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153)
문 시장 현대화
“미국에서 이번 일을 그대에게 알려 준 것이오?”
“…….”
“대체 미국이 어떻게 그렇게 깊숙이 내막을 알 수 있었소?”
“그걸 제가 알겠습니까?”
‘그건 나도 몰라. 미국이 이번 사건을 알고 있었는지, 몰랐는지는…….’
그는 그것을 다르게 이해했다.
“참, 주변에 이렇게 믿을 사람이 없어서야…….”
“그들을 족쳐 봐야, 좋은 것은 없습니다. 안 그렇습니까?”
미국뿐만 아니라 군사 정권 내부에도 이쪽 사람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했다. 이러면 그의 행동이 더욱 제한되었다. 주변 사람을 더 믿지 못하게 된다.
“앞으로 두고 보겠소.”
‘그런 말을 하는 사람 중에 무서운 사람이 없어.’
국가 재건 최고 회의 의장과의 사이가 다시 안 좋아졌다. 그래도 그다지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그와 미래 그룹은 이혼하기 전까지 함께 살아야 하는 부부와 같았다.
‘어쩌겠어. 이혼하든가…… 아니면 참고 살아야지.’
이혼하기에는 서로 입는 상처가 너무 컸다.
‘아니면 헤어지든가.’
이번 건은 그와 타협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여기에서 굽히면 최고의 재벌은 되지 못한다.
아침에 다시 우둘투둘한 팝콘 모양의 천창을 보게 될 것이었다.
‘5회차가 또다시 시작되는 거야.’
이것이 게임인 것을 알기에 더 강하게 나갔다. 잡혀 고문당해 죽든, 최고의 재벌이 못 되든, 결과는 같았다.
* * *
―주식시장 급락. 폭락의 시작인가.―
미래 그룹 직원에 대한 주식 투자 금지 조치는 큰 파급 효과를 낳았다. 급등하는 주식 시장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행동으로 나타났다.
주식을 팔기 시작했다. 국내 주식 시장에 들어왔던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증권 거래소의 영업장에 찬 바람이 불었다.
풍선이 크게 부풀기 전에 먼저 바람이 빠졌다. 중앙정보부로는 작전을 그만 멈추어야 하는지 계속해야 하는지의 갈림길에 섰다.
―전문가에게 묻다. 이것은 일시적인 조정, 숨 고르기 후 다시 상승 예상.―
결국 작전을 계속하기로 했다. 중앙정보부는 이전에 한전 주식 4만 주를 통해 많은 돈을 벌었었다.
도박에서 돈을 따면 계속하게 된다. 한번 재미를 보면 쉽게 멈출 수는 없었다. 계속 작전을 이어 나갔다.
―정부, 시장 안정을 위한 증권 시장 육성책 발표.―
돈을 마련하는 데 혈안이 된 중앙정보부는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에 한전 주식 4만 주을 포함했다. 저번 회차와 다름없이 상황이 진행되었다.
“대증주의 가격이 원상을 회복하고 예전보다 더 오르고 있습니다.”
“너무 미련을 두지 마세요. 주식이란 원래 오르고 내리는 것입니다. 팔아야 자기 돈이에요.”
“지금 팔았으면…… 죄송합니다.”
“이런 작전주는 계속 가지고 있으면 안 돼요. 결국 나중에 큰 손해를 봅니다.”
“알겠습니다. 부회장님.”
이창동 사장이 아쉬워도 어쩔 수가 없었다. 주식보다는 미래 상사의 사장 자리가 더 중요했다.
‘나중에 고마워할 거야.’
증권 시장 육성책 발표로 인해 내려갔던 대증주 주가가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역사처럼 수십 배 폭등하지 않았다. 주식이 작게 오르고 그에 따라 거품도 작게 터졌다.
―급등락을 거듭하는 주식 시장, 대증주 다시 폭락하다.―
“부회장님, 대증주가 폭락했습니다. 계속 가지고 있었으면 큰 손해를 볼뻔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미래 그룹의 직원이 주식으로 큰 손해를 보는 걸 막았다. 그것은 대한민국 국민도 마찬가지였다.
―역시 미래 그룹이야. 덕분에 큰 손해를 막았어.―
―그러게. 꼭지일 때 팔아야 했는데…….―
―그걸 알면 다 부자가 되게. 원래 주식은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파는 거야 ―
미래 그룹에 불만을 가지는 국민은 없었다.
“그나마 주식 시장의 충격이 작아서 다행이에요.”
“주식 가격이 반의반 토막이 났는데 이 정도가 충격이 작은 것입니까?”
“외국의 경우는 주식이 휴지 조각이 되는 경우도 많아요. 주식은 함부로 하면 안 됩니다.”
‘이 일에 개입을 안 했으면 충격이 10배는 더 컸어.’
저번 회차에 증권파동으로 대증주가 80배 오르고 휴지 조각이 되었다면, 이번엔 7~8배 오르고 그 정도 떨어졌다.
‘이것만 해도 주식에 투자했던 사람에게 큰 충격이겠지. 그래도 시장이 완전히 망가지지 않았어.’
중앙정보부의 작전으로 주식 시장이 등락했지만, 그 폭이 그리 크지 않았다. 다행히 주식 시장이 붕괴하지 않았다. 경제를 망가트리는 화폐 개혁도 일어나지 않았다.
증권 파동으로 손해 본 사람도 적고 이득을 본 사람도 적었다. 주식 시장에 혼란이 발생했지만, 실물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작았다.
그래도 중앙정보부에서 수십억 환 이상 이익을 거두었다. 그 돈의 일부를 의장에게 상납하고 정치 자금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괜히 남 좋은 일만 시켜 주었는데, 이거 더 큰 일을 만든 게 아닌지 모르겠네.’
중앙정보부가 키운 주가 조작 세력과 증권사가 이번에는 망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었다. 주식 시장에서 정치 자금을 마련하려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었다.
‘한동안 주식 시장과 미래 그룹은 거리를 두어야겠어.’
역사가 의도한 방향대로는 가지 않았다. 그래도 증권 파동과 화폐 개혁,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가장 큰 경제의 혼란은 막았다. 우선 그것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경제의 급한 불을 껐다. 다시 공사하는 현장을 순시했다.
“강 기사, 동대문 시장으로 갑시다.”
“네. 그리로 모시겠습니다, 부회장님.”
3대의 리무진이 동쪽으로 향했다.
* * *
“거리에 사람들이 많이 다니고 번화하네요.”
“부근에 상가와 집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동대문 시장으로 가는 길이 상당히 번화해졌다. 소형 신도시 규모인 상계와 장안 지구가 개발되자 서울시가 동쪽으로 대폭 확대되었다.
두 신도시와 그 사이의 넓은 지역에 주택과 아파트, 상가들이 들어왔다. 서울의 중심이 종로 일대에서 동대문 쪽으로 이전했다.
동대문 시장이 서울의 중심 상권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그곳을 미래 건설이 현대화된 시장으로 탈바꿈시키고 있었다.
“공사의 진행은 어떻습니까?”
“거의 마무리 상태입니다. 곧 상인들의 입주가 시작됩니다.”
동대문 시장의 현대화 공사는 거의 마무리 단계였다. 드넓은 상가에 상인들만 입주하면 되었다.
동대문 상가의 모습은 아웃렛과 비슷했다. 시장 주변 지역은 2~3층으로 서로 이어진 저층의 복합 상가의 건물로 되어 있었다.
상가 사이에는 비를 가리면 천장이 있었다. 손님들이 비를 맞지 않고 쇼핑할 수가 있었다.
“시장 내에 공실은 없는가요?”
“서울 시내 상인들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서로 들어오려고 난리입니다.”
“운영 회사의 경영에 지장이 없을 것 같네요.”
상인에게 상가를 임대하는 것은 동대문 시장 운영 회사가 하는 일이었다. 운영 회사는 이정재와 동대문 상인들로 이루어졌다.
동대문 현대화 사업은 땅과 운영 회사의 지분을 받고 미래 건설이 현대화된 시장을 동대문 상인에게 지어 주는 일이었다.
“사실 이건 대박 사업입니다. 저희로서는 좀 아깝습니다.”
“운영 회사 안에 미래 그룹의 지분이 있으니 괜찮아요.”
미래 그룹은 동대문 운영 회사 지분의 40%를 가졌다.
“차라리 이곳의 땅을 매입하여 직접 운영하시는 것이 낫지 않으셨습니까?”
“시장은 지분 관계와 사람 문제가 복잡해서 미래 그룹이 끼어들 일이 아니에요. 그들에게 맡기는 것이 더 낫습니다.”
“알겠습니다.”
동대문 시장의 중앙에는 동대문 S.P.A 매장이 있었다. 아웃렛의 중앙에 대형 할인점이 있는 것과 비슷했다.
“이 사장, 동대문 S.P.A 매장의 준비는 어떻습니까?”
S.P.A는 상사의 소관이었다.
“미국에서 직원이 와서 L.A의 S.P.A 매장 스타일로 꾸미고 있습니다.”
동대문 S.P.A 매장은 구성은 L.A와 비슷했다. S.P.A 자체 상표와 브랜드 상품을 같이 팔았다.
차이 나는 것은 브랜드 상품에 해외 브랜드뿐만 아니라 국내 회사의 브랜드가 들어가는 것이다.
미래 그룹 상품은 S.P.A 브랜드와 미래라는 이름으로 두 종류가 들어갔다. 이것 때문에 머리가 아팠다.
이 둘을 어떻게 구분해야 할지 애매했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이창동 사장의 의견을 따랐다.
―국내에서 미래 이름으로 팔리는 상품은 다 미래로 넣고 나머지는 S.P.A 상표로 파는 것입니다.―
―그게 제일 명확하겠군요.―
소비자의 혼선을 막기 위해 그렇게 정했다.
“미국에서 인기 있는 상품이라는 것을 강조하세요.”
“사람들이 S.P.A 상품을 좋아하겠습니다.”
미국에서 잘 팔리는 상품은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동대문에서 S.P.A 자체 상표 제품이 고급품이 될 것이다.
“S.P.A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드세요.”
* * *
동대문 시장을 구경하고 있는데, 이정재가 찾아왔다.
“형님, 잘 오셨소.”
“그래, 잘 지내는 모양이구나.”
“형님 덕분에 살았소. 잡혀들어갔을 때는 이대로 죽나 생각했소.”
“이제는 깡패도 아닌데…… 죽이기야 했겠어.”
“그게 아니오, 형님. 예전에 내가 알던 애들이 이번에 많이 죽었소.”
감옥과 탄광, 공사장에서 죽은 사람이 많았다.
“공사장에 끌려가서 불구가 된 녀석도 많소. 그중에는 나처럼 손을 씻은 애들도 있었소. 모두 형님 덕분이오.”
“뭐, 그렇게 생각한다니 다행이네.”
“나의 목숨의 은인이오. 이제부터 진정한 형님으로 모시겠소.”
‘조폭도 아닌데, 무슨 진정한 형님……. 그래도 듣기 나쁘지 않군.’
“그전에는 그럼 형님으로 안 모셨나?”
“그 형님과 지금 말하는 형님은 다르오.”
“뭐, 정재 동생이 편한 대로 해. 그것보다 시장을 운영할 때 말이 나오지 않도록 철저히 하고.”
“걱정하지 말고 맡겨 주시오.”
지금 동대문 시장은 군사 정부의 먹음직스러운 먹이였다.
“이거 그냥 하는 말이 아니야. 군인들이 너를 노리고 있어.”
그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허점을 보이면 예전에 깡패 전적을 문제 삼아 동대문 시장을 먹으려 할 거야.”
이정재가 문제를 일으키면 군사 정부는 그의 과거 행적을 문제 삼아 동대문 시장을 통째로 먹으려고 할 것이었다.
거기에 내 책임도 있었다. 의장과 사이가 나빠짐으로써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사소한 문제로 흠을 잡을 수가 있었다.
이정재에서 시장 관리에 문제가 없도록 단단히 지시했다.
“알겠소, 형님. 아래 동생들과 시장 상인들에게 엄하게 일러 놓겠소.”
동대문 시장은 한국전쟁 이후 이정재와 같이 깡패였던 사람과 그와 비슷한 상인이 자리 잡았다. 관리를 잘못하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다.
“지금 같은 분위기에 허튼짓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오.
동대문 상인들도 군사 정부가 깡패를 사형시키고 강제 노역을 시키는 것을 직접 보았다. 군사 정부의 무서움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았다.
군부에서 시장을 노리고 있다고 말하면 큰 문제는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시장을 잘 운영하려면 상인들의 관리도 필요하지만, 시장의 발전 방향이나 비전이 있어야 해.”
시장의 방향성을 물었다. 동대문 시장만의 특색이 있는 것이 좋았다.
“미리 생각해 둔 것이 있어?”
“음…… 요새 이 부근에 봉제와 의류 공장이 늘었던데, 옷이나 패션 쪽으로 특화하는 것이 어떨까요?”
동대문 근처 창신동이나 성동구에는 작은 봉제 공장이나 의류 공장이 많았다. 대한민국의 의류 산업이 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다.
그중에는 수출 회사도 있지만, 규모가 작고 영세해서 국내에 의류를 공급하는 업체도 많았다.
‘동대문 시장이 더욱 이른 시기에 패션 전문 시장이 될 수 있겠어.’
그러한 의류가 동대문에서 잘 팔렸다.
‘확실히 고졸이라서 그런지, 보는 눈은 있네.’
이정재가 깡패 출신이지만, 동대문에서 광목 장사를 하고 경찰 일도 했다. 그는 동대문 시장의 입지와 특징을 이해하고 있었다.
“안 그래도 나도 그런 생각 했다. 동대문 시장을 의류와 패션 전문 시장으로 키워 봐.”
동대문 시장의 규모가 커서 전체를 의류와 패션 전문 시장으로 키우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방향성은 그것이 맞았다.
지금 미래 어패럴을 포함해서 많은 회사가 패션 분야에서 성장하고 있었다. 동대문 시장을 그런 쪽으로 키우기에 적기였다.
전회차에도 동대문 시장은 아시아에서 의류와 패션 전문 시장으로 유명했다.
‘동대문 시장을 패션 아웃렛처럼 만든 것도 그 이유야. 손님들이 편하게 구경하고 상품 구매를 할 수 있게 만들었어.’
동대문 시장을 더욱 빠른 시기에 세계적인 의류와 패션 전문 시장으로 키우기로 마음먹었다.
이번 회차에는 이곳에서 세계적인 유명 명품 브랜드가 나올 수가 있었다. 그 일에 미래 그룹이 기여하기로 했다.
그 일이 최고의 재벌로 가는 길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의류와 패션 시장도 그리 작은 시장이 아니었다.
“시장에서 정기적으로 패션쇼를 열어 봐.”
“패션쇼 말이오?”
“그래. 패션쇼라고 해서 거창한 것은 아니야. 입점한 업체의 상품을 소개하는 자리라고 생각해.”
‘잘되면 국제적인 패션쇼로 키울 수 있어. 이 일은 미래 어패럴에 도움이 돼.’
“그 정도라면 가능할 것 같소.”
“패션쇼에서 괜찮은 평가를 얻은 업체는 미래 호텔과 새로 생기게 될 리조트에 전시해 줄 거야.”
“그렇게 해 준다면 상인들이 열심히 준비할 것 같소.”
이 일은 동시에 호텔과 리조트, 컨벤션 센터를 제대로 활용하는 일이었다. 그것들은 쓸모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