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Star by Luck RAW novel - Chapter (129)
운빨로 탑스타-129화(129/200)
제129화
내기라고?
이민기가 의아한 기분에 되물었다.
“저희 내기했나요?”
“구두상으로 했지요.”
그런가.
곰곰이 생각해 보면 해외 진출을 두고 뭐라고 말했던 것 같기는 한데.
‘그게 내기까지 갈 일인가? 대가도 없는데?’
이민기가 고개를 갸웃거리는데, 박한모 매니저의 눈빛에는 알게 모르게 뿌듯한 눈치가 가득했다.
아무튼, 공식적인 해외 시장 진출까지 앞으로 몇십 분 남았다.
‘내가 마침내 여기까지 왔구나.’
이민기는 벅찬 가슴을 끌어안고 라운지를 응시하기를 잠시, 고개를 돌려 박한모 매니저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런데 매니저님, 외국까지 따라오셔도 되나요?”
“안 될 이유가 있겠습니까.”
“다른 담당하는 배우라던지. 한 명쯤은.”
“말씀을 안 드렸군요. 사흘 전부터 전 배우님 관련 업무 전담입니다.”
“예?”
“이제부터 배우님과 전 운명공동체란 말입니다.”
운명공동체라.
의미심장한 말에 이민기가 뭐라 대답할 방안을 물색하다가 입을 연 찰나였다.
“어차피 매니저님이랑 저는 지금까지도 운명공동체였지 않…….”
“잠시.”
박한모 매니저가 흘긋 주위를 둘러보더니 말했다.
“얼른 들어가죠. 사람들이 너무 몰리기 전에.”
그 말에 주위를 둘러보자, 어느새 시선을 기웃거리는 사람들로 한가득했다.
벌써 여기까지 왔구나.
이민기는 그런 즐거움을 곱씹으며 박한모 매니저의 발걸음 뒤를 따라갔다.
아니, 발걸음이 왜 저렇게 빨라.
“같이 좀 가요.”
진짜 빠르네.
아니, 진짜로.
* * *
대한민국 항공사.
그곳 비행기에 탑승하는 기내 승무원들 사이에 내려오는 매뉴얼이 하나 있다.
바로.
“알았지? 연예인 손님 타셨다고 해서 쓸데없는 말 걸고 그러면 안 돼.”
연예인들에게 말을 붙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방침상 금지인가요?”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손님한테 함부로 말 붙이는 건 원래 안 돼. 부담스러워하시잖아.”
새내기 승무원의 질문에 선배 승무원이 당연하다는 듯 뒷짐을 지고 설명을 이었다.
“그러다가 나중에 클레임이라도 들어오면? 우리 항공사 이미지만 조지는 거야. 연예 기획사들은 항공기에서 문제 하나 생기면 싹 다 옮기거든. 단체로 보이콧하는 것처럼.”
흔히 있는 일이었다.
연예인이란 기본적으로 대중의 이목을 끄는 직업인 만큼, 목소리 하나를 내도 파급력이 어마어마하다.
그 탓에 사소한 클레임이 거대한 보이콧으로 자라나기 쉬워서일까.
항공사에서는 신입 직원들에게 두고 ‘말 걸지 말 것’을 각별하게 숙지시킬 때가 잦았다.
특히 비즈니스 클래스 이상에서는 승무원으로 일하다 보면 한 번쯤은 꼭 마주치게 되는 게 연예인이기도 하니.
“이거 잘못해서 잘린 사람도 진짜로 있거든? 오래 일하고 싶으면 명심해.”
“멀리서 바라보는 거는요?”
“시선만 쏟아져도 불편해하면 불편해하는 거야. 너도 옷가게 둘러볼 때 직원이 빤히 쳐다보면 좀 그렇지?”
“네, 이해했어요.”
“아직 부족해. 내 윗 기수 선배님 중에서는 예를 들면…….”
그렇게 기나긴 설교가 끝날 무렵.
한참이나 설명을 듣던 새내기 승무원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으, 하지만 아쉽네요. 이번 행에는.”
“이민기?”
“네.”
갑자기 나온 이름에 새내기 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민기도 타는데요. 쳐다도 보지 말라니.”
그렇다.
이번 LA행 비행기에는 무려 이민기의 탑승이 예정되어 있었다.
다른 누구도 아니다.
동명이인도 아니다.
한국에서 가장 핫한 신인 배우, 아니, 신인을 넘어 당당한 기성으로 향해가고 있는 그 이민기였다.
“앞으로 다시는 실물로 볼 일 없을지도 모르는데.”
“…….”
철없는 투정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선배 승무원도 쉽게 반박하기 어려웠다.
‘이민기는 어쩔 수 없지.’
다름 아닌 상대가 그 이민기이기 때문이었다.
적당히 유명한 연예인이라면 모르겠다.
하지만 이민기는 워낙 비주얼로 유명한 배우 아니던가.
더군다나 배우 활동 외에는 대외활동도 거의 안 하기로 유명하지.
광고까지도 커피랑 헬스 광고 정도 외에는 거의 안 찍는다고 하나.
한국에서 실물로 목격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게 이민기라는 사람이었다.
‘나도 눈치껏 구경하고 싶기는 한데, 후우, 하필 새내기 앞이라.’
애달프다.
상사한테 조인트 까일 생각을 하더라도 몰래몰래 보고 싶다.
하지만 후배에게 모범이 되어야 할 상황 아니겠나.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 이민기를 일개 손님으로 바라봐야 한다니.
‘이럴 때면 세상이 밉다…….’
선배 승무원이 피눈물을 흘리는 심정으로 말했다.
“……그러니까 더 조심해. 유명한 사람이잖아. 성격 어떨지 몰라.”
“성격 좋다던데요.”
“너 자꾸 말대꾸할래? 물론! 이민기가 성격 좋다는 건 유명해! 하지만 성격 좋다는 사람도 갑질하는 경우가 차고 넘치거든? 예를 들어서 안드레 윤은 샴페인 한 잔 마셨다고 취해서 기내에서 노래 부르다가 주의…….”
그렇게 진심이라고는 고양이 비듬만큼도 안 담긴 훈계가 이어졌다.
비행기가 떠오를 때까지 계속해서.
* * *
자리에 앉아서 한참.
부우웅-
귀가 먹먹해질 만큼의 파공음에 익숙해진 이민기가 한 생각은 이러했다.
‘와, 내가 살다 살다 비즈니스석에 타는 일이 다 생기네.’
비즈니스석에 앉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감동이었다.
누군가는 연예인이 고작 비즈니스석을 이용한다는 데 이상하다고 할 수도 있다.
퍼스트 클래스가 뉘 집 개 이름은 아니겠지만, 비즈니스라면 흔히 연예인 하면 떠오르는 호화로운 이미지와는 다소 불협화음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있으니.
하지만.
[원래 퍼스트 클래스는 거의 이용하지 않습니다. A급 연예인들도 그렇습니다.]연예인들이라도 해도 보통은 이코노미.
신경을 쓰면 그제야 비즈니스 클래스 정도를 이용하는 게 보통이라나.
퍼스트 클래스와는 500만 원이나 차이가 난다.
기획사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지출을 아끼고 싶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이민기에게는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비즈니스석이다. 비즈니스석.’
미국행 비행기 자체가 가슴 벅찬 그에게는 비즈니스석으로도 차고 넘쳤으니.
자리가 은근히 넓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이민기에게는 희희낙락한 일이었다.
‘이코노미석만 타다 죽을 줄 알았는데. 아니, 비행기 한번 못 타보고 살 줄 알았지.’
왜냐하면.
‘와, 다리가 편해. 어깨도.’
공간이 비좁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민기라는 사람은 태생적으로 비율이 좋다.
다리가 길고, 어깨가 넓었다.
그 탓에 이코노미석에 탈 때면 얼마나 큰 불편함을 느꼈던가.
옆자리 사람의 온기를 얼마나 절절하게 느꼈던가.
여기에 더불어 태생적인 불운 탓인지, 대중교통만 탔다 하면 옆자리 사람이 언제나 한 덩치 했다는 것도 원인이었다.
‘역시 비즈니스석은 다르구나.’
그렇게 희희낙락하는 한편, 의문이 드는 점도 있었다.
“생각보다 관심을 안 주네요.”
연예인이든 승객들이든 딱히 그에게 눈길을 안 준다는 게 그러했다.
“이상하게 생각하실 것 없습니다.”
의문을 띄운 이민기에게 옆자리 박한모 매니저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항공사 승무원들은 따로 받는 지침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승객들도 이 정도의 매너는 있습니다.”
“흠.”
그 말을 들은 이민기가 작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여전히 납득이 안 됐다는 듯 말했다.
“전에 본 해외여행 예능에서는 엄청나게 말 걸던데요? 막 승무원들이 먹을 거 줘서 내릴 때 되니까 한 보따리 쌓여 있고.”
옛날에 본 예능이 있었다.
미남 배우가 해외 촬영차 비행기에 탔더니, 승무원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며 간식을 챙겨줬던가.
[그냥 주던데요.]그게 자기한테는 당연하다는 듯한 반응에 다른 연예인들이 화가 나 잔소리를 퍼부었던 장면이 아직도 눈에 훤했다.
“그거 보면 어딘가에서는.”
“각본입니다.”
박한모 매니저가 칼로 단칼에 자르듯 말했다.
“진짜요? 확실한가요?”
이민기가 아직도 덜 걷힌 의문에 물어본 순간, 박한모 매니저가 작게 하품을 내쉬더니 말했다.
“예, 제가 그 연예인한테 개인적으로 물어봐서 압니다.”
아.
이건 확실한 거 맞네.
맥이 풀린 이민기가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이 세상은 생각보다 현실적인가 보다.’
그는 이내 작은 실망과 함께 잡지 한 권을 꺼냈다.
오늘의 비행기는 패션 공부와 함께 보낼 생각으로 집어온 한 권이었다.
어차피 기내에서는 인터넷도 안 되겠다 시간 때울 거리가 필요할뿐더러, 자라나는 안목만큼 그의 역량도 자랄 테니까.
사락, 사락.
그렇게 페이지를 넘기기를 몇십 분.
“쿨…… 쿨…….”
박한모 매니저는 의자에 몸을 기댄 채로 곤히 잠들었다.
‘매니저님 잠든 모습은 처음 보네.’
이민기가 의외라는 듯 곁눈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생각해 보면, 차 안에서 그가 잠들 때는 많아도 박한모 매니저는 그랬던 일이 없었던 것 같다.
아마 잠든 연예인을 살피는 것까지 매니저의 일이기 때문이었겠지.
‘이것도 분위기가 좋네.’
비행기에는 작은 파공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옆자리의 박한모 매니저는 곤히 잠에 취해 있다.
이민기 본인은 잡지를 읽고 있다.
미국에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이 순간이 너무나도 느낌이 좋다고 생각한 찰나였다.
“쿨럭!”
비즈니스석 객실 어딘가에서 거센 기침 소리가 쏟아졌다.
이민기의 옆자리, 한 중년 남성이었다.
“쿨럭! 쿨럭! 쿨럭!”
이러다가 아예 폐까지 토해내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거센 기침의 연발.
아무래도, 이민기의 운이 언제나 좋은 건 아닌 모양이었다.
“쿨럭!”
한참이나 기침을 연발하던 남자가 잠시 뒤.
툭.
작은 소리와 함께, 옆자리 중년이 짚 인형처럼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리고는 목을 쥔 채로 기침을 연발했다.
당장이라도 죽을 것만 같이.
“……!”
눈앞에서 벌어진 일에 이민기가 눈을 크게 떴다.
‘아니, 갑자기?’
편안한 여행이 될 줄 알았더니, 갑자기 옆자리 사람이 쓰러질 것처럼 저러다니.
이게 무슨 일인가.
세상에 이런 일이 흔했나.
‘가만, 승무원은.’
이민기가 급히 승무원을 찾으려 시선을 돌렸다.
‘없다.’
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어딘가에서 일이라도 생긴 건가.
박한모 매니저를 바라봤지만, 그 또한 곤히 잠든 상태.
다시 고개를 돌려 기침하던 손님을 봤을 때.
“컥, 흐어, 커.”
기절하기 직전의 상황처럼 목을 쥐고 버틸 뿐이었다.
‘위험하다.’
명백한 위급 사태.
이민기의 판단은 찰나의 고민도 없이 하나로 정리되었다.
“매니저님, 일어나세요.”
우선 박한모 매니저를 깨우는 것이었다.
“음…… 으음, 나 좀 더 잘래…….”
“자는 것도 좋지만, 급해요.”
이민기가 그의 어깨를 흔들더니 말했다.
“비상사태니까 승무원 좀 불러와 주세요.”
“예?”
“사람이 쓰러졌어요. 전 할 일이 있어서.”
“……!”
그 말과 함께 상황을 빠르게 파악한 박한모 매니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크게 외치며 자리를 떠났다.
“여기 환자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박한모 매니저에게 우선 지시를 내린 이민기가 급히 자리를 옮겼다.
주위 사람들은 아직 이 긴급사태를 잘 모른다.
안다고 해도 당황스럽겠지.
승무원이 올 때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터.
그래 봐야 몇십 초겠지만, 몇십 초라도 아주 위급할 수 있다.
찰나의 시간으로 한 사람의 목숨이 좌지우지될 상황. 그렇다면, 지금 그가 해야 할 일은 자명했다.
‘일단, 뭐라도 해 보자.’
응급처치였다.
“잠시만요.”
반쯤 고꾸라진 승객의 옆으로 이동한 이민기가 어깨짐을 지듯 그를 쑥 들어 올리고는, 이내 복도에 내려놓았다.
반쯤 기절한 걸까.
그의 몸에서는 아무런 반발조차 없었다.
“실례하겠습니다.”
그의 상반신만 살짝 들어 올린 이민기가 승객의 입가에 귀를 가져다 대 호흡을 재차 확인했다.
‘숨을 안 쉰다.’
확실하다.
질식 상태다.
이럴 때 해야 할 일은 이민기의 머릿속에 세포 단위로 각인되어 있었다.
‘하임리히법을 한다.’
하임리히법이었다.
호흡곤란에 빠진 환자의 폐부를 외부에서 물리적으로 압박해, 강제로 호흡을 일으키는 것.
그게 이민기가 이 자리에서 하겠노라고 결정한 행동이었다.
질식 환자에게 더없이 잘 듣는 기술.
누구나 머릿속에 새기고는 있지만, 긴급사태에 떠올리기는 한없이 어려운 것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받아본 적은 많아도, 내가 직접 하기는 처음이네.’
이민기는 예외였다.
그 또한 여태껏 몇 번이고 질식 상태에 빠졌던 사람이기 때문.
초등학생 무렵에는 1년에 2번이나 연속으로 CPR을 받았던 적도 있었다.
그렇게, 몸으로 익혔다.
그 덕분에 질식해가는 환자를 본 순간 하임리히법을 떠올리는 게 가능했다.
왜, 이런 거다.
요단강을 건너려는 사람의 심정은, 요단강을 다녀와 본 사람이 제일 잘 안다.
“…….”
어느새 기침 소리마저 멎었다.
폐에 이 이상 토해낼 공기조차 안 남은 탓이겠지.
환자가 확실하게 의식을 잃기까지 불과 몇 초 남지 않은 상황.
‘이쯤이었지. 배꼽 위, 명치 아래.’’
수도 없이 숙지한 지점 위로 팔을 올린 이민기가 양손을 강하게 포갰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빠르게 박자를 세고는.
‘하나, 둘, 셋.’
쿵!
뭉툭한 소리가 터져 나올 만큼 강하게 가슴을 움푹 눌렀다.
환자의 몸이 도마 위 생선처럼 튀어 오를 만큼의 충격.
“……!”
하지만 여전히 호흡은 트이지 않았다.
그래도 수확이 아예 없진 않다.
충격에 저항하듯 펄떡 튀어 오른 것을 보아하니, 아직 의식을 잃지 않았다는 것만큼은 확실해졌다.
정말로 기절했더라면 아예 반응 자체가 없었을 테니까.
아슬아슬하게 인공호흡까지는 필요 없을 듯했다.
‘아직 괜찮아. 진정하고, 다시 한번. 하나, 둘, 셋.’
마음속으로 간절하게 숫자를 센 이민기가 다시 한번 양팔의 근육을 강하게 수축시켰다.
쿵!
그렇게 갈비뼈가 부러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충격이 다시 한번 엄습한 순간이었다.
“쿨럭!”
마침내 희망이 들려왔다.
“커헉! 컥!”
잡혀 있던 환자가 몸을 튕겨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지더니, 그대로 토를 게워내듯 숨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우웨엑! 컥! 컥! 흐억! 헉!”
마치 전력으로 질주한 단거리 선수처럼 과호흡을 반복하기를 몇 초.
조금씩.
아주 조금씩 그의 호흡이 진정되었다.
“괜찮으세요?”
뒤늦게 안도한 이민기가 우선 고비는 넘겼다는 생각에 안부를 묻는 동시에, 혹시 모르니 환자의 안색을 마저 살피는 와중이었다.
탁! 탁! 탁!
복도 끝에서 한 차례 늦게 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이민기가 그곳으로 시선을 돌리자.
크게 경악한 시선으로, 조금 전 이민기와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괜찮으십니까?”
승무원이었다.
직원이 환자의 안색을 살피는 찰나, 환자가 고개를 돌려 이민기를 바라보더니 기진맥진한 목소리로 말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버킷리스트 17번.
살려줘서 고맙다는 인사 듣기.
작게 소원을 성취한 이민기의 가슴속에서 뒤늦게 걱정이 걷히고, 마침내 뿌듯한 마음이 차올랐다.
이어서 당당하게 외쳤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버킷리스트 18번.
살려줘서 고맙다는 사람 앞에서 한껏 겸손 부리기.
이 시점, 이민기는 아직 몰랐다.
[20초 전 공유] [대박, 지금 이민기가 죽어가는 사람 살려냄]슬슬 비행기에서는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가 퍼지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를 지켜보는 시선이 썩 불어났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