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230)
궁 복원 계획
대통령과 독대를 가진 얼마 후 경제 부총리에게서 연락이 왔다. 오랜만에 미래 호텔에서 만나기로 했다.
“요새는 어디서나 미래 그룹과 후배님 소식뿐이야. 축하하네.”
“무엇을 말입니까?”
“자네의 뜻대로 조선 총독부 건물이 철거되게 되었어. 곧 공식적으로 발표가 날 것이야.”
“잘되었군요. 안 그래도 늘 그것이 거슬렸는데요.”
“더 일찍 제거되어야 했어. 일본 강점기의 상징물이 떡하니 서울의 중심에 있는 것은 말이 안 되지.”
조선 총독부 건물이 철거되게 되었다. 궁금한 것을 물었다.
“조선 총독부 건물 철거와 경복궁 복원 공사는 어디가 맡게 됩니까?”
“그거야 미래 그룹이 맡아야 하지 않겠나. 사실 그 일을 하려는 회사도 없어. 국비 지원 없이 자체 수익 사업으로 해야 하거든…….”
경복궁 복원 공사는 건설업체에 매력적인 공사가 아니었다. 손만 많이 가고 돈도 많이 드는 공사로 보였다. 그래서 과거 김포 공항 건설 사업과 같이 엉뚱한 잔챙이들이 몰리지 않았다.
‘그것은 지금 사람들이 경복궁의 문화와 상업적 가치를 몰라서 그래.’
하지만 그들이 보지 못하는 경복궁의 가치를 나는 잘 알고 있었다. 경복궁은 미래에 대한민국을 대표하게 되는 궁궐이었다.
많은 외국인이 한국에 방문하면 한 번은 가 보고 싶어 하는 장소였다. 대한민국의 랜드마크이자 수도 서울의 심장부에 위치한 궁궐을 미래에서 복원하고 관리한다는 사실은 브랜드 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는 일이었다.
게다가 내 계획대로면 경복궁을 통해 미래가 대한민국의 문화를 틀어쥘 수 있었다.
‘경복궁에서 창출되는 문화, 경제적 가치는 매우 커. 이 시대 사람이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자체 수익 사업이라……. 저희가 알아서 경복궁 복원과 개발을 해도 된다는 의미이군요. 괜찮은 조건입니다.”
“경복궁에 입장료를 받는 것은 허락해 줄 생각이네.”
“그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안에서 수익 사업을 할 생각입니다.”
“대체 궁궐에서 무슨 수익 사업을 한다는 것인가?”
“한국의 전통문화를 파는 것입니다.”
“문화를 팔다니……. 그런 것이 가능한가?”
문화를 판다는 말은 안 총리에게 이해가 되지 않은 말이었다.
“가능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돈이 됩니다.”
“후배님이 잘 알아서 하겠지. 하지만…… 문화재를 함부로 훼손해서는 안 되네. 경복궁은 중요한 문화 유산이야.”
“전통은 보존하는 것뿐만 아니라,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거 좀 불안한데…….”
그는 경복궁을 훼손하지 않는가 해서 적정했다.
‘훼손이라기보다는 발전시키는 거야.’
그의 우려를 불식시켜 주기로 했다.
“제가 대한민국에 해를 끼치는 것을 보셨습니까?”
“그런 적은 없었지.”
“경복궁을 전통을 살린 문화 상품으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후배님이 그렇게 이야기하니, 믿고 맡기겠네. 그래도 경복궁을 너무 크게 변화시키지는 말게. 여론의 흐름이 바뀌면 그가 어떻게 바뀔지 몰라.”
* * *
“청와대에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곧 김종칠에 대한 발령이 날 것이네.”
“그가 일본에서 다른 곳으로 가게 되었습니까?”
사전에 내용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 모르는 척 물어보았다. 사람은 때로 의뭉스럽게 굴어야 했다.
“일본과 관련된 일에서 손을 떼고 독일로 파견 나가게 되었어.”
김종칠이 한일 기본 조약 협정에서 배제되었다. 어느 정도 결과가 정해진 상황이라 큰 변동이 생기지 않겠지만, 한일 기본 조약에 대통령에게 제안한 내용 일부가 포함될 것이다.
“잘되었군요. 훼방꾼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는 잘된 일이야.”
“그래도 김종칠을 완전히 내치지는 않았군요.”
“그에게 욕받이가 되어 더러운 일을 처리해 줄 사람이 필요하니까. 완전히 버리지 못하겠지. 그래도 이번 일은 명백한 좌천이야.”
한일 기본 조약 협정에서 배제되고 독일로 가게 된 것은 좌천이었다.
“독일에서 파견 광부와 간호사를 관리하게 되었어.”
“그곳에서 나쁜 꾀를 부리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그가 뭘 할 수 있겠나. 중앙정보부장 자리도 해임되었는데.”
“그가 워낙 끈질긴 사람이어서요.”
그는 국무총리를 두 번 지내고 대선까지 출마했다. 오랫동안 끈질기게 살아남아 대한민국에 많은 해악을 끼쳤다.
‘김일성 같은 인간도 잘 먹고 잘살다 갔으니.’
이번 회차에서 변화가 생겼지만, 악독한 인간은 끈질긴 생명력을 가졌다.
“그래 봐야 후배님과 미래 그룹의 상대가 되겠는가?”
“그건 그렇지요.”
‘이학수에게 감시를 붙여 놓으라고 해야겠어.’
결초보은이라고 하지만…… 그 반대도 가능했다. 묶인 풀에 걸려 누구라도 낙마할 수 있었다.
김종칠에게 미래 관광의 직원을 붙여 놓기로 했다. 그들은 여행업을 하면서 방첩(정보 수집과 분석) 활동을 했다. 전 세계에 퍼져 있는 미래 그룹의 정보 기관이었다.
그들이 가져온 정보는 전략 기획실로 전달되었다. 조금씩 그러한 체계가 잡혀가고 있었다.
“그럼 경복궁과 관련된 것은 그렇게 해결되었으니, 잘 부탁하네.”
“경복궁 복원과 활용 방안에 관한 계획서를 보내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경제 부총리와의 만남을 끝냈다.
* * *
“학수가 말한 대로 김종칠이 독일로 가게 되었어. 경복궁 복원과 개발은 우리가 맡게 되었지. 수고했어.”
전략 기획실에서 보고하는 내용의 정확도가 높아졌다. 그만큼 국내외에 미래 그룹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부회장님, 경복궁의 복원과 개발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내가 생각해 둔 것이 있어.”
이학수에게 구상을 들려주었다.
“기본 골격은 대한민국의 전통문화를 보전하고 그것을 전 세계에 알리는 일이야. 그 일을 위해서 학수가 도와줘야겠어.”
“저에게 맡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일에 미래 관광이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우선 조선 총독부 건물을 철거해야지.”
경복궁 복원의 기본은 일제의 잔재를 치우는 일이었다.
“그리고 경복궁의 주요 전각을 다시 복원할 거야.”
“복원은 어떤 식으로 하면 되겠습니까? 남은 전각과 관련 자료가 거의 없습니다.”
일제에 의해 경복궁이 아주 심하게 훼손이 되었다. 그에 관한 자료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경복궁 복원은 새로운 창조나 마찬가지였다.
“한국의 전통 양식을 새롭게 해석하고 재창조해야 해. 우선 전국 각지에 있는 전통 건축물의 양식을 조사해 와.”
다행히 대한민국의 모든 건축물과 자료가 일제에 의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남아 있는 자료로 대한민국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로 했다.
‘경복궁은 임진왜란으로 폐허가 된 궁궐을 흥선 대원군이 복원한 거야. 굳이 과거에 연연할 필요는 없어.’
오래된 사찰과 고택의 건축물을 참고로 새로운 전각(殿閣)을 그곳에 세우기로 했다. 저번 회차보다는 한국 전통 양식에 가깝고 더욱 멋진 전각이 그곳을 채울 것이다.
* * *
경복궁 복원에 대한 기본 계획은 그렇게 정했다. 이제는 그것을 홍보하고 활용하는 일이 남아있었다. 미술품과 마찬가지로 문화재도 창고에 처박혀있는 것보다 전시되어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는 게 나았다.
“경복궁은 부지가 넓어서 주요 전각을 복원한다고 해도 빈 곳이 많을 거야. 그런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해.”
저번 회차의 경복궁은 비어 있는 공간이 많았다. 복원이 늦어진 것도 있지만, 사람이 살지 않는 궁궐에 굳이 많은 전각을 건설할 필요가 없기도 했다.
‘사람이 살지 않아도 활용할 방법은 무궁무진하지.’
“경복궁의 전각을 다 복원시킬 거야.”
“굳이 그럴 필요가 있겠습니까? 차라리 남는 공간을 공원으로 꾸미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그것도 좋은 방법인데…… 더 나은 방법이 있어.”
이미 괜찮은 계획이 머릿속에 들어있었다.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팔레스 스테이(Palace Stay)을 진행하는 거야.”
그것은 템플 스테이와 비슷한 것이었다. 외국인에게 자국의 문화를 알리고 체험하게 하는 괜찮은 프로그램이었다.
“각자 왕이나 왕비, 왕자, 공주, 궁녀가 되어 한국의 궁중 문화를 체험해 보는 거지.”
“아! 상당히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것은 내외국인에게 관계없이 인기를 끌겠지만, 특히 외국인이 좋아하겠습니다.”
‘팔레스 스테이는 한류와 연결되어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가지게 될 거야.’
한류가 퍼지면서 많은 사람이 한국 문화 특히 궁중 문화에 관심을 가졌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 궁궐과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의 모습이 담겼다. 그것을 본 사람들은 그런 삶을 체험해 보고 싶어 했다.
‘한복을 입고 경복궁에서 사진을 찍는 것만으로 그렇게 좋아하는데……. 궁중 생활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면, 난리가 날 수밖에 없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 것이라 확신했다.
“이 일은 경복궁에 전통 호텔을 짓는 것과 마찬가지이군요.”
“그것보다 좀 더 앞선 개념이야.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상품으로 파는 일이야.”
“역시 부회장님이십니다. 언제나 저를 감탄하게 만드시는군요. 자국의 문화를 알리고 판다. 전하, 소신 이학수 감격했습니다.”
그가 신하가 된 것처럼 너스레를 떨었다.
“이번 일은 한복의 세계화를 맡은 영란이와 함께 추진해 봐.”
“음…… 둘째 사모님께 잘 맞는 일인 것 같습니다.”
“전통 한복 연구소를 경복궁 안에 넣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야.”
전통 한복을 입고 궁궐에서 생활해 보는 것이다. 한복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릴 수가 있었다.
“유진이에게는 전통 한식 및 음악 연구소와 전시실을 맡겨.”
여기에 한식과 음악이 빠질 수는 없었다. 눈과 귀, 입, 머리를 만족시키는 것이 체험 관광이었다.
궁궐 내에서 맛있는 한식을 먹고 만들어 보는 것은 멋진 경험이 될 것이다.
거기에 국악이 흘러나온다면 한국 전통 음악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것이었다. 거기에 전시실에서 한국 전통 문화재를 관람한다면 완벽했다.
외국인들이 한국의 전통문화에 빠져들 것이었다.
‘그것은 동시에 수익과 연결되어 있어.’
미래에는 체험 관광이 큰 인기였다. 많은 관광객이 경복궁에서 궁중 생활을 체험하기 위해 한국으로 몰려들 것이었다.
‘이미 그것을 활용하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어.’
백화점과 리조트, 놀이동산, 워터파크, 카지노, 면세점, 미술관 등 관광객이 즐기고 돈을 쓸 시설을 많이 마련해 두었다. 관광객 한 명이 늘어도 큰돈이 되었다.
‘이 일은 문화를 발전시키면서 동시에 그것으로 큰 이익도 얻는 방법이야.’
문화는 그 자체로 돈이 되지만, 기업의 브랜드와 국가 이미지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미래에 문화 사업은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이미 그것을 위한 준비는 마련해 두었다.
미래가 새롭게 복원한 경복궁은 한국 문화의 원류이자 메인스트림이 될 것이다.
미래 역시도 한국 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
경복궁 복원이라는 한 수를 통해 그룹의 관광 자원 확대, 문화적 영향력 증대, 문화 관련 사업 연계라는 여러 이득을 챙길 수 있었다.
‘이제 문화 산업을 발전시키고 돈을 쓸어 담으면 돼.’
이것이 미래 그룹이 대한민국에 이바지하면서도 돈을 버는, 최고의 재벌로 자리매김하는 방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