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232)
만 건설
부산에 도착했다. 공사 중인 부산역사 앞에 조선과 수산의 사장과 임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부회장님, 인사드립니다!!!”
임원 중에 새로운 인물이 많이 보였다. 조선과 수산이 커지면서 새로운 임원이 많이 탄생했다.
“이럴 필요는 없는데……. 그대들의 노고는 알고 있습니다. 이만 돌아가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요.”
부산에 도착하니 이미 늦은 저녁이었다. 임원들을 우선 돌려보냈다. 그들은 현장에서 보면 되었다.
부산역 근처에서 돼지국밥으로 배고픈 속을 달래기로 했다.
“부산역 공사가 상당히 진행되었더군.”
“공정이 50% 이상 진척되었습니다.”
건설에서 부산역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놀이동산은 없지만…. 백화점과 업무시설, 컨벤션 센터가 들어갈 계획이었다.
“학수, 돼지국밥은 처음이지?”
“네. 순대국밥은 먹어봤지만…… 이건 처음입니다.”
“속을 뜨끈하게 만들어 주는 데는 이것이 최고야.”
돼지국밥의 뽀얀 국물은 쌀뜨물처럼 하얬다.
“여기에 양념장(다대기)을 줄이고 부추(정구지)를 가득 넣어야 제맛이야. 그러면 더 깊은 맛이 나지.”
양념장과 부추로 붉어진 국물은 식욕을 자극했다.
“간은 소금 대신에 새우젓으로 맞추고.”
“아! 이렇게 먹으니 감칠맛이 특별합니다.”
“역시 돼지국밥은 부산에서 먹어야 해.”
돼지국밥은 밀양에서 시작되었지만, 부산에서 더 유명해졌다. 한국전쟁 시절 쉽게 구할 수 있는 돼지 부산물이 그 재료가 되었다. 밀면과 함께 피난민들이 만들어 낸 음식이었다.
“부회장님, 돼지국밥에 대해서 잘 아십니다.”
“미래 그룹의 시작이 부산이니까.”
미래 그룹은 한국전쟁 때 부산에서 성장한 그룹이었다.
“이곳에서 여러 일들이 있었지.”
이학수에서 부산에서 있었던 일과 미래 그룹의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었다.
쌉쌀한 부산 소주와 돼지국밥은 입에서 이야기가 술술 나오게 만들어 주었다.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인근의 호텔에 묵었다.
최상층에서 내려다보니, 부산도 전회차에 비해 많이 변화해 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미 많이 진행된 부산역 현대화 사업, 그리고 계획하고 있는 신항만 건설까지…….
‘부산도 10여 년 동안 많이 변했군. 좋은 일이야.’
그렇게 부산을 둘러보는 중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어라? 저건…….”
내 눈길을 끈 것은 부산의 빽빽한 주택가였다. 전쟁 속에서 급하게 지어진 판잣집들은 꼬불꼬불한 길을 만들어 냈고, 심한 곳은 마치 미로처럼 보이는 곳도 있었다.
이런 부산의 주택가는 부산을 상징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방문객을 넘어 현지 시민들까지 고충을 토로하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했다.
아직까지는 차량의 교통량이 적은 시점이라 큰 불편을 느끼지 못했겠지만, 교통량이 점점 증가할수록 이 문제는 커질 것이다.
전회차의 부산은 현대에 와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흠……. 부산의 주택가를 밀어 버리고, 아파트를 세워 입주권을 지급하는 식으로 처리할까?’
대한민국의 재개발 과정에서 흔히 있었던 방식이다. 물론 미래는 그들과는 달리 적절한 보상과 입주권을 함께 지급할 것이다. 하지만 이 방식이 옳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런 주택가 또한 부산의 역사이기도 해. 게다가 부산의 주택가 중 일부는 유명한 관광 장소가 되기도 했었지.’
부산의 주택가들을 보존하면서도 장차 생겨날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떠올리기 위해 학수를 불렀다. 그의 능력을 증명하게 할 좋은 기회였다.
“학수, 저기 보여? 저 주택가 사이의 길들.”
“예, 부회장님.”
“만약 부산이 미국처럼 차량의 교통량이 증가한다면 어떨 것 같아?”
“어…… 생각하기도 싫을 만큼 끔찍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부산도 그렇게 안 되기는 어렵겠지? 지금 당장 부산역 현대화 사업도 다 해 가는데 말이야. 그렇다 보니, 교통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 같아. 좋은 방법이 없을까?”
“부회장님, 제가 부산 일정을 마치시기 전에 해결 방안을 마련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아, 기대하면서 기다리고 있지.”
어느새 학수는 어리바리하던 예전의 모습에서 벗어나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명확히 알고 처리할 수 있는 재원이 되었다. 부산에 있다 보니 옛 생각이 나 감회가 새로웠다.
이제 성장한 부하의 실력을 기대해 보기로 했다.
‘광안대교가 괜찮은데…….’
부산은 바다와 산이 많았다. 교통 문제 해결에 터널과 다리가 좋은 방법이었다.
‘학수가 어떤 안을 가져올지 궁금하군.’
* * *
“영도 미래 조선소로 가지.”
첫 번째 방문지를 미래 조선으로 정했다. 조선은 건설과 함께 다가올 베트남 특수를 크게 볼 곳이었다. 조선은 배만 만드는 곳이 아니었다.
김우종 사장이 조선소를 안내하며 진행하고 있는 사업을 설명했다.
“LST 함선 두 척은 건조되어 미군에 인도했습니다. 성능에 만족하여 추가로 3척을 수주받게 되었습니다.”
소형 구형 독에 선박이 다 들어차 있었다. 그중 3개가 LST 선이었다.
“계속 수주가 들어올 거예요. 이것도 육상 공정을 도입하세요.”
육상에서 어느 정도 만든 후 조립하면 독의 회전율이 빨라진다.
“부회장님, 갑자기 LST 수주가 늘었습니다. 혹시 미국에 무슨 일이 있습니까?”
김우종 사장은 내가 미국 사정에 아주 밝은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것은 사실이지. 알고 있는 정보와 미래 상사와 관광에서 얻는 정보들이 있으니.’
통킹만 사건은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그대로 진행될 것 같았다.
‘통킹만이 아니라도 명분을 만들 방법은 많아.’
미국은 베트남 참전을 준비하며 신형 LST 전함 주문을 늘리고 있었다. LST 함선은 주변에 항구가 없어도 병력과 물자를 수송할 수 있었다.
밀림이 많은 베트남에서는 헬기의 중요성이 컸다. 헬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신형 LST 함선은 수요가 많았다.
“미국은 2차 대전 때 만들어진 함선을 대대적으로 개편할 계획입니다. 많은 군함이 필요하게 될 거예요.”
미군의 오래된 낡은 함선 교체를 이야기했다. 베트남전 참전을 말하기는 일렀다.
‘많은 사람에게 떠들고 다닐 이야기는 아니지.’
“그러면 더 많은 LST 함선 수주가 가능하겠습니다.”
“LST 함선도 괜찮지만…… 구축함과 같은 다른 함선도 수주해 봐요.”
저가의 LST 함선에 비해 구축함은 상당히 비싼 함정이었다.
“저희는 그런 기술이 없습니다.”
“깡통으로 팔면 돼요.”
“아! 무기와 레이더 시스템을 제외하라는 말씀이시군요.”
미군에 엔진과 선체를 만들어 납품하면 되었다. 어차피 미사일이나 레이더 시스템은 만들 수도 없을 뿐더러 알려 주지도 않을 것이다.
“다양한 시도를 해 보세요.”
“구축함 수주도 노력하겠습니다.”
조선은 많은 일을 하고 있었다. 이야기할 것이 많았다.
* * *
눈앞에 거대한 기계들이 선박 블록을 들어 올려 이동시키고 있었다.
“이건 안벽크레인(Quay Crane)과 트랜스퍼 크레인(Transfer Crane)이 아닌가요?”
김우종 사장에게 일전에 컨테이너 전용 항만에 설치될 크레인을 만들게 시켰다.
“부회장님이 말씀하신 크레인들을 변형해서 조선 공정에 도입해 보았습니다.”
조선소에도 컨테이너 항구에 사용되는 것과 비슷한 크레인이 사용되었다. 말뫼의 눈물이라고도 불리는 갠트리 크레인이었다. 구조는 트랜스퍼 크레인과 유사했다.
“선박용 블록은 균일하지 않아서 힘들었을 건데요.”
“균일화가 가능한 것은 표준화시켰습니다. 그렇지 않은 부분은 기존의 방식을 이용했습니다.”
크레인은 무거운 물체를 들어야 하는 건설과 항만, 조선에 모두 사용되었다.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구조는 대동소이했다.
‘이건 5~10년 가까이 빠른 진보인데…… 이제 김우종 사장도 알아서 하는구나.’
현시대에 없는 새로운 개념은 직접 알려 주어야 했다. 하지만, 그것에서 응용할 수 있는 부분은 알아서 했다. 다른 사장들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정도 개념만 잡아 주면 되었다. 이학수와 사장들의 성장이 업무를 줄여 주었다.
“컨테이너용 크레인을 만드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이겠네요.”
“신항만 건설이 결정되면 바로 항구에 설치할 수 있습니다.”
조선소는 선박도 만들지만, 각종 플랜트와 해수 담수화 시설 등 철이 들어가는 구조물은 다 만들 수 있었다. 대형 크레인도 그런 구조물이었다.
“컨테이너선은 어떤가요?”
“육상에서 건조 중입니다. 신형 독이 비면 바로 그곳에서 조립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신형 독에 대형 유조선이 건조 중이었다. 선박 건조가 마무리 단계였다. 그것이 진수되면 미래 만들어둔 컨테이너선 블록으로 신형 독에서 조립에 들어갈 것이다. 독을 효율적으로 이용했다.
“독을 하나 더 건설해야겠군요.”
“네. 건설과 협의해 진행하겠습니다. 한 말씀 드려도 되겠습니까?”
“이야기하세요.”
“영도 조선소는 더 이상 확장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새로운 부지가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영도 조선소는 한계가 명확했다. 저번 회차보다 넓은 부지를 차지했지만…… 도심과 가까웠다. 추가로 확장이 어려웠다.
‘미리 땅을 선점하지 못했으면 이 정도로 커지기도 어려웠어.’
이제는 새로운 조선소 부지를 알아봐야 할 때였다.
‘거제와 진해인데……. 각기 장단점이 있어서 고민해 봐야겠군.’
* * *
“부산에 신항만을 건설하게 되면 대형 콘크리트 블록을 이곳에서 제작해야 해요.”
“그것을 고려해서 크레인을 만들었습니다. 그것으로 육상에서도 대형 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잘했어요.”
크레인은 건설에도 많이 사용했다.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은 일종의 건축이었다.
“그것을 운반할 바지선은요?”
“바지선은 충분합니다. 필요하다면 해상 건조에 사용되는 것을 전용하면 됩니다.”
미래 조선은 이마바리 조선소에 꾸준하게 선박 블록을 납품했다. 그것을 옮기는 것이 바지선이었다.
상당히 많은 바지선을 보유했다. 선박을 해상에서 건조하는 시설도 일종의 바지선이었다. 콘크리트 블록을 운반할 바지선은 충분했다.
“신항만 건설에 새로운 공법을 시도할 거예요. 그곳에 들어갈 콘크리트 구조물은 이곳에서 만들어지게 됩니다. 곧 공사가 곧 들어갈 거니, 미리 준비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부산 신항만 건설에 케이슨 공법을 사용할 생각이었다. 그것은 항만 공사 기간을 반 이상 단축할 수 있었다. 공사비도 대폭 감소했다.
케이슨 공법은 새로운 항만 건설 공법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다. 베트남에서도 역시…….
‘한국에서 만든 구조물을 바지선에 싣고 가서 베트남 앞바다에 투하하면 공기와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어.’
그렇게 되면 미국이 베트남에서 벌리는 항만 공사는 미래 건설이 다 가져가게 된다.
‘최소한 대형 공사 3개 이상 가져갈 수 있어.’
저번 회차에는 한국 기업이 캄란만 공사 중 준설만 맡았다. 이번에는 그런 공사를 통째로 수주받을 것이다.
‘그러려면 케이슨 공법의 우수성을 먼저 증명해야 해.’
마침 좋은 공사가 있었다. 부산에 컨테이너 전용 신항만을 만드는 것이다. 그 일을 통해 케이슨 공법의 우수성과 미래 건설의 시공 능력을 알릴 수 있었다.
‘문제는 대통령을 설득하는 것과 자금 마련인데…….’
마침 괜찮은 방법이 떠올랐다. 부산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가면 그를 만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