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Management RAW novel - Chapter (153)
희미하게 새나오던 음악이 멎은 후, 김현조가 말했다.
“이것도 좋은데?”
······그게 다야?
“곡, 어떠세요?”
“좋다니까? 멜로디도 중독성 있고, 이거면 음원 성적 꽤 괜찮겠는데?”
분명 나쁜 반응은 아닌데.
그런데 밋밋하다.
듣다가 벌떡 일어나 유레카를 외치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이것보단 격할 줄 알았는데. 내가 곡을 잘못 짚었나? 아닌데. 미래에 김현조가 곡이 좋다고 극찬하면서, 넵튠이 불렀으면 더 대박 났을 거라고 한건 분명 이거······.
문득 떠오른 생각에 김현조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실장님. 지금 음원차트 1위인 곡 있잖아요.”
“뭐, 루비너스 신곡?”
“그거 넵튠이 불렀으면 어땠을까요?”
“넵튠이 불렀으면 더 대박 났지. 곡이 좋잖아, 곡이.”
맙소사.
두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고 다시 물었다.
“그럼 좀 전에 프리티걸 싱글곡이요. 그걸 넵튠이 부르면 어떨까요?”
“그야 프리티걸이 부르는 것보다야 훨씬 좋겠지. 완성도나, 성적이나.”
“글쎄.”
그때 생각에 잠겨있던 3팀장이 불쑥 끼어든다.
“넵튠 색깔하곤 좀 안 맞지 않겠냐? 너무 아기자기한 소녀감성인데?”
“그런가?”
김현조가 어깨를 으쓱 올린다. 그러더니 날 보고 묻는다.
“근데 넌 표정이 왜 그 모양이냐? 뭐 억울한 일 있냐?”
있지, 그럼.
고민하고 갈등했던 지난 며칠에, 밤을 새우며 유혹을 견디던 그 시간이 무진장 허탈하고 억울하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까지 나올 만큼. 대체 난 왜 김현조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을까. 계시를 받은 것도 아닌데.
얼굴을 감싼 채 킬킬거렸더니 김현조와 3팀장이 미친놈처럼 쳐다본다.
그래도 이번 경험이 헛되기만 한 건 아닐 거다. 내가 미래를 보는 한, 언제가 됐든 또 이런 유혹은 찾아올 테니까. 이번에 중심을 잡았으니 다음엔 흔들리지 않겠지. 그렇고말고. 이렇게 생각하면서 어떻게 위안이라도 삼아보자.
아. 적어도 이건 확실하게 깨달았다.
내가 보는 미래는 정답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힌트라는 것.
*
팀을 만들어 봐.
시험하는 듯한 백한성 대표의 지시가 머릿속에서 맴돈다.
일단 3팀장과 김현조에게 조언을 구해 W&U내부와 외부 협력체의 전문가들을 리스트업 했다. 그리고 블랙아웃과 주로 일하는 직원들 중에서 프로젝트 팀원을 물색했다.
가장 중요한 건 A&R팀 프로듀서였다. 앨범을 만들려면 지휘자가 필요하니까.
내가 찾은 사람은 블랙아웃의 디지털 싱글 앨범을 제작했던 사람이다. 족제비 피디. 물론 본명은 다르겠지만, 어쨌든 명함에 프로듀서 족제비라고 적혀있는 남자는 어두침침한 프로듀서 실에서 서식하고 있었다.
“넵튠이 아니라 무명 걸그룹 프로젝트 앨범이라. 뭐, 곡은 괜찮은데.”
족제비 피디가 턱을 괴며 말했다. 해골무늬 문신과 반지들이 현란하다.
“블랙아웃 디싱 활동이 끝나서, 족 피디님도 여유가 있으시다고 들었는데요.”
“그렇긴 한데요. 뉴욕에 가서 곡 작업도 하고, 재충전도 좀 할 생각이라···.”
뿔테안경 너머로 그의 눈동자가 바쁘게 돌아다닌다. 나를 보는 시선에는 의구심과 옅은 기대감이 섞여있다. 프로젝트 팀에 합류했을 때의 장단점을 저울질하는 모양인데.
나도 족제비 피디에 대해 싹싹 긁어모은 정보를 떠올렸다.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다가 말아먹고 프로듀서로 전향한 후 빛을 본 케이스. 언론사의 전문가 인터뷰 요청은 절대 거절하지 않는, 관심 받는 걸 무진장 좋아하는 취향이고. 실력은 좋지만, 프리랜서 때도 주목받지 못하는 무명 신인 프로듀싱은 웬만해선 안 맡았댔지.
외모가 좋아서 방송섭외를 몇 번 받았지만, 말빨이 더럽게 없어서 금방 잘렸다고 했고. 방송 작가들 사이에서 소문나서 이젠 섭외도 안 들어온댔나.
낚싯바늘에 미끼를 걸었다.
“앨범 제작과정을 리얼리티 방송으로 만들 계획인데요.”
“방송이요?”
덥석 문다.
나는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A&R팀에서 족 피디님이 제일 비주얼이 좋으시니까, 화면빨도 잘 받으실 텐데. 프로듀싱하시는 전문적인 모습 위주로···.”
“할게요!”
낚았다.
물꼬는 텄지만 이제 시작이었다. 앨범을 프로듀서 혼자 만드는 건 아니니까.
낚아야 할 전문가가 리스트에 가득한데, 이 프로젝트에만 매달릴 수도 없다. 새벽부터 밤까지 빡빡하게 채운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동시에 팀을 구상하려니 정말 숨 막히게 바빴다.
“네, 족 피디님. 리스트에 있는 보컬 트레이너와 안무가는 피디님이 같이 일해 보셨으니까 다리만 놔 주시면 나머지는 제가···.”
“정선우 실장님!”
싱글벙글 웃는 여자가 다가왔다.
이송하를 광고 모델로 발탁한 화장품 브랜드의 홍보팀 직원이다.
“사인회 대성황이네요. 참석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저희가 거마비로···.”
“당연히 참석해야죠. 계약사항인데요.”
“그, 미팅 한번 했으면 좋겠는데요. 송하 씨 계약 연장 건 관련해서요.”
“그건 사인회 끝나고 따로 얘기하시죠.”
자본주의의 미소를 지으며 사인회 현장을 돌아봤다. 이송하가 화장품 매장 앞에 앉아서 열심히 사인을 그려 넣는 중이다. 시간이 제법 지났는데, 사인을 기다리는 줄은 줄기는커녕 더 늘어나서 백화점 안을 뒤덮고 있다.
매장 안쪽도 난리다.
“이송하 립스틱, 그거 주세요. 로열패밀리 5화에서 바른 거요.”
“죄송합니다, 고객님. 지금 그 제품이 전 매장 매진 상태라 재고가 없습니다. 예약하시면 다음 달에 수령 가능하시구요.”
“헐. 다음 달이요?”
“물량은 부족한데 예약이 너무 밀려있어서요.”
끊임없이 고객들을 상대하면서도, 본사에서 나온 직원들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이송하가 로열패밀리에서 바른 협찬 립스틱이 완판된 덕분에 브랜드 홍보효과를 어마어마하게 거두고 있으니까.
덕분에 이송하한테 광고모델 제의가 쏟아지는 중이니 이쪽도 좋고.
흐뭇하게 이송하를 바라보다가, 흠칫 놀라서 다시 핸드폰을 들었다.
“아, 죄송합니다, 피디님. 여기 문제가 생겨서요. 네, 그럼 안무가부터···.”
이송하의 낮 스케줄을 끝내고, 새벽 스케줄 전에 잠깐 남조윤을 찾아갔다.
그에게 시나리오와 대본이 담긴 묵직한 종이봉투를 건넸다.
내용물을 확인한 남조윤이 입술을 달싹거리다가 말했다.
“이게 다······.”
“형 앞으로 온 작품들이에요. 전부 조연 롤이긴 한데, 꽤 괜찮은 배역도 있으니까 다 읽어보고 같이 회의 한번 해요.”
이미 종이봉투에 영혼을 빼앗긴 남조윤이 느릿느릿 고개를 끄덕인다. 시나리오를 하나 꺼내서 매만지는 손길이, 성경책을 대하는 독실한 신자만큼이나 조심스럽고 애틋하다.
놀러온 모양인지 캔 맥주를 들고 봉투를 힐끔거리던 김현섭이 혀를 내둘렀다.
“이야, 이름 좀 알려지니까 시나리오가 알아서 들어와 쌓이네. 이러면 오디션 정보 쫓아다니면서 고생할 필요도 없겠다. 밖에 같이 돌아다녀도 알아보는 사람이 없어서 실감은 안 나던데, 너 진짜 사는 세상이 달라지긴 했나보다.”
“형은 이제 막 영화판에서 알려지기 시작한 거니까요. 길가다가 이름 불리려면 대중적인 인지도를 더 쌓아야죠.”
기사 덕에 실검에 오른 게 도움이 되긴 했지만, 아직 멀었다.
그래도 흐름은 더없이 좋다.
얼라이브는 기록이란 기록은 다 갈아치우며 흥행돌풍을 일으키는 중이고, 그만큼 남조윤의 인지도도 꾸준히 올라가고 있으니까. 마지막 무대인사 때는 영화 시작 전이었는데도 남조윤을 알아보는 관객들이 제법 있었다.
게다가 악역 이미지 고착화를 염려할 필요도 없다. 나와 엮인 스토리 때문에 이미지가 좋아져서. 뭐, 남조윤과 내 스토리를 휴먼다큐로 만들어보자는 제안까지 들어왔을 정도니까.
앉지도 않고 우두커니 서서 시나리오를 보는 남조윤한테 다가가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새 내용에 푹 빠졌는지, 조용히 끓고 있는 눈동자가 나를 돌아본다.
“화보촬영 잡혔어요.”
“화보?”
“무비매거진이요. 기대되는 신인 기획기산데, 인터뷰랑 화보촬영 같이 진행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당분간 샵에서 피부 관리 받아야 돼요.”
화보라는 단어가 낯선지 남조윤이 턱을 긁적였다.
그러다가, 문득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나를 본다. 걱정이 담긴 눈으로.
“그런데 너 좀 쉬어야겠는데. 얼굴이 안 좋아.”
“요즘 좀 바빠서 그래요. 아, 그래서 말인데요. 앞으로 형도 이런 소소한 스케줄 계속 잡힐 텐데, 제가 일이 겹쳐서 다 같이 다니진 못할 것 같고.”
“괜찮아, 장소만 알려주면 혼자 다닐게.”
남조윤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건 안 되죠. 소속사는 폼으로 있나. 운전하고 스케줄 확인해줄 줄 로드, 괜찮은 사람으로 찾아보는 중이니까 조금만 기다···.”
“저기, 조윤이 어머님.”
김현섭이 손을 번쩍 들고 나를 불렀다.
“그거 로드매니저 찾을 때까지는 내가 해보면 안 돼요? 재밌을 것 같은데.”
“너 촬영은?”
“요즘은 번역 일만 하는 중이야. 난 원래 연기에 목숨 건건 아니었잖냐.”
그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했다.
나쁜 얘긴 아니긴 한데. 당사자가 원하는데다가, 친구가 같이 있으면 남조윤도 마음이 편할 테니까. 빠르게 고민을 끝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김현섭에게 남조윤을 맡길 샵 위치와 아티스트들 이름을 알려줬다.
아, 그러고 보니 프리티걸 콘셉트 회의도 해야 되는데. 헤어와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도 어느 정도 세팅이 됐으니까. 그래도 이쪽은 방송 노출에 관심이 많은 업종이라 얘기가 잘 통했다.
어쨌든 정신없이 뛰어다닌 보람은 있다.
이제 프로젝트 팀 구성도 대충 윤곽이 잡혔다.
내가 찾아가서 설득한 전문가들과는 달리, 프로젝트 팀에 넣어달라고 자청한 케이스도 있다.
이관우가 리트리버를 연상케 하는 순한 얼굴로 웃었다.
“아무도 모르는 무명 연예인을 키워서 빛을 보게 만드는 거. 사실은 제 로망입니다. 온갖 역경과 고난을 뚫고 결국엔 화려하게 떠오르는, 그런 드라마 같은 스토리요.”
“끈질기다, 너도. 아직도 여기서 로망이나 드라마를 찾는 거 보면.”
“실장님 덕이죠. 실장님 밑에서 일하다보면 가끔 드라마를 실사로 옮겨놓은 걸 보는 것 같거든요. 실장님이나 넵튠이나, 실장님이나 남조윤 씨나 이보다 더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어디 있습니까.”
그건 그렇지만.
“프리티걸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실장님은 드라마 한편 더 찍으시는 거죠.”
이관우가 감탄이 가득 차오른 눈으로 날 보며 말했다.
닭살 돋은 팔뚝을 긁으며 대답했다.
“그래, 같이 해보자, 그럼. 넵튠 스케줄에 영향 안 가게 조심하고.”
“네, 감사합니다!”
내가 감사하지. 안 그래도 손이 부족했는데.
넓은 어깨를 툭툭 두드리자, 이관우가 흥분한 얼굴로 제자리걸음을 한다. 붙어있지도 않은 꼬리가 홱홱 흔들리는 환영까지 보인다.
그렇게 한참 좋아하던 이관우가, 뭔가 떠오른 듯 물어왔다.
“그런데요, 실장님. 굿프렌즈 장기 프로젝트, 출연하시는 겁니까?”
“어. 제작진이랑 다시 만나서 구체적인 구성 얘기하기로 했어.”
임서영이랑 엘제이한테 도움이 되는 구성이어야 할 텐데. 지난번에 제작진이 얘기했던 예능과 웹드라마의 콜라보 기획안을 떠올리고 있는데, 이관우가 안도하며 말했다.
“다행이네요.”
“뭐가?”
“좀 전에 코디한테 들었는데, 실장님 출연 픽스 기다리는 동안 굿프렌즈 제작진 분위기가 좀 어수선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서영이가 촬영할 때 눈치를 많이 봤다고 하던데요.”
“서영이가?”
그런 얘긴 전혀 없었는데.
“실장님께서 방송 출연 안 좋아하시는 거 아니까, 말 안한 것 같더라고요.”
*
나와 이관우, 그리고 홍보팀 박 팀장이 회의실에 둘러앉았다.
“기사부터 터뜨리는 게 어때? 자기랑 조윤 씨 떡밥 식기 전에.”
박 팀장이 만년필을 빙글빙글 돌리며 말했다.
“자기가 무명 걸그룹 앨범 제작할 거라고 확 터뜨리면서 리얼리티 프로그램 살짝 언급하면, 관심 있는 방송사나 프로덕션에서 먼저 조건 제시할 걸? 케이블은 서로 자기네서 하자고 할 거야. 아이템이 좋으니까.”
“공중파도 관심은 다 있을 것 같습니다.”
이관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은 시간대엔 편성을 못 빼서 문제죠.”
“아니지. 지금 봄 개편 시즌이잖아. 예능 중에 막 내리는 프로 있을 거고, 새로 런칭 하는 프로도 있을 거야. 마음만 먹으면 그 사이에 삼사부작 정도는 충분히 구겨 넣을 수 있지.”
“아.”
“리얼리티 프로가 시청률 괜찮게 나와 주면, 뒤에 들어올 신규 프로그램 시청률 견인에도 도움이 될 테니까. 우리도 공중파에서 하면 좋긴 한데, 문제는······.”
박 팀장이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 동네 제작진은 목이 꼿꼿해서 우리가 프로그램 구성에 간섭하는 걸 싫어할 거란 말이야. 이런 프로는 피디 작가 역량이 중요한데 누굴 붙여줄지도 걱정이고. 잘못하면 결과물이 우리 생각이랑은 다르게 나올 수도 있어.”
“그런 걸 생각하면 케이블이 더 나을 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파급력이 확 다르니까. 일단 기사 터뜨리고 어디서 손 내미는지···.”
“기사 터뜨리기 전에, IBC에 먼저 얘기해보면 어떨까 하는데요.”
내 말에, 두 사람이 나를 홱 돌아본다.
“IBC?”
“지금 서영이랑 엘제이를 거기 고정으로 맡겨놨잖아요. 우리가 먼저 성의를 보이면 그쪽에서도 좀 더 신경을 쓰겠죠. 우리한테든, 서영이나 엘제이한테든.”
“그건 그렇겠지. 아무래도.”
박 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내용은 본부장을 통해 백한성 대표에게 전달됐다. 예전 넥스트 K스타 캐스팅 때는 백한성 대표가 직접 예능국장을 만나서 단숨에 매듭지었었는데, 이번엔 그가 직접 움직일 기미는 없다. 그저 알겠다는 답변만 내려왔다.
지켜볼 테니, 네가 알아서 해보라는 것처럼.
*
굿프렌즈의 최 피디를 통해 IBC 예능국 부장에게 이야기를 전달했다.
금방 얘기를 나눌 자리가 마련됐다. 내가 미리 준비한 프로그램 기획안과 자료를 챙겨서 IBC 예능국에 들어갔을 때, 회의실에는 최 피디와 CP인 황 부장이 함께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인사를 하는데 최 피디가 묘하게 내 시선을 피한다.
이유는 금방 드러났다. 기획안을 받아 살펴본 황 부장이 대뜸 물어왔다.
“기획은 나쁘지 않은 것 같고. W&U에선 협찬은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나?”
협찬?
“왜, 생각 안 하고 왔어? 이런 아이돌 리얼리티 프로는 기획사측에서 보통 협찬 넣고 편성 받는 거 알거 아니야?”
황 부장이 혀를 차더니, 다시 은근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면 협찬 없이 좋은 시간대에 편성하는 대신, 굿프렌즈 장기 프로젝트를 W&U에서 같이 좀 도와주는 방향은 어때? 넵튠에 임서영이랑 엘제이랑 둘이나 우리 고정인데 소속사에서 너무 손 떼고 있는 거 아냐?”
굿프렌즈 최 피디가 헛기침을 한다.
내가 입을 다물고 있자, 황 부장이 계속 떠들었다.
“서지준이나 손채영 같은, 예능 잘 안하는 배우들 카메오로 좀 넣어주고. 정 실장도 도와주는 김에 전폭적으로 팍팍 좀 도와주고. 응? 어때?”
어처구니가 없어서 입 끝이 길게 올라갔다.
지금 저 양반이 뭐라고 물어본 거지?
아, 어떠냐고?
[ 무능하거나, 유능하거나 (6) > 끝ⓒ 장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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