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204)
(不論)
대통령이 수행원과 대한 뉴스 카메라맨을 대동하고 동대문 시장으로 왔다.
대한 뉴스는 영화 상영 전에 틀어주는 선전용 영화였다. 미래 그룹이 서울역 백화점 자리에 대규모 복합 상영관을 오픈하자 그것의 영향력이 더 커졌다.
‘컬러 TV가 널리 퍼지기 전까지 대한 뉴스의 파급력은 엄청나. 신문만큼 영향력이 커.’
60년대는 한국 영화의 중흥기였다. 국내외에 괜찮은 많은 영화가 많이 나왔다. 영화는 한국의 최고 오락거리였다. 그런 만큼 대한 뉴스도 큰 영향력을 떨칠 수 있었다.
“각하께서 여기는 어떤 일입니까?”
“이런 자리에는 내가 참석해야지 않겠소. 우리 오랜만에 만났는데 악수나 한번 하지.”
‘동대문 시장이 사진 찍기에 좋은 장소이진 하지.’
대한 뉴스의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었다. 억지로 반가운 척하고 손을 내미는 손을 잡아 주었다. 서로 친근한 사이인 사이처럼 화면에 잡혔다.
정치인이나 경제인 둘 다 이러한 쇼가 필요했다.
“동대문 시장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는데…… 직접 와 보니 더 멋지오.”
“감사합니다.”
“이거 탐이 나는군.”
“이곳에 많은 해외의 수입상이 와 있습니다. 동대문 시장은 앞으로 대한민국의 수출 메카가 될 것입니다.”
동대문 시장이 많은 외국인이 오는 곳이고 대한민국의 수출에 필요하니, 괜히 욕심을 내지 말라는 의미를 정중하게 표현한 것이었다.
중앙정보부는 돈 되는 것은 아무거나 건드렸다. 그 와중에 많은 비리가 생겨났다.
4대 비리는 그중 알려진 것이었다. 그 외에 울산 걸프사 정유 공장과 관련된 비리는 훗날 미국 청문회 자료(프레이저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기업이 개별 차관으로 들어온 돈의 10~20%를 중앙정보부에서 각출 받았다. 기업은 싼 이자의 외화를 빌렸다.
중앙정보부는 그것을 승인해 주고 지불 보증을 약속했다. 문제가 생기면 국민의 돈(세금)으로 갚아 줘야 하는 돈이었다.
‘IMF 때 그것을 국민의 세금으로 갚았어. 많은 이들이 그때 고통을 받았던 일이야.’
걸X사와 칼텍X에서 3백만 달러와 백만 달러, 베트남에 장병을 파견하는 대가로 돈을 받아 가로챘다. 정치 자금이라는 명목으로…… 그들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선거가 끝났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되네. 뭐, 주는 것은 마다하지 않겠지만…….”
“이곳의 상인이 세금을 잘 낼 것입니다. 동대문 상인들은 준법정신이 투철한 상인이 될 것입니다.”
세금을 잘 낼 테니 더는 욕심을 내지 말라는 말이었다.
“암…… 법을 지켜야지.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벌을 받아야 하지 않겠소?”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은 벌을 받아야지요.”
서로 신경전을 벌였다.
“그 이야기는 그만하지. 좋은 자리에 어울리지 않소.”
“그렇습니다. 다른 이야기를 하시죠.”
“그럼,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길까?”
“마침 좋은 자리가 있습니다.”
동대문 시장 아케이드 안에 테라스가 있는 커피숍이 있었다. 그곳으로 안내하자 대통령 경호원들이 그곳을 비우게 했다.
“자네들은 다른 곳을 찍도록 하게.”
대통령이 대한 뉴스 카메라맨을 다른 곳으로 보냈다. 그는 뉴스에 담을 영상을 찍으러 갔다.
대한 뉴스는 정부의 홍보 매체이면서 국민에게 새로운 소식을 알리는 통로이기도 했다.
대한민국 산업의 발달사를 잘 담았다. 한국의 역사적인 순간들이 그 속에 모두 담겨 있었다.
* * *
“저를 따로 보자고 하신 것은 어떤 연유입니까?”
“워커힐이 공사가 많이 진행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네.”
“올해 안에 개점할 예정입니다. 그것에 무슨 볼일이라도 있습니까?”
“거기에 생길 카지노 말일세. 상당히 큰돈이 될 거라는데…….”
‘또 누가 그에게 바람을 넣었어? 적당히 좀 하지.’
“큰돈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무엇보다 국가 세수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정부에 넘기는 것이 어떤가?”
서로 다른 말을 했다.
“외화가 부족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국가에 넘기게.”
지금은 한창 외화가 부족한 시기였다. 국토 개발 5개년 계획을 발표했는데…… 그 일을 수행할 외화가 충분하지 않았다.
그것을 위해 독일에 사정하여 외화를 빌리고 그곳에 부족한 노동력을 보냈다. 일본과 불공정한 협상도 맺게 되는 것이다.
‘뒷돈을 받기 위해서도 있지만…… 외화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야.’
미래 그룹의 영향으로 외화 유입이 늘어났다. 그만큼 경제가 발전하여 외화의 필요량도 함께 늘었다.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외화는 언제나 부족했다.
“외화 획득과 국세 수입을 늘리기 위해서 카지노는 미래 그룹이 운영해야 합니다.”
‘절대 카지노를 넘길 수는 없어.’
“국가에서 운영하는 것이 외화 획득과 국세 수입에 도움이 되지 않겠소.”
“그것이 불가(不可)한 3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이유가 3개나 된다는 말이오?”
그에게 정부에서 카지노를 운영하면 안 되는 세 가지 이유를 설명했다.
“첫째, 정부의 이미지에 좋지 않습니다. 카지노는 도박 산업입니다. 정부에서 카지노를 운영하는 곳은 없습니다.”
카지노는 외화 획득에 큰 도움이 되고 많은 수익을 안겨 주었다. 하지만 정부에서 운영하는 카지노는 없었다.
카지노는 부작용이 심각한 사업이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외국인 전용 카지노로 시작하려는 것이다. 카지노 산업의 피해를 외국인에게만 주겠다는 것이었다.
“정부에서 운용한다면 다른 나라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입니다. 워커힐 카지노를 미군들도 이용하는데…… 미국이 그걸 좋게 보겠습니까?”
정부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한다면 외교 문제로 번질 수도 있었다. 그래서 국가에서 운영하는 카지노가 없는 것이다.
강원도에 생기는 카지노도 공사의 형태로 한국 광해 광업 공단과 강원도 개발 공사 등이 참여했다. 그것은 복권도 마찬가지였다. 도박은 정부에서 직접 하면 안 되는 사업이었다.
“그것은 카지노 공사를 설립하면 될 것이 아니겠소.”
‘카지노를 먹으려고 작정했군.’
* * *
“두 번째는 정부에서 세울 공사(公社)가 미래 그룹만큼 카지노를 잘 운영하지 못합니다.”
“그대들도 아직 카지노 운영 경험이 없지 않소.”
“미래 그룹은 미국에 많은 사업을 합니다. 개장에 맞추어 라스베이거스의 유명 카지노의 관리자를 초청하여 맡길 생각입니다.”
카지노의 스타 딜러와 운영자를 미국에서 부를 생각이었다. 카지노 운영 기술은 라스베이거스가 최고로 앞서 있었다.
“우리도 잘할 수 있소.”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용객은 어떻게 모을 것입니까? 카지노를 연다고 해서 고객이 오는 것은 아닙니다.”
“미래 그룹도 별반 다르지 않소.”
“관광 회사를 차려 해외 여행객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일본의 리조트 업체와 협약도 맺었습니다.”
“음…….”
“무엇보다 미래 그룹은 호텔과 백화점, 놀이동산, 대형 쇼핑센터 등 관광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시설이 있습니다.”
“그럼, 그대가 도와주면 되지 않소?”
‘내가 왜?’라는 말이 나오려는 것을 참았다.
‘참을 인이 3번이면 살인도 면한다고 했어.’
“미래 그룹이 도와준다고 해도 정부에서 큰 이익을 거두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것은 왜요?”
* * *
“세 번째 이유는 나라에 도둑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 말에 대통령의 얼굴이 붉어졌다.
“나에게 지금 도둑이라고 한 거요?”
‘왜, 찔리는 모양이네?’
“그럴 리가 있습니까? 나라의 곳간에는 언제나 도둑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 말은 내 부하들이 도둑이란 말이오?”
“그럼 아닙니까? 그들을 진심으로 믿습니까?”
“…….”
아픈 곳을 찔렀다. 그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그러나 곧 마음을 추스르고 말했다.
“어디에나 그런 이들이 한두 명 있기 마련이오. 나의 부하들을 모욕하지 마시오. 한 번 더 그러면 참지 않겠소.”
“인조반정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때 반정공신이 어떠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반정이나 쿠데타나 비슷했다. 왕을 도와 정권을 잡은 이들은 그 보상을 받으려고 했다. 썩은 정치로 병자호란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지금 나를 인조라고 하는 것이오?”
‘인조가 더 낫지. 그 사람은 천수를 누렸잖아.’
“왕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공신이 문제라는 말입니다.”
반정공신은 언제나 문제였다. 보상 심리로 너무 욕심을 많이 부렸다.
“유방이 한나라를 세운 후 어떻게 했는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유방은 자신이 권력을 잡는데 공헌한 공신들 대부분을 도륙했다. 바짝 엎드린 이들만 살아남았다.
“다들 카지노에 한 숟가락 얻기 위해 난리일 것입니다. 누가 이 일을 이야기했는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
‘이 건을 꺼낸 놈을 제대로 족쳐야겠어. 그래야 다음부터 함부로 이런 욕심을 못 내지.’
“이 일은 내부의 분란을 키울 뿐만 아니라, 그들의 힘을 키워 주는 일입니다. 유방이 왜 공신들을 처단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왜긴 왜겠어. 유방이 은혜를 모르는 놈이라서 그렇지.’
그 말은 의심이 많은 대통령의 마음을 흔들었다.
“내부에 배신자가 나온다는 말이오.”
“제가 미래를 어떻게 알겠습니까?”
‘부하의 총에 맞아 죽지.’
칼로 일어선 자는 칼로 망한다. 독재자는 언제나 그것을 두려워했다. 북한에 숙청이 자주 일어나는 것도 그 이유였다. 그의 마음에 의심이 피어올랐다.
“그대의 말이 맞소. 이 문제는 다시 생각해 봐야겠소.”
“미래 그룹이 카지노를 맡아서 세금을 많이 내겠습니다.”
카지노로 돈을 가장 많이 버는 곳은 운영 회사가 아니었다. 국가였다. 카지노는 세금을 많이 내는 사업이었다. 그래서 복권과 카지노 사업을 허가해 주는 것이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것보다 더욱 많은 세금을 내도록 하겠습니다.”
“세금을 많이 낸다면 그것이 더 나을 것 같소.”
그의 마음이 완전히 굳어졌다. 3불(不)론(論)에 설득당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그 돈을 경제 개발에 써 주시길 바랍니다.”
“당연한 말을…….”
‘못 믿으니깐 말이지.’
“경제인으로서 본분을 다하겠습니다.”
외화를 많이 벌어 대한민국에 이바지할 생각이었다.
‘그가 세금을 제대로 사용하기를 바라야 하는 수밖에…….’
정치에 개입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고 변수가 많았다. 굳이 그런 길을 갈 이유가 없었다. 미래 그룹은 정치에 영향을 주지도 받지도 않을 생각이었다. 그러려면 강한 힘이 필요했다.
“대한민국과 미래 그룹을 세계 최고로 만들겠습니다.”
“하하. 그 말이 마음에 드오. 세계 최고라…….”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내가 무엇을 해 주면 되오.”
“국민을 위해서 일해 주십시오.”
“임자가 정말 마음에 드는군. 하하.”
‘그러니 서로 건드리지 말자고.’
대통령이 돌아가고 동대문 시장의 개점식이 마무리되었다. 그 뒤로 할 일이 많았다. 여의도 본사로 돌아가자 미래 수산의 왕 사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는 어떤 일이에요?”
“부회장님에게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