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117)
차량과 중장비
해외 판매는 수리와 사후 서비스를 위해서 너무 저렴하게 팔 수 없었다. 수출 비용에 그런 비용까지 포함해야 했다.
트럭을 해외에 파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자동차에 지원하는 수출 보조금도 없었다.
‘보조금을 받으면 좋은데…… 그러면 정권에 굽히고 들어가야 해.’
초기 한국 자동차의 수출에는 보조금의 역할이 컸다. 밖으로 손해를 보고 안으로 남겼다. 손해를 보면서도 자동차를 수출할 수 있었다.
지금은 그런 제도가 없었다. 있어도 정권에 친화적이지 않은 미래 그룹이 정부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은 없었다.
미래 자동차는 더욱 어려운 물건(트럭)으로 더 어려운 상황(보조금이 없는)에서 자력갱생해야 했다.
자동차의 위기 상황이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꾼다는 각오가 필요했다.
지금은 국내와 수출하기 쉬운 일본과 동남아시아에 소량의 트럭이 판매되고 있었다. 이래서는 최고의 재벌에 어울리지 않았다.
최고의 재벌은 세계 시장을 무대로 손해를 보지 않는 정도가 아닌 막대한 돈을 벌어야 했다.
그것도 더욱 빠른 시기에…….
“미래 자동차가 단순히 트럭만 생산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생각을 전환해 보세요.”
* * *
“정말 모든 것을 다 바꾼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부회장님의 복심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고견을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이건히 사장이 바짝 엎드렸다. 이러면 말해 줄 수밖에 없었다.
‘떠먹여 주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인데……. 그렇다고 그냥 보고 있으려 하니 답답하고. 곤란하네.’
계열사 사장들 사이에서 부회장이 척척박사라 소문이 났다. 가야 할 방향을 짚어 주고 문제점을 직접 해결해 주었다. 하지만 그런 원맨쇼는 좋지 않았다. 각자가 자립해야 했다.
한 사람에 의해 좌우되는 회사는 취약했다. 아무리 미래를 안다고 하지만, 완벽하지 않았다. 조선이나 자동차처럼 생각처럼 잘 안되는 경우가 생겼다.
‘처음 계획은 완벽한 것 같았는데…… 이런 상황이 발생하잖아.’
조선도 그렇고 자동차도 머릿속으로 계획한 것과 실제 진행 상황이 달랐다. 영도 조선소가 빚이 많지만, 큰 자금을 들이지 않고 공짜로 인수했다.
그곳에 이마바리 조선소의 선박 블록을 수주받아 생산하면 흑자로 전환하고 큰돈을 벌 것 같았다. 하지만 세상의 일이라는 것이 생각대로 진행이 되지 않았다. 빚이 늘어나고 한동안 적자에 빠졌다.
신형 독이 완성되면 달라질 것이었다. 해외 선사에 대형 화물선 수주를 받으면 그 상황이 개선될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기대보다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었다. 미래 조선의 김우종 사장과 영도 조선소를 더욱 빠르게 정상화하는 방안을 알려 주었다.
“적자에 빠졌던 미래 조선이 어떤 자구 노력하고 있는지 아는가요?”
“새로운 선박 건조 공법 개발과 어선과 특수선 건조를 시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것으로 미래 조선이 더욱 빠르게 정상화가 되고 수익이 늘게 될 것이었다.
“미래 자동차에도 그러한 과정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공법과 차량 개발 말씀이십니까?”
이번에도 내가 도움을 줄 것이지만, 가능하면 스스로 찾는 것이 좋았다.
무엇보다 나의 해법이 완벽하다는 보장이 없었다. 언제든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다.
자동차 산업 진출에 있어서 트럭과 디젤 자동차에서 출발하는 것은 완벽해 보였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트럭을 팔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트럭의 주요 시장이 아닌 한국과 일본, 동남아시아에만 판매되고 있었다.
기대하고 있던 유럽과 미국 시장에 진출하지 못했다. 픽업트럭을 개발하고 그 시장이 보편화되면 현 상황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미리 준비해야 했다. 준비된 자에게만 기회가 돌아왔다. 이대로 간다면 그런 기회도 놓칠 수가 있었다. 미래 자동차의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했다.
이건히 사장이 이 상황과 관련하여 의견을 제시했다.
“부회장님, 일본처럼 휘발유를 사용하는 소형차를 개발하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나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것은 자신의 장점을 버리고 단점을 취하는 거예요.”
‘그동안 기술을 축적한 디젤을 버리고 휘발유를 사용하는 소형차로 가는 것은 애매하지. 디젤차 안에서 방법을 찾아야 해.’
원래의 계획대로 디젤차 안에서 승부를 볼 생각이었다. 그곳에서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가 간과한 것을 지적했다.
* * *
“지금 생산하는 차량 중에서 레미콘 차량의 비중이 얼마나 됩니까?”
“30~40%가 됩니다.”
“생각보다 비중이 높군요.”
“네. 아무래도 레미콘 차량을 만드는 회사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레미콘 차량은 차량이면서 중장비에 속했다. 유명한 트럭 메이커에서 레미콘 차량(믹서 트럭)을 잘 만들지 않았다.
믹서 트럭을 만들려면 관련 장비를 만드는 기계 회사를 가지고 있어야 했다.
미래 그룹은 기계 공업 회사를 가지고 있었다. 그 덕분에 미래 자동차에서 믹서 트럭을 만들 수 있었다.
미래 자동차에서 만드는 믹서 트럭은 자체 부품의 비율이 높아서 가격도 상당히 저렴했다.
때마침 한국과 일본에 건설 붐이 불고 있었다.
믹서 트럭의 수요가 많이 증가했다. 공사장이 늘어 많이 필요한데 생산하는 곳이 적었다.
미국 대형 트럭 메이커는 그 시장에 관심이 없었다.
소량으로 주문이 들어오는 믹서 트럭을 위해서 따로 공장을 만드는 것은 낭비였다. 그것은 자동차 회사에서 대량으로 생산되는 차종이 아니었다.
일본도 미국 트럭을 사 와서 레미콘 차량으로 개조했다. 그것보다 미래 자동차에서 수입하는 것이 더 싸고 질도 좋았다. 거기에 사후 서비스도 미래 자동차가 더 나았다.
트럭을 개조해서 믹서 트럭으로 만들면 불법 개조로 미국 트럭 메이커에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 차라리 가까운 한국에서 서비스받는 게 나았다.
미래 자동차의 믹서 트럭이 일본의 특수 차량 시장이라는 틈새에 파고들었다. 그렇게 믹서 트럭이 팔리자 미래 자동차의 트럭도 일본에서 함께 팔리기 시작했다.
‘수리와 사후 서비스도 일본은 어렵지 않지.’
한국과 일본은 가까웠다. 가까운 것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가까운 일본을 최대한 이용해야 해. 이번 회차에는 한국이 일본을 이용해 주겠어.’
덕분에 미래 자동차에서 올해 5천 대 차량 판매 목표를 세운 것이다. 판매하는 차량 중 레미콘 차량이 비중이 높았다.
“레미콘 차량처럼 특수 차량 시장을 파고들어 보세요. 중장비도 괜찮은 시장입니다.”
유럽의 볼보의 경우는 승용차와 트럭 제조 회사지만 중장비와 특수 차량으로 강한 회사였다.
볼보 건설 기계는 중장비로 유명했다. 미래 자동차도 그쪽으로 가면 좋았다.
“중장비는 판매되는 숫자는 많지 않지만, 대부분 고가입니다. 소량 생산으로도 수익성이 나쁘지 않습니다.”
믹서 트럭과 같은 특수 차량과 중장비를 개발하는 것을 제시했다.
“부회장님, 괜찮은 생각입니다. 다만 미래 자동차에는 그런 시설과 인력이 없습니다.”
“왜 없습니까? 생각을 전환해 보세요. 그룹에 미래 기계 공업이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그들은 미래 자동차와 별개 회사입니다.”
그 문제를 해결해 주기로 했다.
“기계 공업에서 중장비 부분을 분리할 생각입니다. 그것을 자동차에 넘기겠습니다.”
“기계 공업의 중장비 부분을 저희에게 주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기계 공업이 맡은 분야와 하는 일이 너무 많아요. 그들이 하는 일 중 일부는 분리할 때가 되었어요.”
그 회사는 하는 일이 너무 많았다. 식품용 기계에서부터 발전기, 소형 모터, 어선용 기계, 엔진, 전기로, 냉동기, 건설용 중장비까지 미래 그룹과 관련된 모든 기계를 만들었다.
그중에서 건설용 중장비는 미래 자동차로 넘길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해주시면 중장비와 특수 차량 분야에 도전해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미래 기계 공업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뛰어난 기계 제작 회사였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을 포함하여 상위권이었다.
먼저 중장비와 특수 차량에 들어가는 기계부터 미래 자동차로 분리하기로 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꾼다는 말은 이것입니다. 트럭으로 먼저 미국과 유럽 시장에 파고들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은 버리세요.”
중장비와 특수 차량을 판매하면서 일본과 미국, 유럽 시장에 파고들 것이다. 그것들이 팔리면 사후관리도 들어가야 했다. 자연스럽게 트럭을 수리하고 정비해주는 시설들도 그곳에 갖추게 될 것이었다.
“세상에는 한 가지 방법과 길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해보세요.”
“알겠습니다, 부회장님. 명심하겠습니다.”
이 말에 상당히 감명이 깊었던 것 같았다. 당장이라도 그것을 실천하려는 의지가 보였다. 하지만 그에게 이야기해 줄 것이 이게 다가 아니었다.
미래 자동차의 상황을 크게 반전시킬 수 있는 더 큰 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디젤 엔진이 트럭에만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자동차도 생각해 보세요.”
* * *
“다른 자동차라고 한다면 어떤 분야를 말씀하십니까?”
“버스나 지프 같은 차량도 있지요.”
“그쪽은 트럭보다도 경쟁이 더 치열합니다.”
“경쟁이 적은 분야로만 나가는 것이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경쟁이 치열한 분야로도 나가야지요.”
버스나 지프차의 경우는 시발 자동차와 같은 국내 자동차 회사도 만들고 있었다. 승용차만큼 경쟁이 치열한 분야였다.
일본도 승용차와 함께 버스와 지프를 만들고 있었다. 그들이 자동차를 만든 지는 상당히 오래되었다. 일본은 일제 강점기에 이미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었다.
‘전후 전범국인 일본과 독일의 발전에는 이것이 크게 이바지했어.’
전쟁을 치르려면 탱크와 전함, 비행기 등을 만드는 중공업이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은 본토를 침공받지 않아 그 시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것이 일제의 패망과 함께 문을 닫았다가 한국전쟁을 기점으로 미국에 납품하는 군용 트럭과 지프를 만들면서 부활했다. 전범 기업(스미토모, 미쓰이, 미쓰비시)이 그대로 일본의 대기업이 되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승용차를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했다. 닛산의 블루버드가 발매되어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나중에 한국에 들어온 새나라 자동차도 닛산을 블루버드를 조립하여 만들어졌다.
미래 자동차가 믹서 트럭을 만들지 않았으면 일본의 트럭 시장에도 진입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 트럭과 달리 버스나 지프는 경쟁이 더 치열했다.
“우리가 만드는 디젤 엔진이 힘에서 경쟁력이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한번 도전해 보겠습니다.”
미래 자동차의 디젤 엔진은 GMC의 엔진을 기반으로 하였기에 힘이 일제 트럭보다 좋았다. 그런 트럭을 좋아하는 트럭 운전사들이 있었다.
대신에 힘 좋은 엔진답게 연비가 안 좋았다. 다만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휘발유보다 경유에 세금을 적게 매겼다. 그래서 일본 시장에도 파고들었다.
미래 자동차의 트럭은 미제 트럭을 좋아하지만, 조금 더 저렴한 차량을 원하는 이들에게 팔려 나갔다.
이건히 사장에게 트럭에 이어서 버스와 지프도 그쪽으로 접근하라고 말한 것이다.
“버스와 지프에 사용되는 엔진은 미래 기계 공업에서 이번에 개발한 엔진을 사용하십시오. GMC의 엔진을 사용하면 남는 게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부회장님, 그 엔진은 아직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