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Star by Luck RAW novel - Chapter (95)
운빨로 탑스타-95화(95/200)
제95화
세상에는 그런 연예인이 있다고 한다.
관심을 받기 좋은 연예인이라고나 할까.
같은 행동을 해도, 이상하리만치 소식이 골고루 잘 퍼지는 부류가 있다.
뭐라고 부르면 될까.
주목?
아니다.
그건 너무 범위가 좁다.
어그로?
이건 너무 공격적이다.
그래.
차라리 관심의 신의 축복을 받은 연예인이라고 부르자.
뭘 하든 일단 남의 관심을 끌어들이게끔 운명을 타고난 사람.
다름 아닌 이민기가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세상에게 관심받는 사람이었다.
[저게 왜 진짜?] [????] [이민기 왜 한복 입음?] [사극 찍나?] [사극에 서양인이 왜 나옴?] [어허 요즘 같은 세상에 그런 차별적인 발언을… 갈!!!!!!] [따흐흑!] [그런데 저 사람은 왜 혼자 개량 한복임] [이민기 매니저 아님?]경복궁에서 있었던 짧은 소동이 한순간에 인터넷을 타고 초고속으로 번져나갔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이민기 ㅋㅋㅋㅋㅋㅋ] [놋데 이후로 제일 어이없네 ㅋㅋㅋ] [아 ㅋㅋ 니 ㅋㅋㅋㅋ] [몸 저렇게 쓸 거면 나 주라고 ㅋㅋㅋㅋ]이상할 정도로 퍼진다.
어찌 보면 이것 또한 운의 한가지 부류였다.
좋은 소식은 잘 퍼지는 것.
반대로 나쁜 소식은 좀처럼 퍼지지 않고 묻히는 것.
이민기의 운이라는 것은 이런 방향으로 이상하리만치 크게 발달 되어 있었다.
[저 여자 사람은 누구임] [검색해 봐도 안 나오네] [보야나 올슨 아님?] [그게 누군데] [그 미국 가수 있음] [호주임]그렇게 소식이 퍼지고 퍼지기를 불과 하루.
이민기의 기행은 영 이상한 방향으로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나도 경복궁에서 셔플댄스 추고 왔다]정말 이상한 방향으로.
* * *
운이라는 게 그렇다.
좋으려면 한없이 좋고, 나쁘려면 한없이 나쁘다.
우선 전자는 이민기이며 후자도 이민기였다.
[홍대 아이스크림남]옛날에 이민기에게 붙었던 별명 중 하나였다.
아이스크림처럼 달달하다 그런 건 아니다.
그랬다면 운도 뭣도 아니었겠지.
이민기의 운이라는 건 조금 차원이 달랐다.
“아.”
골목길을 걷던 중 우연히 길고양이를 밟을 뻔해 피하려다가 넘어졌고, 우연히 넘어진 방향에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었다.
30cm 아이스크림이라는 이름으로 관광객들에게 잘나가는 가게가.
마침 그 가게는 기계를 가게 바깥에 내놓고 있었으며.
콰당!
이민기가 운 나쁘게도 기계에 부딪친 순간 정말 우연히도 아이스크림 기계에 오작동이 일어났다.
위이잉-
원래대로라면 기계의 버튼을 눌러야 뽑힐 아이스크림 줄기가, 충격에 오작동으로 뽑힌 것이다.
그것이 주욱 내려오며 이민기의 머리 위로 분홍색 탑을 쌓았다.
무려 30cm짜리 줄기로 이루어진 탑을 말이다.
가격은 3500원.
맛은 팝핀 스트로베리맛이었다.
[ㅋㅋㅋㅋㅋㅋ] [무슨 코미디 찍는 줄 ㅋㅋㅋㅋㅋ] [몰래카메라 아님?] [지나가는 사람들 다 빵터지네 ㅋㅋㅋㅋ]이민기의 행동이 인터넷에서 유명해지는 방향이라면 주로 그런 쪽이었다.
누군가의 웃음거리가 되는 방향.
[야, 이민기가 홍대 아이스크림남이라는데?] [스윗하네] [민기 머리에서는 딸기 맛이 난다더라]운이 지독하게 나빴다.
하지만 그런 이민기의 운은 역전되었으며, 그 말인즉슨.
[경복궁 셔플댄스 챌린지 나도 참여했다]노림수도 없이 한 행동이,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한도 끝도 없이 좋게 퍼져나갈 수 있다는 말이었다.
[아 ㅋㅋ 경복궁 셔플댄스는 못 참지] [여기에서 이민기가 췄음] [인증샷 찍으려는데 그 앞에서 줄 서더라 ㅋㅋㅋㅋ 꼴랑 사진 하나 찍는다고 30분 동안 줄 섰음] [우리 민기 흥해] [(이 사람 한국의 댄서입니까? 이름은 어떻게 되는)]SNS 등지를 타고 이민기의 행보를 추종하는 행렬이 이어졌다.
경복궁에서 한복을 입고, 그의 춤을 따라 하는 것.
오늘 하루에만 영상이 100개가 넘게 올라왔으니, 가히 대세 배우다운 영향력이라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양보다 질.
그중에서도 가장 반응이 좋은 영상은 무려.
“재공유가 4만 개……?”
4만 번이 넘게 퍼져나갔다.
물론, 이민기 본인이 찍힌 영상이었다.
‘새로 고침 누를 때마다 늘어나는 것 같은데?’
공유 횟수가 늘고 댓글도 는다.
[지구촌에 이 영상 안 본 사람 없게 해 주세요] [미쳤다. 점심시간에 애들끼리 이거만 1459425번 반복해서 봄] [찍는 사람 주위에서 웅성거리는 게 완전 킬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민기야 좋은 말할 때 사극 하나 찍어주면 안 되겠니?^^ 응?] [JC, 우리가 바라는 게 뭔지 너희도 알 거야. 현명하게 처신해.]………
……
…
어질어질할 정도로 빠르게 쌓여가는 숫자 앞에서 이민기의 눈이 빙글빙글 돌았다.
‘이게 한국에서만 퍼진다고 가능한 숫자인가?’
잘 보니까 영어권, 일본 쪽 계정으로도 많이 퍼진 듯했다.
[(SO CUTEEEEEEEEEEE)] [(이 사람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내게 가르쳐 주는 것을 바랍니다.)] [(한국의 아이돌 시장에는 인재가 많다.)] [(이 드라마 제목 뭐죠?)]스크롤을 내린다.
스크롤이 도저히 안 끝난다.
내리고 또 내린다.
아예 확확 내린다.
그래도 줄어들 줄을 모른다.
슥- 슥- 슥- 슥-
이민기는 지문이 닳도록 스크롤을 내리기를 한참.
이내 핸드폰을 손에서 내려놓고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많네…….”
우리 누리꾼들, 좀 치네.
그래도 나 좋아하는 사람들이 남겨 준 말이니까 감사해서라도 다 읽으려고 했는데.
이건 좀 많아도 너무 많지 않나.
내가 읽는 속도보다 댓글 달리는 속도가 더 빠른데 이걸 어떻게 다 읽어.
‘나중에는 잠잠해지겠지? 그때 몰아서 읽어야겠다.’
이민기가 어림도 없는 희망을 품었다.
아무튼, 이번 일에서 그 또한 느끼는 바가 확실히 있었다.
‘이제 진짜 엄청나게 떴구나.’
확실히 깨달았다.
그의 행보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곧 대중의 이목이 따른다.
눈앞의 인터넷도 그렇지만, 현실에서도 그렇지 않았나.
‘빠져나오기 힘들기는 했지.’
경복궁에서 발을 내디디기가 힘들었다.
그가 등장한 지 몇 분이나 지났다고 사람이 몰려들더니, 촬영이 끝날 때쯤에는 사람이 거의 구름떼처럼 몰려서는 발을 내디디기도 힘들 지경이었다.
[민, 생각보다 잘나가는 사람이었군요? 우리 앞으로도 친구로 남도록 해요.]보야나 올슨은 자기 뮤직비디오에 넣을 장면이 늘었다면서 히히덕거렸고.
‘인기라.’
지금도 이 지경이다.
나중에는 어떻게 될까.
진짜 동네 마트도 못 가서 인터넷으로 다 시켜먹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건 좀 그런데.’
두렵다.
하지만 어찌 됐든 고생을 감수한 덕분인지 기사까지 나왔다.
[이민기, 경복궁에서 한복 입고 셔플댄스 춰] [차기작은 퓨전 사극?] [싱어송라이터 보야나 올슨, 이민기와 비밀스러운 만남을 가진 이유는?] [훈훈한 성균관 도련님 포스에 신작 대박 예감 새록새록] [몰려든 숫자만 300명이 넘어. 이민기가 ‘대세 신인’ 맞네]물론, 여기에는 JC의 입김이 상당히 관여한 것 같지만 말이다.
그리고.
마침 그 입김에 가까운 사람이 마침 옆에 서서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배우님은 운이 좋으신 것 같습니다.”
박한모 매니저였다.
“이런 거, 회사에서도 그간 바이럴로 뭐 하나 해보려고 매일 시도하다가도 거의 다 실패하는데. 배우님께서는 자연스럽게 성공해 버리셨군요.”
“…….”
“처음에는 배우님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까지 적극적이신지 의심스러웠습니다. 요즘 스트레스가 많으셨구나 싶었지요. 원래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탈을 꿈꾸니 말입니다.”
“음.”
이민기가 마땅히 반박거리를 찾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보야나 올슨이 세계적인 팝스타가 되리라는 걸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잘 생각해 보면 박한모 매니저의 눈에는 자기가 오버한 것으로 비쳤을 것 같기도 하다.
“배우님은 심지어 자발적으로 해내셨지요. 전 상상조차도 못 했던 일입니다. 대단하십니다.”
“매니저님 덕분이죠.”
“아닙니다. 전 배우님의 밑에 들러붙어 살아가는 빨판상어 같은 존재입니다.”
거 반박하기 어렵네.
침묵한 이민기 옆에서 박한모 매니저가 차분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농담입니다. 사실, 제가 지금까지 매니저 일을 하면서 직접 겪어 본 연예인만 적어도 스물은 넘어가는데, 배우님은 그중에서도 특별한 것 같습니다.”
저 특별하다는 게 무슨 뜻일까.
이민기는 좋게 받아들이기로 생각하며 말했다.
“하하, 감사합니다.”
“바로 그런 점이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점이 뭔데.
뭐가 특별하다는 건데.
딱 보아하니 저것은 놀리려고 하는 말이라고 판단했기에, 이민기는 화제를 돌리려는 찰나였다.
“참, 배우님도 슬슬 팬덤 관리를 하실 때가 된 것 같습니다.”
“팬덤이요?”
“그동안 시기상조일 것 같아서 공식 팬덤을 지정하는 것까지는 미뤘습니다만, 이미 비공식으로는 난립하는 추세입니다.”
아, 그렇지.
그거 들어봤다.
보통 연예인들이 데뷔하더라도 공식 팬클럽을 바로 만들지는 않고, 데뷔 2~3년 차가 지났을 때 만드는 게 관례라고.
그 전에 잠깐 떴다가 작품 하나 찍고 묻혀 버리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나.
오히려 징크스가 있었다.
빨리 팬덤 관리하는 연예인일수록 빨리 저문다는 징크스가.
“사실, 아이돌이 아니라면 공식 팬덤 자체를 안 만드는 분들도 기성 배우분 중에 다수 계십니다. 하지만 배우님은 팬덤이 꽤 강한 편입니다.”
“음, 이야기를 듣긴 들었어요. 민기단이라고 했던가.”
에고서칭(인터넷에 자기 자신을 검색하는 것)을 하다가 찾았다.
이민기를 소비하는 소비자들이 밭에 버섯 솟아나듯 하나하나 고개를 들고 있다고.
“민기단, 민짜, 이민기 마음속으로 이민 간 사람들 모임, 민기 휴식처, 수월 그리고 또 뭐가 있었더라, 엄청 많다죠?”
이민기가 손가락을 꼽으며 중얼거렸다.
“또 보통 제 팬들은 스스로 하나들이라고 부른다고.”
하나하나가 모여서 이민기의 팬이라며, 하나라는 명칭을 자칭한다고 들었다.
“다 외우고 계셨군요.”
살짝 놀란 듯한 박한모 매니저의 목소리에, 이민기가 부끄럽다는 듯 웃으며 답했다.
“아무래도 절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니까요.”
팬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뿌듯하고 감사하다.
무명 생활을 오래 했던 만큼, 이민기에게는 팬이라면 단 한 명이라도 그 존재 자체가 감사한 존재였다.
가능하다면 직접 만나보고 싶기도 하고.
아니, 기왕이면 밥이라도 대접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이제는 그러기에도 너무 덩치가 커져 버려서 쉽지 않겠지만.
“아무래도 소통을 나누려면 공식 팬덤을 지정해 주는 게 좋겠죠?”
“전적으로 배우님의 선택입니다. 어느 팬덤을 만들어서, 어느 호칭을 공식화하고, 어떤 방식으로 상품을 제작하고 소통할지. 전부 배우님께서 하시고 싶으신 대로 하면 됩니다.”
선택권을 넘겨주는 건가.
“음, 그러면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이민기는 고민하기를 잠시, 이내 입을 열었다.
“JC에 전적으로 맡길게요.”
JC에 맡기는 것이었다.
어중간하게 아는 자신보다는, 확실하게 아는 JC에게.
이민기의 말에 박한모 매니저가 작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눈을 깜빡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직접 선택하지 않으시는 겁니까?”
“네.”
이민기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저보다는 회사가 더 전문가일 것 같아서요. 연기랑 팬덤 관리는 또 아예 다른 문제이기도 하고. 만에 하나 문제 생기면 골치 아프잖아요?”
지난 사건에서 배운 게 하나 있었다.
어지간한 일이라면, 그냥 소속사에 맡기는 게 마음이 편하다는 것이었다.
그만 그런 게 아니다.
팬들에게도 그렇겠지.
“또 수익 떼 주면서 계약하고 있잖아요. 이럴 때 회사 도움 좀 봐야죠.”
가벼운 농담을 던진 이민기가 큭큭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만에 하나 결과가 어떻게 되든 원망은 안 하겠습니다.”
“나중에 후회하실 수도 있습니다.”
“욕을 먹어도 보통 소속사가 먹죠? 후후.”
“흠, 요령이 느셨군요.”
“신인 배우 딱지 뗄 때 됐으니까요.”
뗄 때 됐지.
사실은 한참 옛날에 뗐어야 했지.
그다음 순간이었다.
박한모 매니저가 작게 눈을 깜빡이더니 말했다.
“그럼 간단하군요. 공식 팬클럽은 민기단, 공식 호칭은 하나, 팬클럽 지정은 다음 주부터 하겠습니다.”
너무 빠르게 결론이 나왔다.
고민을 거치긴 한 건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초고속으로.
“네?”
이렇게 빠르게 골라도 되나.
그에 역으로 놀라버린 이민기가 되물으려니 박한모 매니저가 당연하다는 듯 답했다.
“원래 제일 큰 곳에 맡기는 게 관례입니다.”
너무 빠르다.
“관례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아 그런가.
어쩐지 김이 식은 이민기가 입술을 삐쭉 내밀었는데, 박한모 매니저가 물었다.
“참, 그러고 보니 배우님, 공항에서 보야나 올슨과 이야기를 조금 나누시던데.”
“아, 네, 잠깐 이야기 좀 나눴죠.”
몇 마디 나눴을 뿐이다.
보야나 올슨이 따로 전할 말이 있다고 했어서.
그런데 박한모 매니지는 그게 꽤 신경 쓰였는지, 그답지 않게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때 무슨 말을 했는지 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이야기라면.”
이민기가 잠시 기억을 되짚어보았다.
다소 황당한 장면이 떠올랐다.
[나, 다음 앨범으로 빌보드 1위를 찍을 생각을 하고 있어요.]빌보드 1위를 찍겠다는 선언이었다.
그것도 박한모 매니저를 제쳐두고 그에게만 말한 이유라는 게.
[빌보드 1위 찍은 다음에 모한테 뮤직비디오 찍어 달라고 말이나 해 보려고요. 어때요. 재밌겠죠?]나중에 허세를 부려 보겠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었다.
이제 막 빌보드 중상위권 냄새 한번 맡은 신인이 내뱉기에는 과분한 말이다.
하지만 이민기는 그 말에서 어쩐지 기분 좋은 뉘앙스가 풍겼다는 걸 되새기며 입을 열었다.
“비밀이요.”
“……안 알려주시는 겁니까?”
“네.”
어쩐지 감정의 동요를 보이는 박한모의 모습에 이민기가 작게 웃더니 말했다.
“다소 사적인 이야기였어서요.”
저쪽에서 말하지 말라고 했거든.
허세 부리려고 그런 거다만.
뭐, 허세면 어때.
성공한 허세는 흔히 간지라고 불리는 법이다.
* * *
어느 조용한 실내.
한 남자가 무표정하기 짝이 없는 얼굴로 키보드를 두드리기 바빴다.
하지만 그 사내의 옆에 선 사람의 표정은 반대로 놀라움에 물들어 있었다.
‘감독님이 웃음을?’
그렇다.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사람의 이름은 바로 황의성.
한국 영화계의 예술 진영을 대표하는 감독 중 한 명이었다.
원래부터 석바위 얼굴처럼 표정이 희미한 사람이니, 저 얼굴은 누가 봐도 무표정이었다.
하지만 악어와 악어새마냥 공생관계로서 그 얼굴을 몇 년째 보며 살아가고 있는 연출가이기에 잘 알았다.
‘어마어마하게 재밌는 걸 보고 계시나. 흔치 않은 표정이다. 감독님께서 저렇게까지 크게 웃으시다니.’
황의성 감독이 지금 상위 0.1%급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 판단은 사실이었다.
실제로 황의성 감독은 지금.
‘이민기라고 했나. 독특한 사람이군.’
인터넷에서 이민기를 보며 작게 감탄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것도 그의 뇌지컬에 대해서 말이다.
‘돌발 행동으로 보이겠지만, 사실은 디테일까지 무엇 하나 꼼꼼하게 계산한 행동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