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102)
결혼식에 온 손님들
다음 날 아침 회장실로 불려갔다.
“녀석, 이것을 노린 것이냐?”
아버지 책상에 놓여있는 신문들의 머리기사는 미래 백화점&랜드와 프러포즈 기사로 가득 채워졌다.
―세기의 프러포즈, 미래 그룹 부회장이 모델 초유진에게 한 고백!―
―결혼을 준비하는 남성들의 고민이 증가, 그녀에게 어떻게 고백해야 하는가?―
―연인들의 프러포즈 장소로 미래 백화점&랜드가 선풍적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
강한 인상을 주었던 프러포즈가 가십거리로 올라왔다.
―미래 그룹이 짓는 백화점&랜드는 특별하다.―
―대한민국의 꿈과 희망, 미래 백화점&랜드 ―
―미래 백화점&랜드에 들어오게 되는 시설들.―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도하는 미래 그룹.―
홍보성 기사도 다수 올라왔다. 지면의 상당 부분을 어제 행사와 관련된 기사가 차지했다.
“네. 프러포즈와 동시에 홍보 효과도 노렸습니다.”
“잘했다.”
“이번 일로 사람들의 기억에 미래 백화점&랜드가 강하게 남게 될 것입니다. 완공되면 한 번쯤은 와 보고 싶겠지요.”
“괜히 걱정했구나.”
아버지도 이번에 초유진에게 프러포즈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 앞에서 하는 것에 관하여 부정적이었다.
결혼은 조용히 두 가문 사이에 하는 것이다. 많은 손님을 결혼식에 초대하여 성대하게 하지만…… 이것은 그 정도를 넘었다. 이런 식의 프러포즈는 파격이었다.
“이제는 너의 생각을 따라가기가 힘들다. 일선에서 물러나야겠어.”
“아직 정정하신데요. 회장으로서 계속 지켜봐 주십시오.”
“네가 알아서 잘하는데……. 이 아비는 여행이나 다녀야겠다.”
“회장으로서 회사의 전반적인 것을 살펴 주십시오.”
부회장으로 그룹 대부분의 일을 처리하지만, 미래 그룹을 대표하는 회장은 아버지였다. 아버지의 인맥은 여전했다.
“미래 그룹에는 아버지의 힘이 필요합니다.”
친구분들이 미래 그룹의 협력사로 많이 있었다. 고철을 수집하던 이들이 지금은 어엿하게 중소 회사를 경영했다. 재벌은 계열사만큼 협력사들도 매우 필요했다.
미국 S.P.A 사업을 위해서는 많은 상품이 필요했다. 그것을 협력사들이 채워 줄 것이다. 자동차와 조선, 전자도 많은 부품이 들어갔다. 그런 부분을 담당해 줘야 했다.
“녀석. 이제 결혼식을 언제 할 거냐?”
“바로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 달 후면 적당하시겠습니까?”
아버지도 지인과 친척들에게 연락해야 했다. 적게 잡아도 한 달은 드려야 했다.
“시간이 촉박하긴 하지만…… 너도 나이가 있으니, 빨리 해치워야 하지 않겠느냐.”
28살밖에 안 되었는데 벌써 노총각 취급을 받았다. 남자는 20대 초반에 결혼했다. 여자는 좀 더 빨랐다. 초유진이 겨우 23살인데 노처녀로 인식이 되고 있었다.
“그럼 한 달 후 미래 호텔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결혼식이 결정되었다. 오래 기다렸다. 달콤한 마시멜로를 아껴서 핥아 먹어야 했다. 결혼식 후 이어지는 첫날 밤이 기대되었다.
‘기다림이 길었어.’
* * *
결혼식 발표가 나고 미래 힐튼 호텔에서 준비가 들어갔다. 미래 호텔은 국제 행사도 치를 수 있는 5성급 호텔이었다. 힐튼으로부터 호텔 운영과 행사와 관련된 노하우를 완전히 습득했다.
“준비는 잘되고 있지요?”
“최고의 결혼식으로 만들겠습니다.”
미래 호텔의 연회 담당자들이 이번 결혼식을 위해 총출동했다. 미래 호텔의 넓은 연회장을 모두 예식장으로 만들었다. 결혼 케이크는 슈가로 만들어져 높이가 1.5m에 달했다.
영국 왕실의 결혼이나 미국의 대부호의 결혼식 같았다. 이 행사를 위한 음식 준비로 미래 호텔의 음식료 부서가 총동원되었다.
“호텔 직원들은 모두 베테랑입니다.”
미래 호텔에서 그동안 여러 국제 행사도 치렀다. 이번 행사는 그것을 능가하는 규모였다.
대한민국의 정·재계 인사들과 언론인, 예술인, 연예인들이 대거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다.
해외에서 참석하는 이들도 많았다. 미래 그룹과 관계된 해외의 인사들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사람 모두 초대되었다.
미국 한인회 회장을 비롯해 미주 지사와 관련된 인사들, S.P.A 관련 협력사, 일본의 마루한 손정희 회장, 미군에 있을 때 알게 된 사람들인 군수 사령관이었던 크룸프 가빈 대장, 앤더슨, 그 외의 친했던 장교들 등 많은 이들이 결혼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멀리서 오는 사람은 결혼식 며칠부터 일찍 도착했다. 그들은 직접 만나서 응대했다.
“앤더슨, 오래간만이네요.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잘 지내지. 아이언, 네가 성공할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크게 성공할 줄은 몰랐는데 대단하다.”
“앤더슨은 요즘 무슨 일하고 지내세요?”
“나? 예전에 하던 일과 비슷한 일을 하지. 군인 신분에서 민간인으로 바뀌었을 뿐이야. 로비스트로 활동하고 있어.”
앤더슨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는 미군에 군납하고 있었다. 군인일 때의 쌓아 놓은 인맥을 활용한 것이다.
미국에서 로비스트로 나름대로 성공한 것 같았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생각보다 군납의 종류와 금액이 컸다.
“앤더슨, 크게 성공했네요.”
“혹시 미군에 군납할 생각이 있으면 말하라고. 내가 특별히 신경 써 줄게.”
“정말 부탁을 드려야 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어요.”
미군은 숫자가 많았다. 군납으로 공급되는 상품의 종류도 많고 시장도 컸다. 미국 PX가 대형 할인점과도 같았다. 안 파는 것이 없었다.
“저희가 군납을 할 수 있는 상품이 많거든요.”
군납할 상품이 많았다. 식품과 통조림, 군복, 철모, 트럭, 등 미래 그룹에 여러 가지 상품들이 있었다.
군납 시장도 한번 고려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베트남 전쟁이 발발한다면 엄청나게 돈을 벌게 될 것이다.
‘이참에 방위 산업체를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아.’
크룸프 가빈 대장과 앤더슨 등 미군 쪽의 줄이 튼튼했다. 그들이 떠난 후 미주 한인회의 회장이 다가왔다.
* * *
그녀는 저번 LA에서 만났던 미용실의 주인이었다. 동료들의 지지를 받아 한인회의 회장이 되었다.
“저번에 보내 주신 미용 제품의 샘플 잘 받았어요. 유럽산 화장품만큼 괜찮았어요”
미국에 미래 생활 건강이 만드는 샴푸와 린스 등의 헤어 제품과 미용 크림들을 보내어 반응을 살폈다. 제품 생산 전의 시험 생산이었다.
“그들과 같은 원료를 사용했습니다. 품질 하나는 자신합니다.”
“몇 가지 제품을 구매해서 회원들의 미용실에 비치하려고 해요.”
이 제품들은 미래 그룹을 지지하는 교민 미용실들에 판매될 것이었다. 저질의 제품을 보내어 그들이 손님들에게 욕먹게 할 수는 없었다. 그러면 얻은 신뢰도 깨어져 버린다.
유럽에서 명품 브랜드에서 사용되는 원료를 직접 수입했다. 로레알과 같은 수준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원료를 직접 못 만드는 것이 아쉽네.’
미래 그룹은 화장품 생산에 필요한 원료를 생산하지 못했다. 고품질 원료를 만들어 낼 공장과 기술이 없었다.
화학과 정유 공장이 건설되고 관련 기술이 발달해야 했다. 한동안은 수입한 원료를 사용해서 헤어 제품과 화장품을 만들기로 했다.
제조 단가가 상당히 올라가지만 상관없었다. 미용 제품도 의류와 같이 판매가에서 원가는 얼마 되지 않았다.
‘화장품의 주요 성분은 글리세린이야. 플라스틱 용기는 럭키에서 납품받고. 둘 다 원가가 얼마 안 해.’
화장품에서 비싼 수입 원료의 비중은 얼마 되지 않았다. 고가 브랜드의 비싼 가격은 이름값이었다. 거품이 많이 낀 상품이었다.
비싼 원료를 수입해서 만들어도 미용실들에 납품하는 제품은 브랜드보다 훨씬 저렴할 것이다. 마케팅 비용이나 홍보 비용이 들지 않아 이익이 많이 남을 것이다.
미용실용 제품뿐만 아니라 S.P.A 용 제품도 만들었다. 저렴한 가격에 비해 높은 품질로 승부를 볼 생각이었다.
그렇게 해서 수요가 늘면 원료를 생산하는 화학 공장도 지을 생각이었다.
‘가전사업도 시작하니, 플라스틱의 수요도 늘겠지. 그때쯤 되어 화학 공장을 지어도 돼.’
수요 창출 후 공장 설립. 이것이 미래 그룹의 방향이었다. 최고 재벌의 테크트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었다. 내수든 수출이든 수요가 받쳐 줘야 했다.
그래서 수산과 식품, 시멘트, 유리, 철강 등 사업을 먼저 시작했다. 그것들은 이미 국내에 수요가 많았다.
‘앞으로 추진하는 사업 중에는 수요를 만들어 가야 하는 것도 많아.’
수요가 없다면 만들어 나가면 되었다. 수요 창출 후 그 산업으로 진입, 그것이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이었다.
지름길로 가다가 헤맬 수도 있었다. 아니면 빨리 가려다가 먼저 갈 수도 있었다.
* * *
“학수. 바쁠 텐데, 잘 와주었어.”
“아무리 바빠도 부회장님의 결혼식인데 당연히 제가 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미주 지사의 일은 잘되고 있지?”
“네, 수출용 오더를 착실히 받고 있습니다.”
미래 그룹은 수출의 비중이 컸다. 그중 대부분이 미국과 일본이었다. 그중 미국으로의 수출이 급성장하고 있었다. 미래 그룹의 성장에 맞추어 미주지사도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디트로이트의 5호점도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1만 평의 매장이 고객들로 가득 찼습니다.”
디트로이트의 매장은 의류와 식품이 통합되어 있었다. 추가로 여러 회사에서 다양한 물건을 납품받아 대형 할인점으로 가는 중간 단계를 밟고 있었다.
그곳도 대성공을 거두었다. SPA와 대형 할인점 사업 모델이 미국에 조금씩 먹혀들어 가고 있었다.
“이번에는 L.A에 6호점을 낼 생각입니다.”
“L.A에 추가로 매장을 낸다는 말이야?”
“지금 매장은 너무 혼잡하여 정신이 없습니다. 고객들이 쾌적하게 쇼핑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렇겠지. 도시 크기와 비교해서 규모가 작으니.”
L.A는 큰 도시였다. S.P.A 매장이 인기를 끌자 손님들로 미어터졌다.
“이번에 3만 평 규모의 매장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아직 S.P.A의 자본이 그 정도는 안 될 건데. 미국 은행들이 대출해 줄 것도 아니고…….”
“이번엔 L.A를 벗어난 지역에 매장을 설립할 예정입니다.”
4호점은 L.A 외곽에 있었다. 6호점은 아예 L.A를 벗어난 미개발지에 세워진다. 월마트처럼 S.P.A도 도시에서 벗어난 허허벌판에 매장을 세울 생각이었다.
그런 곳에 대형 창고형 매장으로 만들면 땅값과 건축비가 많이 안 들었다.
“그것은 괜찮겠네. 요즘 대부분 미국인이 집에 차 한 대씩 사는 분위기이니.”
대형 할인점의 성공 공식을 먼저 따라 하고 있었다.
‘미래 자동차에서 픽업트럭 생산을 서둘러야 할 필요가 있겠어. 굳이 오일 쇼크를 기다릴 필요가 없지.’
도시 외곽에 대형 할인점이 생기면 픽업트럭의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다. 휘발유 엔진이 아닌 디젤 엔진이지만, 디젤 엔진 픽업트럭도 어느 정도 수요가 있을 것이다.
헤비 듀티급 픽업트럭에서 디젤이 강세였다. 막강한 토크와 높은 견인력을 지닌 몬스터 트럭이었다.
‘그것을 S.P.A 매장 앞에 전시장을 세워 홍보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많은 짐을 쉽게 실을 수 있다는 것을 눈앞에서 직접 보여 주는 거지.’
미래 자동차에서 먼저 미국에 디젤 픽업트럭의 모델을 선보이는 것도 괜찮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디젤 엔진 기술과 차량의 주요 부품을 만들 수 있어야 했다.
대형 자동차 메이커 중에 자체 모델이 없는 예는 없었다. 신형 모델 개발이 꾸준히 이루어져야 했다.
‘디젤 기술뿐만 아니라 휘발유 자동차도 만들면 좋아. 고가 자동차들은 모두 휘발유 차이니.’
한 가지를 생각하니 연관된 사업과 기술이 연달아 떠올랐다. 미래를 안다는 것은 매우 큰 장점이었다.
굳이 주식의 변동을 몰라 상관없었다. 쉽게 변하는 것은 기억하고 있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
미래 그룹이 성장하면서 일으킨 물결이 다른 잔물결들을 삼켰다. 그 파동에 삼켜지지 않을 정도의 큰 파동만 살아남을 것이다.
“미래 그룹에서 자동차를 미국에 팔 거야.”
“자동차를 미국에 판다는 말입니까?”
자동차의 본고장에 한국 자동차를 판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언젠가는 그래야 하지 않겠어?”
“그런 날이 정말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의 자동차가 미국을 달리는 그런 날이 온다. 이번은 그 시점이 훨씬 빨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