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159)
한 리조트
김포에서 일본의 하네다 공항으로 향했다.
‘하네다 공항이 몰라보게 변했어.’
1962년도의 도쿄 하네다 공항은 크게 발전하고 있었다. 말 그대로 상전벽해였다.
일본 국내선뿐만 아니라 미주와 유럽으로 가는 많은 해외 항공편도 취항했다. 동아시아 허브 공항으로 발전했다.
지금 하네다 공항은 1964년 도쿄 올림픽을 맞이하기 위해 대규모 확장 공사를 하고 있었다.
미국으로 가려면 김포에서 가는 것보다 하네다에서 갈아타고 가는 것이 항공편 수도 많고 편리할 정도였다.
환승 시간만 잘 맞추면 미국에 도착하는 시간이 더 빠를 수도 있었다. 최신 항공기가 일본과 미국 노선에 새롭게 취항했다.
그중에는 대륙 간 비행기라고 불리는 보잉 707-320이라는 기종도 있었다.
‘보잉 707-320 덕분에 전 세계 항공 산업이 크게 성장했어.’
항공 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조건 중 하나가 마련되었다. 수익을 낼 수 있는 비행기였다.
나머지는 조건은 항공 수요였다. 그것은 시간이 걸렸다. 대한민국이 일본만큼 항공 여객 수요가 늘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
‘이번에 도쿄 올림픽을 잘 활용해야 해. 항공 산업에 진출할 좋은 기회야.’
그것을 위한 준비를 하기로 했다. 도쿄 올림픽을 이용해 대한민국의 항공 수요를 늘리는 일이었다.
* * *
하네다 공항은 늘어난 항공 수요로 보잉 707-320이 취항할 수 있었다. 김포가 아닌 하네다에서 출발하면 더 먼 미국의 도시로 바로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곳 하네다로 온 것은 미국으로 가기 위해서만 온 것은 아니었다. 일본의 마루한 본사를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오사카에서 시작한 마루한은 규모가 커지자 도쿄로 본사를 이전했다. 일본의 수도인 도쿄가 파칭코 시장이 더 크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일본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다. 사람과 돈들이 도쿄로 몰려들고 있었다.
그에 발맞추어 마루한의 신규 점포가 도쿄에 대거 개점하고 있었다. 일본의 고도 성장기 혜택을 제대로 누렸다.
하네다 공항의 출국장을 나오자 마루한의 회장인 손정희가 직접 마중을 나왔다.
“하하, 회장님이 굳이 이곳까지 나오실 필요가 없는데…… 어쨌든 반갑습니다.”
“아닙니다. 한국의 미래 그룹의 이야기는 이곳에서도 듣고 있습니다. 그곳의 부회장님이 오시는데 제가 직접 나와야지요.”
일본에 미래 그룹의 이름이 알려졌었다. 수산과 식품, 어패럴, 자동차까지 많은 상품을 일본에 수출했다.
품목을 이야기하면 참치에서부터 김, 라면, 의류, 봉제 인형, 신발, 트럭, 선박의 블록, 시멘트, 전기레인지 등 그 가짓수를 세기 힘들었다.
일본은 미국에 이어서 미래 그룹의 중요한 시장이었다. 유럽보다 수출액이 더 클 정도였다.
미래 그룹에 의해 대일 무역 적자가 생기지 않고 양국의 무역 수지의 균형이 맞을 정도였다.
“미래 그룹 덕분에 이곳의 한국인도 자부심을 느낍니다.”
일본에서 미래 그룹은 한국의 대표 그룹이자 일본 기업들의 경쟁자로 인식되고 있었다. 재일 교포인 손정희로서는 가슴이 뿌듯한 존재였다.
“회장님께서 조선인이 아니고 한국인이라고 말씀하시는군요.”
그와 미래 그룹의 영향으로 일본 재일 교포들 사이에서는 북한의 조선 총련보다 민단의 세력이 더 커졌다.
“저는 이제 북조선 사람이 아니고 대한민국 사람입니다.”
손정희가 그런 민단의 회장을 맡고 있었다. 원래라면 조선 총련에서 활약하여 북송 활동에 나서야 하는 인물이었다.
그가 재일 교포들을 이끌고 일본의 파칭코 산업을 주도하고 있었다.
‘재일 교포의 북송을 막은 것만 해도 큰 의미가 있어.’
남한의 군사 독재보다 북한의 김 씨 삼대가 더 나빴다.
북송 교포는 북한에서 큰 고통을 겪었다. 일본에서 자이니치로 차별받는 것보다 더…. 차라리 군사독재에 이용되는 민단이 더 나았다.
‘북한도 남한도 아닌 대한민국을 위해 일해 줘야겠어.’
* * *
공황에서 그의 안내로 운전사가 모는 닛산의 블루버드 차량에 탑승했다.
“대기업에 속하는 마루한 회장님의 차로는 너무 소박하지 않습니까?”
닛산의 블루버드가 한국에서만 고급 승용차이지, 이곳 일본에서는 소나타와 같은 국민차였다.
마루한은 파칭코로 많은 돈을 벌고 있었다. 벌써 점포가 2백 개 가까이 되었다. 2백 개 점포면 작은 빌딩이 2백 개였다. 마루한은 도심의 요지에 빌딩을 사면서 확장하고 있었다.
“하하, 일본에서 한국인이 너무 화려한 복장과 차를 몰면 욕먹습니다. 여기 분위기가 좀 그렇습니다.”
그래서 유심히 보니 그의 복장도 매우 소박했다. 일반 회사의 과장이나 부장이 입는 것과 같은 양복이었다.
“일본인들은 변하지 않는군요.”
“그들이 쉽게 변할 사람들이 아니지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도쿄 시내를 둘러보았다. 도쿄 시내 곳곳에 새로운 건물들이 건설되고 있었다.
한국전쟁으로부터 시작된 일본의 호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였다.
일본은 1964년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세계에 일본의 부흥을 알렸다. 미국을 위협하는 일본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올림픽 준비로 신칸센과 대형 고속도로들이 일본 곳곳에 건설되고 있었다. 그런 성장의 분위기가 많은 곳에서 느껴졌다.
‘역시 국가 경제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미래 그룹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열심히 일본을 따라잡고 있지만, 일본은 더 빠른 속도로 뛰고 있었다. 저번 회차에는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을 겪는 동안에 한국이 따라잡지 못했다.
이번 회차는 다를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것을 장담하기 힘들었다. 미래 그룹의 힘만으로는 부족했다.
‘세계 최고의 재벌이 된다면 가능할지도…….’
그러기 위해서는 대한민국도 미래 그룹과 함께 발전해 줘야 했다.
“손 회장님은 일본에서, 저는 한국에서. 조국을 위해 일하시죠.”
“좋습니다. 하하.”
* * *
차를 타고 마루한의 본사에 도착했다. 본사는 도쿄의 긴자에 있는 작은 빌딩이었다.
“좋은 곳에 건물을 샀군요.”
“도쿄의 최고 요지입니다.”
건물은 크지 않지만, 이곳은 들어 본 적이 있는 곳이었다. 매년 일본에서 가장 비싼 땅값으로 보도되는 장소였다.
메이지야 긴자(明治屋銀座) 빌딩 부지로 한때는 뉴욕의 맨해튼의 최고 비싼 땅보다 몇 배는 더 비쌌다.
‘한국으로 치면 충무로1가 네X쳐리퍼X릭 부지인가?’
“이 빌딩을 어떻게 얻었습니까? 그들이 쉽게 팔지 않으려고 했을 것인데요.”
메이지야는 일본에서 백 년 넘게 외국 식품 수입과 판매를 담당했다. 미래 상사도 거래하는 곳이다. 그 회사의 본점이 있는 건물을 마루한이 손에 넣었다.
“그곳의 사장이 마루한의 주요 고객이었습니다. 결국 이 건물을 넘기고 다른 곳으로 이전했습니다.”
“파칭코로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인데요.”
파칭코에 규제가 들어왔다. 베팅과 배당 금액에 제한은 둔 것이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되는군요. 하하.”
파칭코도 일종의 변칙 도박이었다. 돈을 거는 단위가 크지 않지만, 그것에 빠지면 패가망신할 수도 있었다.
메이지야가 그 정도로 망가지지는 않았지만, 본점을 옮겨야 하는 상황에 빠지게 되었다. 초유진이 한 말이 맞았다.
‘역시 주인이 없으면 가게가 안 돌아가.’
메이지야 대신에 건물 1층에 화려한 마루한의 파칭코 가게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 위층부터 마루한의 본사였다.
‘일본의 땅값이 가장 비싼 장소에 파칭코 점포라……. 나쁘지 않아.’
작은 빌딩이지만, 웬만한 도쿄의 큰 빌딩보다 비싼 곳이다. 마루한의 손정희 사장처럼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실제는 매우 달랐다.
마루한 본사에서 손정희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것은 미래 그룹과도 연관된 아주 중요한 대화였다.
“자, 이제 사업 이야기를 해 보시죠.”
* * *
마루한은 파칭코의 숫자가 2백 개가 넘어갔다. 파칭코와 마루한이 커질수록 규제도 강화될 것이다.
다른 산업으로의 진출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중 하나가 파칭코와 결합한 호텔&리조트 사업이었다.
“마루한이 리조트를 짓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네. 저번에 말씀하신 대로 관광 리조트 사업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경제 성장으로 일본 전역에 관광 리조트가 생기고 있었다. 사업을 시작하기 딱 좋은 시기였다.
“어디에 지을 것인지는 생각해 보셨습니까?”
“도쿄와 가까운 이즈반도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즈반도는 도쿄와 가까운 인기 관광지였다. 그에 따라 땅값도 크게 오를 곳이라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더 좋은 장소를 알고 있었다. 미래 그룹에 도움이 되는…….
“저에게 더 좋은 곳이 있는데 한번 들어보시겠습니까?”
“네, 말씀하십시오.”
“오키나와가 어떻습니까?”
“그곳은 미군 기지가 있고 미국이 군정을 실시하고 있지 않습니까?”
오키나와는 아직 미국에서 일본으로 반환되지 않았다. 미군정이 실시 중이었다. 일본인이 그곳으로 가려면 여권과 비자를 발급받아야 했다.
미국령인 괌과 사이판과 비슷했다. 게다가 아직 여행 자유화 전이었다.
“그곳에 일본인 관광객이 늘고 있습니다.”
오키나와는 미군정이 실시 중이지만 일본의 영토였다. 거기에 일본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거리도 괌이나 사이판보다 가까워서 일본인 관광객이 늘고 있었다.
일본의 생활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오키나와에 리조트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오키나와는 시간이 지나면 일본의 제주도가 된다. 한국의 제주도처럼 사람이 넘쳐나게 되는 곳이 되었다.
1970년대가 되어 미군정에서 일본으로 반환이 되면 일본인 관광객이 폭증한다.
‘오키나와는 괌과 제주도의 중간적인 포지션이야. 지금이 그곳에서 리조트 사업을 하기 최적기지.’
이즈반도보다 이왕이면 아직 좋은 자리도 많고 땅값도 싼 오키나와가 리조트를 건설하기에는 좋았다.
거기에 날씨도 따듯하여 4계절을 모두 활용할 수 있었다. 정말로 괌과 제주도의 장점을 동시에 가진 곳이었다.
“그래도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고 여권과 비자가 필요해서 접근성이 좋지 않습니다.”
“10년 정도 지나면 오키나와가 일본에 반환될 것입니다.”
“그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손해입니다.”
“그것은 일본인 관광객을 생각했을 때이지요.”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있던 구상을 밝혔다.
“다른 나라에서 오키나와에 관광을 온다는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설마 한국은 아니겠지요.”
“맞습니다. 한국입니다.”
“그것은 말도 안 됩니다. 한국은 아직 오키나와로 관광을 올 정도로 경제가 성장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말이 맞았다. 한국은 아직 오키나와에 여행 갈 여유가 되지 않았다.
그것은 해외여행이 활성화되어도 마찬가지였다. 간다면 동남아나 다른 나라로 갈 것이었다. 오키나와는 한국인에게 큰 장점이 없었다.
“한국에 많은 미군이 있지 않습니까? 오키나와에 관광 리조트가 생기면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이 많이 그곳으로 놀러 갈 것입니다.”
“아! 그것은 생각하지 못했군요.”
그가 일본에 살고 있다 보니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만 생각했다. 일본에도 한국만큼, 아니 한국보다 훨씬 많은 주일 미군을 보유하고 있었다.
“한국과 일본의 다른 지역에 있는 미군을 유치한다면 충분히 수익성이 있습니다.”
미군의 상당수가 오키나와에 있지만, 다른 지역에도 많았다. 일본에만 5만 명이 넘는 미군이 주둔했다. 엄청난 수였다.
“정말 그렇겠군요. 그들만 모아도 엄청납니다.”
한국에는 3만 명에 가까운 미군이 있었다. 그들의 숫자가 절대 작은 숫자가 아니었다.
그들이 휴가를 받으면 멀리 가지 못했다. 간다면 동남아나 한국, 일본이었다. 돈은 많은데 쓸 곳이 없는 8만 명이 넘는 관광 수요가 오키나와 주변에 대기하고 있었다.
미군의 월급 수준과 복지 수준은 이 시대를 기준으로 매우 높았다. 그들의 소비력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래도 그들만으로 조금 부족하지 않겠습니까?”
그의 말대로 미군만으로는 조금 부족한 면이 있었다. 미군은 이곳에 놀러 온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근처에 8만 명의 수요가 있다고 해도 휴가를 받는 장병 수는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그들이 모두 이곳 리조트로 놀러 오는 것도 아니었다.
“오키나와에 일본인 관광객이 늘고 있습니다.”
오키나와는 괌이나 사이판보다 접근성이 좋았다. 일본인들도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관광지였다.
일본의 소득 수준은 빠르게 늘고 있었고 오키나와로 관광을 올 수준이 되고 있었다. 이곳으로 놀러 오는 일본인 관광객은 급속히 늘 것이었다.
70~80년대가 되면 오키나와가 일본의 제주도가 될 것이었다. 수많은 호텔과 리조트들이 오키나와에 생기게 된다.
그전에 먼저 선점하여 그 효과를 누리는 것이었다.
“미군과 일본인 관광객이라면 그곳도 나쁘지 않겠습니다.”
“나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아주 좋은 곳입니다.”
‘동남아와 베트남에도 미군이 있어.’
“베트남의 미군까지 오면 더 좋습니다.”
“그곳에도 미군이 있습니까?”
“만 명에 가까운 병력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그리 숫자가 많지는 않습니다.”
“없는 것보다는 낫지요. 미군은 돈을 잘 씁니다.”
베트남 전쟁이 격화되면 최대 50만 명의 미군이 주둔한다. 그들이 사용하는 돈은 헤아릴 수 없었다. 그 후유증으로 미국 경제가 한동안 휘청일 정도였다. 미국의 좋은 시절이 끝난다.
“그들의 숫자는 앞으로 계속해서 늘어날 것입니다.”
오키나와의 마루한 리조트는 대성황을 이룰 것이다.
그곳에 한 가지만 더 추가되면 완벽했다.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