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237)
과 입지의 연관성
걸프사 인근에 미래 화학 공장이 위치했다. 두 공장을 연결하는 파이프라인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미래 화학에서 생산하는 많은 화학물질이 나프타(납사)에서 만들어진다.
나프타는 석유의 정제과정에서 가벼운 화합 물질의 모두를 일컬었다. 섬유와 플라스틱, 제약, 화장품, 제초제 등 많은 화학 합성물이 원료였다. 수많은 반응로와 파이프들이 서로 연결되었다.
“부회장님, 이런 화학 공장은 처음 보았습니다.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이학수는 론플랑크사의 최신식 공장 설비에 놀랐다. 복잡한 파이프라인이 연결된 모습은 마치 미래 도시를 보는 것 같았다.
“석유(나프타 등) 안에 다양한 화학 물질이 있어. 화학 공정에 들어가기 전에 우선 그것을 분류해야지. 공장의 구조가 복잡할 수밖에 없어.”
“아! 그래서 파이프들이 많군요.”
“그렇지. 화학 공장은 정유 공장과 비교하면 훨씬 복잡한 구조물이야.”
이학수에게 화학 공정에 관해서 이야기해 주었다.
“그렇게 분류한 화학 물질들을 반응시키면 원하는 제품과 부산물이 생겨.”
석유 화학에서 생산되는 화학 물질이 수천에서 수만이 넘었다.
“그러한 부산물이 새로운 원료가 되어 또 다른 화학 물질을 만들지. 그런 반응이 화학 플랜트 내에서 끊임없이 일어나.”
그러한 과정을 통하여 인류가 사용하는 수많은 상품이 만들어졌다.
걸프사의 정유 공장과 미래 화학 플랜트 공장이 긴밀하게 연결되었다. 파이프를 통해 걸프 사에서 증류한 나프타가 미래 화학에 공급되면 본격적으로 공장이 돌아갈 것이다.
‘액체를 운송하는데 파이프라인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어.’
미래 화학은 좋은 위치를 선점하여 걸프 사의 나프타를 손쉽게 공급받을 수 있었다. 화학 공장의 입지에 정유공장은 중요했다.
* * *
“학수, 이곳의 다른 시설을 보러 가자고.”
그것은 산과 알칼리를 제조하는 시설이었다.
“화학 공장에서 산과 알칼리를 많이 사용합니다.”
산과 알칼리는 화학 반응에 들어가는 기본 원료였다. 미래 화학의 기술자가 그중 가장 중요한 시설을 소개했다.
“이곳이 암모니아를 합성하는 시설입니다.”
암모니아는 질산을 만드는 원료였다. 동시에 암모니아는 화학에서 굉장히 유용한 산물이었다. 비료의 원료일 뿐 아니라, 산과 알칼리 제법에 널리 사용되었다.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석탄의 건류와 하버―보슈법이었다. 질소와 수소를 높은 온도와 압력에서 결합해 대량의 암모니아를 얻었다. 미래 화학 공장에는 기존의 하버―보슈법보다 앞선 기술이 적용되었다.
“쇠구슬에서 쇳가루로 암모니아를 만들다니. 참. 신기합니다.”
“쇳가루는 단순히 촉매야. 그러한 촉매를 통해서 더 낮은 온도에서 대량의 암모니아를 만들 수 있어.”
미래 화학은 볼링밀법을 이용해 하버―보슈법보다 2백분의 1 압력과 10분의 1 온도에서 3배가량 높은 수득률을 얻을 수 있었다. 단순하게 생각해도 3배 이상 경제적이었다.
이것은 화학 제품을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대폭 낮추어 줄 것이었다. 이러한 볼링밀법은 암모니아 생산뿐만 아니라 다양한 화학 제품 합성에도 활용할 수 있었다. 이 기술은 화학 제품의 생산 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었다.
* * *
“학수, 화학 공정에 관련된 특허는 내어놓았지?”
“네. 모두 출원해 두었습니다.”
“혹시 모르니, 관련자를 밀착 감시하고.”
“네.”
전략 기획실과 미래 관광의 직원이 기술 보안에 나섰다.
‘특허를 내지 않고 비밀리에 독식할까도 고민했어.’
결국 두 가지 다 하기로 했다. 중요한 기술이라 특허를 출원하는 것과 함께 기술 보안에 나섰다.
‘아직 비밀 특허 제도가 없는 것이 아쉽군.’
전략 기획실과 미래 관광의 감시 속에서라면 볼링밀법이라는 엄청난 치트키를 한동안 내 손에만 쥘 수 있었다.
아직까지 한국의 인건비는 매우 저렴했고, 외국 기업들보다 가격을 조금 더 싸게 하는 것으로는 크게 의심을 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그들이 뭔가 이상함을 느낄 때쯤 되면 이미 미래 화학이 화학 산업의 일인자가 되어 있을 것이었다.
이처럼 간단하면서도 유용한 기술을 안다는 사실은, 큰 폭으로 경쟁자들을 따돌리는 것에 아주 유리했다.
“감시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공정을 나눠서 하도록 진행하고, 보상도 충분하게 하고 있지?”
“그렇습니다. 만에 하나 일이 발생하더라도, 전체 공정을 파악하기는 아주 어려울 겁니다. 그리고 중요 작업에 참여하는 인원은 내부적으로 선별했고, 급여도 큰 폭으로 향상시켰습니다.”
“그래. 잘 대우해 줬는데도 배신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받는 것이 부족해서 배신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해.”
“명심하겠습니다, 부회장님.”
볼링밀법은 나에게 화학 산업의 일인자라는 트로피를 가져다줄 것이다. 그 일에 매진하는 직원들에게는 충분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 고용인들에 대한 대우는 형편없으면서도 많은 것을 바라는 고용주는 날강도나 다름없었다.
‘그런 날강도들이 너무 많았어……. 최고의 재벌이라면 그만한 품격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 * *
이어서 베트남 전쟁을 앞두고 가장 중요한 시설을 보러 갔다. 그곳은 화약을 만드는 공장이었다.
“화약 생산은 어때?”
“순조롭습니다. 이미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추었습니다.”
암모니아를 대량 생산하여 질산을 만들었다. 황산도 대규모로 만들어 냈다.
질산과 황산을 이용한 나이트로화가 화약 생산이 기본이었다.
면(셀룰로스)과 새똥(구아닌), 글리세린을 나이트로화 시키면 폭발물에 들어가는 기본 화약들이 만들어진다. 이것들을 적당히 배합하여 폭발물의 목적에 맞게 사용했다.
“잘됐네. 다행히 시기를 맞출 수가 있겠어.”
베트남 전쟁에 맞추어 화약을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전쟁은 많은 화약을 소모했다. 불꽃놀이와 비교할 수 없이 사용 단위가 컸다.
가격이 조금만 저렴해도 미군에서 이쪽을 선택할 가능성이 컸다. 암모니아 생산 단가가 내려감으로써 저렴한 화약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미래 화학의 화약은 큰 인기를 끌 것이다.
“훽스트사의 기술 이전으로 가격뿐만 아니라 품질 높은 화약을 만들 수 있게 되었어. 세상에 싸고 좋은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지’
군수 기업이 모태였던 만큼 훽스트사는 화학을 만드는데도 일가견이 있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생산해. 앤더슨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고.”
“알겠습니다.”
화약은 그 자체로도 팔 수 있지만…… 포탄과 탄환을 만들어 팔 수 있었다. 가능하면 원재료보다 가공해서 팔고 싶었다.
그것을 위해서 앤더슨의 협조가 필요했다. 미래 그룹이 만드는 화약과 포탄은 미군의 군납으로 들어갈 것이다.
미국은 2차대전에 사용된 양보다 많은 화약을 베트남 전쟁에 퍼붓는다. 막대한 돈이 오갔다. 전쟁은 큰 돈벌이 기회였다,
‘화약과 포탄을 팜으로써 죽음의 상인이 되겠지만, 내가 팔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팔게 될 거야.’
전쟁으로 돈을 버는 것에 약간의 양심의 가책을 받았다. 그것을 M14와 M16에 고품질 화약을 제공하여 안전사고가 나지 않게 만들어주는 것과…….
‘인체에 안전한 고엽제(제초제)를 공급할 거야.’
미군과 한국군의 고엽제 피해자를 줄이는 것으로 위안으로 삼기로 했다.
‘중요한 것은 할 수 있는 일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야.’
* * *
미래 화학의 공장을 둘러본 후 제철소를 건설할 부지로 갔다. 제철소는 입지가 중요했다. 그곳은 울산의 방어진이었다.
“부회장님, 이곳은 위치가 너무 외지지 않습니까?”
이학수가 그렇게 이야기할 만했다. 이 시기 방어진은 울산에서도 낙후된 곳이다. 무엇보다 입지가 좋지 않았다. 남쪽은 태화강 하구와 서쪽은 염포산으로 고립되었다. 공단으로 개발하기엔 좋지 않은 곳이었다.
“학수의 말도 맞아. 하지만…… 제철소의 입지로는 나쁘지 않아.”
“혹시 왜 그런지 여쭈어보아도 되겠습니까?”
“당연하지. 학수도 입지를 공부해 두면 좋아.”
입지란 살아있는 생물과 같았다.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할 뿐만 아니라 업종에 따라 달랐다.
‘독일의 훽스트 산업 단지 사례를 보아도 알 수 있어.’
“제철소는 정유·화학 단지와 마찬가지로 환경 오염이 문제 될 수 있어.”
울산 정유·화학 단지는 온산에 있었다. 실제 울산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오염이 심한 화학 단지가 시내와 가까웠다면 훗날 많은 반대에 부딪힐 것이다.
제철소도 오염 저감 시설을 하겠지만, 화력 발전소와 비슷했다. 연료가 바뀌지 않는 이상 오염 저감에 한계가 있었다.
‘제철소에 코크스 말고 다른 연료를 쓸 수는 없잖아.’
이번에 울산에 짓는 제철소는 철광석과 코크스를 이용하는 시설이었다. 오염 물질 발생은 필연적이었다.
“그리고, 여기는 천혜의 항구야.”
방어진은 군사 요충지이자, 방어(魴魚)가 많이 잡히는 어항이기도 했다. 진(津)자가 들어간 곳은 부산진처럼 대부분 항구로 적합한 곳이었다.
“제철소를 짓기 위해 이곳만 한 곳이 없어.”
제철소는 원료가 되는 철광석과 코크스. 석회석을 배로 실어 날라야 했다. 그곳에서 만들어진 철도 무거운 제품이라 도로보다는 선박으로 주로 운송된다.
‘제철소는 조선소와 입지가 비슷해. 그곳에 조선소가 들어선 것은 우연이 아니야.’
역사와 마찬가지였다. 입지도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 있었다.
“그럼, 내가 학수에게 문제를 내지. 코크스를 건류하는 시설은 어디가 좋을까?”
“유연탄은 무거우니, 제철소와 가까운 곳이 좋지 않겠습니까?”
“물론 그 말도 틀린 것은 아니야. 다만, 그것은 하나만 본 말이야.”
“그럼, 부회장님이 생각하시는 곳은 어디입니까?”
“미래 화학 공장 옆에 짓는 것이 제일 좋아.”
“그건 왜 그렇습니까?”
“유연탄에서 코크스를 생산하면 나오는 부산물의 양이 만만치 않아.”
유연탄에서 코크스를 만드는 과정에 많은 전기와 석탄 가스, 콜타르를 생산할 수 있었다.
석탄 가스는 오래전부터 가스등으로 사용되었다. 그것을 정류하면 수소와 메탄으로 분리할 수 있었다. 석유 가스(LPG)와 같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콜타르가 화학에 사용된 것은 오래되었다. 콜타르에서는 많은 화학 물질을 추출할 수 있었다. 다양한 염료와 제약 성분, 섬유 등이었다.
‘독일은 그런 기술이 앞서 있어.’
그것과 관련된 기술을 훽스트사가 보유하고 있었다.
‘훽스트사와의 제휴는 여러 가지 목적이 있어.’
석탄과 관련된 기술은 독일이 최고였다. 한국의 유명한 제철소에 코크스 설비를 공급한 회사도 독일 회사였다.
“코크스 건류 시설과 화학 공장이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된다고 생각해 봐. 얼마나 시너지가 있을지.”
코크스 건류 시설을 미래 화학 옆에 지으면 정유 시설과 함께 원료 물질을 직접 공급받을 수 있었다. 제철소와 다소 거리가 멀어지더라도 이것이 더 큰 이득이었다.
“화학 공정에는 황산을 비롯한 많은 산이 필요해.”
황산은 화학 공업의 기초 재료였다. 한국은 매년 많은 황산을 수입했다.
“무엇보다 환경 오염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되지!”
미래에는 환경 오염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훽스트사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했다.
“이것이 코크스를 제철소로 운반하는 비용보다 더 큰 이득을 얻는 방법이야.”
코크스 공장의 입지는 변할 수 있었다.
“공장이나 시설을 지을 때 입지는 그만큼 중요해.”
입지 하나만으로도 여러 이득을 챙길 수 있었다. 이런 대국적인 한 수는 그룹 전체를 총괄하려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능력이다.
학수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은, 그만큼 그가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입지에 대해서 부회장님께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학수는 이번에 많은 것을 배웠다. 그의 존경심이 +10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