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Star by Luck RAW novel - Chapter (114)
운빨로 탑스타-114화(114/200)
제114화
어느 시대에나 통용되는 법칙이 있다.
바로.
“찐따, 이 새끼 진짜 출세했네.”
내성적인 학생에게 학교는 고통스러운 공간이라는 점이 그러했다.
“찐따, 알지? 내가 다 정보 물어다가 기획해 준 거니까 상금 타면 7:3은 나한테 줘야 된다.”
“야, 그럼 내 거는.”
“남은 3에서 알아서 처먹던가.”
자기 몫을 두고 떠드는 두 사람의 목소리에 송우당이 입술을 깨물었다.
‘나쁜 새X들.’
괴롭히기만 한 놈들이, 앞으로도 등에 빨대를 꽂으려고 한다.
참, 학교가 내성적인 학생에게 고통스러운 공간인 건 맞다.
여기에 더불어, 그 내성적인 학생에게 외향적인 재주가 있다면 더더욱 그런 법이었다.
‘주제도 모른다고 괴롭혔으면서.’
송우당이 그런 괴롭힘을 받는 축이었다.
춤을 잘 춘다는 이유로 괴롭히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아예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것 아니겠나.
Treatment 챌린지, 일명 이민기 챌린지에 지원하게 시킨 것도 이들이었고.
‘너희들이 아니었어도 알아서 혼자 준비해서 지원하려고 했는데.’
송우당이 분한 마음에 호주머니 속 주먹을 꽉 쥐었다.
굳이 말이 없었더라도 따로 익명으로 따로 지원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대뜸 그에게 참가하라면서 굴욕적인 영상을 찍게 강요하더니, 여기에 던져버린 거 아닌가.
1인당 지원은 한 번으로 제한되어 있어서 제대로 된 영상을 찍지도 못했다.
문제는 그렇게 보낸 영상이.
[안녕하세요. JC 엔터테인먼트입니다. 본사에서 기획한 Treatment 챌린지에 응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대뜸 저쪽 심사진의 눈에 띄어버렸다는 점에 있었다.
자기 영상을 재밌게 봤다며, 솜씨를 자세히 보고 싶으니 면접 겸해서 인근 연습장으로 찾아오라나.
솔직히 달갑다기보다는 당황스러운 면이 더 컸다.
‘……안구가 이상한가.’
그런 걸 보고 좋게 평가했다니.
시켜서 억지로 춘 건데.
그마저도 제대로 췄다가는 일진들이 더 괴롭힐 게 뻔해서, 최대한 우스꽝스럽게 춘 거였는데.
JC면 연예인이 한둘 소속되어 있는 곳이 아닌데, 대체 뭘 보고 그러는 건지.
더욱이.
“송우당, 이 새끼 면접이라고 차려입은 거 봐라.”
“하여간 튀는 거 졸라게 좋아해요. 이러니까 우리가 우당이를 못 놓아주지.”
이 두 놈은 왜 따라오는 건지 모르겠고.
“…….”
솔직히 죽고 싶은 심정이다.
설령 챌린지에서 상금을 받은들 그거, 그것도 이놈들이 뺏으려고 들 게 뻔하다.
죽고 싶다.
‘얼른 졸업하고 싶다.’
1년 남았다.
1년만 더 지나면, 이제 졸업하고 혼자 살 수 있다.
그때부터는 학교 같은 건 상관없이 내 인생은 내가 책임지면서 살아갈 수 있다.
버티자.
송우당은 그런 생각을 곱씹으며 발걸음을 걸었다.
어찌 됐든, 면접은 봐야 하니까.
“생각보다 되게 초라하네. 여기서 면접 보는 거 맞냐?”
그렇게 세 사람이 열심히도 걸어서 도착한 연습장에는.
차마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 한 명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민기?”
이민기.
그가 옆에 면접관 두 명을 대동한 채로 당당하게 앉아 있었다.
* * *
‘왜 같이 오신 건지 잘 모르겠네.’
이민기의 옆자리.
그 옆에 두 사람이 앉아 있었다.
한 명은 당연히 박한모 매니저다. 이번에 오프라인 미팅을 주도한 사람이니까 당연히 따라왔다.
하지만 다른 한 명은 의외였다.
[뭐? 심사? 그건 못 참지. 민기 씨, 나도 간다! 주소 불러!]김아성 트레이너였다.
그가 이야기를 전해 듣자마자 대뜸 달려들어 버린 것.
자기도 소싯적에 춤 좀 춰 봤다면서, 같이 심사 보자고 말이다.
‘그러고 보면 트레이너님, 은근히 춤 잘 추셨지.’
늘 후드티 차림인 데는 이유가 있다는 걸까.
이따금 연습 모임을 가진 후 쉬는 시간에 춤을 보여주기는 했었다.
주로 비보이 계열의 화려한 무브(Move/동작)들 위주로.
윈드밀이나 토마스 같은 것들 말이다.
돌이켜보거든 일반인이라고 생각하기에는 확실히 잘 추긴 했다.
또 평소부터 오디션 면접 보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남의 운명을 내 손으로 결정지을 수 있잖아. 이게 참을 수 없이 두근거리거든요.]농담이긴 할 테지만 말이다.
농담 맞나?
‘농담이겠지?’
이민기가 긴가민가한 마음으로 문을 바라보고 있는 참이었다.
“민기 씨, 그 친구가 그렇게 춤을 잘 추는 것 같다고?”
김아성 트레이너가 말을 걸어왔다.
영 헤픈 자세로 의자에 걸터앉아서 말이다.
“아직까지는 감이지만. 제대로 추면 잘 출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어요.”
“흐음.”
“쌤도 그 영상 보셨죠? 어떨 것 같아요?”
“글쎄? 말 안 할래. 어차피 몇 분만 지나면 알게 될 텐데.”
김아성 트레이너는 낄낄 웃을 뿐이었다.
확답을 주기 싫은 건지, 아니면 그 또한 그 짧은 영상에서 뭔가를 느끼기는 한 것인지.
“일단은 보자고.”
그렇게 말이 나온 와중이었다.
끼익.
연습실의 문이 열렸다.
그런데 그 뒤로 이어서 들어온 사람들이.
‘음?’
무려 세 사람이었다.
‘조금 많은데.’
이상하다.
분명 한 명만 불렀는데, 왜 세 사람이 왔나.
영 이상하다 싶은 참인데 박한모 매니저가 선수를 쳤다.
“세 분 중 어느 분이 송우당 참가자님 되시지요?”
“저기, 그게, 저요.”
유독 체구가 작은 사람이 있었다.
왜소한 몸에 자신감이 없는지 자세가 구부정한데 특히 어깨가 축 처져 있다.
춤 같은 외향적인 취미를 즐길 거라고는 머릿속에 도저히 그려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런 건 상관없다.
그 왜소한 몸 위에 달린 얼굴이 이민기가 기억하고 있는 얼굴이기 때문이었다.
‘맞다. 이렇게 보니까 확실하게 알겠어.’
송우당이 맞았다.
얼굴을 깐 뒤로, 시원하게 무대 위를 돌아다니며 온갖 테크닉을 쏟아내던 송우당이 분명했다.
“나머지 두 분은 친구분 되십니까?”
“그게.”
박한모 매니저의 질문에 송우당이 대답을 바로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찰나였다.
“아, 물론이죠.”
둘 중 한 명이 씨익 웃더니, 송우당의 어깨를 잡고는 밀어내며 앞으로 튀어나왔다.
귀엽게 잘생긴 얼굴에 큰 키.
팔다리가 길쭉한 게 잘하면 연습생 정도는 도전해볼 만하겠다 싶을 정도의 비주얼이 인상적이었다.
흔히 말하는 훈훈한 고등학교 남학생 느낌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그와 동시에 시종일관 어색한 기류가 맴돌았다.
저걸 뭐라고 해야 할까.
‘아, 저거 노는 거 좋아하겠네.’
그래, 날라리의 그것이었다.
호주머니에 담배 하나 꽂혀 있을 것 같은 캐릭터, 그가 송우당의 어깨를 손으로 감싸며 말했다.
“저희가 우당이 그냥 친구가 아니고요. 아예 투고를 같이한 사람입니다.”
“같이?”
“춤은 시간이 없어서 우당이가 춘 거로 보냈지만, 그거 기획은 저희 둘이 했거든요. 투고도 저희가 계획 세웠고. 우당아, 그렇지?”
그 말에 송우당이 기죽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 으, 응.”
자연스러운 친구 관계라기에는 서열이 느껴지는 모습.
여기에 만족했다는 듯 잘생긴 학생이 생긋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들으셨죠? 영상에서는 우당이만 나왔지만요. 사실 저희는 처음부터 한 팀으로 지원한 거거든요.”
“맞아요. 촬영도 제 카메라로 했어요.”
그 말을 들은 찰나였다.
‘촬영을 자기 손으로 했다고?’
이민기가 속으로 헛웃음을 지었다.
그 교실에서 송우당을 놀리는 듯한 목소리, 그게 저 학생의 목소리였나.
여기까지 생각이 닿은 순간.
문득,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스토리 한 편이 있었다.
‘이거 설마, 그건가?’
그냥 예상일 뿐이다.
어쩌면 송우당은 저 둘의 놀림을 받다가 신청한 거 아닐까.
붙을 거라고 생각조차 안 했겠지.
‘정말로 붙거든 내가 직접 리뷰할 테니까 그거 놀림거리로 쓰고.’
그런데 막상 정말로 붙고 나니까, 욕심이 든 것이다.
자기들이 공동 기획했다는 명목으로 참가해서는, 상을 받아 간다거나 하는 방향으로.
단순히 추측일 뿐이다.
딱 맞아떨어지는 물증 따위는 없다.
하지만 송우당의 배경을 자세히 알고 있는 이민기에게는 심증이 확고했다.
또한, 그게 현실을 자로 잰 것마냥 정확하게 추측한 것이기도 했다.
‘그림이 안 좋은데.’
여차하면 꼬투리를 잡아서 돌려보내는 게 좋지 않을까.
이민기가 그렇게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친구들, 어쩌지? 우리는 저 학생 춤추는 걸 자세히 보고 싶어서 부른 건데.”
“네?”
“이거 좀 갑작스럽거든. 이미 대충 합격자를 뽑아둔 상태라서 방송 분량을 더 늘리기도 힘들고.”
내부 사정이 튀어나왔다.
저쪽 학생들은 물론이고, 공동 기획자인 박한모 매니저조차도 몰랐던 사정이.
하지만 박한모 매니저는 눈치를 읽었는지 말없이 동조했다.
일단 돌려보낸다.
필요한 건 송우당이지, 나머지 사람들이 아니다.
그렇게 생각한 찰나였다.
“우당아, 우리 어떡하냐? 너 말고 우리는 그냥 가라는데.”
“어…….”
학생이 송우당에게 화제를 돌렸다.
“우리 없어도 잘할 수 있겠어? 지금까지는 봐 줬지만, 이제 네가 알아서 해야 할 텐데.”
“그게.”
“우당아, 같이 왔는데 우리는 그냥 돌아가면 그림이 별로 안 좋을 것 같은데.”
송우당의 어깨가 한층 더 움츠러드는데, 다른 한 명도 기다렸다는 듯 그 말을 거들었다.
“후우, 학교 애들한테 다 같이 나간다고 말해 뒀는데, 부끄러워서 어떡하냐. 우당아, 어떻게 할래?”
“…….”
“아, 진짜 부끄럽네. 교실 가서 애들한테 머리 박아야겠다.”
얼핏 듣기에는 우스갯소리 같다만,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
저건 협박이었다.
자기네를 도와주던가, 아니면 너까지 같이 사퇴하라는 협박.
‘약았네.’
대화 몇 마디 들으니까 분명해졌다.
송우당은 명백하게 저쪽 둘에게 휘둘리고 있다.
아마 오디션과는 별개로 이어나가야 할 학교생활을 걱정하는 거겠지.
이민기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림이 좋지 않아.’
맘에 안 든다.
그 또한 학교에서 온갖 안 좋은 소문의 피해자가 되었으며, 유독 일진들에게 찍혀서 고생하기도 했었다.
이미 10년이 넘게 지난 일이니 어느 정도 해소된 부분이 있다만, 그때의 기억은 여전히 선명했다.
‘장난하나.’
하지만 저들은 약은 만큼 영리하기도 했다.
이민기가 송우당을 챙기고 싶어 한다는 걸 본능적으로 계산한 것.
그러니 송우당을 인질로 잡은 것이었다.
“저기…… 정말 죄송한데요. 저희 그냥 다 같이 하면 안 될까요?”
마침내 그의 입에서 항복선언에 가까운 말이 나온 찰나였다.
이민기가 다시 대안을 찾으려 머리를 굴리는데.
“재밌겠네.”
줄곧 허리 디스크 걸리기 좋은 자세로 앉아 상황을 구경하던 김아성 트레이너가 키득거리며 입을 열었다.
“그래, 셋 다 해.”
“쌤?”
“에이, 오디션이잖아. 잘하는 사람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민기 씨, 안 그래? 한 사람만 뽑지 말고, 셋 다 보자고. 셋이 잘하면 셋 다. 따로따로.”
김아성이 아예 저들의 편을 들었다.
대놓고 저쪽 조건을 들어주는 방향으로 말이다.
그 덕에 머리가 깨지도록 고민하던 이민기의 표정만 황당함에 물들었다.
‘여기서 갑자기?’
따라오겠다며 억지를 부리기에 뭔가 사건을 터뜨리긴 할 것 같더라니, 이런 식으로 개입할 줄이야.
“본인들이 하고 싶다는데 우리가 그 의지를 무시해서야 쓰겠어? 그쪽 학생들, 내 말이 맞지?”
“아! 물론이죠!”
키가 크고 잘생긴 학생이 동아줄을 붙잡은 듯 김아성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가 영상에만 안 나와서 그렇지, 우당이보다 잘하거든요. 춤도 제가 가르쳐 줬어요. 야, 그렇지?”
“…….”
“후후, 보시면 깜짝 놀라실걸요.”
이제 송우당을 압박한다는 걸 감출 생각도 안 하네.
하지만 그걸 외면하는 건지 뭔지 김아성 트레이너의 생긋생긋 웃는 표정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아 좋네, 좋아. 잘하는 사람이 붙어야지. 민기 씨, 원래 오디션은 잘하는 사람 뽑는 거야. 응, 그렇지.”
아예 손뼉까지 쳤다.
그러고는 멋대로 외쳤다.
“자, 그쪽 키 큰 학생 먼저 해 봐. 좋아, 바로 시작해.”
“네!”
“노래도 틀어줄까?”
“그럼 너무 감사하죠.”
독단적인 진행에 이민기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생각이 있어서 저러는 건가,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 건가.
‘아성 쌤이 생각이 짧은 사람은 아닌데.’
겉으로는 날라리처럼 행동하면서도, 은근히 뒤로 계산이 밝은 사람이다.
노림수가 있는 게 아닐까.
‘일단은 어울려 주자.’
그런 생각으로 이민기가 노래를 재생했다.
자신만만한 입놀림의 반이라도 하는가 보자는 생각으로.
“시작!”
김아성 트레이너의 상쾌한 목소리와 함께 학생이 춤을 시작하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저건.’
이민기가 눈을 살짝 크게 떴다.
‘잘 추기는 하네.’
춤 실력이 나름대로 괜찮다.
전문 댄서에 비교하자면 가당치도 않을 정도지만, 가능성은 확실히 보였다.
정상적으로 투고했더라도, 합격선에는 걸치지 않을까 싶은 정도.
입을 터는 정도는 한다는 건가.
춤을 시작하고 불과 5초 남짓한 시간, 이민기의 생각이 여기까지 닿은 찰나였다.
“컷! 컷! 컷!”
시끄러운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다름 아닌.
“쌤?”
김아성 트레이너였다.
“잘 봤고, 자, 다 봤으니까 이제 돌아가.”
자기가 하라고 허락해 놓고서는, 그가 춤을 추기 시작한 지 불과 몇 초 만에 중단시켜버렸다.
끝까지 보지도 않고.
그게 워낙에 갑작스러웠던 탓일까.
이민기도 상황파악이 안 되는 참인데, 굳어 있던 학생이 입을 열었다.
“저, 붙은 건가요?”
“응? 결과는 나중에 알려줄게.”
김아성은 확답을 내리지 않겠다는 듯 끊었다.
명백히 건성인 태도.
김아성이라는 사람이 원래 불면 날아갈 정도로 가볍지만, 이번에는 유독 더했다.
당장 자세부터가 그렇다.
심사자가 열심히 춤을 추는데 책상 위로 다리를 올리고 있다는 게 말이 되나.
그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던 걸까.
“잠시만요. 확실하게 다 보고 말씀 주셔야죠.”
학생이 불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저희도 연습 많이 한 건데. 동영상에서 보여드린 것보다 훨씬 나았잖아요. 일단 뭐라고 말씀이라도 주셔야.”
항의가 이어지는 찰나였다.
툭.
김아성 트레이너가 책상 위에 올려놨던 다리를 책상 아래로 내려놓더니.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양손으로 깍지를 끼더니 말했다.
“응? 그냥 드럽게 못 춰서 나가라는 건데?”
“네?”
“여기서 더 볼 것도 없으니까 그냥 가라고. 나머지 둘은 우선 남고.”
“아니, 왜 말이 자꾸 바뀌…….”
학생이 항의한 찰나였다.
“아, 거, 참 말 많네.”
김아성 트레이너의 표정에 늘 깔려 있던 웃음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더니, 딱딱하기 짝이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셋이 각자 따로따로 오디션 보기로 약속했잖아.”
이민기가 김아성 트레이너를 알고 지낸 이래, 처음으로 보는 정색한 얼굴.
그의 얼굴이 웃지 않으면 면도날처럼 날카롭다는 걸 느낀 순간.
“기억력이 안 좋나?”
이어진 한마디에 장내 분위기가 얼음장처럼 얼어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