때 마침 전화가 걸려왔다.
확인해 보니 이성욱.
“항상 타이밍이 기가 막힌단 말이야.”
자신이 궁금해 하고 있을 때. 전화를 받을 수 있을 만큼 여유로 울 때 연락이 오곤 했다. 고객의 마음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확실히 골든 라운지 PB 다웠다. 전화를 받자마자 이성욱의 흥분한 목소리가 들렸다.
-대표님. 상하이종합주가 지수가 오르고 있습니다.
“네. 저도 확인했습니다.”
-매도는 언제쯤 생각하고 계십니까? 이제는 파는 타이밍이 중요한 시점이라 서요.
언제 팔아야 할까. 사실 승호도 깊이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이런 건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좋겠지.
“PB님 생각에는 언제가 좋을 것 같습니까?”
-이 건은 전부 대표님께서 핸들 하시는 건이라··· 통상적으로 이런 경우에는 대부분의 자산가 분들이 매도 시점까지 정해주십니다.
하긴 그도 그럴 것이다. 자신도 이를테면 내부 정보를 이용한 것이나 마찬 가지니까. 승호가 생각에 빠진 사이 이성욱이 말했다.
-제 조언을 듣고 싶으신 거라면··· 이런 순간 적인 악재는 대세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현재 대세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큰 상태. 고 위험 군의 투자 상품은 최대한 빨리 정리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제 의견입니다.
승호가 고개를 주억 거렸다. 확실히 전문가라 그런지 내용이 합리적이었다.
“현재 수익률이 어떻게 되죠?”
-최초 50억 투자로 50억의 수익이 발생 100억이 되었습니다. 거기에 100억을 추가로 투자하셔서 총 200억으로 상하이종합주가지수에 연동되는 선물 상품에 투자 했습니다.
전화기 너머로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그 만큼 금액이 크다는 뜻이겠지.
-그래서 벌어들인 수익금이 300억. 현재 총 500억이 되었습니다.
승호도 놀라 입이 쩍 벌어졌다.
“오, 오 백억이군······.”
-그렇습니다.
“그러면 전부 수익 실현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짧은 대화가 끝나자마자 전화기 너머로 기계음이 들려왔다.
-매도하였습니다.
-매도하였습니다.
-매도하였습니다.
-매도 완료 했습니다.
“일단 예금에 넣어주세요. 추후 운용에 관한 사항은 한 번 들러서 상의하도록 하죠.”
-아,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승호의 볼이 살짝 상기되었다.
“오 백억이란 말이지······.”
잘 믿기지가 않아 미친 사람처럼 중얼 거렸다. 비상장인 시내 소프트 주식 가치도 오 백억을 한 참 넘어섰다. 그러나 그건 현금이 아닌 주식이라서 그런지 잘 실감이 나지 않았다.
이건 당장 은행에서 뺄 수 있는 돈.
세금으로 많은 돈이 빠져 나가겠지만 이성욱의 조언으로 법인을 세워 절세도 착실히 하고 있었다.
“휴우······.”
승호가 모니터를 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녁 8시.
오늘은 조금 일찍 퇴근해도 될 것 같았다.
***
리웨이가 방금 들어온 상황보고를 확인했다.
“감염률 떨이지고 있습니다. 이 상태로 지속되면 이틀 후면 매그니토 감염률 0%를 달 성 할 수 있습니다.”
우추관이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그렇겠지. 우리도 테스트 해 봤잖아.”
“그렇긴 하지만 랜섬웨어 제거 되는 속도가 어마어마합니다. 과연 돈 값을 한다고 해야 할까요.
“문제는 결국 중국의 힘으로 해결하지 못했다는 거야. 그 강승호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우추관이 뒷말을 잇지 못했다. 상상만으로 끔찍했다. 과연 어떻게 됐을까? 이 상태로 일주일만 더 지났다면 중국은 과거 10년 전으로 다시 후퇴 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만약 정말 그렇게 되었으면 자신은 아마······.
우추관이 머리를 흔들며 상념을 털어냈다.
“어쨌든 해결 된 게 중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우추관이 축 처진 목소리로 답했다.
“그래.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서 이제 부터라도 역량을 키워야지. 사이버 전사 100만 양병설이 탄력을 받는 계기도 될 테고.”
“전 그 일은 좀 반대입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겪었듯이 숫자는 중요한 게 아니니까요.”
우추관의 이마에 주름이 잔뜩 잡혔다. 하루 사이 10년은 더 늙어버렸다. 몸이나 마음이나. 부하대원의 말에 굳이 반박할 힘이 생기지 않았다.
“휴우···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이 세계는 단 한 명의 천재가 중요한 곳입니다. 유명한 포트의 델타도 천재들 몇몇이 개발 한 인공지능이니까요.”
대화를 나누던 우추관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도 그런 천재들을 꽤나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했건만······.”
과거 잘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세계 각국 정보기관을 비롯해 기업들을 해킹해 정보를 빼냈던 날들.
그 공적을 인정받아 공안국 내에서도 꽤나 고위직 까지 올라왔다. 물론 공든 탑이 오늘로써 무너져 내리긴 했지만.
“그 친구가 더 높은 곳에 있는 것뿐입니다.”
“인정··· 해야 한다는 말인가?”
“저도 자존심이 상합니다.”
“쩝,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는 게 하나있어. 어떻게 그리 빨리 패치를 내놓을 수 있었을까.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미리 분석하고 있었을 겁니다. 중국에서 넘어올까. 한국 정부에서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을 테고, 방비를 하고 있었겠죠.”
“그래도 너무 빠르지 않나? 그 쪽은 슈퍼컴퓨터를 돌리지도 않았을 거 아냐.
리웨이가 씁쓸한 표정으로 중얼 거렸다.
“그러니까 인정한 겁니다. 그 사람의 능력을······.
그리고 천천히 말을 이었다.
“아시겠지만 슈퍼 컴퓨터도 만능은 아닙니다. 단지 연산 능력이 빠른 기계 장치일 뿐. 인간처럼 창의적으로 문제를 접근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앞으로 이런 일을 대비할 방법은 강 대표를 찾는 것 밖에 없다는 건가?”
리웨이가 확신을 담아 대답했다.
“지금으로써는 그게··· 가장 최선입니다.”
부하 대원의 말에 우추관이 쓰디쓴 약을 삼킨 것처럼 얼굴을 찌푸렸다.
***
미국 NSA.
매그니토 전용 모니터링 스크린을 보고 있던 제임스가 마른 침을 삼키며 중얼 거렸다.
“이거 너무 빠르잖아.”
150만대까지 돌파했던 감염 PC가 140만 110만 이내 100만 아래로 빠르게 떨어지고 있었다. 함께 아시아 지역을 담당하고 있던 다른 동료도 놀란 표정으로 스크린을 보았다. 제임스가 동료를 보며 물었다.
“패치를 출시한 곳이 어디라고 했지?”
“시내 소프트.”
“거긴 첨 들어보는데.”
“ZONE 서비스 개발사.”
“아!”
“거기 대표 이사 강승호가 직접 중국 정부와 계약을 한 모양이야.”
“엄청난 값에 팔렸겠어.”
동료가 고개를 끄덕였다.
“최 소 수백만 달러. 어쩌면 천만 달러를 지급했을 지도 모르지. 그대로 두었다면 중국 피해가 어마어마했을 테니까.”
“휘유······.”
“몇 번을 확인해 봤지만 참 신기하단 말이야. 슈퍼컴퓨터도 없이 어떻게 랜섬웨어 패치를 개발했을까?”
동료의 질문에 제임스의 표정에서 놀라움은 사라지고 냉소가 자리 잡았다.
“둘 중 하나겠지. 매그니토를 개발 했거나.”
“정말 천재 거나?”
“어쩌면 둘 다 일지도. 천재이면서 매그니토를 개발.”
“하긴 매그니토를 개발한 놈이 우리들 보다는 뛰어난 것 같으니.”
“그래서 상부에 보고했다. 그 놈 얼굴 실제로 한 번 봐야 한다고.”
“누구? 매그니토 아니면 패치?”
“당연히 후자지. 전자는 연락할 방법이 없잖아.”
“난 전자가 더 궁금하긴 한데.”
“그건 후자가 오면 한 번 물어봐. 혹시 알아. 정말 랜섬웨어를 개발한 놈일지도.”
“그걸 제 입으로 말 하겠어.”
“그래서 CIA쪽 행동분석 전문가도 동석해야 한다고 건의했어. 내 생각에는 그 놈이 그 놈일 것 같단 말이지.”
“그래서 결론은?”
“연락을 했으니 곧 대답이 오겠지.”
마침 제임스의 책상위에 놓인 전화벨이 울렸다. 전화를 받은 제임스의 표정이 팍 구겨졌다.
“바쁘다고 거절했다네······.”
“그러면 더 위에다가 보고 해야지.”
동료가 누굴 말하는지 알기에 제임스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그건······.”
“내 생각에는 그렇게라도 불러야 해. 매그니토가 미국에 퍼졌다고 생각해봐.”
그 말에 제임스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
현직 국정원장 윤일균.
그는 부하직원이 올린 보고서를 보자마자 욕이 나오려는 걸 겨우 참았다.
“국가전략자산으로 선정해야 한다고?”
사이버안보 담당관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 국가전략자산이 무얼 의미하는지 알고 하는 말이야?”
이번에도 담당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이 윤일균의 화를 북돋았다.
“하··· 참네. 박정희 정권 때 최형섭 박사 때문에 만든 규정이라는 거 알고도 하는 말이란 말이지?”
또 다시 끄덕.
일관된 반응에 윤일균이 앞 에 놓여 있는 보고서를 툭 던지며 말했다.
“이런 종이 쪼가리 말고, 자네 입으로 직접 한 번 말해봐. 왜 선정해야 하는지.”
“국가전략자산. 해당 규정을 사람에게 적용한 사례는 딱 한번 박정희 정권 당시 핵무기 개발의 리더였던 최형섭 박사 밖에 없는 것으로 알 고 있습니다.”
“나도 알고 있는 사실을 다시 듣자 고 부른 게 아냐.”
윤일균의 핀잔에도 담당관은 침착하게 할 말을 이어나갔다.
“그 만큼 국가에 미치는 파급력이 심대하기에 그를 국가전략자산으로 선정. 보호라는 명분 아래 감시하고 그 만큼의 막대한 혜택을 부여 했습니다.”
윤일균의 미간에 내 천 자가 그려졌다. 담당관은 상관 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한 단어. 한 단어 또박또박 끊어서.
“국가에.미치는.영향이.심대하다.”
“얼마나 심대하기에? 이제는 그 존재조차 희미한 규정을 가지고 전략자산으로 관리하자는 말인가?”
국정원장 윤일균이라는 직속상사의 질문에 담당관은 질문으로 맞받아쳤다.
“작전 명 증발 당시 그가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어떻게 됐을까요?”
“······.”
윤일균은 대답하지 못했다. 담당관이 자문자답하며 다시 물었다.
“아마 말 그대로 증발 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가 청와대에서 시연한 ONE이 앞으로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거라 생각하십니까? 참고로 원장님도 아실 겁니다. 소프트 뱅크 손정의 회장이 대통령님을 만나서 한 말.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 김대중 정부 시절 초고속 인터넷을 제안하는 혜안을 가진 분의 말씀이었습니다.”
“그건 ETRI에서도 이미 연구하는······.”
“ETRI는 ONE에 명함도 못 내미는 수준입니다.
윤일균은 짧은 한숨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러자 담당관이 다시 말을 이었다.
“마지막으로 만약 그가 한국 땅을 떠난 뒤에 중국에서 발생한 랜섬웨어 매그니토가 한국에서 발생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묵묵부답.
윤일균은 침묵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번에도 윤일균은 자문자답 하며 물었다.
“전 자신 없습니다. 저희 요원들도 마찬가지 반응이었고요. 아마 국가재난사태가 선포되었을 겁니다. 뉴스에서처럼 10년 어쩌면 20년 전으로 대한민국 경제가 후퇴 했을지도 모릅니다.”
담당관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다.
반면.
윤일균은 점점 더 세게 입술을 깨물고 있는 중이었다.
“최악의 경우. 그가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미국을 위해 한국의 행정, 금융, 국방 분야의 국가기간전산망을 공격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한 번 상상해 보셨습니까?”
여전히 윤일균은 입을 다물고 있었고, 사무실에는 무거운 침묵만이 가득했다.
“아니 그가 왜 미국에······.”
“그냥 한 번 가정해보자는 겁니다. 그때. 과연 우리는 그를 막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