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175)
브라운과 투자 은행
장 마감 시간에 맞추어 뉴욕 증권 거래소의 클로징 벨 행사를 하러 객장을 지나갔다. 타종식을 하러 가는 길에 브로커, 또는 딜러라고 부르는 많은 중개인의 축하를 받았다.
“오늘 S.P.A 상장은 대성공이에요. 축하합니다.”
“덕분에 저도 보너스를 좀 받게 될 것 같습니다. 축하해요.”
“이번에 큰돈을 번 것을 축하합니다. 저도 목돈을 만지게 되었네요.”
중개인 중에는 고객의 주문을 처리하면서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사람은 이번 S.P.A IPO로 수수료 외에도 투자 이익을 거두었다.
그 외에도 S.P.A 상장에 깊이 관여한 중개인들은 수수료와 함께 보너스도 받을 수가 있었다. 주식이 오르면 중개인들도 웃음을 짓고 내리면 울상을 짓는다.
주식 시장이 언제나 오를 수는 없지만, 주식이 오르고 투자자가 이익을 얻어야 그들도 돈을 벌고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증시 폭등 기사에 그들이 환호하는 모습과 폭락에 머리를 쥐어뜯는 사진이 나오는 것이다. 오늘과 같이 처음 상장한 회사의 주식이 폭등하는 것은 그들로서도 기분 좋은 일이었다.
그런 그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뉴욕 증권 거래소의 클로징 벨 행사에 참석했다. 그때 누군가가 외쳤다.
“축하합니다. 이번에 막대한 부를 거머쥔 S.P.A의 대주주로서 한마디 해 주십시오.”
그러한 요청에 한마디를 했다.
“모두 부자 되세요~”
그러자 객장의 모든 사람이 따라 외쳤다.
“”모두 부자 되세요!””
“”와아!””
함성에 뉴욕 증권 거래소가 화끈하게 달아올랐다. 오늘 돈을 번 사람은 축하의 의미로 한잔하러 갈 것이다.
물론 주식 시장에는 아무리 주식이 올라도 언제나 손해를 보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도 아픔을 달래기 위해서 한잔할 것이다.
뉴욕 증권 거래소 부근의 술집들은 언제나 손님이 많았다.
마치 야구 경기장 주위의 술집과 비슷했다. 경기가 있는 날이면 홈 구단이 지건 이기건 그곳은 언제나 붐볐다. 맨해튼의 증권 거래소 주변은 언제나 경기가 열리는 야구장과 같았다.
“학수, 미주 지사에서 일하는 직원 중 특별한 일이 없는 사람은 다 참석하라고 해.”
이런 기쁜 날에는 한턱내야 했다.
“오늘은 저녁도 내가 낸다. 이곳 맨해튼에서 가장 좋은 술집을 전세를 내지.”
주재원뿐만 아니라 IPO로 고생한 사람들을 다 챙기기로 했다.
“브라운에게도 이야기해서 미래 투자 은행의 직원도 불러.”
“오늘은 기분 좋은 날입니다. 점심은 고급 레스토랑에, 저녁은 멋진 풍경이 보이는 고급 라운지 바라니…….”
‘학수도 기분이 정말 좋은 모양이네. 조금 과장하는군.’
“이곳 뉴욕에서 살면서도 그런 곳에 한 번도 못 가 본 직원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그렇기야 하겠어. 다들 한 번씩은 좋은 곳에 가잖아.”
상사 직원은 거래처를 접대하고 식사 자리를 갖는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것도 어느 정도 짬밥이 있어야 했다.
“이번에 부회장님이 예약하신 곳은 저도 쉽게 가기 어려운 곳입니다.”
맨해튼에 부자가 많은 만큼 레스토랑과 술집도 등급이 있었다. 비싼 곳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가였다.
지사장 정도 되어야 중요한 고객 접대를 위해 갈 수 있는 곳이었다.
‘학수 저 녀석은 앤더슨의 요트 파티에 다녀왔으니 별다른 감흥이 없겠군.’
더 고급은 프라이빗 선상 요트 파티였다. 그것은 미국에서도 성공의 상징이었다. 앤더슨은 로비스트로 성공했다.
‘은근히 열받네. 그런 건 알아서 연락했어야지.’
최고급 호화 요트가 만들어지면 앤더슨에게 선물하고 그런 파티에 참석할 생각이었다. 그전에 오늘의 성공을 즐기기로 했다.
“오늘은 모두 수고했습니다. 주변 사람의 눈치를 보지 말고 이 순간을 마음껏 즐기시기를 바랍니다.”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화려한 파티를 벌였다. 라운지 바를 통째로 전세 내었다. 금발 미인들을 불러 즐거운 파티를 열었다.
미국 지사로 오는 이들은 대부분 남자 직원이었다. 아직 해외 지사 파견에 여직원을 보내지 않는 분위기였다. 남자들만의 화끈한 광란의 파티가 벌어졌다.
이곳에 온 직원 대부분이 이런 걸 경험해 보지 못한 젊은 총각 사원들이었다. 그들도 서양 미인들과 성대(性大)한 파티를 즐겼다.
“부회장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이런 것도 경험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부회장님…….”
말하는 직원의 혀가 꼬부라졌다. 그는 술 취했는지 같은 말을 반복했다.
“즐겁게 즐겼다니. 기분이 좋군. 그런데…… 자네 지퍼는 좀 잠그게…. 보는 내가 민망해.”
“아이고…… 죄송합니다…… 부회장님…….”
그는 황급히 지퍼를 올렸다.
“괜찮네. 자네들이 객지에서 고생이 많아.”
“아닙니다……. 회사 덕분에 이렇게 외국에서 생활도 해 보고…… 돈도 많이 벌고…… 이런 경험도 하지 않았습니까? 이런 회사가 어디에 있습니까…… 감사합니다…… 부회장님…….”
“자네 많이 취했어.”
말은 그렇게 했지만 듣기 좋았다. 그의 말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이 시대는 해외에 나가 보는 것만으로 기뻐했다.
그것도 동남아시아나 일본이 아닌 뉴욕이었다. 선진국, 유럽이나 미국 근무는 누구나 원하는 일이었다. 그중에서 뉴욕이 최고였다.
막상 이곳 미국 지사에 오게 되면 비싼 물가에 궁핍하게 살아야 하지만, 그것은 이 시대 최고의 인기 직종인 외교관도 마찬가지였다.
외교관도 뉴욕의 비싼 물가에 그렇게 여유롭게 살지 못했다. 그래도 해외 파견은 직장인의 꿈이었다.
“친구와 가족 모두…… 저를 엄청…… 부러워합니다.”
뉴욕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화려하고 멋진 도시였다. 그곳에서 한국 최고의 회사, 그리고 세계로 뻗어 나가는 회사에 근무하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직장 생활에서 회사의 이름값도 중요했다. 미래 그룹이라고 하면 한국 회사여도 미국에서 무시당하지 않았다. 일본의 웬만한 회사만큼 이름값이 있었다.
S.P.A가 미래 그룹의 직속 회사는 아니지만, 이곳의 사람들도 미래 그룹과 연관된 회사라는 것을 알았다.
S.P.A의 성공은 그들의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일이었다. 그렇게 미주 지사의 직원들과 함께 S.P.A IPO 성공을 축하했다.
‘이건 아직 작은 성공이야. 최고의 재벌이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성공을 거듭해서 해야 해.’
사우디 왕가와 또는 그보다 더한 숨겨진 부자들과 싸워서 최고가 되어야 했다. 사우디 왕가만 해도 재산이 1조 달러가 넘었다.
그것도 드러난 재산이었다. 숨겨진 재산이 얼마인지는 누구도 정확히 몰랐다. 그러한 사우디 왕가보다 더 부유한 이들도 있을 수 있었다.
수억, 수십억 달러로는 그들에게 비빌 수도 없었다. 세상은 크고 넓었다. 이제 그들과 경쟁할 자격을 얻었다.
“자네가 고생하기에 미래 그룹이 성장하는 거야. 오늘을 즐기게.”
“감사합니다, 부회장님.”
* * *
S.P.A IPO 날의 광란 파티가 끝나고 며칠이 흘렀다. 미래 투자 은행의 브라운을 사무실로 불렀다.
“회장님, 부르셨다고 들었습니다.”
“자네와 앞으로의 투자 계획에 관해서 이야기할 것이 있네. 앞으로 미래 투자 은행을 어떤 방식으로 운용할 건가?”
그 질문에 브라운이 바로 대답했다. 그 나름대로 미리 생각해 둔 것이 있는 듯했다.
“우선 보유한 S.P.A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낼 것입니다.”
“현재 주가가 어느 선에서 유지되고 있나?”
“8~9달러대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첫날 8달러를 뚫은 다음 그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그럼 대출을 내는 데는 문제가 없겠군. 얼마 정도 예상하나?”
“주식을 담보로 5천만 달러 정도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
미래 투자은행이 S.P.A의 주식을 천만 주 보유하고 있었다. 현시가로 한다면 8천만 달러에서 1억 달러 사이 안쪽이었다.
“그 금액에 다른 투자자의 자금도 받을 생각입니다. 저번 S.P.A 상장의 성공으로 투자자가 많이 몰리고 있습니다.”
저번 S.P.A 상장으로 수수료를 포함하여 미래 투자 은행은 IPO로 4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그런 소식이 투자자들 사이에 빠르게 퍼졌다. 미래 투자 은행에 투자하겠다는 투자자가 크게 늘었다. 밴드웨건 효과였다. 나름대로 이름 알려진 투자 은행이 되었다.
“운용 자산은 얼마 정도 생각하나?”
“대출금과 합하면 2억 달러 정도 예상합니다.”
“2억 달러라…… 상당히 크군.”
이번 S.P.A 상장 성공을 계기로 미래 투자 은행이 2억 달러 정도의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 회사가 되었다. 투자 은행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규모였다.
“아직 JP모건이나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의 대형 투자 은행과 대형 뮤추얼 펀드에 비하면 소액입니다.”
“자네는 목표가 크군.”
“아직 투자 은행으로서 덩치를 더 키워야 합니다.”
그의 뜻에 호응해 주기로 했다.
“어떻게, 내가 가진 S.P.A 주식도 맡길까?”
“괜찮습니다. 투자가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장님의 주식은 그대로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운용 자산이 더 커지면 자네에게 좋지 않은가?”
그를 떠보았다.
“S.P.A는 엄청나게 성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의 잘못된 투자로 그것을 잃게 된다면 회장님의 손해가 막심합니다.”
“자네가 잘할 것 같은데?”
“아닙니다. 과도한 자신감은 저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그도 S.P.A가 거대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것을 투자 은행에 몰빵하여 투자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투자는 미래 투자 은행이 보유한 자금과 S.P.A주식으로 충분합니다.”
‘어쩔 수 없이 그를 채용했지만…… 나름대로 시장을 보는 눈이 있군. 그대로 맡겨도 되겠어.’
그는 대형 투자 은행 출신이 아니었다. 소규모 투자사 출신이었다.
처음 미래 투자 은행을 설립했을 때 오려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소규모 투자 회사 출신을 승진시켜 영입했다.
S.P.A IPO를 성공시켰지만, 아직 그의 능력을 완전히 신뢰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그를 불러 투자의 방향을 물어보고 S.P.A 주식을 그에게 맡긴다고 이야기했다. 그를 시험해 본 것이다. 나의 제안을 받아들였으면,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것도 고려했다.
성공에 취해서 그것이 자신의 실력인 줄 알고 지나치게 무리한 투자하는 이들은 위험했다. 그런 사람에게 큰일을 맡길 수가 없었다.
투자는 수익과 함께 위험 관리도 중요했다. 내가 큰 흐름을 알고 조언을 해 준다고 해도 틀릴 수 있었다.
지나친 자신감으로 말을 제대로 듣지 않을 수도 있었다.
직원의 독단적인 투자로 투자 회사가 큰 손실을 보는 경우도 많았다. 그것은 근거 없는 과도한 자신감에서 나왔다.
“S.P.A가 크게 성공할 것으로 생각하는군. 이번 IPO 때문인가?”
“그것은 아닙니다. S.P.A의 사업 모델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IPO도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업 모델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
“회장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저는 S.P.A가 적절한 시기에 투자가 들어간 것을 더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적기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마지막 시험이었다.
“S.P.A는 다른 경쟁사들이 시장에 뛰어드는 시기에 빠르게 확장과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시장에서의 우위를 잃지 않고 계속 유지할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내가 S.P.A 주식을 투자 은행에 맡기지 않고 계속 보유하길 바라는 것인가?”
더 깊게 들어갔다.
“맞습니다. 제가 투자를 한다고 해도 S.P.A를 계속 보유하는 것만큼 큰 수익을 내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그러면 왜 미래 투자 은행은 그것을 은행에 맡기고 대출을 내는가?”
“미래 투자 은행에 보유한 지분은 회장님이 S.P.A를 지배하는 데 영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의 말이 맞았다. 50%의 지분은 단순히 반이 아니었다. 뭉쳐진 50%와 흩어진 50%는 달랐다.
51%가 아닌 50%라도 충분히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사실 40% 이하라도 무리가 없었다. 50%는 안전하게 가려는 방안이었다.
미래 투자 은행의 보유분까지 합하면 60%였다. 페어차일드 반도체 사장과 연구원들에게 배정한 지분까지 포함하면 더 되었다. 그러한 우호 지분을 합하면 더 많았다.
그런 부분이 있기에 미래 투자 은행이 그것을 은행에 담보를 맡겨 재투자하려는 것이다. 시험은 끝났다.
“S.P.A의 경영권을 계속 유지하라는 말이군.”
“맞습니다. 회장님이 S.P.A를 계속 경영해야 투자자와 주주의 이익이 극대화된다고 생각합니다.”
경영자에 따라서 회사의 가치가 달라졌다. 그것은 매우 중요했다. 그는 시험을 무사히 통과했다. 계속 미래 투자 은행을 맡기기로 했다.
“자네가 원하는 대로 미래 투자 은행을 운용해 보게.”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자네 S.P.A 주식을 좀 샀군.”
“맞습니다.”
그가 돈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 S.P.A 주식을 사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도 코카콜라와 맥도날드 주식을 사는 사람이었다.
“자네, 혹시 워런 버핏이라는 사람을 아나?”
“잘 모릅니다. 그가 유명한 사람입니까?”
“아니, 그건 아니고 그를 만나게 되면 서로 친하게 지내라고.”
“회장님이 아는 사람이면 대단한 사람인 모양입니다.”
“나름 괜찮은 투자자야.”
“그런 말씀을 하시니 기회가 되면 한번 만나 봐야겠습니다.”
미래를 아는 사람에게 워런 버핏은 필요 없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다. 좋은 영향을 서로에게 주기를 바랐다.
그와 이야기가 끝나갈 때쯤 이학수가 들어와서 보고했다.
“부회장님, 페어차일드 회장으로부터의 연락입니다.”
“결과가 어떻게 되었어?”
“시간이 날 때 회사로 방문해 달라는 요청입니다.”
“잘됐어. 그와 이사회의 결론이 난 모양이군.”
아직 뉴욕에서의 일이 남아있었다. 페어차일드 반도체와의 합작 사업 건이었다. 곧 그 결과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학수, 이번에 그와 결판을 내 보자고.”
“예, 부회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