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209)
자원 개발
“이 사장, 상사의 자원 개발 사업은 어떤가요?”
“현재 호주의 철광산과 석탄 광산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거 잘되었군요. 제철 사업을 하려면 호주의 광산 지분을 확보해야 합니다. 투자와 함께 기술자도 보내세요.”
호주에 철과 석탄이 풍부했다. 전 세계의 선물(先物) 가격 가격을 좌우할 정도였다. 채산성이 좋았다. 아시아의 제철소는 대부분 호주산을 사용하게 된다.
‘호주의 광산은 채산성이 좋을 수밖에 없어. 캐내기 쉬운 노천 광산만 개발하니.’
호주는 인구에 비해 국토가 아주 넓었다. 굳이 깊이 파묻혀 있는 자원을 개발할 필요가 없었다. 채굴하기 쉬운 자원만 팔아도 잘 먹고 잘사는 나라였다.
“투자와 함께 광산 개발 기술자들도 파견하세요. 자본 투자뿐만 아니라 직접 자원 개발도 해야 합니다.”
“저희가 직접 말입니까?”
“개발할 자본과 기술, 인력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해요.”
미래 그룹에 그 3가지가 갖추어지고 있었다.
“석유 쪽은 어때요? 화학과 정유 사업을 하려면 원료 공급이 안정되어야 해요.”
화학과 정유는 원유 가격에 큰 영향을 받았다. 손익이 그것에 달려 있었다. 장래에 오일 쇼크가 올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다.
“석유는 쉽지 않습니다. 쓰리 시스터의 카르텔이 너무 강합니다.”
미국은 자국의 스탠다드 오일의 독점을 막았지만…… 해외는 달랐다. 영국과 네덜란드, 프랑스와 독점 카르텔을 맺었다. 다른 나라 기업이 석유 시장에 쉽게 뛰어들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도움을 주어야겠네.’
“브루나이 쪽을 파고들어 보세요.”
“그곳은 영국령이 아닙니까? 로열 더치 쉘이 가만히 두고 보지 않을 것입니다.”
보르네오섬은 네덜란드와 영국의 식민지였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로 독립했지만…… 아직 그들의 입김이 강했다. 브루나이는 게다가 영국령이기도 했다.
“전혀 빈틈이 없어 보이죠. 그것이 허점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큰 구멍이 있어요.”
* * *
“얼마 전에 브루나이 국회 의원 선거와 반란이 있었어요.”
“선거와 반란이라……. 브루나이 정세가 복잡하겠습니다.”
“그러니 기회이지요. 혼란 속에 언제나 기회가 있어요.”
영국의 주도하에 브루나이에서 국회 의원 선거가 열렸다. 선거로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경향이 강한 브루나인 인민당이 국회 의원 자리를 싹쓸이했다.
그 결과에 영국과 브루나이 왕실은 당황했다. 브루나인 인민당을 해체하고 탄압했다. 브루나이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영국은 그 반란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그 과정에서 왕실의 세력이 커졌다.
브루나이에 대한 영국의 영향력이 약해지면서 강력한 왕권을 가진 독재 국가로 재탄생한다.
“브루나이 왕실에 적당한 대가를 준다면 유전 개발을 허락할 거예요.”
그들은 영국과 로열 더치 쉘의 압력에 저항할 힘을 갖추었다.
“그런데 세리아(Seria) 지역에 해상 유전을 개발할 자리가 있습니까? 이미 로열 더치 쉘에서 개발할 수 있는 곳은 다 장악했을 것입니다.”
“지금은 그렇지요. 미래 조선에서 새로운 시추선을 개발한다면 상황이 달라질 것입니다.”
브루나이의 세리아(Seria) 해상 유전은 이 시대의 최대 해상 유전 지대였다. 1929년 영국이 개발한 이후에 10억 배럴이 넘는 석유를 생산한 곳이다.
아직 그 유전 지대의 일부만 개발된 상태였다. 아직 수심 백 m 이상 깊은 곳의 유전을 시추하지 못했다.
“미래 조선에서 반잠수식(Semi-Submersible) 시추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완성되면 새로 개발할 수 있는 지역이 크게 넓어져요.”
대륙붕의 수심은 2백 m 내외였다. 지금은 절반도 개발하지 못했다. 반잠수식 시추선은 대륙붕보다 깊은 곳에 있는 유전의 개발도 가능했다.
“해상 유전 개발로 브루나이 왕실에 접촉해 보세요.”
“영국과 로열 더치 쉘이 가만히 보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이 워낙 지저분해서요.”
영국과 로열 더치 쉘은 더티했다. 우리가 노리는 걸 가만히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그럴 여유가 없을 거예요.”
* * *
영국은 이 시기부터 영향력이 급격히 쇠퇴했다. 중동에서 영향력 수에즈 운하 분쟁으로 급격히 약해졌다.
“영국에게는 중동 지역의 유전이 더 중요해요.”
중동은 보르네오보다 훨씬 가깝고 원유의 매장량과 생산량에서도 압도했다. 지금은 중동 유전의 이권을 지키기도 급급했다.
“그것은 로열 더치 쉘도 마찬가지예요. 영국은 자신의 주변을 지키기도 바쁠 거예요.”
북해에서는 인근 국가와 대구 전쟁이 있었다. 북해는 여러 나라에 걸쳐 있었다. 그곳에서 대규모 유전이 발견된다.
1967년 덴마크 앞바다에서 유전이 발견되면서 영국과 노르웨이 등 연안국은 북해 유전에서 경쟁적으로 탐사를 벌였다. 이제 곧 브루나이 유전에 신경 쓸 상황이 아니게 된다.
“브루나이의 유전이 저희 손에 들어온다면 괜찮겠습니다.”
영국과 로열 더치 쉘에서 거리도 멀고 산유량이 적은 계륵이지만…… 일본이나 한국에는 달랐다.
자국에 가까운 대규모 유전 지대였다. 운송 거리에서 유리했다. 원유도 석탄과 비슷하게 부피가 큰 상품이었다. 운송비도 만만치 않았다.
일본은 이러한 보르네오의 유전을 얻기 위해 태평양 전쟁을 벌였다. 그곳을 얻으면 영국과 네델란드, 미국과도 싸워 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과도한 자신감이 자기 발목을 잡았어.’
브루나이와 보르네오섬의 유전 지대를 잃은 후 일본은 전함과 비행기를 운용할 기름이 바닥났다.
“어떻게든 브루나이 왕실을 설득해 보세요.”
이창동 사장이 브루나이 왕실과 협상에 나섰다. 왕실에서는 왕세자가 대표로 협상장에 나왔다.
“왕세자님, 저희 미래 그룹에 유전의 개발권을 주십시오.”
“미안하지만…… 이미 거래하는 곳이 있소.”
서로 그 사실을 다 알고 만났다. 이건 거절이 아니었다.
“미래에서는 뭘 줄 수 있소?”
결국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라는 말이다.
“석유 생산량의 20%를 제공하겠습니다.”
“허, 말도 안 되는 소리. 우리의 자원을 캐 가는 처지인데, 반은 줘야 하지 않겠소?”
반은 무리한 요구였다.
“당신들은 소작인이나 마찬가지가 아니오.”
‘빌어먹을……. 영국 눈치나 보는 것들이 한국인이라고 만만하게 보는군.’
“아니, 왕세자님. 자원 개발과 농사를 같이 취급하시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기술과 자본이 필요한 일인데, 너무 과한 조건입니다.”
“하! 조건 변경은 없소. 더 나은 조건이 아니면 왜 그대들과 거래하겠소. 없던 일로 합시다.”
왕세자는 가타부타 말도 없이 회담장을 떠나 버렸다. 이창동 사장은 닭 쫓던 개 신세가 되어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 * *
“부회장님, 브루나이 왕실에서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합니다.”
“대체 얼마를 요구하길래요?”
“채굴량의 절반을 요구합니다.”
‘나중에는 절반을 줘도 남겠지만……. 다른 곳과 비교하면 요구 조건이 무리하긴 하네.’
이 시기 산유국들의 힘이 약했다. 반면에 영국과 국제 석유 카르텔의 힘은 강했다. 개발하는 대가로 채굴한 석유의 20% 미만을 주어도 충분했다.
‘그러면 굳이 우리에게 개발 허가를 줄 이유가 없지. 좋은 조건을 받아야 하는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
“브루나이에 정유 시설을 건설해 준다고 하세요.”
“정유 시설 말입니까? 한국에 먼저 건설할 생각이 아니셨습니까?”
“상황이 바뀌면 그에 맞추어 유연하게 대응해야 해요. 정유 시설을 그곳에 짓고 배분 비율을 재협상하세요.”
석유 카르텔은 산유국에 정유 시설을 짓지 않았다. 자원만 캐 가는 상황이었다. 자원 개발이 그 나라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았다.
브루나이에 정유 시설이 들어서면 일자리가 생겨나고 국왕의 지지율도 높아진다.
“얼마를 제시하면 되겠습니까?”
“7:3으로 하세요.”
“쉽게 양보할 것 같지 않습니다.”
“석유 제품도 원유와 같이 7:3으로 나눈다고 하세요. 그들에게 5:5와 비슷한 수익이 날 거예요.”
원유보다 정제한 석유 제품이 훨씬 비쌌다. 그들에게 나름대로 괜찮은 조건이었다.
“그러면 저희가 조금 손해가 아닙니까?”
“그곳의 짓는 정유 공장은 한국에 짓는 것보다 작을 거예요.”
“음……. 그러면 괜찮겠습니다. 그곳에서 생산되는 석유 제품을 동남아시아에 팔 생각이시군요.”
“정확해요. 이 사장. 그곳에서 산출되는 원유 모두를 굳이 한국까지 가져올 필요는 없어요.”
“그런데 동남아시아에 충분한 수요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동남아시아의 경제도 빠르게 성장할 거예요.”
‘정유 공장에서 석유 제품을 생산할 때쯤이면 베트남에서 수요가 폭발할 거야.’
전쟁은 막대한 기름을 소모했다. 일본이 보르네오섬의 원유 확보에 사활을 건 것도 그 때문이었다.
거기에 브루나이는 베트남을 바다 경계로 마주 보고 있었다. 브루나이는 베트남에 석유를 공급하는 최적의 위치였다.
‘그것을 수송하고 하역하는 것도 돈이 되지.’
항만 건설 때 그 부분을 강조하면 점수를 +10 따고 간다. 건설 수주에도 유리했다. 해운과 운수, 건설 군납 등에 유리했다.
“동남아에 필요한 석유 제품을 한국에서 만들 필요가 없어요.”
한국과 일본에 필요한 원유만 브루나이에서 수송해 오면 된다. 비용이 조금 더 들지만…… 한국과 브루나이 양쪽에 정유 공장을 보유하는 것이 더 나았다.
“부회장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그 건으로 다시 협상하겠습니다.”
이창동 사장에게 팁을 주는 김에 하나 더 주기로 했다.
* * *
“그곳의 왕세자가 탈것에 관심이 많아요.”
“탈것이라면 뭘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전부 다입니다. 오토바이에서 스포츠카, 요트, 비행기까지 가리지 않습니다.”
‘내 입으로 여자라는 말까지 더하기는 좀 그렇군.’
“미래 그룹에서 만든 지프와 픽업트럭을 포함하여 탈것을 모두 선물하세요.”
“요트는 어떻습니까?”
“그것도 괜찮아요. 그에게 이카로스 호의 사진을 보여 주세요. 대가만 주면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미래 조선에 메가 요트 주문이 하나 더 느는 일이었다. 충분한 대가를 받는다면…… 비율을 조정해 주거나 더 넓은 지역을 유전 개발에 배정해 주면 더 좋았다.
“미래 그룹의 자원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세요.”
“알겠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유전 개발 허가를 받겠습니다.”
이창동 사장은 내가 제시한 무기를 갈고 닦아 다시 협상을 요청했다.
협상장에 다시 들어선 왕세자는 이미 승리한 사람의 거만함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유전이 탐나기는 했나 보오? 과하니 어쩌니 하더니, 다시 온 것을 보면 말이오.”
‘흥, 협상을 파투내는 법밖에 모르는 애송이 같으니.’
“하하, 왕세자님, 제가 전에 기분이 상하시게 한 것을 사죄드리려고 좋은 소식을 들고 왔습니다. 혹시 저희 미래에서 최근에 건조한 메가 요트에 대해 들어 보셨습니까?”
“요트……? 요트라면 나도 있소.”
“그러지 마시고, 이 사진과 제원을 한번 보시겠습니까? 미래 조선의 최신작, 이카루스 호를 소개드립니다.”
앤더슨에게 선물한 이카루스의 사진이 멋지게 찍혀 있었다.
‘부회장은 언제 이런 사진들을 찍어 두었지? 무서운 사람이야.’
이창동 사장도 보통 사람은 아니었다. 상대가 자신보다 강하기에 허술한 척을 하는 것이다. 영리한 사람이었다.
“오오……. 한국이 이런 요트를 만들 수 있는 나라였소?”
“왕세자님, 겉모습뿐만이 아닙니다. 이 내부 사진도 한번 보시지요.”
“아니, 실내장식에 대체 돈을 얼마나 쓴 거요? 웬만한 호텔의 스위트룸보다도 나아 보이는데…….”
“맞습니다. 저희 미래에서 건설한 미래 워커힐 호텔의 장식보다도 한 단계 위의 최고급품으로 꾸몄지요. 어떠십니까?”
이 타이밍에서 은근슬쩍 미래 워커힐을 소개했다. 브루나이 왕족이면 리조트와 카지노의 좋은 고객이 될 수 있었다.
“대단하군! 그래, 나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했으니, 이런 요트를 나한테 주기라도 하겠다는 거요?”
‘하 참, 욕심은 많아서 귀신같이 눈치채는군.’
“하하, 저희가 이번 협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이 요트는 곧 왕세자님의 품에 안길 것입니다.”
“……음. 좋은 조건이라. 무슨 조건인지 들어나 봅시다.”
“기존 석유 회사들과 같은 8:2. 하지만 저희가 브루나이에 정유 시설을 건설하고, 현지인들을 고용한다는 조건입니다.”
“장난하시오? 그럴 것이면 역사가 있는 영국 회사를 이용하지, 당신들에게 맡길 이유가 뭐가 있소?”
이건 더미였다. 이제부터 본론이었다.
“왕세자님, 잘 생각해 보십시오. 브루나이의 유전은 매장량이 어마어마합니다. 그 유전에서 채굴되는 석유를 정유하는 시설이 브루나이에 건설된다면, 대체 얼마나 많은 고용 효과가 생기겠습니까?”
“음…… 그건 맞지만…….”
“그 고용 효과에 더해 저희는 현지 일자리에 비해 더 많은 급여를 지급할 것입니다. 이 좋은 일자리 창출 효과는 과연 누구의 공일까요?”
“그거야 이 협상을 주도한 나의 공이겠지.”
이게 본론이었다. 국민의 지지와 국왕의 인정. 확실하게 왕좌로 가는 길이었다.
왕좌는 언제든 욕심 많은 형제에 의해 빼앗길 수 있었다. 왕세자의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