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Star by Luck RAW novel - Chapter (48)
운빨로 탑스타-48화(48/200)
제48화
배우들의 활동 루틴은 이러하다.
작품을 촬영할 때는 순수하게 작품 촬영에만 집중한다.
우선 촬영에 돌입한 순간부터, 그 배우의 모든 행동은 작품의 완성도에만 초점을 맞추게 된다.
하지만 촬영에 이어 개봉까지 끝났다면 어떨까.
[뽕 빨아야죠.] [돈 법니다.] [본전 회수해야죠.]본격적인 배우 활동.
아니, 모델 활동의 시작이었다.
[영화 출연료만으로 먹고사는 배우는 생각보다 흔치 않아요. 그보다는 영화로 인지도를 올리고 광고로 본전을 챙기죠. 배우들이 다작을 안 하는 데는 이런 이유도 있어요.]흔히 모델 일만 한다는 배우들의 속사정이었다.
영화에서 한번 이미지를 만들면 그게 몇 년을 간다.
그러니 특별히 배우 활동에 욕심이 있는 게 아닌 이상, 몇 년에 한 작품만 내놓고 남은 시간에는 모델 활동에만 집중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물론, 이건 개인의 선택이고.
“으음.”
이민기는 또 다른 이유로 고민하고 있었다.
턱을 긁적이며 망설이는 그의 앞으로 박한모 매니저가 서류를 펼쳐놓으며 말했다.
“신인 배우를 모델로 선호하는 기업은 드뭅니다. 어째서일까요?”
“굳어진 이미지가 없어서요?”
“예, 그렇습니다.”
박한모 매니저가 흐뭇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배우의 이미지는 어느 기업이 몇 년에 걸쳐 구축한 브랜드와도 같습니다. 배우님은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깔끔합니다.”
“좋은 건가요?”
“예, 깔끔해서 괜찮은 일감을 고르기가 어려울 정도죠.”
“…….”
농담이었나.
이민기의 멘탈에 살짝 기스가 생기려니 박한모 매니저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배우님의 인지도는 아직 크게 특출나지 않으니까요.”
인지도라면 어쩔 수 없지.
지나치게 정론에 가까운 말에 이민기가 한숨을 내쉬고는 답했다.
“그게 제가 일을 못 하고 있는 이유겠네요.”
그렇다.
이민기는 현재, 마땅히 괜찮은 광고 일감을 못 고르고 있었다.
‘괜찮은 광고 일감 하나 따내는 게 원래 이렇게 어려웠나?’
그래도 영화 한 편 찍어서 적당히 흥행했으니까 찾아주는 회사가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을 뒤집고, 그런 회사가 영 드물었다.
물론, 자잘하게는 있다.
다만 이미지 소모를 감소할 만큼 괜찮은 제안이 없다는 것뿐.
그런 이민기 앞에 선 박한모 매니저가 말을 이었다.
“게다가 배우님은 최근에 등장한 작품이 스릴러라서 더더욱 그렇습니다.”
“스릴러가 문제가 될까요?”
“원래 스릴러가 그렇거든요. 광고에는 큰 도움이 안 되지요. 인지도가 올랐다고 한들, 그게 광고 모델로 좋은 이미지인가 하면 고민의 여지가 있기에.”
그가 톡 던지듯 말했다.
“잔혹하게 살해당한 사람에게 보험 광고를 맡길 수는 없으니까요. 식품 광고도 그렇고, 음, 아파트 광고도 그렇네요.”
“…….”
가슴에 사무쳤다.
이민기는 헛기침을 뱉고는 말했다.
“패션모델은요? 저 최근에 그래도 패션 쪽으로 이야기가 조금 나왔던 것 같은데.”
“그쪽도 크게 다를 게 없습니다. 대체재가 많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조금 지나치게 많습니다.”
거기는 레드 오션이었구나.
“게다가 민기 씨는 함께 일하고 있는 쇼핑몰이 있지요? 패션 관련해서는 당분간 그쪽에 집중하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동의하기는 한다.
근래 들어 한창 물이 올랐고.
하지만 이민기는 혹시 하는 마음에 재차 물었다.
“그럼 우선 적당한 거 하나 아무거나 출연하면 안 될까요?”
“광고도 이미지입니다. 돈을 아무리 많이 줘도 대부 업체 광고만큼은 출연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윽.”
“이런 말이 있습니다. 자못 신인 배우라고 하면 배역을 가려서는 안 되지만, 광고는 가려야 한다.”
“……인식이 한번 잘못 박히면 끝이라는 거네요.”
“예, 아동용품 광고 하나 잘못 나갔다가, 영영 극복하지 못하고 아동 전문 모델로 노선을 틀어버린 분도 계시니까요.”
계속 반박이었다.
이대로 합죽이가 될 것만 같은 기분.
하지만 이민기는 어째서인지 박한모 매니저가 그를 놀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왜, 그런 거 있지 않나.
생일 선물을 주기 전에 기대감을 최대한 떨어뜨리는 그것.
‘애초에 JC가 광고로 유명한 기업이기도 하고.’
소속사가 왜 소속사겠나.
좋은 자리 물색한다고 프로필을 여기저기 돌리고 또 돌렸겠지.
그중 하나가 안 걸렸을까.
그렇기에 설마 하는 기분을 느낀 순간이었다.
“하지만 다행입니다. 저희가 마침 배우님과 딱 적당히 맞아떨어지는 일감 하나를 찾는 데 성공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였다.
“정말이죠? 놀리는 거 아니라 진짜 일감.”
짜릿한 기쁨이 묻은 이민기의 목소리에 박한모 매니저가 싱긋 웃었다.
다음 순간이었다.
“보충제 광고입니다.”
“네?”
산뜻하게 나온 말에도 불구하고 이민기가 돌처럼 굳었는데, 박한모 매니저가 자리에서 일어나 사무실을 빙글빙글 걸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페이가 괜찮은 것도 있습니다만, 회사 측에서 배우님에 대한 열렬한 애정을 드러내더군요.”
“잠시만요. 보충제라면 비타민 같은 거요?”
“아닙니다. 배우님 이미지에 딱 맞는 보충제입니다.”
“……단백질?”
“역시 빠르시군요.”
이민기가 눈을 질끈 감았다.
단백질 보충제 광고라.
그래, 보충제라는 말을 들은 순간 내심 직감하고 있었다.
작중에서 노출 씬을 한번 찍었고, 그게 꽤나 화자 됐다고 하니까.
하지만 설마 진짜로 단백질 보충제라니.
어찌 됐든 일감이다.
기쁘기는 하다.
그렇지만 그 이상으로 걱정되는 건.
‘노출이 조금 잦은 것 같은데.’
신인 배우가 벌써 노출을 달고 살아도 되는가 하는 것이었다.
원래부터 그렇다.
노출이라는 건 양날의 칼과도 같아서, 필요할 때만 적절하게 쓰면 더할 나위가 없지만 남발하면 자기 자신을 베는 법이었다.
‘이미지를 망치는 건 절대 아니지만, 너무 이미지가 고정되어 버리지.’
건강한 이미지 좋다.
하지만 왜, 옛말에 한 번 섹시 배우가 되면 앞으로도 영원히 섹시 배우만 하게 된다고 하지 않던가.
지나치게 인상이 진하게 남는 탓이었다.
‘그렇다고 다음 작품 찍기 전까지 마냥 놀기도 좀 그런데.’
득과 실을 따질 부분이 크다.
그 사이에서 저울을 재며 고민하는 참이었다.
“게다가 회사가 좀 괜찮습니다.”
박한모 매니저의 입에서 결정적인 단서가 하나 나왔다.
“한경제약이라는 회사 제품인데, 제품 이름이 리얼프로틴이었나요?”
“네?”
“그리 유명한 제품은 아닌 것 같지만 깨끗합니다.”
리얼프로틴.
운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그 제품이었다.
‘이거 권준용 관장님이 추천했던 그거잖아.’
권준용 관장의 입으로 브랜드를 전해 들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수입산을 선호하기는 해. 한국에서 쇠 좀 든다는 사람들은 다 그렇고. 그런데 이건 좀 다르거든.] [리얼 프로틴?] [그래, 물건 퀄리티만 보면 어지간한 수입산은 다 씹어먹지. 가격도 괜찮고. 사실 취미로 운동하는 사람이면 이만한 게 없다고 봐야지. 그런데 안 팔려.] [왜요?] [마케팅팀이 일을 드럽게 못 해서.]그 권준용 관장이 한 말이었다.
입에 들어가는 거라면 단백질을 1g 단위로 따지는 그 권준용 관장이.
어지간한 국산 보충제는 밀가루를 굳이 비싼 돈 주고 사 먹는다며 비웃는 그가 좋게 말한 물건이 이것이었다.
리얼 프로틴.
[크하하, 또 모르지. 민기 씨가 나중에 커서 홍보해 주면 잘 팔릴 지도.] [그런데 관장님은 왜 안 드세요?] [먹으면 묽은 똥 싸서.] [아.]그렇다고 했다.
적어도 권준용 관장의 추천이라면 믿을 수 있었다.
“물론, 선택은 배우님의 몫입니다.”
기로에 선 이민기를 앞에 두고 박한모 매니저가 차분히 말을 이어나갔다.
“여러모로 배우님과 성향이 잘 맞는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노출이 부담스럽다면 거절하셔도 좋습니다. JC 입장에서도 무조건 추천하지는…….”
그 순간이었다.
“아뇨, 할게요.”
어느새 결심을 굳힌 이민기가 눈빛을 빛내며 말했다.
“하고 싶어요.”
“괜찮으시겠나요?”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어떤 직감이 들어요. 해 보면 무조건 득이 될 것 같네요.”
돌변한 기세에 박한모 매니저가 되물어볼 정도였는데, 이민기는 외려 한층 더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안 그래도 보충제 광고 찍어 보고 싶은 참이었어요.”
“아, 배우님은 운동에 관심이 많으셨죠?”
“그것도 크고요.”
나름대로 납득시킨 순간이었다.
이민기는 그 기세가 거짓말이었다는 듯 헛기침을 뱉더니 말했다.
“아무래도 보충제 광고라면 옷 까야겠죠?”
“흠, 배우님이 걱정하는 부분은 알 것 같습니다. 아직 몸이 덜 만들어졌다거나 뭐 그런 이유겠지요.”
“크흠.”
족집게였다.
이민기가 헛기침을 뱉으려니 박한모 매니저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어차피 저쪽에서 다 어련히 조사해 보고 신청을 넣었을 테니까요. 자기네 돈 쓰면서 그 정도는 하지 않겠습니까? 저희도 최선을 다해서 조율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기는 한데요.”
“하지만 당분간은 다른 활동보다는 운동에 매진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가 알통을 부각하듯 팔을 들어 올리며 재차 말했다.
“헬스니까요.”
* * *
이민기의 첫 대형 광고는 그렇게 단백질 보충제로 방향이 잡혔다.
하여, 이민기에게는 과제가 생겼다.
바로.
“당분간은 집중 관리를 받을 수 있을까요?”
[집 근처 헬스장]에서 운동에만 매진하는 것이었다.그 부탁에 권준용 관장은 이상하리만치 기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드디어 회원님도 그럴 시기가 왔네.”
정말, 입이 찢어져라 귀에 걸릴 정도로 환하게 웃는 얼굴로.
“…….”
뭔가 불길한데.
이민기의 솜털이 삐쭉 서며 그에게 경각심을 알렸다.
권준용 관장은 기본적으로 유능한 트레이너가 맞다. 하지만 그 유능함이라는 게 남에게 고통을 주는 부분에서 각별히 발휘되는 유능함이라고나 할까.
[민기 씨, 고통스럽지? 더 못 들 것 같으면 말해.] [관장님, 저, 저, 더는 못 들…….] [목소리 나오는 거 보니까 2세트만 더 하면 딱 맞겠네.] [못 하는데요?] [3세트 해도 되겠다.]이상한 사람이다.
남을 한계까지 쥐어짜면 어디까지 들 수 있을지를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고나 해야 할까.
쇠를 드는 본인조차도 모를 한계를 남인 권준용 관장이 알았다.
‘눈에 시스템 같은 게 보이는 거 아니야?’
예를 들자면 이런 거.
[회원: 이민기]-신체 측정-
[신장: 178cm] [체중: 67kg] [골격근량: 35kg][체지방량: 6.3kg] [체수분 44kg]-특기 사항-
데피는 좋지만, 볼륨이 전반적으로 부족.
식단 조절 능력이 탁월.
-총평-
등급: 약자
상상해 보자 조금 끔찍해졌다.
하지만 권준용 관장의 입장에서 보기에 이민기는 굴러들어온 떡이었다.
‘슬슬 회원 수가 늘고 있다.’
그동안 이민기 옆에서 별도 보수도 안 받고 밀착 관리한 대가를 요즘 받는 참이었다.
회원이 조금 늘었다.
그것도 주로 여자 회원이.
여자 회원이 늘자, 자연히 남자 회원도 늘고 있지 않나.
‘여기에 계기 하나만 만들어 주면, 장사 대박도 꿈은 아니겠군. 아니, 기왕 하는 일 프랜차이즈까지 누린다. 집 근처 헬스장 11호점까지.’
이민기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사람이 아닌 돈을 보는 것처럼.
그에 이민기가 한 마리 생물로서 본능적으로 공포를 감지하고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왜 이러지? 죽을 때도 긴장감이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다음 순간이었다.
팔짱을 낀 채로 불길하게 웃고만 있던 권준용 관장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바프 한번 찍자고.”
“바프요?”
“그래, 바디 프로필.”
바디 프로필.
신체를 중심으로 찍은 사진을 의미했다.
근육의 부피도 부피지만, 먼저 체지방량을 극도로 줄일 필요가 있는 사진.
“민기 씨가 우리 헬스장에 다닌 것도 벌써 반년이 넘었지?”
“작년 중순부터 나왔으니까 그쯤 됐죠?”
“맞아. 서당 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헬린이 반년이면 바프 한번 찍을 때 됐지.”
“…….”
이 무슨 궤변이란 말인가.
서당 개랑 헬린이가 무슨 상관인가.
설마 헬스 초보자는 개 취급도 안 해 주겠다는 말인가.
갖은 의문이 이민기의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갔지만, 권준용 관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민기 씨, 곧 여름이야. 그렇지?”
“네, 여름이죠.”
“예로부터 여름은 노출의 계절이며, 노출의 계절은 곧 바프의 계절이지.”
그가 진지하다 못해 근엄하기까지 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민기 씨, 이번 여름, 바프 한번 시원하게 찍고 광고까지 대박 내보는 거 어떨까?”
제안 자체만 따지고 보자면 그리 나쁠 게 없었다.
어차피 보충제 때문에라도 만들어야 할 몸, 겸사겸사 바디 프로필을 찍는다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겠지.
마침 여름이니까 잘하면 관련 일감이 더 굴러들어올지도 모를 일이고.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공포감이었다.
받아들이는 순간, 밥이라기보다는 사료라 불러 마땅할 것을 씹어 삼키며 쇠만 들게 되리라는 그런 예감.
‘해야 할 일인데, 왜 이렇게 무섭지?’
이민기가 움찔하는 사이 권준용 관장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내일부터 시작하자고. 그래도 주말에는 쉬게 해 줄 테니까, 주 5일.”
“저기, 저 돈이.”
“민기 씨, 우리 사이에 무슨 돈이야. 몸만 와. 아예 식사까지도 다 챙겨 줄 수 있어.”
“…….”
“내일부터는 고구마랑 닭가슴살만 먹자고. 하루 4끼.”
“…….”
“참, 운동은 내일부터 하루에 두 번 오고.”
호랑이 입에 자기 머리를 들이민다는 게 이런 기분일까.
하지만.
이민기에게는 선택지가 없었다.
* * *
[오늘의 일기]민기 씨와 다시 스터디를 시작했다.
요즘 시간이 남아도나 보다.
[오늘의 일기]모처럼 민기 씨를 만나고 왔다. 사람이 좀 수척해 보였다.
그 건강하던 사람이 왜 저렇게 됐을까.
[오늘의 일기]얼굴에서 생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삼겹살 조지러 가자고 했더니 거절당했다.
[오늘의 일기]드디어 이유를 알았다.
바디 프로필을 찍겠다고 한다.
일주일째 고구마랑 닭가슴살만 먹고 있다고 한다.
선아 씨랑 같이 응원해줬다.
[오늘의 일기]닭가슴살에 물려서 다른 닭가슴살을 찾았다고 한다. 요즘은 닭가슴살도 제품이 다양하다고 한다.
제품을 추천받았다.
스팀 닭가슴살, 스팀 후추 닭가슴살, 닭가슴살 볼, 닭가슴살 큐브, 닭가슴살 만두, 닭가슴살 과자, 닭가슴살 소세지, 닭가슴살 스테이크, 닭가슴살 육포…….
집에 가서 주문할까 하다가 맛없어서 안 먹기로 했다.
[오늘의 일기]민기 씨가 드디어 내일 바디 프로필을 찍으러 간다고 한다.
잘 됐으면 좋겠다.
그동안 운동한다고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배웠다. 세상에 쉬운 일이라고는 없는 것 같다.
민기 씨가 대단하다. 존경스럽다.
어떻게 광고 하나 찍겠다고 저렇게까지 노력할 수 있었을까.
이따 피자 시켜야겠다.
나는 페퍼로니에 토마토소스 추가하고 바싹 구운 게 좋더라
* * *
다음날.
‘김탁, 그 사람, 설마 바디 프로필 찍는다는 사람 앞에 두고 피자를 주문하다니.’
농담인 줄 알았는데 정말로 주문하다니.
그게 사람인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요즘 들어 짐승에서 사람 된 줄 알았더니, 여전히 근본은 안 바뀐다.
사당 개는 3년이 지나 사당역 앞에서 술 마시고 노숙하는 개로 발전했다.
‘언젠가 복수한다.’
이민기가 분노와 한을 곱씹으며 어느 스튜디오 앞에 섰다.
[집 근처 헬스장]의 권준용 관장에게 소개받은 바디 프로필 전문 스튜디오, 스튜디오 머슬이었다.‘드디어 결전의 날이다.’
주먹을 불끈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