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231)
궁 복원 계획
경복궁과 함께 조선 시대 대표적인 궁궐은 창경궁이었다. 두 곳을 함께 복원하기로 했다.
창경궁을 복원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었다. 그것은 창경원 이전이었다.
창경원은 오랜 세울 서울 시민의 놀이터로 자리 잡았다. 그런 시설을 하루아침에 없애 버린다면 시민들의 큰 반발이 있을 것이다.
‘일제 잔재 제거와 문화재 보전도 중요하지만…… 대안없이 추진하는 것은 좋지 않아.’
서울역의 미래 랜드와 어린이 대공원이 그 대안이었다.
‘좋은 일을 욕먹으면서 할 필요는 없어.’
광진구 능동에 동물원과 식물원을 만들었다. 어린이 대공원에 시민들이 산책과 소풍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설치했다.
‘어릴 때 소풍은 좋은 추억이지.’
어린이 대공원은 서울시민의 추억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곳이 될 것이다.
‘어린이는 대한민국이 성장하기 위한 토양이야.’
어린이 대공원은 그런 의미에서 이름을 바꾸지 않았다. 그곳에 꿈나무를 위한 과학관도 설치했다.
* * *
“창경궁은 어떻게 하실 것입니까?”
“거기는 특별한 계획이 없는데…….”
이학수는 창경궁도 경복궁만큼 거창한 계획을 기대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전각의 복원과 함께 시민의 휴식 공간으로 만들 거야. 그곳은 벚꽃길로 유명하잖아.”
“창경원의 벚꽃이 유명하긴 합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일제의 잔재를 치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창경궁의 벚나무는 일제 강점기에 심어졌다. 그것을 일제의 잔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벚나무가 무슨 죄가 있어. 그냥 나무일 뿐인데……. 무엇보다 벚꽃은 일본만의 꽃이 아니야. 대한민국의 꽃이기도 해.”
사람들이 크게 잘못 아는 것이 있었다. 일본의 국화(國化)가 벚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일본에 국화가 없어. 게다가 일본 왕실의 꽃은 벚꽃이 아니라 국화야.”
일본의 상징은 십육엽 야에기쿠(八重菊)이라는 국화였다. 일본과 관련된 연구서에 [국화와 칼]이라는 제목이 붙은 것도 그 이유였다.
“벚나무는 오래전부터 한국에서 자생해 왔어. 즉 일본인들이 창경궁에 심은 벚꽃은 일제의 잔재가 아니라는 말이지.”
“아! 그렇습니까? 그것까지는 몰랐습니다.”
“그것을 베어 버리거나 없애 버리는 것은 아까운 일이야.”
저번 회차에서 창경궁의 벚나무를 일제의 잔재라고 베어 버리거나 옮겨 버렸다. 아까운 일이었다.
‘수령(樹齡)이 오래된 벚나무가 얼마나 멋진데……. 그 아까운 것을 베어 내다니…….’
“이번 기회에 벚나무의 원산지 중 하나가 한국이라는 사실을 알릴 필요가 있어.”
일본인은 불꽃놀이와 벚꽃놀이라면 환장했다.
“창경궁의 벚꽃은 이제 한국인과 일본 관광객의 사랑을 받을 거야.”
창경궁에 벚나무와 함께하는 멋진 정원을 만들 생각이었다.
‘아름다운 전각과 연못, 벚나무는 큰 인기를 끌 테지.’
많은 관광객이 그것을 보기 위해 방문할 것이다.
“창경궁의 벚나무를 분재해서 여의도에 벚꽃길을 만들어. 아름다운 한국의 꽃을 되찾아 오자고.”
한국을 대표하는 식물로 벚나무도 괜찮았다. 벚나무는 아름다워서 미국에도 많이 심겼다. 미국 워싱턴DC 포토맥 강변 벚나무는 유명했다.
―일본의 벚나무가 참으로 아름답군.―
―벚나무는 일본의 정신을 상징하무리다.―
―다나카 상, 일본은 참으로 멋진 나라요.―
―감사하무리다.―
‘이건 못 참지. 벚나무는 한국의 꽃이기도 하다고.’
미국인 중에는 벚나무가 일본만의 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 전 세계에 벚꽃이 한국의 꽃임을 알리기로 했다.
‘벚꽃 축제가 돈이 되기도 하지.’
꽃놀이는 일본만의 문화가 아니었다. 한반도에서 삼국 시대에서부터 이어져 왔다.
‘원조가 어디라고 따지기에 애매해.’
* * *
“마찬가지로 진해와 부산의 벚꽃도 한국의 것이야. 그런 것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해야 해.”
“그 부분도 함께 미래 관광에서 추진하겠습니다.”
미래 관광은 여러 가지 면에서 유용했다. 여의도와 진해, 부산 등에 정기적으로 벚꽃 축제가 열리게 될 것이었다.
“그것은 화약도 마찬가지야. 화약은 대한민국이 발명한 것은 아니지만…… 화력 조선이라고 말할 만큼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어.”
조선은 다양한 화약 무기가 일찍이 발달했다.
“최근에 화약을 시험 생산하고 있습니다. 곧 대량 생산 체계가 마련될 것입니다.”
울산에 화학 공장이 들어서고 있었다. 일부 시설은 이미 완공되어 화약을 생산했다. 걸프 사에서 생산한 석유제품이 다양한 화학 물질로 합성되고 있었다.
“화약은 무기로도 유용하지만…… 다른 용도로도 괜찮아.”
“다른 용도라고 하심은?”
“불꽃 축제에 사용할 수 있어.”
불꽃놀이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었다. 중국에서는 전쟁에 사용된 화약보다 불꽃놀이에 사용된 화약이 더 많은 정도였다. 한·중·일 모두 불꽃놀이 문화가 있었다.
“불꽃놀이용 화약도 개발해.”
“비싼 화약을 놀이에 사용한다는 말씀이십니까?”
“학수의 말처럼 그것을 아깝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 비싼 화약을 공중에 터트려 날려 버리는 것이니.”
불꽃놀이에는 상당히 큰 비용이 소모되었다. 이학수의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것은 그가 미래를 모르기 때문이야.’
하지만 불꽃놀이는 터지는 화약을 비용보다 더 많은 수익이 나는 행사였다. 많은 관광객이 그것을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불꽃 축제로 발생하는 부가가치가 비용보다 훨씬 많았다.
“미래 그룹은 관광객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많은 시설이 있어. 불꽃 축제는 분명히 돈이 되는 행사야. 여의도에 매년 불꽃 축제를 개최해 봐.”
무용론과 유용론이 있지만…… 여의도 불꽃 축제를 이른 시기에 개최하기로 했다.
“미래 관광에서 여의도 불꽃 축제를 세계적인 행사로 만들겠습니다.”
‘이 정도면 도쿄 올림픽에 오는 관광객을 어느 정도 대한민국으로 부를 수 있겠어.’
일본의 축제인 도쿄 올림픽을 대한민국이 제대로 이용해 주기로 마음먹었다.
‘월드컵도 가져와야 하는데…….’
* * *
그렇게 준비를 마치고 경복궁과 창경궁의 복원식을 하게 되었다.
“폭탄은 잘 세팅되어 있지?”
“화려한 불꽃놀이가 될 것입니다.”
경복궁과 창경궁의 복원식은 조선 총독부의 폭발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그 일은 대한민국에서 일제의 잔재를 쓸어 버리겠다는 의지였다.
“최대한 화려하고 웅장하게 해야 해. 일본에 대한민국이 더는 식민지나 속국이 아닌, 당당한 자주국으로서 일어섰다고 알리는 일이야.”
“일본이 대한민국을 두려워하게 만들겠습니다.”
“그 녀석들은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자들이야. 얕보이면 등 뒤를 찔릴 수가 있어.”
“명심하겠습니다.”
조선 총독부 건물 폭파 현장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모였다. 그중에는 대통령도 있었다. 그가 마치 행사의 주인공처럼 굴었다.
‘확실히 숟가락 하나는 잘 얹는 사람이야.’
그에게 행사의 주인공 자리를 양보했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는 역사의 현장에 서 있습니다.
이 자리가 30여 년 동안 일제의 압제 속에서 몸부림치던 우리 민족의 아픔을 상징하는 건물, 조선 총독부를 철거하고 대한의 자랑스러운 궁궐들을 복원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말은 잘해.’
“이전 정부는 무능하여 이런 민족의 슬픔도 달래 주지 못했지만, 저는 다릅니다. 일본과의 협상을 통해 조선 총독부 철거를 강력하게 주장했고, 마침내 얻어 냈습니다. 그리고 그 기쁨을 국민 여러분과 나누려 합니다. 부디 전 국민 여러분께서 오늘의 이 쾌거를 함께하시며 민족의 숙원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조선 총독부 철거를 어느새 자신의 공적으로 돌려 놓았다.
“이 역사적인 공사는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 미래 그룹에서 진행할 것입니다.”
“와아아아!!!”
그의 마지막 말에 웃음이 났다. 내가 강력하게 압박하기 전에는 할 생각도 없었으면서, 공을 날로 먹으려는 것에 찔려서 저러나 싶었기 때문이다.
많은 국민은 이것을 대통령의 업적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정보와 힘이 있는 이들은 알음알음 알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미래 그룹의 의도라는 것을.
그리고 시간이 더 흐르면 모든 국민이 알게 될 것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었다.
대통령의 축사가 끝나고, 조선 총독부 철거를 진행했다.
건설의 정몽고 사장에게 눈짓하니, 그가 카운트 다운을 시작했다.
“자, 시작합시다!”
“오!”
“사!”
“삼!”
“이!”
“일!”
콰아아아앙―!
아직 전쟁의 상처가 남은 시대라 폭발음에 놀라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사람이 기뻐했다. 일부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흑흑…….”
“아버지, 왜 우세요?”
“내 살아생전에 왜정 총독부가 박살 나는 것을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우리 한양에 ‘日’자를 박아 넣은 꼴이, 마치 왜놈들에게 짓밟힌 조선 꼴을 보는 것 같아 얼마나 원통했는데…….”
“거, 어르신. 그만 우십시오. 지금 저 철거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왜놈들에게 돈을 뜯어내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답디다. 이제 그놈들이 돈을 구걸하면서 조아릴 때가 머지않았다는 말도 있어요.”
“그것이 정말이오?”
“예, 그럼요. 그러니 오래오래 사십시오. 대한이 세계에 우뚝 서는 그날을 보셔야지 않겠습니까? 하하.”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가 내 귀에 들려왔다. 내가 역사를 바꾸고 있고, 그 바뀐 역사가 대한민국을 더 발전시키고 있다는 확신이 들면서 흐뭇해졌다. 이대로 가면 최고의 재벌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이어서 궁궐의 복원식을 진행했다. 이번에는 내가 축사했다.
“존경하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우리는 이제 일제의 잔재를 치우고, 우리의 옛 궁궐을 복원하려 합니다.”
일본에서 배우기 전에 잔재 청산을 먼저 해야 했다. 그것이 없는 극일은 친일이었다.
“이제 더 이상 대한민국은 일제의 속국이 아닙니다. 그들이 빼앗으려 했던 우리의 반만년 역사와 전통의 맥을 다시 이어 나갈 것이며, 그 시작이 바로 이 경복궁과 창덕궁의 복원이 될 것입니다.”
두 궁전은 단순히 조선의 궁궐이 아니었다. 그곳에는 한민족의 문화가 녹아 있었다.
‘한옥과 온돌도 그중 하나야.’
“우리의 궁궐은 다시 우리 문화의 중심지로서 우뚝 설 것이며, 그 과정에는 저와 우리 미래의 모든 임직원이 분골쇄신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대한민국의 희망찬 미래, 저희 미래 그룹에서 열어 가겠습니다. 그 미래에 함께해 주십시오.”
“우와아아아아아!!!!”
나는 대통령처럼 노골적으로 업적을 포장할 필요가 없었다. 내가 만들어가는 미래가 대한 민국에게 최선의 미래가 될 것이고, 모든 국민에게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최고의 재벌이라 불리려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 그 사실을 평범한 사람들도 슬슬 깨닫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미래 그룹 덕분에 살맛이 납니다!”
“대한의 기상을 보여 주세요!”
미래는 이제 단순히 하나의 기업이 아니었다.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미래가 그들에게 자부심이 되어 주었다. 그런 시민들의 반응에 흡족함을 느꼈다.
복원식이 끝나고, 궁궐들의 복원도와 모형을 전시했다. 전에 남아 있던 기록을 참고하되, 단순한 복원만이 아니라 다양한 전통 건축 기법들을 활용했다는 것을 잘 나타내 두었다. 시민들은 복원도와 모형을 구경하면서, 전통 궁궐이 단순히 전통을 계승하는 것만이 아니라 발전을 위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경복궁과 창경궁의 복원식을 성대하게 개최하였다. 일제의 잔재를 뽑아내고 민족의 정기를 바로 세웠다.
* * *
“학수, 부산과 울산에 내려갈 준비를 해.”
오랜만에 부산에 방문하기로 했다. 그곳에 미래 자동차 제3공장이 건설되고 있었다. 건 트럭과 장갑차를 생산하기 위한 공장이었다.
울산에 짓고 있는 화학 공장도 들려야 했다. 그곳에서 화약과 섬유, 의약품, 제초제, 포장재의 원료를 생산할 것이다. 베트남 전쟁 전에 한 번 들려야 했다.
그 외에도 수산과 조선 등 부·울·경에 거점을 둔 사업도 많았다.
‘이번 기회에 제철소 자리도 보고 오면 좋겠어.’
세상은 넓고 할 일이 많았다.
‘고속도로도 어떻게 해야 하는데…… 그냥 해 주기는 싫군.’
고속도로와 신항만 건설은 대규모 국책 사업이었다. 제값만 받을 수 있다면 가져오는 것이 좋았다.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가면서 방법을 고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