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161)
실
이번에 미국으로 가기 전 일본에 들른 것은 리조트 사업의 협력과 함께 마루한의 손정희 회장이 배당을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이유와 목적을 알아봐야 했다. 이런 일은 통화로 이야기하기 그랬다. 조금 민감한 사항이었다.
“무슨 일로 돈이 필요한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개인적으로 사업을 해 보려고 합니다.”
“그 사업이 설마 파칭코는 아니겠지요.”
그러면 상도덕에 어긋난다. 그가 마루한보다 자신의 회사에 더 신경을 쓸 것이었다.
마루한의 경영이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다. 그것은 마루한에서 독립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러면 막아야 했다.
“설마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저도 상도의는 압니다.”
“그럼 회장님께서 무슨 사업을 하시려고요.”
“인형 뽑기 사업을 해 보려 합니다.”
“그 사업은 어떻게 생각하게 되셨습니까?”
“마루한에서 교환해 주는 인형을 그대로 집에 가지고 가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경품을 돈으로 환전하지 않고 그냥 가는 사람이 늘었다. 미래 그룹이 공급하는 경품이 제값을 했다. 이것은 파칭코의 도박 이미지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인형 뽑기 사업이 괜찮겠다고 생각했어요.”
그의 말대로 인형 뽑기 사업이 괜찮았다. 지금보다 먼 훗날에 나오는 것이지만, 일본에서 상당히 성공하고 인기 있는 사업이었다.
일본의 게임장은 한국의 오락실과 달랐다. 한국의 오락실이 비디오 게임이 주를 이루었다면, 일본의 게임장은 인형 뽑기 기계가 대부분이었다.
집게를 이용한 인형 뽑기에서부터 밀어내기까지 그 종류도 다양했다.
“사업은 괜찮은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그런 게임을 하는 것은 인형을 뽑는 것이 목적이기도 하지만, 일본인은 사행성이 높은 것을 좋아했다. 그들은 운에 기대어 무모한 짓을 잘했다.
“일본인에게 잘 먹히겠습니다.”
일본은 도박으로 청일, 러일 전쟁을 치렀다. 그것에 성공을 거두자 더 과감해졌다. 태평양 전쟁을 일으키고 미국에까지 전쟁을 걸었다.
그러다가 이전에 딴 판돈을 다 잃었다. 그런 일들을 겪고도 그들의 습성이 잘 안 바뀌었다.
“일본인은 도박을 좋아하니까요.”
일본은 다른 의미로 중국처럼 도박을 좋아했다. 요행에 기대는 사행심이 강했다. 인형 뽑기 사업은 성공을 거둘 것이다.
“그런데 어떤 방식으로 하시려고 생각합니까?”
“요새 일본에서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 일본에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이 많이 생겼다. 시내의 중심지뿐만 아니라 주요 열차역에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이 생겼다.
서울역에 생기는 백화점과 놀이동산이 그러한 일본의 스타일을 가져온 것이다.
‘샤롯데 자체가 일본 기업이니, 그런 스타일을 한국에 정착시켰어.’
샤롯데는 일본보다 한국에서 더 성공했다.
“점포를 임대해서 매장을 열 생각입니다.”
임대 이용하면 적은 돈으로 인형 뽑기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다.
“마루한의 방식이 답답했던 모양입니다.”
“그건 그렇습니다.”
마루한은 임대가 아닌 빌딩을 산 후 매장을 여는 방식이었다. 개점에 많은 돈이 들었다.
“마루한의 방식이 확실하고 돈이 되지만, 아무래도 성장 속도가 느리지요.”
임대를 활용하는 것보다 성장 속도가 느렸다.
“그래서 제 사업은 다른 방식으로 해 보려고 합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 * *
마루한의 성장 방식은 파칭코로 돈을 버는 것도 있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일본의 부동산 시장에서 이득을 취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마루한이 확장하는 만큼 파칭코와 부동산으로 양쪽으로 큰돈을 벌 수 있었다. 문제는 일본의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만큼 마루한이 새로운 점포를 내기가 힘들어진다는 점이다.
파칭코로 버는 돈만큼 땅값이 올랐다. 마루한은 꾸준하고 확실하게 성장하지만, 확장 속도가 느렸다.
마루한이 부동산 매입을 안 하고 사업을 진행했으면 이미 일본의 파칭코 시장을 다 장악했을 것이다.
천천히 성장하는 사이에 마루한의 경쟁 업체들이 많이 생겼다. 파칭코 업체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경쟁자들이 성장할 수 있는 여지를 주었다.
그렇다고 마루한의 방식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빌딩을 가지고 있어서 그 자리에서 밀려나는 일도 없고 점포 임대료도 들지 않았다.
마루한의 파칭코 점포가 한 번 생기면 그 자리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다른 업체들이 들어와도 서로 경쟁하다가 망해서 사라졌다.
마루한의 방식은 확실한 땅따먹기였다. 한번 영역을 구축하면 땅을 빼앗기지 않았다.
모든 길에는 장단점이 있었다. 마루한의 방식은 사업을 일찍 시작하여 시장을 선점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인형 뽑기는 사정이 좀 달라.’
인형 뽑기는 서울역에 있는 놀이동산에 설치된 뽑기 기계와 비슷했다. 환전이 안 되어 사행성이 낮아 수익도 더 적었다.
“회장님의 방식도 나쁘지 않습니다.”
방문 고객 1인당 수익이 파칭코보다 낮기에 더욱 도심 요지에 해야 했다. 빌딩을 사서 하려면 수지가 맞지 않았다.
거기에 마루한의 방식으로 한다면 더욱 성장 속도가 느려진다.
“두 방식은 각각의 장점이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 개점하실 생각이십니까?”
“백화점이나 쇼핑 아케이드(Arcade)와 수입을 나누는 방식으로 할 생각입니다.”
인형 뽑기 매장은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과 같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들어가는 것이 더 나았다.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에 파칭코는 들어가기 힘들지만, 인형 뽑기와 같은 게임장은 괜찮았다.
“고민을 많이 하셨군요.”
일본 사람들도 파칭코가 변칙 도박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미지가 그리 좋은 사업이 아니었다. 그래서 재일 교포들이 많이 뛰어들었다.
“신분이 재일이다 보니, 고려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백화점이나 쇼핑몰은 자신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 파칭코 영업장을 허가해 주지 않았다.
백화점이나 쇼핑 아케이드에 입점하는 것은 손정희 회장의 인형 뽑기 사업에 가장 적합해 보였다. 그도 파칭코 사업을 하면서 안목이 늘었다.
그 사업에서 성공하기를 바랐다. 미래 그룹에도 도움이 되었다.
“미래 그룹도 최선을 다해 손 회장님의 사업에 협조하겠습니다.”
* * *
“매장에 좋은 인형과 경품이 필요하겠습니다.”
미래 그룹에서 만드는 많은 상품이 파칭코의 경품으로 팔려나갔다. 손정희 사장이 하려는 인형 뽑기 사업은 미래 그룹에 도움이 되었다.
“장난감과 완구류들도 필요할 것이고요.”
이것들은 미래 그룹이 만들지 않지만, 마루한과 인형 뽑기 매장에 공급할 방법이 있었다.
“그렇습니다. 미래 그룹에서 좋은 제품을 만들어 주십시오.”
“당연히 그래야지요. 저희의 매출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미래 그룹은 마루한에 봉제 인형과 어육 소시지, 참치 통조림, 라면, 전기레인지 등을 수출했다. 일본 수출 물량의 상당수를 마루한이 소비했다.
게임장 사업을 시작하면 그런 수출이 더욱 늘게 될 것이었다. 하지만 그 정도에서 멈출 생각은 없었다.
“이전에 말씀드린 게임기 사업으로 진출은 어떻습니까?”
“그게 쉽지 않습니다. 저희가 해 본 분야가 아니라서요.”
“경험은 사업을 시작하면 생깁니다.”
“솔직히 그다지 사업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습니다. 아직 영세한 업체들이라서요.”
일본의 완구와 게임 사업은 영세 사업이었다. 마루한같이 파칭코로 돈을 많이 버는 회사가 관심을 가질 분야가 아니었다.
“이해합니다. 성에 차지 않으시겠지요. 그런데 인형 뽑기 사업을 하시려면 완구나 소형 게임기도 필요할 것입니다.”
“그래서 그것을 공급해 줄 업체를 물색하고 있습니다.”
“그러지 말고 마루한의 자본으로 그 업체들을 사세요.”
그 말에 그가 기뻐했다.
“그런데……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제 개인적인 사업에 마루한을 동원한다고 그분이 좋아하지 않으실 것 같은데요.”
“이 일이 마루한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미국에 가면 잘 말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부회장님.”
마루한이 완구와 소형 게임기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괜찮았다. 리조트와 마찬가지로 파칭코와 함께 하기 좋은 사업이었다.
“손 회장님, 완구는 소형 게임기는 어디에서 구매하실 생각입니까?”
“반다이에서 할 생각입니다. 물론 봉제 인형은 미래에서 구매할 것입니다.”
반다이는 봉제 인형 회사였다. 그것을 만들면서 부수적으로 완구 제품도 만들었다. 그는 반다이에서 경품으로 완구를 매입하는 것을 미안해했다.
“반다이 회사를 마루한에서 사들이십시오.”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그 회사의 자금 사정이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들었습니다. 지금이라면 싸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양쪽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반다이는 완구를 안정적으로 팔 수 있었다. 인형 뽑기 회사는 완구를 싸게 구매할 수 있었다. 서로 이익이었다.
“반다이 외에 남코와 세가, 닌텐도도 기회가 되면 사들이세요.”
남코는 조그마한 인형 목마를 만드는 회사였다. 세가는 일본에서 오락물 수입하는 미국의 중소기업이었다. 닌텐도도 화투, 트럼프 카드와 디즈니 캐릭터 카드를 만드는 회사였다.
“남코와 세가, 닌텐도라……. 그런데 세가는 처음 들어 보는 회사 같습니다.”
“아! 세가는 Service Games Inc.이라는 미국에 있는 일본 게임 수입업체입니다.”
남코와 세가는 영세한 소규모 회사라 마루한에서 매입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거기에 닌텐도는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어 망하기 직전이었다. 세 회사 모두 마루한의 자본력으로 쉽게 살 수 있는 회사였다.
“그런데 그 회사들이 마루한에 도움이 되겠습니까?”
“저번에 말한 것처럼 마루한이 게임 사업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번 일은 진척되지 않는 마루한의 게임 산업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었다. 그에게 게임 사업을 해야 할 추진력, 넛지를 주기로 했다.
“그건 어떻습니까? 손 회장님이 오락실(娛樂室, Arcade)을 운영하시는 것입니다.”
“인형 뽑기 매장이 아니라…… 오락실 말입니까?”
70년대에 유행하는 오락실을 먼저 도입하기로 했다.
게임장과 오락실도 회원권과 멤버십의 관계와 비슷했다. 이 시기 게임장은 카지노와 같은 도박장을 말했다. 오락실이라는 이름이 신사업에 더 적당했다.
“예. 인형 뽑기라고 하면 업종이 한정되지만, 오락실이라고 하면 다양한 게임들을 설치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거 그렇습니다. 오락실이라……. 마음에 드는 이름이군요.”
이렇게 되면 마루한은 일본의 게임 산업의 상당한 부분을 점유하게 될 것이다.
거기에 반다이와 남코, 세가, 닌텐도는 지금 작은 회사들이지만, 웬만한 일본의 대기업 못지않은 회사가 된다.
그런 회사의 성장에 손정희 회장이 하는 오락실 사업이 큰 도움이 될 것이었다. 그곳에서 만드는 초창기 게임은 대부분 오락실에 납품되었다.
그런 오락실이 마루한과 관련 있는 업장이 되는 것이었다. 그 회사들은 전 회차보다 더 빠르게 더욱 큰 회사가 될 것이었다.
“그럼 마루한의 배당금은 얼마나 필요하십니까?”
“3백만 달러를 부탁드립니다.”
“오락실을 차리는데 그 정도로 충분하시겠습니까?”
“저희가 선발 업체이니, 초기 자금으로 그 정도가 적당하지 않겠습니까?”
“알겠습니다. 돈이 더 필요하면 말씀하십시오.”
4개의 게임 회사와 마루한, 손정희 사장의 오락실이라면 그들이 전 세계 게임업계의 큰손이 되는 것은 확실했다.
일본의 게임 산업, 아니 전 세계의 게임 산업은 상당히 큰 시장이었다. 그 산업에 마루한이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었다.
“제가 그분에게 말씀드려 손 회장님에게 더 배당금을 늘리도록 말씀드리겠습니다.”
마루한은 파칭코와 함께 리조트 사업, 게임 사업까지 아우르는 종합 엔터 회사로 성장할 것이었다. 그러한 마루한이 나의 비밀 회사였다.
‘이것으로 최고의 재벌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것이지.’
“이 부회장님, 그분께 잘 말씀드려 주십시오.”
‘내가 그분인데…… 잘 말할 것도 없지.’
그분은 이미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