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158)
기획실
“알겠어요. 제가 지낼 괜찮은 장소를 알아봐 줘요.”
“여의도에 생기는 아파트 중 제일 좋은 곳을 줄게.”
“아이를 가진 것이 표가 나기 전까지는 계속 일할게요.”
“그렇게 해. 그동안 나도 준비해야 하니.”
“무슨 준비를 해요?”
“이학수를 부르고 전략 기획실을 만들어야지.”
이제 모든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재벌의 드러난 일부터 숨겨진 일까지……. 재벌의 전략 기획실이 공적 업무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의 일 중에는 총수 일가를 관리하는 사적인 일도 포함되었다. 그래서 그룹 내부에서 그들의 권력이 막강한 것이었다.
‘이렇게 되면 나도 중앙정보부를 운영하는 그 사람과 마찬가지가 되나?’
그래도 엄연한 차이가 있었다. 기업은 처음부터 사적인 영역이었다. 게다가 미래 그룹의 주식 대부분은 내가 가지고 있었다.
국민이 주인인 국가와 개인 회사인 미래 그룹은 명백하게 달랐다.
개인의 것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전혀 없었다. 그것은 정정은 하지 않지만 당당한 일이었다.
“아……! 알겠어요.”
김 비서와의 문제는 이렇게 처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아직 남아 있었다.
‘유진이에게 이 일을 속이면 안 되지. 그녀에게 상처가 안 되게 이야기를 해야 해.’
불륜이 정당한 것은 아니었다. 그녀에게 상처를 주는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숨기지 않기로 했다. 세상에 비밀이 없었다.
어차피 호적에 등록하려면 그녀가 알게 될 것이었다. 유진이에게 실수를 말하고 용서를 구하기로 했다.
저번 회차에는 이런 사실을 숨겼다. 여인과 아이들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 그것을 반복하기는 싫었다.
‘유진에게 사과와 용서를 구해야지.’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말처럼 올바른 것은 정의 내리기 어려웠다.
‘유진에게 상처를 주는 것과 김 비서와 태어날 아이에게 고통을 주는 것 어느 것이 더 나쁠까?’
김 비서와 그녀의 아이도 책임지기로 했다. 그것이 최고의 재벌의 태도라고 믿었다.
일본인은 실수를 인정하지도 제대로 용서를 구하지도 않았다.
―臭いものに蓋をする. 냄새나는 것은 뚜껑을 덮다.―
그래서 한국인이 일본에 분노하는 것이다.
* * *
1961년도 연말이 다 되어갔다. 그 사이에 여러 가지 일이 있었다. 초유진에게 아이가 태어났다. 그녀의 이야기대로 튼튼한 사내아기였다.
부모님과 모두가 그 일을 기뻐했다. 유진이는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해했다.
‘그런 그녀에게 김 비서와의 관계를 말하려고 하니 미안하네. 그렇다고 잘못을 계속 숨길 수는 없어.’
아이를 재운 후 아내를 불렀다. 그녀는 우는 아이를 재운다고 피곤한 표정이었다.
“유진이에게 사과할 일이 있어.”
“당신, 무슨 일인데…… 그렇게 심각해요.”
“심각한 일이야. 재용이 말고 아이가 생겼어.”
재용이는 첫째 아들의 이름이었다. 그 말에 아내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러나 그녀는 금방 자신의 감정을 추슬렀다.
“언젠가는 당신에게 그런 일이 생길 것으로 생각했어요.”
이 시기에는 첩을 가진 재벌이나 정치인이 많았다. 대한민국 최대의 재벌인 미래 그룹의 사모로서 그런 일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도 생각보다 더 빨랐네요. 아직 재용이가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잖아요.”
그녀는 이런 일을 생길 것을 예상했지만, 너무 빠른 것을 힐책했다.
“재용이보다는 한 살 어릴 거야. 아직 배 속에 있어.”
“그럼…… 아직 늦은 것은 아니네요.”
아이를 지우고 여자를 정리하라는 말이었다.
“유진이는 그것을 바래?”
그녀는 그 말에 한참을 생각했다. 그런 후 큰 한숨을 쉬고 말했다.
“상대편 여자에게 못 할 짓이네요. 그렇게 했다고 당신이 아이를 또 만들지 말라는 법도 없으니……. 그냥 낳게 하세요.”
“고마워.”
“아버님과 어머님은 좋아하시겠어요. 손주가 많은 것을 바라셨으니까요.”
“그 부분은 집안에 손이 귀한 편이라 어쩔 수가 없어.”
대대로 자손이 적은 집이었다. 특히 아버지 때에는 자녀가 누나와 함께 둘밖에 없었다. 아들은 단 하나였다.
자녀가 6~7명도 흔했고 많으면 9~10명이 되기도 했다. 부모님은 손주들을 많이 바라셨다.
그것이 은연중에 아내에게도 전해졌다. 그것이 조금 과하여 그녀는 부담스럽게 생각했다.
“당신만 신난 것 같네요.”
“아니야. 이것은 불가피한 사고였어.”
아야―!
그녀에게 세게 꼬집혔다.
“입에 침을 바르고 거짓말하세요.”
“그게 표가 났나.”
나도 모르게 표가 난 모양이었다.
아야―!
“다른 여자에서 쓸 힘이 많은 모양이에요. 오늘부터 각오하세요.”
“아니…… 그렇게 힘이 없어.”
“다른 여자에게 쓸 힘이 없게 만들어 드릴게요. 이리 오세요.”
“잠깐만…….”
그녀가 갑자기 호랑이로 보였다.
“아직 부모님이 잠드시지 않았어.”
“집이 충분히 넓어서 괜찮아요.”
“재, 재용이는…….”
“재웠어요.”
아야―!
“빨리 오지 않고 뭐 해요.”
그렇게 그녀에게 끌려갔다.
‘그래도 잘 해결되어 다행이야.’
“으헉!”
오늘 둘째가 만들어질지도 몰랐다. 그녀가 다른 여자에게 눈 돌리지 못하도록 사람의 진을 다 빼놓았다.
이왕 자녀들이 늘어난다면 자신의 배로 낳은 애들로 채우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이거 큰일인데……. 김 비서의 욕심도 장난이 아니던데…….’
많은 자식이 태어날 것 같았다.
* * *
연말이 금방 지나가고 1962년 새해가 밝았다. 연초부터 초유진이 미술관에 나가려고 했다.
“아직 몸도 성하지 않을 것인데…… 쉬고 천천히 일해. 아직 재용이도 어린데…….”
“재용이는 이미 돌도 지났는데요. 이제는 아주머니에게 맡기면 돼요.”
“아이는 엄마가 같이 있어 주는 게 좋아.”
“제가 관장인데 미술관을 오래 비울 수는 없어요.”
작년에 채움 미술관이 한남동에 개관했었다. 많은 사람이 모여들어 성대하게 행사가 치러졌다.
미술관에는 국내외에서 보기 힘든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이 많았다. 그것을 보기 위해 외국에서 온 사람도 많았다.
채움 미술관은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최고 미술관으로 자리 잡았다.
많은 화가와 작품이 그곳에서 소개되었다. 채움 미술관은 미술품만 아니라 미래 호텔의 컨벤션 센터를 활용해 공연을 포함해 다양한 예술 행사를 개최했다.
대한민국의 문화 예술을 대표하는 곳이 되었다. 재용이가 크고 새해가 시작되자 그녀는 미술관 관장으로서 일을 보려 했다.
“유진이가 없는 사이에도 잘 돌아갔는데…… 괜찮아.”
“어디든 주인 없이 다른 사람의 손에 맡겨 놓으면 안 돼요. 이제는 제가 그곳에서 일을 봐야 해요.”
초유진은 미술관만은 자신의 것이라는 듯 그것에 애착이 있었다. 그녀가 큰 욕심은 없어도 자기 것을 지키려는 마음은 강했다.
“미술관은 주인이 없어도 운영에 문제가 없어. 그렇게 손이 많이 가는 일은 아니야.”
“제가 갑갑해서 그래요. 집에 너무 오래 있었어요.”
결혼했어도 그녀는 바쁘게 활동했었다. 그러다가 집에만 있게 되니 갑갑했다. 넓은 집에 아무리 편한 시부모라고 해도 시댁은 시댁이었다. 그녀에게 미술관은 바람을 쐴 수 있는 곳이었다.
‘조만간에 대한민국의 사모님이 그곳으로 다 모이겠군.’
미술관만큼 사모님들이 모여서 고상하게 수다를 떨 수 있는 곳이 없었다. 호텔이나 백화점의 고급 커피숍보다 더 선호되는 곳이다.
“오랜만에 사모님들을 만나야겠어요.”
“미술관에 의장의 부인도 와?”
“그분 외에도 많은 사모님이 오시죠.”
채움 미술관은 정·재계와 언론계 사모들이 모이는 자리였다. 자신의 안목을 뽐내며 문화를 애호하는 사람으로 생색낼 수 있는 곳이었다.
“서로 잘 지내면 좋지.”
조금 낮은 재벌가의 사모는 백화점과 호텔의 소유를 선호하고 높은 급의 재벌가 사모가 미술관을 좋아했다.
미술관은 돈도 돈이지만, 그 자체로 여인들의 사랑방이자 문화시설이었다.
부호(富豪)의 부인들이 미술관 건립에 관심을 두는 것은 한국만의 일이 아니었다.
뉴욕 현대미술관이나 크뢸러 뮐러 미술관도 그들에 의해 세워졌다. 돈도 벌고 자기만족도 얻고 문화에 이바지하는 일이었다.
‘재산 은닉 목적이 아니라면 미술관은 좋은 사업이야.’
“유진이가 미술관에서 일하기를 원한다면 그렇게 해. 그동안 나는 미국을 갔다 와야겠어.”
“갑자기 미국은 왜요?”
“미국의 사업도 돌아보고 학수도 만나고 오려고.”
“그래요? 미국의 사업은 학수 씨가 잘 알아서 하지 않나요.”
그녀도 이학수를 잘 알았다. 드래곤 힐 호텔에서부터 시작하여 L.A와 뉴욕을 함께 다녔었다.
“학수도 이제는 국내로 들어와야지.”
“국내에서 무슨 일을 맡기려고요?”
“전략 기획실과 워커힐에 카지노와 면세점이 생기면 그곳을 맡게 될 거야.”
“카지노라고 하면 라스베이거스를 말하는 거예요?”
그녀도 함께 L.A와 캘리포니아를 방문했었다. 그때 라스베이거스에 대해서 들었다. 어떤 곳인지 알았다.
“응. 워커힐 리조트가 대한민국의 라스베이거스가 될 거야.”
“그러면 학수 씨가 필요하겠네요. 그런데 전략 기획실은 뭐에요?”
“나를 도와서 그룹의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 곳이야.”
“그런 일이라면 학수 씨 같은 사람이 적임이겠네요.”
그녀도 학수가 나의 심복인 것을 알았다. 카지노와 면세점. 그중 카지노는 조금 은밀한 사업이었다.
일전에 건설의 정몽고 사장에게 예전에 말한 것이 농담이 아니었다.
‘미국 대통령도 그곳에 묵었지.’
정말 어느 나라의 국왕이나 수상과 같은 VVIP가 올 수도 있는 곳이었다.
워커힐 호텔은 대한민국을 방문하는 VVIP 인사가 자주 이용하는 호텔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행적이 드러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거기에 그들은 자신만의 특별한 서비스를 받고 싶어 했다. 그런 일을 처리하기에는 이학수가 최적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룹에 전략 기획실이 필요했다.
나를 도와서 그룹의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 있어야 했다. 그가 처리해야 할 그룹의 중요한 일은 공적과 사적 영역이 다 포함했다.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였다. 국가 재건 최고 회의 의장이 선거에 나설 것이다. 그와도 적정한 거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
‘중간에 거간꾼이나 중개인이 있으면 서로가 얼굴 안 붉히고 거래할 수가 있어.’
거간꾼이나 중개인, 로비스트를 사용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직접 만나는 것보다 중간에 조정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 서로 이야기하기 좋았다.
그것은 개인이나 국가도 마찬가지였다. 국가 간의 정상회담은 그전에 많은 사전 조율 작업이 필요했다.
‘대통령 선거 전에 관계를 회복할 필요가 있어.’
의장이 대통령이 된다면 그의 권력이 강화될 것이었다. 그전에 그와 미래 그룹 사이에 적정한 관계를 유지해야 했다. 정부와는 불가근불가원을 지킬 생각이었다.
김포로 가서 비행기에 올랐다. 그 비행기는 늘 그렇듯 일본을 거쳐 갔다. 다만 이번에는 그곳에 잠시 머물렀다. 미국으로 가기 전에 일본에서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손 회장님. 미국으로 가는 길에 잠시 일본에 들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