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131)
의 처리
미국에서 돌아온 후 외부의 일로 정신없이 바빴다. 그 사이에 정국에 변화가 생겼다.
국가 재건 최고 회의 부의장은 장도영을 몰아내고 의장이 되었다. 권력에 대한 본격적인 야심을 드러내었다. 역사는 원래의 궤도에서 생각보다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외부는 대략 정리된 것 같으니 이제는 그룹 내부 일을 챙겨야겠어.’
미래 상사 이창동 사장에게 그 일을 맡겼다. 그가 관련된 사항을 정리해서 보고했다.
“부회장님, 우선 미래 그룹 공장들과 사업장들은 모두 정상 가동 중입니다. 수출품과 관련해서는 문제없이 출하되고 있습니다.”
쿠데타 초기의 혼란이 가라앉자 미래 그룹의 공장들이 속속 가동했다.
“공장을 가동하는데 필요한 원자재들은 충분하지요?”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미리 물량을 충분히 확보했습니다.”
혼란을 대비해 미리 많은 준비 했다.
“납품하는 회사들이 다른 곳보다 먼저 미래 그룹에 원자재를 제공하려 합니다.”
미래 그룹은 금융 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정상적으로 물품 대금과 임금을 지급했다.
돈이 급한 업체들은 다른 회사보다 먼저 미래 그룹에 납품했다. 돈이 급할 때 외상보다는 현금 주는 곳이 우선이었다.
“수입품들은 어떻습니까?”
“미래 상사가 직접 수입하는 물품은 아무런 문제 없었습니다.”
외화가 풍부하니 원부자재 수입이 원활했다. 잠시 멈추었던 공장들이 열심히 상품을 뱉어 내고 있었다. 미래 그룹은 쿠데타와 계엄령 상황에서도 잘 돌아갔다.
“외화가 공급되면서 럭키와 제일의 납품도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럭키로부터 플라스틱과 섬유 원료를, 제일로부터 밀가루와 설탕, 면, 모직물 등 다양한 원재료를 납품받고 있었다.
“덕분에 원자재 수급에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미래 어패럴은 원부자재들을 더 여유 있게 확보하라고 하세요.”
“태창 그룹 건을 말씀하시는 것이라면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태창은 전 정부가 무너지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이기봉과 정부의 지원이 끊어졌다. 적자 기업이라 바로 자금 사정에 어려움이 생겼다.
저가로 덤핑 납품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태창의 공장이 멈추었다. 그곳에서 납품받던 수입상들은 급하게 미주 지사에 오더를 넣었다.
“미주 지사에서 확보한 오더를 처리할 여력은 충분합니다. 필요한 충분한 원부자재와 설비를 확보했습니다.”
이창동 사장이 알아서 일을 착착 처리했다. 그는 이제 베테랑이었다
“태창 거래처 확보는 어때요?”
“태창의 거래처를 빠르게 확보하고 있습니다. 일본이나 다른 회사로 오더가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이번을 계기로 미래 그룹이 한 번 더 크게 성장해야 합니다. 기회를 놓쳐서는 안 돼요.”
“빠트리는 거래처가 없도록 제가 직접 체크 하겠습니다.”
“꼼꼼하게 점검해 주세요.”
태창은 지금 빠르게 무너지고 있었다. 이기봉의 자금 지원 중단에, 쿠데타가 일어나면서 금융 제한으로 돈이 묶였다.
공장을 돌릴 원재료는 물론이고 직원의 임금을 지급할 수도 없었다. 공장과 회사가 멈추었다.
군사 정권에 거액의 벌금마저 두들겨 맞았다. 견디지 못하고 공중분해 되었다.
군사 정권에서 태창을 인수할 곳을 찾아보고 있지만, 다들 자기 코가 석 자였다. 거기에 다들 군사 정권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미래 그룹이 태창을 인수하는 것이 좋지 않겠소.―
―제의는 감사합니다만…… 이곳저곳에 돈을 빌려주느라 저희는 여유가 없습니다.―
―큼…… 그렇다면 알겠소.―
국가 재건 최고 회의는 태창의 인수자가 없어 미래 그룹에 매입을 요청했다. 그것을 정중하게 거절했다.
“태창을 인수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습니까?”
“빛 좋은 개살구입니다. 먹은 사람이 고생 좀 할 거예요.”
“음…… 알겠습니다.”
그는 내가 평상시와 다르게 무리하게 사업을 벌이지 않는 것이 의아한 것 같았다.
‘사업들이 속 빈 강정이야. 그걸 먹느니 새로 차리는 것이 더 나아.’
태창의 사업 중에 마음에 드는 곳이 별로 없었다. 방직과 섬유는 시설이 낙후되어 생산성이 높지 않았다. 그 외의 부분은 끌리지 않았다.
‘그 사업들이 괜찮았으면 적자가 났겠어?’
태창은 미래 그룹과 덤핑 경쟁을 하지 않았어도 망할 회사였다. 그 돈으로 다른 사업을 하는 게 더 나았다.
“제일 그룹 회장의 연락입니다.”
“이리로 연결해 주세요.”
* * *
“사돈총각, 태창의 인수를 거절했다면서.”
“사장어른, 그 소식은 어디에서 들었습니까?”
“다 듣는 곳이 있지.”
‘이런 것은 빨라. 의장이 제일 그룹에 연락한 모양이군.’
“그것을 물어보시려고 일부러 전화하신 것은 아니시지요.”
“우리가 인수하려 하는데…… 사돈 양반이 도와주면 안 되나?”
‘이 욕심 많은 영감은 언제나 기대를 배신하지 않는군.’
제일 그룹 회장의 말을 듣고 잠시 고민에 잠겼다. 태창은 미래 그룹이 먹어서 이득 볼 것이 없는 회사다. 하지만 제일 그룹이 인수한다면 이야기가 달랐다.
제일 그룹은 태창이라는 반쯤 상한 음식을 먹고 배탈이 날 것이고, 미래 그룹은 그사이 한국의 더 많은 사업을 가져올 수 있다. 게다가 태창의 생산 설비를 이용해 공장을 확장하지 않고도 물량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었다.
이 기회에 한화를 조금 털어 내고 일거양득을 노려보기로 했다.
나는 천연덕스럽게 말을 이었다.
“태창에 그다지 쓸 만한 것은 없을 것인데요.”
“그건 미래 그룹에 해당되는 말이지. 이쪽은 가져올 것이 많아.”
태창의 국내 부분의 사업은 제일과 많이 겹쳤다. 제일이 태창을 가져가면 규모를 키울 수가 있었다. 그는 태창의 해외 사업에도 관심을 가졌을 것이다.
“그러시면 가져가시면 되겠네요.”
“그러니 좀 도와주게.”
“아시다시피 저희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지원하느라 돈이 없습니다. 추가로 새로운 사업에도 투자해야 합니다.”
자금에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그냥 공짜로 해 주기 싫었다. 도와주는 것도 습관이 되면 상대가 당연하게 여긴다. 그럼 호구가 된다.
“에이, 그러지 말고 좀 도와줘. 사돈끼리 섭섭하게 왜 그래.”
‘돈이 되는 사업이면 사돈을 안 가리고 뛰어드는 사람이 이럴 때만 사돈이야.’
“알겠습니다. 대신에 한화로만 지급할 것입니다. 그쪽에도 그렇게 이야기하세요.”
미래 그룹의 달러를 국내 환으로 바꾸어 주면서 한화가 넘쳐났다. 국내 사업에 필요한 금액을 넘었다.
그렇다고 한화를 국내 시장에 함부로 풀 수도 없었다. 잘못하면 인플레를 일으킬 수도 있었다. 인플레에 영향을 적게 주면서 한화를 시장에 풀 방법이 있었다.
‘제일에 빌려주는 것도 나쁘지 않아.’
미래 그룹이 보유한 한화를 제일에 빌려주는 것이다.
제일 그룹이 그 돈을 태창 매입 비용으로 사용하면…… 미래 그룹과 제일, 정부 사이에서만 돈이 돌게 되었다.
인플레를 크게 유발하지 않으면서 한화를 활용하는 방법이었다.
‘결국 시장에 돈이 풀리겠지만…… 천천히 풀리지.’
식사에 밀가루나 백미 대신에 현미와 소화가 느린 잡곡을 먹는 것과 비슷했다.
소화 흡수가 느린 곡물은 당뇨에 좋았다. 몸에 서서히 흡수되면서 당을 처리할 시간을 주는 것이다.
통화량이 늘어도 통화승수가 낮으면 시장에 돈이 적게 풀리는 것과 같았다.
‘그동안 국내에 화폐 수요가 증가하니깐…… 인플레의 유발이 적게 되겠지. 정부도 자금에 여유가 생기니 화폐의 발권을 적게 할 것이고.’
경제 부총리가 군인이 아니고 경제를 아는 사람이니, 함부로 화폐를 발권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안 차관에게 전화 통화는 해 줘야지.’
“그쪽에서 가능하면 외화로 달라던데…….”
“그러면 못산다고 하세요. 어차피 그거 제일 그룹이 아니면 가져갈 만한 회사도 별로 없어요.”
“그런가? 그럼 돈은 빌려주는 거지?”
“이자는 제대로 쳐서 주세요.”
“그건 당연하지. 요즘 시세대로 이자를 주지.”
“시세의 1.5배로 주세요.”
“……알겠네.”
이자보다 물가 상승이 더 높은 시대였다. 그 정도는 받아야 했다.
‘태창을 먹고 배탈이나 나 봐라.’
태창의 국내 사업 부분은 제일 그룹에 도움이 되는 것이 맞았다. 반대로 해외 부분은 제일에 큰 손해를 끼칠 것이다.
태창의 수출 부분은 생산성도 안 좋고 큰 하자가 있었다.
‘거래처를 미래 그룹에 다 빼앗겼는데 상품을 생산해서 어디에서 팔려고……. 이젠 덤핑으로도 못 팔아.’
태창의 수출 부분을 가져가도 판로가 없었다. 해외 거래처가 없어 국내에 손해를 보고 팔아야 했다.
‘결국 미래 그룹에 저가로 납품해야 할 거야.’
그들이 스스로 해외 시장을 개척할 때까지 그 물량을 가져가기로 했다.
한동안 공장을 늘리지 않고도 태창이 남긴 해외 물량을 다 받아 낼 수 있었다.
‘이참에 시장도 더 확대해야지.’
미래 어패럴은 중저가, 태창은 저가 패션 시장에 강했다.
제일이 태창을 가져가면 그들에게 저가 물량을 그들에게 넘길 것이다. 그렇게 해서 여유가 생긴 생산 능력으로 중저가와 중가 시장으로 세력을 확장할 생각이었다.
제일 그룹에 호구가 될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제일을 이용하여 넘치는 한화를 처리하고 그들이 인수한 시설도 이용할 것이다.
‘이자도 확실하게 받아 내야지. 제일 그룹이 한동안 사업 확장을 할 여력은 없게 되겠네.’
인수가 사업 확장이긴 하지만, 제일 그룹은 덩치 큰 태창을 소화하느라 소화 불량에 걸릴 것이다.
한동안 사업의 추가 확장은 어려웠다. 제일은 언제나 만년 2~3위 그룹으로 머물 것이다.
“사장어른, 태창 인수에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고맙네.”
* * *
미래 그룹은 수출 위주의 기업군을 가졌지만, 국내 사업도 컸다. 대표적인 것이 건설이었다.
혼란이 정리되었으니 이제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야 했다. 미래 건설과 시멘트, 제강, 기계 공업, 자동차 등의 사장을 불렀다.
그 자리에 상사의 이창동 사장도 참석했다. 그는 약방의 감초였다. 상사는 미래 그룹의 모든 계열사와 연관되어 있었다.
회장과 부회장의 부재 시 그가 그룹을 관리했었다. 미래 그룹의 명실공히 넘버 3이었다.
“국내에서 진행 중인 사업들은 어떤가요?”
“서울역과 동대문 시장 현대화 사업은 문제없이 진행 중입니다. 여의도 개발 사업도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건설 부분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니 다행이군요.”
건설의 정몽구 사장에게 추가로 지시했다.
“앞으로 정부에서 발주하는 도로와 항만, 발전소 건설도 맡게 될 수가 있으니 그것도 준비하세요.”
“정부에서 발주하는 것은 안 맡으려 하지 않으셨습니까?”
“원하지 않아도 떠맡겨질 가능성도 있어요. 그걸 대비하는 거예요.”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이 시행되면 사회 간접 자본 투자가 늘 것이었다. 그중 몇 개는 미래 그룹에 요청이 들어올 것이다.
“아! 안 차관님이 부총리가 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번에 산업부 차관이 경제 부총리가 되었다. 그가 몇 가지 공사를 부탁해 올 것이었다.
“선배의 부탁이라도 손해 되는 건은 맡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 일에서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건설의 시공 능력을 올리고 생산성을 높여야 했다. 같은 공사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서 공사비가 천차만별이었다.
“미리 건설의 시공 능력을 올려 두세요.”
‘물론 공사비도 제대로 받아내야지. 저가 공사는 받을 생각이 없어.’
관급 공사에서 이익을 내려면…… 공사비를 제대로 받고, 시공 능력을 올리고, 재료비의 단가를 낮추어야 했다.
“시멘트 생산 능력을 연간 백만 톤에서 2백만 톤으로 두 배 늘리세요.”
그 말에 시멘트의 사장이 깜짝 놀랐다. 국내 시멘트의 소비가 늘고 있지만, 한 번에 백만 톤의 증산은 과도했다.
“그 물량을 다 소화할 수가 있겠습니까?”
“앞으로 국내에 대규모 공사가 대폭 늘게 될 것입니다.”
관급 공사가 아니더라도 서울역과 동대문 현대화 사업, 여의도 개발, 공장 증설 등 미래 건설은 국내에 많은 사업을 벌였다.
“한동안 한국과 일본의 건설 총량은 계속해서 늘어나게 될 것이에요. 팔 곳은 널려 있어요.”
한국과 일본의 건설 물량은 최소 40년 동안 계속해서 늘어난다. 나중에는 연간 천만 톤을 생산해도 부족했다.
“시멘트는 한동안 재고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시멘트는 무겁고 부피가 큰 데 비해 단가가 낮아 큰돈은 안되었다. 대신에 생산량을 늘리기가 쉬웠다. 물량이 많으면 그것도 무시 못 하는 금액이 되었다.
한국에 시멘트의 원료가 되는 석회석 자원은 넘치도록 풍부했다.
“시멘트 공장의 증설과 관련해서는 건설에서 처리해 주세요.”
“네, 맡겨 주십시오.”
“기계 공업은 시멘트 생산에 더욱 효율적인 시설을 연구해 보세요.”
“알겠습니다.”
시멘트 생산량 증가는 건설의 공사비와 관련이 깊었다. 시멘트의 생산성을 높이고 대량 생산한다면 포대당, 레미콘당 가격이 내려갈 것이었다.
고속도로도 언젠가는 건설을 시작할 것이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고속도로를 시멘트로 깐다면 엄청난 양이 필요했다.
이번 회차에는 자주 보수해야 하는 아스팔트 대신에 시멘트로 경부 고속도로를 깔게 할 것이다. 그것이 장기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고 국가 발전에도 좋았다.
그 외에도 시멘트는 대규모 항만 공사와 땜 등 사회 기반 시설 건설에 매우 필요했다. 시멘트를 많이 사용하는 공사가 늘 것이었다.
“기계 공업과 자동차는 중장비를 추가로 생산하세요.”
건설 공사에 많은 중장비가 필요했다. 그러한 중장비를 조선 산업에 이용할 수 있었다. 반대로 조선에서 사용되는 중장비가 대규모 항만 건설에 사용된다.
중장비는 활용도가 높았다. 미리 많이 만들어 두면 좋았다. 건설 공사에 중장비가 충분히 투입된다면 많은 인력을 대체하여 공사의 원가가 낮아질 것이다.
재벌의 문어발 확장이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기업의 수평적, 수직적 계열화는 장점도 많았다. 생산성 향상과 함께 서로에게 일거리도 주었다.
건설의 공사 원가를 낮추기 위해서 한 가지 더 해야 할 일이 있었다. 그것은 철근과 H빔의 가격을 낮추는 일이었다.
“제강 쪽도 이번에 변화를 주어야겠습니다. 고철로 제강하는 것은 제품 단가를 낮추는 데 한계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