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Star by Luck RAW novel - Chapter (45)
운빨로 탑스타-45화(45/200)
제45화
어느 아파트 거실.
한 남자가 츄리닝 차림으로 덩그러니 앉아 핸드폰에 시선을 고정한 채 낄낄 웃었다.
“와, 민기 씨 인기 되게 많네.”
“…….”
그의 앞에 앉은 사람은 묵묵한 것이 말이 없었다.
“부럽다. 나도 사람들한테 인기 많아 보고 싶은데.”
“…….”
“잘생기면 대체 어떤 기분일까?”
“…….”
“민기 씨, 알려주라. 응?”
마치 군대 후임을 놀리는 선임과도 같은 깐족거림.
그렇게 일방적으로 놀림당하기를 한참, 이민기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선생님, 그만 놀리세요.”
“놀리는 거 아닌데, 난 언제나 진심이야.”
“진심으로 놀리시는 거잖아요!”
“들킴.”
츄리닝을 입은 남자, 김아성 트레이너가 오징어 다리를 잘근잘근 씹으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데 진짜야. 민기 씨 이번에 공개한 티저 반응 좋더라. 이건 부인 못 하겠지?”
“그건…….”
“맞아요.”
유선아도 말 한마디를 곁들였다.
“인터넷에서 난리던데요? 이런 신인이 어디 숨어 있었냐면서, 영화 개봉일이 기다려진다고 막 그래요.”
“까 봐야 알죠. 아직은 아는 사람만 아는 수준인데.”
“아! 민기 씨! 너무 겸손하면 기만이라니까요!”
기어코 김탁까지 끼어들더니 말했다.
“요즘 학원에서 그 원장이 민기 씨를 자랑하던데요? 막 벽에다가 사진 인쇄해서 걸어놨걸랑요. 저 사람이 우리 학원 출신이라고.”
“…….”
그 원장이?
머릿속으로 도저히 그려지질 않는다.
이민기는 세 사람의 전방위 포위 앞에 탱탱볼이 되어, 할 말을 잃고 마른세수만을 반복했다.
반박할 수가 없었다.
근래 반응이 좋은 건 사실이었으니까.
[제목: 언제까지고 푸르른 움짤 쪄 왔다.gif]인터넷의 영화 팬들을 중심으로 말이다.
아직 개봉도 안 한 작품이다.
게다가 작품 특성상 화제성도 아직 모자랐고.
하지만 그 와중에 이민기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지분이 컸다.
그것오 주로 외모 이야기로.
‘기쁘기는 한데, 솔직히 좋긴 엄청 좋은데.’
잘생겼다고 칭찬 들어서 싫어할 사람이 어디에 있겠나. 다만 본인이 그걸로 으스대면 좀 이상하잖아.
게다가 아직 영화 개봉도 안 했다.
외모로 반응을 얻은 건 좋지만, 그래 봤자 일각에서의 반응일 뿐이었다.
‘진짜 중요한 건 영화를 봐야지.’
거기서부터가 본선이다.
그런 이유로 최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겸손해지려고 노력하는 참이었다.
김아성 트레이너는 그런 반응이 재밌어서 한층 더 가열차게 놀렸고.
“내년 되면 너무 하늘의 별이라 내가 말도 못 붙이는 거 아니야?”
“……쌤.”
“그날이 오면 나는 이민기 선생이라는 타이틀로 약 팔고 다녀야지. 고맙습니다. 이민기 배우님. 그런데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민기 씨가 유독 사진빨을 잘 받지 않아?”
“그러게요?”
사진빨이라는 말에 유선아는 귀가 솔깃해졌는지 한마디를 거들었다.
“실물도 엄청 괜찮기는 한데,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면 좀 더 빛나는 느낌? 아, 그래도 전 실물이 더 나은 것 같고.”
“아, 그거네. 어떤 상황에도 굴욕샷이 안 나오는 거. 봐, 봐, 다 느낌이 좋지?”
“그런가? 진짜네? 굴욕샷이 아예 없네요.”
그 말 그대로였다.
이민기는 유독 어떤 상황에서도 굴욕샷이 안 나오는 경향이 있었다.
타고난 운이 따르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아니, 실제로 운이 맞았다.
[사진이라는 건 신이 내려주는 선물이다.]어느 사진가가 한 말이 있었다.
[90짜리 사진이 목표라면 노력하면 된다. 하지만 100짜리 사진은 다르다. 그건 노력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 시간의 흐름, 상황, 조명까지 수많은 우연이 따라주어야 한다. 그렇기에 잘 찍은 사진은 신이 내려주는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이민기는 이런 면에서 유독 사진빨이 좋았다.
좋은 포즈와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얼굴도 한몫했고.
결국, 부끄러워 폭발하기 직전까지 간 이민기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알았으니까 그만 하세요. 저 진짜 이러다가 죽어요. 사실 지금도 반쯤 죽었어요.”
“후후, 알았어. 알았어. 그럼 자, 건배나 하자고.”
김아성 트레이너가 잔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민기 씨 개봉 대박을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그렇다.
오늘은 이민기의 영화 데뷔작의 성공을 기도하는 자리였다.
그것도 김아성 트레이너의 집에서.
이들 셋은 원래 학원에서 자주 뭉쳤다.
하지만 이민기가 학원에 안 나가게 된 뒤, 새 장소를 찾던 중 김아성 트레이너의 집을 새 아지트로 삼은 것.
“그런데 민기 씨, 오늘도 술은 안 마시네요?”
“몸 관리 때문에요. 그리고 저 술 마시면 피부에 트러블 올라오거든요.”
“거 아쉽네.”
김탁이 그의 몫마저 홀짝이려니 이민기가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이따 저녁에는 동창회도 있고요.”
“동창회요?”
의외라는 듯한 목소리에 이민기가 쑥스러워 고개를 비스듬히 숙이며 말했다.
“네, 정말 몇 년 만에 나가는 거기는 한데, 어쨌든 고등학교 동창회요.”
그 말 그대로였다.
개봉까지 보름이 채 안 남은 상황.
모처럼 생긴 휴일을 활용해 모든 행사를 하루 안에 다 끝낼 생각인데, 그중 하나가 동창회였다.
‘정말 아득하게 옛날 같기는 한데.’
체감상 10년도 더 지난 것 같다.
고등학교 시절을 돌이켜 보면, 솔직히 좋은 추억이라고는 잘 떠오르지 않았다.
워낙 운이 나빴던 탓일까.
그의 학교생활이라는 게 어지간히 고단했다.
인복이 없어서 사고도 잦았고.
‘좀 치이고 살았지.’
이 탓에 이민기는 동창회에 거의 나간 적이 없었다.
아무래도 하꼬 배우 생활이 길어지다 보니, 자존감이 심하게 저조해져서 슬슬 피했던 것도 있고.
‘하지만 이제 내 운도 좋아졌잖아. 다시 만나보면 뭐가 다르지 않을까?’
내심 기대감이 있었다.
남들처럼 평범한 학창 시절의 추억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거.
“원래 자주 나가지는 않았는데, 또 가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평범한 삶이 부럽다.
그런 마음을 담아서 중얼거린 찰나였다.
“그래? 연예인들은 보통 동창회 잘 안 나가는데.”
김아성 트레이너가 어깨를 으쓱하더니 말했다.
“그래요?”
“응, 조금이라도 뜬 애들은 동창회 잘 안 나가. 적어도 내가 아는 애들은 대부분.”
“왜요? 이유가 있나?”
“미움받기 딱 좋은 직업이거든.”
그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안 뜨면 무시당하고, 뜨고 나면 똥파리들 달라붙고. 마음의 상처만 받기 좋지. 원래 연예인들은 데뷔하고 나면 본심 털어놓을 친구 한 명 만들기도 어렵잖아.”
“아.”
“그거 치료하겠답시고 옛날 친구들이나 만나러 갔다가, 오히려 더 큰 상처만 받고 아예 굴속에 들어가서 뚜껑 닫는 거야. 딸깍.”
김아성 트레이너가 술잔에 술을 채우며 묵묵히 중얼거렸다.
“돈 좀 만졌다는 스타들은 다 정신과 단골이거든.”
어딘가 그답지 않게 진지한 이야기였다.
아니, 실제로 김아성 트레이너의 경험담에 가까웠다.
지금은 트레이너로 활동하는 그지만, 옛날에는 배우 지망생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동창들의 시선이 고왔던 적이 없으니.
이야기가 이어지기를 잠시.
“흐흠.”
유선아가 헛기침을 뱉더니 말했다.
“그래도 민기 씨는 성격 좋잖아요. 남들 안 보는 곳에서도 늘 노력했고. 동창들도 알아봐 주지 않을까요?”
“그랬으면 좋겠네요.”
“아마 그럴 거예요. 제가 보증할게요.”
유선아가 술병을 들어, 잔에 채우고는 이민기에게 내밀며 말했다.
“짠해요.”
“…….”
아까 김아성 트레이너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데뷔하고 나면 마음 털어놓을 친구 만들기가 어렵다고 하였던가.
‘그 말이 맞을 수도 있겠지.’
짬은 장식이 아니니까.
하지만 이 자리의 세 사람은, 언제까지고 그의 친구가 되어 주리라는 직감이 들었다.
김아성 트레이너는 일견 거칠지만, 타인을 배려할 줄 안다.
유선아는 순수하게 좋은 사람이다.
김탁은……어찌 됐든 남한테 피해는 안 끼치는 걸 다행으로 여기자.
‘응, 사람이 그거면 됐지.’
눈치가 없긴 하지만, 눈치만 없는 게 아니니까.
‘어찌 됐든 다 좋은 사람이지.’
이민기는 말로 설명할 수 없이 따뜻하면서도 뭉클한 게 가슴속으로 스며드는 걸 느끼며 피식 웃었다.
“고마워요. 근데 알콜 말고 물로 주세요.”
“…….”
단호한 말에 유선아가 눈을 깜빡거렸다.
어떻게 이 좋은 날에도 술을 피하나.
의지력이 대단하네. 배우 지망생으로서 존경스럽다.
하지만 조금 깨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도 이래야 민기 씨지.’
얼른 따라잡아야겠다.
유선아는 그런 생각을 하며 물잔을 건넸다.
“짠.”
* * *
어느 시끌벅적한 홍대의 4층 술집.
그곳에서 북적북적한 목소리가 흘러넘쳤다.
“야! 이게 얼마 만이냐.”
“진짜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네.”
“잘 지냈고? 나는 너 오토바이 타고 다니다가 일찍 죽을 줄 알았는데, 어떻게 사지가 다 멀쩡하냐.”
“아주 저주를 해라.”
20대 중반의 남녀 약 20명이었다.
나이가 같은 그들이 활기차게 술잔을 나누고 있었다.
이들의 정체는 바로.
“아아, 임학고 24기 동창회에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민기의 출신 고등학교, 임학 고등학교 동창회에 출석한 동창들이었다.
구색만 맞춘 개최식이 끝날 무렵, 동창회 본연의 모습이 펼쳐졌다.
바로, 술판이었다.
“안 온 애들이 뭐 이렇게 많아?”
“일 때문에 다 바쁘다잖아.”
“그럼 온 사람들은 다 백수라서 왔나?”
“야, 백수 무시하지 마라. 여기 한 분 안 보이냐?”
“……전업 투자자라고 불러줄래?”
동창회라는 게 늘 그렇듯, 이들의 이야기는 특별할 게 없었다.
그냥 옛날 추억 이야기.
그리고 근황 이야기 정도일까.
하지만 오늘은 내심 기대하는 대화 주제가 있었다.
특별히 알맹이 없는 이야기가 이어지기를 한참, 그들은 기다렸다는 듯 한 사람을 화제의 중심축으로 삼았다.
바로.
“민기 이야기 들었냐?”
이민기였다.
아직 이 자리에 없는 그가 동창회 자리 곳곳에서 계속해서 거론되었다.
“민기? 민기가 누구지?”
“배우 이민기 있잖아. 잠깐만, 사진 보여줄게. 얘.”
“헐, 우리 반에 이런 애가 있었나? 되게 잘생겼네.”
“드라마 하나 나왔다더라. 캠퍼스 스토리였나? 학교 생활하는 거.”
“조연이네.”
“기획사 좋은 곳 들어갔다던데? JC 여기 되게 큰 곳 아니냐?”
“기사 보니까 잘생겼다고 난리던데.”
이민기가 얼마나 성공을 했는가에 관한 이야기가 주류.
혹은 얼마나 성공할 예정인가를 두고 지금의 그를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쏟아지는 이야기 세계 중에서는 다른 방면의 이야기도 있었다.
“그러고 보니까 민기 고딩 때 생각나네.”
이민기의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걔, 고등학교 때는 진짜 별 볼 일 없었는데.”
그가 배우 일을 하기에는 딱히 남다를 게 없었다는 이야기들.
그 이야기들의 태반은.
“되게 자신감 없었잖아. 나는 잘생긴 줄도 모르겠더라.”
“드라마에서는 멋있던데?”
“원래 사진이랑 실물이 다르잖아. 걔는 사진빨을 잘 받는 얼굴인가 보지.”
대개 부정적이었다.
어쩔 수 없었다.
고등학교 시절의 이민기에게서는 심각하리만치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었다.
배우가 될 거라고는 감히 예상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인간관계에도 소극적이었으니, 고등학교 시절 동창들이라고 해서 긍정적인 이야기가 나올 리가.
이민기가 돌려받은 건 지난 7년의 세월이다.
그전에 일어났던 과거 일들은 감히 어쩔 수가 없는 것이었다.
“진짜, 나는 걔 보고 누군가 싶었다. 맨날 자리에 앉아서 책만 봤던 앤데.”
“체육 시간에도 남들 다 운동장에서 뛰어다닐 때 걔는 구석에 앉아서 구경만 했잖아. 여자애들이랑 같이.”
“맨날 다쳐서 그랬나?”
“야, 그게 다 변명이지. 뭔 사람이 맨날 다쳐.”
아웃풋은 인풋에 비례한다.
원래 좋은 이야기가 없었으니, 좋은 이야기가 나올 수가 있나.
자연히 뒷담으로 연결될 수밖에.
“야, 그래도 민기 성격은 착했…….”
은근히 좋게 말해 주려는 사람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내 쓸려나갔다.
자못 뒷담에는 한가지 특징이 있었다.
처음에는 험한 말을 입에 올리기가 조심스럽다가도, 점차 군중심리에 죄책감이 씻겨나간다는 것.
고삐를 잃은 뒷담은 스노우볼링이 된다.
마땅히 가져야 할 죄책감을 여럿이 나눠 가지니 희석되는 탓이었다.
이번에도 그러했다.
그렇게 몇십 분.
허공에 오가는 말들은 어느 사이 선을 넘기 시작했다.
“걔, 성형 받은 거 아니냐?”
“원래부터 호빠 다닌다는 말 있었잖아.”
“입시도 망해서 공사판 갔다더니 참 인생 구질구질하게 흘러갔네.”
“결국에는 배우 됐으니까 또 모르지. 아니다. 배우라는 게 원래 그런 애들이 하는 건가?”
“야, 근데 배우는 운이 좋아야지. 이민기 걔 운 나쁜 거 유명한데, 걔가 배우로 성공을 할 수는 있겠냐. 작품 한두 개 찍는 정도라면 몰라도.”
콤플렉스마저 줄줄 흘러나올 정도로.
그나마 이 자리에 당사자가 없는 게 다행일까.
김아성 트레이너가 술에 잔뜩 취해 꼬장을 부리니, 거기에 붙잡혀 지각한 탓이었다.
“야, 나도 배우 해도 되겠다.”
“이민기 정도도 카메라 마사지 받으니까 그 사진 뽑히는데, 너 정도면 충분히 하고도 남지.”
“그냥 이따가 민기 오면 소속사에 소개해 달라고 말해 볼까? 그러다가 한 작품 뜨면 인생 피는 거잖아.”
“개꿀이네.”
술기운에 취하자 마지막 남은 죄책감마저 흐려졌다.
그렇게, 본인들도 모르는 사이 악담이라는 것에 중독된 와중이었다.
띠링.
술집 현관의 벨이 울리더니, 한 사람이 안으로 걸어들어왔다.
아니, 그냥 가만히 서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
“……헐.”
술집 안의 스무 명가량의 남녀가, 일제히 시선을 고정한 채 입을 멈췄다.
가만히 멈춰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었다.
‘쟤 누구지?’
‘미친, 졸라 잘생겼어.’
‘어쩐지 생긴 게 익숙한데.’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이민기였기 때문이었다.
그가 귀족적인 코트를 입은 채 실내의 푸르스름한 조명을 받아 신비로운 분위기마저 풍기며 우두커니 서 있었다.
얕게 드리운 그림자가 얼굴을 살짝 가린 사이, 건물 뒤로 뜬 조명이 그의 후광이 되어 주었다.
갖은 상황이 맞물린 그의 모습은 뭐라고 해야 할까.
무드의 완성.
흡사 홍콩 영화 속 한 장면을 연상시켰다.
그 중심에 선 이민기가 붓으로 그은 듯한 눈길로 실내를 천천히 훑어보았다.
‘제대로 찾아온 거 맞나? 맞는 것 같은데.’
동창들 얼굴을 마지막으로 본 게 체감상 십 년도 더 전이긴 하다만, 그럭저럭 익숙한 얼굴은 몇몇 보이는데.
왜 이렇게 반응이 없지.
이민기는 뭐라도 먼저 입을 열어야겠다는 생각에 작게 중얼거렸다.
“저기, 여기 임학고 동창회 맞죠?”
여전히 반응이 없다.
이민기가 민망한 마음에 헛기침을 뱉고는 말했다.
“나 이민기인데.”
그 이름 세 글자가 흘러나온 순간이었다.
‘아.’
‘이민기였어?’
‘진짜 이민기라고?’
동창회에 미리 참석했던 사람들의 동공이 일제히 흔들렸다.
‘……실물 대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