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149)
점과 놀이동산
“13층부터 22층까지는 사무실의 영역입니다.”
“그곳에 입주를 희망하는 회사는 많습니까?”
“하하, 다들 못 들어와서 난리입니다.”
서울역 부근은 교통과 비즈니스의 요지였다. 많은 회사가 입주를 희망했다. 그중에는 재벌 그룹의 본사도 있었다.
“일부 공간은 따로 빼놓으세요. 그룹의 계열사 중 일부가 이전해야 합니다.”
지나치게 크다고 했던 미래 그룹의 본사가 너무 좁아졌다. 미래 그룹의 계열사들이 늘고 덩치가 커졌다.
본사 건물에 더는 수용할 공간이 없어 몇몇 계열사는 다른 빌딩을 빌려서 사용했다. 그들과 본사의 일부 부서를 이곳으로 이전할 계획이었다.
“여의도에 새로운 본사가 완공될 때까지 임시로 이곳을 사용할 생각이에요. 건설이 이곳으로 옮기는 것이 어떻습니까?”
건설은 인원이 많은 편이었다. 그들이 빠져나가면 본사에 공간의 여유가 생길 것이다.
“저희는 지금 본사가 괜찮습니다.”
“이곳이 시설이 더 좋잖아요. 건설은 이제 전국구로 움직여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서울역사와 가까운 것이 좋지 않아요?”
정 사장은 설득에 바로 넘어왔다.
“부회장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그것도 그렇습니다.”
“건설을 이곳으로 옮기는 것으로 하겠어요.”
“사무실을 더 멋지게 꾸며야겠습니다.”
‘정몽고 사장이 귀가 얇아. 이제 본사에 여유가 생기겠네.’
건설의 정몽고 사장은 벌서 사무실을 이전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우선 시커먼 사내들부터 먼저 내보내기로 했다. 미래 그룹에 남자 직원들이 많은 편이지만, 건설은 유난히 땀 냄새나는 사내들이 많았다.
‘미래 그룹의 이미지도 조금 부드러워질 필요가 있어.’
미래 그룹은 건설과 조선, 자동차, 기계 공업, 수산 등 제조업 위주의 남성적인 계열사들이 많은 편이었다. 서비스 분야로도 확장해 나갈 필요가 있었다.
* * *
정몽고 사장과 공사 중인 사무실 지역을 보고 최상층으로 올라갔다.
“23층부터 25층까지는 놀이동산입니다. 3개 층을 터서 개방 느낌의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3개 층을 튼 것치고는 높이가 상당히 높군요.”
“네. 이곳의 각층은 다른 층들의 2배 높이로 보시면 됩니다.”
놀이동산에 한창 조경 작업과 놀이 기구 설치, 캐릭터 조형물을 만들고 있었다.
“저 캐릭터 조형물은 무엇인가요?”
“아, 저것은 부회장님께서 미국의 디즈니 월드와 같은 놀이동산만의 캐릭터를 만드시라고 해서 만든 것입니다.”
“별주부전을 모티브로 한 것인가요?”
놀이동산에 한국적 정서를 살렸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 될 것이었다.
캐릭터인 미티와 미리는 토끼였다. 그에 더해 별주부전과 관련된 캐릭터도 만들었다. 미티의 숙적 롯태였다.
그와 관련하여 함께 온 이창동 사장에게 새로운 지시를 했다.
“별주부전에 라이벌, 숙적이라는 개념을 넣으세요. 토끼인 미티는 제리, 거북이인 롯태는 톰의 역할이에요.”
“톰과 제리 만화 말입니까?”
“제리인 미티가 톰인 롯태를 멋지게 속여 넘기는 것이지요.”
“그것을 만화로 만들면 재미있겠습니다.”
“그 만화가 인기를 끌면 놀이동산에 방문하는 관람객이 증가할 거예요.”
잘 만든 애니메이션은 수출도 가능했다. 돈도 돈이지만, 그 만화가 큰 인기를 끌면 디즈니랜드처럼 해외 관광객도 늘어날 것이다.
“미래에는 문화가 힘입니다. 일본에서 만화를 배워 온 사람들이 있을 게예요. 알아보세요.”
“알겠습니다. 그쪽도 알아보겠습니다.”
한국 최초 애니메이션은 개미와 베짱이가 아닌 별주부전이 될 것이었다.
애니메이션 제작에 관련된 이야기가 끝났다. 정 사장의 놀이동산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 * *
“실내 장식은 별주부전을 모티브로 해서 놀이동산에 용궁의 분위기를 살렸습니다.”
“그래서 저기 아쿠아 룸 같은 시설이 있는 것이네요.”
“본격적인 아쿠아 룸은 아닙니다. 용궁 느낌이 나게 하려고 놀이동산 곳곳에 대형 수족관을 설치했습니다.”
본격적인 아쿠아 룸은 아니지만, 놀이동산 곳곳에 대형 수족관을 넣어 용궁의 분위기를 살렸다.
그중에는 산호와 열대어들, 거북이와 상어, 대형 어류, 등을 포함하여 한국에서 보기 힘든 어류 등도 있어 웬만한 아쿠아 룸 못지않았다.
“괜찮은 아이디어입니다. 다만 방수에 신경을 쓰세요. 물이 새면 누수뿐만 아니라 건축물의 내구성에 문제가 생길 수가 있어요.”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가 유리 시공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습니다. 바닥의 방수 처리도 충분하여 걱정하시는 일은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몇 가지 사항을 더 점검했다. 아쿠아 룸은 지하에 설치하는 것이 좋았다. 건축물의 무게 중심 때문이었다.
그것이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놀이 기구와 함께 상당한 무게가 나간다. 건축물의 안정성에 큰 영향을 주는 시설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상층이 무거워지면 건축물의 안정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가요?”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중간중간에 캐릭터로 꾸며져 있지만…… 기둥들이 보이십니까?”
놀이동산에 있는 기둥을 주위의 환경과 동화시켜 표가 잘 안 나게 되어 있었다.
“주변의 분위기와 잘 동화되어 몰랐는데 그렇군요.”
“저것이 철근 콘크리트로 된 건물의 지지 기둥(코어 기둥)들입니다. 이 건물은 25층이지만 H 빔 방식과 철근 콘크리트 방식(코어 기둥)을 병행했습니다. 건물의 안정성은 보장합니다.”
철근 콘크리트 기둥과 H 빔 방식을 같이 사용하는 것은 초고층 건물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H 빔의 내열이나 내염성에 약한 것을 철근 콘크리트 기둥이 보강하는 방식이었다.
건축물 중간중간에 대형 기둥이 있어 미관과 공간 활용에 안 좋을 수 있지만,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였다.
“전체 놀이동산에서 수족관의 비율은 높지 않습니다. 용궁의 분위기를 낼 수 있을 정도만 설치했습니다.”
그의 말대로 미래 랜드는 놀이 기구가 메인이었다. 수족관의 비중은 크지 않았다.
“건축물에 무리한 하중은 주지 않을 것입니다.”
수족관은 놀이동산에 용궁과 같은 분위기를 주기 위해서였다. 놀이 기구를 오래 기다려야 하는 사람을 지루하게 하지 않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본격적인 아쿠아 룸은 아니었다.
‘이건 잘했어. 놀이동산에서는 놀이 기구 앞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제일 아까워.’
스키장의 리프트 대기 줄과 같이 아까운 시간이었다.
“놀이 기구 중에는 부회장님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것도 있습니다.”
정몽고 사장이 미래에 인기 있었던 놀이 기구들을 알려 주었다. 아직 이 시대에 다양한 놀이 기구가 나오지 않았다.
기억에 남는 몇 가지 놀이 기구를 미래 기계 공업과 자동차에 설명했다. 그들이 비슷한 놀이 기구를 만들어 내었다.
“승객들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겠지요.”
“인체 공학적인 설계를 했습니다. 추가로 수많은 테스트를 거쳤습니다. 안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놀이 기구는 무엇보다도 안전이에요. 마지막까지 점검 부탁드립니다.”
“네, 부회장님.”
새로운 놀이 기구들은 검증된 놀이 기구와 달리 예상치 않은 문제점이 있을 수가 있었다. 마지막까지 꼼꼼히 점검해야 했다.
“이 정도면 아시아 최고의 놀이동산이 될 수 있겠군요.”
실내 놀이공원으로는 아시아 최대였다. 용궁과 같은 독특한 분위기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놀이 기구. 아시아 최고 놀이동산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었다.
‘이 정도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관광객의 유치에도 도움이 되겠어. 일본인이 많이 오겠군.’
워커힐 카지노가 생기면 이곳과 함께 일본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었다.
‘카지노와 면세점, 놀이동산, 고급 호텔과 리조트, 대형 공연장과 컨벤션 센터, 미술관이라면 매력적인 관광지가 될 거야.’
문화와 서비스 산업 발전을 위한 토대를 깔고 있었다.
‘라스베이거스와 할리우드, 브로드웨이에서 생산하는 부가 가치가 매우 커.’
대한민국을 이번 회차에 미국을 능가하는 문화강국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대한민국은 저번 회차에서도 상당히 강한 문화강국이었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 * *
“기념품과 머리띠, 인형 뽑기 기계, 아이스크림과 간식 판매대, 푸드 코트들은 잘 배치가 되어 있지요?”
“네, 사람들의 동선에 따라 배치했습니다. 그런데 부회장님이 의견을 주신 인형 뽑기 기계 중에 특이한 것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인형 뽑기 기계들은 다양하게 준비했다. 공기총 쏘기, 집게, 밀기 등 다양한 경품 뽑기 기계들이 이었다.
그중에는 구슬치기라고 불리는 파칭코 기계도 있었다. 물론 이곳에서는 인형을 돈으로 교환해 주지 않는다. 순순하게 인형을 뽑는 목적이었다.
파칭코에 익숙한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이었다. 아이들이 놀이 기구에서 노는 사이에 어른들은 그것을 즐길 수 있었다.
‘이것 때문에 아이를 핑계 대고 오는 일본인들도 많을 거야.’
이곳에 짓는 놀이동산은 국내 사람들뿐만 아니라 외국인을 대상으로 했다. 그중 특별히 일본인이 대상이었다.
‘한국과 일본이 가까운 것을 활용해야 해.’
이곳이 서울역에 있다고 하지만, 국내 수요로 운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일본인 관광객들까지 모아야 이 놀이동산을 꽉꽉 채울 수 있었다.
백화점 내에 외국인 전용 면세점도 설치하여 자유롭게 쇼핑할 수 있게 했다. 이곳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즐길 것도 많이 준비했다.
워커힐 호텔까지 연결이 되면 쇼핑과 놀이, 휴양이라는 삼박자가 맞추어진다. 워커힐과 함께 이곳도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했다. 현재 아시아에서 제일 돈이 많은 나라는 일본이었다
이곳과 워커힐에 많은 일본인이 올 것으로 기대했다. 그들로부터 엔화와 달러를 싹쓸이할 생각이었다.
‘동남아 관광객도 기대해 볼 수 있어.’
이곳에 아시아 최고 백화점과 놀이동산을 만들 생각이었다.
* * *
“이곳에 멀티 플렉스 상영관들도 준비했지요?”
“네. 그 멀티 플…….”
“발음이 어려우시면 복합 영화 상영관이라고 불러도 됩니다.”
멀티 플렉스는 여러 개의 상영관이 영화관으로, 미래에는 일반적이지만 이 시기는 그런 명칭에 익숙하지 않았다.
큰 도시에도 상영관 한둘만 있는 소규모 영화관이 대부분이었다. 한국 영화가 많이 제작되고 있지만, 상영관이 많지 않았다.
‘복합 상영관이 생기면 영화를 보는 인구가 늘어나서 많은 영화가 제작되겠지.’
이것은 한국 영화 산업에도 도움이 되었다. 복합 상영관을 통해서 국내 영화와 공연 산업을 키우는 정도였다.
그렇게 국내 영화 산업이 성장한 이후에 영화 산업으로 진출도 고려해 볼 것이었다.
미래에는 TV와 드라마, 영화, 음악 등 문화 산업이 대한민국에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미래 그룹이 그런 시대가 조금 더 일찍 오게 만들 것이다.
“복합 상영관 옆에 연극 소극장들도 마련했지요?”
“네. 그곳들도 준비했습니다.”
영화가 발전하려면 배우들의 연기도 중요했다. 연극배우들이 영화계로 뛰어들면서 영화배우의 연기 수준도 높아졌다. 연극과 영화는 함께 가는 것이 좋았다.
‘대형 콘서트장은 많은 공간이 필요해서 이곳에 못 지었네.’
대신에 다른 곳에 지었다. 초대형 콘서트홀은 워커힐 호텔에 들어서게 될 것이다. 그곳에 컨벤션 센터가 들어서게 되었다.
대형 컨벤션 센터는 콘서트홀로 변할 수 있었다. 때로는 국제 행사장으로, 콘서트홀로, 미술관 및 전람회장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시설이었다.
‘MICE 산업이란 본디 그런 것이지.’
국내 문화의 발전과 해외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었다. 외화 유입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해외 관광객이 늘어나면 추가로 호텔과 백화점을 더 지을 수 있어.’
관광객이 늘어 호텔과 백화점을 짓고, 그것이 다시 관광객을 늘리는 것은 선순환의 고리였다.
* * *
서울역 현대화 공사장을 점검하고 밖으로 나왔다. 이곳은 빠르면 올해 안으로 개장할 것이었다. 그곳은 서울을 넘어 아시아의 명소가 될 것이다. 그것이 기대되었다.
다음 건설 현장으로 가려면 차를 타야 했다. 서울역 부근의 도로에 생각보다 차가 늘었다.
일부는 한국에서 만드는 시발 자동차이고 나머지는 일제 소형차였다. 대한민국의 부가 빠르게 축적되고 있었다.
그것의 일부를 일본이 가져가고 있었다. 현재 닛산의 블루버드가 큰 인기였다. 일제 자동차 가전제품이 국내에 상당히 들어오고 있었다.
‘빨리 승용차 시장에 진출해야 하는데, 아쉽군. 우선 미국 시장부터 공략하고 국내로 들어오지. 국내 시장은 작아. 한동안은 일본에 양보해야지.’
일본과의 무역 적자가 심하지만, 그것을 미래 그룹이 개선하고 있었다. 식품과 트럭, 중장비, 수산, 시멘트, 조선 기자재 등을 수출하고 있었다.
미래 그룹이 성장하면서 무역 적자의 폭은 줄어들고 있었다. 백화점과 놀이동산, 워커힐 호텔&카지노가 생기면 관광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으로 적자의 폭이 줄어들 것이었다.
저번 회차에서는 대한민국이 일본에 대해서 만성 적자국이었지만, 이번 회차에서는 달라질 것이다. 한동안 일본의 승용차가 대한민국의 도로를 달리고 가전에 일제 제품이 사용되는 것을 두고 보기로 했다.
시간이 지나면 그것을 미래 그룹의 제품이 교체해 나갈 것이다. 그동안의 호황을 즐기게 놔두기로 했다.
‘일본에 있는 마루한의 파칭코들이 내 소유인 것을 고려하면 사실 지금도 적자는 아니지.’
나에게 미래 그룹 외에도 해외에 숨겨 놓은 것이 많았다.
다음 목적지로 이창동과 정몽고 사장을 태우기 위해 3대의 리무진이 도착했다. 그 차에 경호원들과 함께 탔다.
“여의도 개발 현장으로 가시죠.”
“네, 부회장님.”
3대의 리무진이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