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Star by Luck RAW novel - Chapter (117)
운빨로 탑스타-117화(117/200)
제117화
[이민기 공식 Treatment 챌린지: CKED]CKED의 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를 몰며 널리 퍼지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10일.
불과 10일 만에 송우당은 인터넷에서 400만이 넘는 조회수를 자랑하는 스타로 등극했다.
국내에서만 떴더라면 모를 일이지.
하지만 마침 Treatment가 해외를 중심으로 대박을 쳤으니, 그 여파로 해외에서도 파급력이 미쳤던 것.
그리고 또.
[CKED, 학교 폭력 피해 사실 밝혀]그 화제의 CKED가 학교에서 지속적인 폭력을 당했다는 점도 그러했다.
[안녕하세요. CKED, 송우당입니다.]증거 좀 모으고 터뜨리겠다고 몸을 사리더니, 생각보다 증거가 빠르게 잘 모였나 보다.
[송우당은 피해자가 아닙니다. 오히려 가해자입니다.]당시 일진들은 전생과도 똑같이, 송우당에게 역으로 가해자 프레임을 덮어씌우는 방식으로 대처했다.
아예 자기들의 실명까지 공개해 가면서.
억울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는지, 머리까지 범생이처럼 깎고 왔다.
하지만.
[저럴 것 같아서 자료를 촬영해 두었습니다.]송우당은 불과 2주일 남짓한 기간 동안 착실하게 쌓아둔 자료를 함정 카드처럼 공개해버렸다.
[이 개X끼, 너 때문에 우리까지 오디션 떨어졌잖아.] [진짜 쓸모없는 X끼 아니야.] [이민기 그 병X 같은 XX는 눈깔을 XX, XXXXX]양쪽 목소리를 다 들어봐야 한다며 넘어가기에는 자료가 너무 많았다.
반박의 자료가 없다.
주장만 있는 사람과 물증이 흘러넘치는 사람.
둘 중 어느 곳을 믿어야 하겠는가.
네티즌들의 선택은 당연했다.
[성지 순례 왔습니다.]온라인 축제를 벌이는 것이었다.
[여기가 성북구 일짱들 정모 장소 맞나요?] [형??들??? 나 돈 ㅇ벗??어?] [우리 귀여운 학생들^^ 형 182cm 91kg 운동남인데 혹시 합방 한번 할래?] [???: 진짜 쓸모없는 X끼 아니야.] [ㅋㅋㅋㅋㅋ 얘네 까똑 계정 털었다] [와 아빠가 사업하시네. 집안도 잘사는 애들이 왜 삥을 뜯었대 ㅠㅠ]송우당의 해명이 있고 불과 2시간.
가해자들의 SNS 계정까지 싸그리 다 털리는 데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법적 대응을 예고했지만, 안타깝게도 송우당 본인에게는 별 영향력이 없을 듯했다.
JC에서 공론화 단계부터 송우당에게 갈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설계를 도왔기 때문.
[ㅋㅋㅋㅋㅋ] [학교에서 괴롭힘당하면서 혼자 춤 연습해서 인터넷 스타가 되네] [이거 무슨 2000년대 초반 인소 같음]뛰어난 춤 실력.
학교 폭력 피해자라는 자극적인 배경.
이민기 챌린지라는 무대.
이 정도까지 겹치니, 송우당이라는 인물이 유명인이 되는 건 그리 예상하기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벌써 유명해졌네.’
물론, 아직은 영상 하나일 뿐이다.
송우당의 인지도가 늘었다고는 하나, 아직은 한계가 명확했다.
아무래도 CKED라는 사람 개인보다는 ‘이민기 챌린지 참가자’라는 타이틀에 더 비중이 쏠렸다는 점에서 그러했다.
[이번 챌린지 진짜 재밌었다] [다음에 또 뭐 안 하나?] [역시 원본이 제일 나은 듯] [ㄹㅇ 국밥 같은 맛이 있다] [보면 볼수록 자꾸 끌리네] [끊을 수가 없음;; 매일 1일 1이민기 하고 있다]당장 시청자들도 이민기라는 사람의 기획력에 집중하는 경향이 크지 않나.
그 덕에 이민기의 원본 영상은 아예.
조금 있으면 아예 1000만을 돌파해 버릴 기세이고 말이다.
송우당이 아무리 잘했다고는 하나, 그로 인해 결국 이민기가 더 큰 수혜를 보게 되는 상황.
곰이 재주를 부리면 조련사가 돈을 챙긴다고 하는데, 아예 다 먹지는 않고 대충 7:3 비율로 떼서 곰에게도 나눠준 느낌이랄까.
게다가 이민기가 챙긴 부가적인 수익도 있었고.
[이민기 배우님께서 손을 내밀어주시지 않았더라면, 전 지금까지도 고통에 몸부림을 치고 있었을지 모릅니다.]이미지였다.
송우당이 해명 영상을 통해, 전부 이민기가 자기 재능을 발견하고 도와주었다는 점을 똑똑히 밝힌 것.
[이 자리를 빌려 이민기 배우님과 JC 엔터테인먼트 분들께 깊은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학교 폭력은 자극적인 소재이다.
빛에는 어둠이 있다.
가해자들이 쓰레기가 된 만큼, 피해자와 그 피해자를 도운 이민기에게 주목이 돌아가는 건 당연한 일이기도 하였다.
[남들은 학폭 논란인데, 누구는 학폭 해결사를 하고 있네] [레알 이런 연예인이 또 어딨냐고 ㅋㅋㅋ] [민기야 옛날에 욕해서 미안하다] [저탄고지 갤러리 일동은 이민기 지지를 선언합니다]여러모로 이민기가 받은 게 많다.
송우당이 거둔 게 많지만, 전체를 따지자면 이민기의 이득이 더 많았다.
하지만.
“감사합니다. 배우님 덕분에 큰 기회를 얻었어요. 춤으로 어떻게 떠야 하나 막막했는데.”
송우당은 충분히 만족한 모양이었다.
춤으로 진로를 정한 건 같았지만, 가진 거 없이 맨바닥부터 어떻게 인지도를 쌓아 올려야 하나 고민하는 참이었다나.
“저 진짜 인생 망했다고 생각했거든요. 일진들이랑 너무 꼬여서. 개명해야 하나 싶었어요.”
“우당 씨는 굳이 제 콘텐츠가 아니었더라도 알아서 뜨시지 않으셨을까요? 원체 실력이 좋으셔서.”
이민기가 가벼운 마음으로 칭찬을 던진 찰나였다.
“사실은 그게 말이죠.”
송우당이 자기 입으로 말하기에도 부끄럽다는 듯 뒷머리를 긁적이더니 말했다.
“여차하면 아예 길거리에서 매일 플래시몹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플래시몹?”
잠깐.
그거 어디서 들어 본 것 같은데.
“홍대나 건대, 강남역 같은 데 있잖아요. 노래 틀어놓고 매일 가서 춤출까 하는 생각했어요. 하하…… 제가 말하고도 좀 무리수네요. 말없이 가서 그런다고 한들 누가 봐준다고.”
아니.
무리수 아닌데.
그거, 당신이 진짜로 실행하고 성공시켰는데.
이민기는 눈가를 씰룩거리기를 잠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었다.
“얼굴 드러내고 춤추는 거 말이죠?”
“네, 네? 아뇨? 본명보다는 CKED라는 타이틀 걸고 하려고 했는데요.”
“…….”
“이것도 너무 나갔죠? 하하. 어우.”
하나도 안 나갔는데.
그쪽 계획, 전부 대박 나서 송우당이라는 이름이 곧 한국에서 춤 제일 잘 추는 20대로 알려지는 거 맞는데.
“지나치게 꿈 같은 이야기라서 어디 가서 말 안 하는 건데 배우님 앞이라서 그만.”
“…….”
“그 영국에 뱅크시라는 사람 있잖아요. 정체 숨기고 그림 그리는 화가. 그 사람 보고 떠올린 아이디어였는데…… 사실 춤에 어울리는 방식은 아니죠? 테러리스트도 아니고.”
아니야.
그 테러리스트.
그게 나중에 당신 별명 되는 거 맞아.
이민기가 처참한 심정에 손을 들어서 눈을 가렸다.
송우당은 그의 말을 외면하는 이민기를 못 본 것인지, 여전히 들떠서는 말을 이어나갔다.
“참, 이것도 비밀인데요. 사실 몇 년 동안 활동하다가 혹시 닉네임이 좀 유명해지면, 그때는 얼굴이랑 본명 깔 생각도 했어요.”
“……방송 나가서?”
“어? 어떻게 아셨어요?”
알지.
잘 알지.
어떻게 할지 봤으니까 다 알지.
저지르는 거 다 봤고, 결과까지 다 봤으니까 알지.
가해자들이 반전 프레임 덮어씌웠는데, 그거 제대로 대처 못 하는 바람에 흐지부지됐던 것까지 다 봤지.
‘세상.’
이민기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혹시 몰라서 걱정했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처리했네.’
화끈했다.
어쩌면 그는 송우당이라는 사람을 너무 연약하게 생각했던 거 아닐까.
학교 폭력의 피해자니까 당연히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려고 익명으로 활동한 것으로 생각했다.
본인이 고발 영상에서 그렇게 밝히기도 했고.
하지만 적어도 이민기의 눈에 비친 송우당은 아니었다.
‘훨씬 영리한데.’
송우당은 그저 익명이라는 설정 그 자체를 캐릭터 삼아 활동했던 것이었다.
학교 폭력 피해자라는 점도 자신의 한가지 정체성으로 삼아서 말이다.
단단하다.
한없이 단단하다.
이게 이민기가 송우당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느꼈던 기묘한 위화감의 정체였다.
‘사람이 단단해.’
학교 폭력의 피해자라고 해서, 마냥 음울하고 비관적인 캐릭터일 것으로 생각했다.
실제로는 어떠한가.
“와, 방송에서 뜨니까 기분 진짜 이상하네요. 길거리에서 다 알아보면 어쩌지? 이건 너무 나갔나? 그래도 내일부터라도 연습실 알아봐야 할 것 같은데요.”
한없이 밝고 긍정적이며, 저 또래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저돌적인 면모 또한 갖추고 있다.
학교에서의 일들을 부끄럽게 여기지도 않는 듯했다.
맞는 말이다.
피해자가 부끄러워해야 할 이유는 없다.
수치심.
그건 가해자들이 평생 가져가야 한다면 모를까, 결코 피해자의 몫이 아니다.
피해자의 몫은.
“걔네들 다 인생 망한 거죠. 꼴 좋다. 어우, 속 시원해 죽겠네요.”
통쾌함이었다.
피해자였음에도 자신을 긍정하는 송우당의 모습에 이민기가 피식 웃었다.
‘이런 애들이 성공하나 보다.’
어쩌면 이런 성격이야말로 내게 부족했던 것 아닐까.
이민기가 작게 그런 생각을 품은 찰나였다.
“그러고 보니.”
바로 옆에서 지극히 침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춤을 추는 사람이라면 조용한 연습실이 필요하겠군요. 스튜디오를 겸할 수 있는 곳이면 더 그렇고.”
“누구세요?”
깜빡이도 안 켜고 대화에 끼어드는 모습에 송우당이 의아한 모습으로 되물었다.
남자는 그에 자연스러운 한마디로 대체했다.
“배우님 회사 사람입니다.”
말이 참 별거 아니라는 듯한데, 서정우 이사였다.
말이 이사지 실세라고 봐도 무방한 인물.
구인모 대표가 바깥에서 나도는 동안, 내부를 도맡아 관리하다시피 하는 그가 나긋나긋한 표정으로 송우당을 바라보며 말했다.
“JC 사내에도 빈 연습실이 하나 있는데, 당분간은 그쪽을 빌려드려도 좋을 것 같군요.”
“진짜요?”
송우당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서정우 이사는 여전히 편안한 목소리로 답했다.
“안 될 게 무엇이 있겠습니까. 어차피 임자도 없는 작업실, 먼저 자리 잡는 사람이 쓰면 되는 겁니다. 배우님, 안 그렇습니까?”
“…….”
“보십시오. 배우님께서도 동의하셨으니 문제가 될 게 있겠습니까.”
당연하지.
동의하고 뭐고 나발이고, 당신이 이 회사 책임자니까 할 말이 없지.
‘갑자기 왜 이래?’
무슨 꿍꿍이가 있나 싶어서 고개를 기울이며 표정을 살피는데, 이민기의 머릿속에 여름 하늘의 송진처럼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영업?’
그렇다.
서정우 이사는 송우당이라는 사람에게 영업을 시도하는 중이었다.
JC는 어차피 배우 전문 기획사도 아니고, 엔터테이너라면 가수부터 예능인까지 두루두루 다 취급하는 회사.
당연히 댄서라고 못 받을 이유는 없었다.
‘굳이 계약을 진행 안 하고 연습실부터 빌려주겠다는 건…….’
이번 [treatment] 한 건으로 계약을 진행하기에는 검증이 부족하니, 우선 연습실을 명목으로 침이나마 제대로 발라두려는 거 아닐까.
그렇게 보면 서정우 이사의 꿍꿍이가 제대로 느껴졌다.
“저, 그런데 형은 누구.”
“배우님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입니다.”
“혹시 담당자님이세요?”
“비슷합니다.”
저건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만.
어디에서 힘 숨기는 소설이라도 읽었나.
* * *
Treatment라는 꽃 하나에서 꿀을 빨 만큼 빨았다.
결과적으로 말해서.
[immigrant_power]이민기의 SNS는 당초 내기했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팔로워 수: 312만]그것도 엄청난 초과 달성으로.
‘어이없네.’
이민기가 손에 핸드폰을 쥔 채로 눈을 씰룩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