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248)
기본 조약
사람은 이기적인 존재이자, 이타적인 존재였다. 그것은 인간이 사회적인 존재로서 있을 수 있는 이유였다.
‘온 세상을 가지더라도 혼자만 남는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어.’
사회적인 동물인 인간은 물질적인 것이 충족되더라도 칭찬과 존중, 찬사, 등 사회적인 욕구가 필요했다.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야.’
돈과 여자, 취미 생활만으로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게 되었다.
‘베푸는 것도 은근히 재미가 있어.’
게임을 할 때 새내기에게 이것저것 챙겨 주는 것도 그 이유였다.
‘누가 만든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게임을 제대로 즐겨 주겠어.’
베트남에서 일과 휴식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
* * *
베트남 출장이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벌써 1964년도 마지막을 향했다.
한국으로 돌아오자 한일 기본 조약에 관한 내용이 거의 확정되었다. 역사의 변화에 따라 발표 일정이 조금 더 당겨졌다.
이제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만 남겨 두었다. 확정된 한일 기본 조약에 관한 내용을 이학수 전략 기획실장에게 보고 받았다.
“예상보다 대일 청구금을 많이 받지 못했네. 그것에 배상이라는 중요한 단어도 빠졌고 말이야.”
“일전에 김종칠이라는 자가 엉망으로 망쳐놓아서 협상 조건을 되돌리기가 쉽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모든 일에 첫 단추를 잘 궤여야 하는데…… 김종칠 그놈이 망쳤어.”
협상은 양쪽이 최저와 최고를 맞추는 지난한 과정이었다. 협상의 기준이 되는 최고선이 낮아지는 바람에 청구금을 올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거기에 배상이라는 단어도 빠졌다. 상당히 아쉬운 결과였다.
‘정부에서 이미 받아먹은 것도 있고. 마음이 조급하니, 협상에 불리할 수밖에 없어.’
대통령으로 당선이 되었으니, 국민에게 자신의 성과를 보여 줄 필요가 있었다. 그동안의 실책(4대 의혹)을 만회해야 했다. 그는 2선과 3선, 종신까지 노리고 있었다.
그것이 가능했으면 북한처럼 대대로 해 먹었을 것이다.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경제를 성장시켜야 했다.
먹고 살기 힘들면 불만이 높아지고 정권이 불안정해졌다. 이 상황을 단번에 돌파할 수 있는 것은 외부 자금의 수혈이었다.
한일 협상과 베트남 파병으로 들어오는 외화는 그에게 단비였다.
“청구금은 4억 달러를 현금으로 받기로 했습니다.”
“그나마 현금으로 받아서 다행이야.”
저번 회차는 3억 달러를 현물로 받았다. 거기에 추가로 받는 차관도 마찬가지였다. 그 결과로 일본의 자금과 산업이 한국에 밀고 들어왔다. 산업이 일본에 종속화되어 오랜 기간 이어진 대일 적자의 근본적인 큰 원인이 되었다.
무엇보다 협상의 최악은 자금의 용도를 일본이 정한 것이었다. 사용처를 한국이 마음대로 정할 수 없었다. 철저하게 일본의 국익에 유리하게 사용되었다.
여당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은 뒷돈으로 받아 정치 자금으로 사용하였다. 정치 자금이 사용된 것은 아무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
‘정치 자금이라 부르고, 공돈인 그것을 누군가가 착복했겠지. 그들의 탐욕은 지옥의 아귀에 못지않아.’
“현금으로 4억 달러면 그나마 나쁘지 않아. 그것으로 사회 간접 자본에 투자할 수 있겠어.”
그 돈이면 전국에 고속도로와 국도, 철도 등 기간 산업에 투자할 수 있었다. 이번 회차에서는 고속도로와 철도 등이 더욱 일찍 건설되게 되었다.
청구금은 기업보다 일제에 피해당한 피해자에게 가야 하는 것이 맞았다. 기업으로 가는 것보다 그나마 사회 간접 자본에 투자되는 것이 피해자에게 더 이득이었다.
“그 대신에 저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늘었습니다.”
처음에 정부는 대일 청구금을 기업에 주어 중화학 공업을 육성하려고 했다. 그 부분을 미래 그룹이 맡게 되었다.
“어차피 화학과 정유, 제철은 우리가 하려던 일이야. 그것이 문제 될 것은 없어.”
“그것도 있지만…… 각하께서 약속대로 일제 피해자 배상을 위한 기금을 내라고 합니다.”
대통령에게 그렇게 약속했다. 하지만, 그의 표현이 잘못되었다.
“학수의 한 말 중에서 몇 가지 수정해야겠어. 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르잖아? 말은 정확하게 해야 해.”
“아! 죄송합니다, 부회장님.”
그의 말을 수정해 주었다.
“대한민국의 수반(首班)은 대통령이야. 각하와 같은 권위적인 말은 사용하지 않는 게 좋아.”
“고치도록 하겠습니다.”
각하라는 말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 천황이 임명하는 문무 관리들이 붙이는 호칭이었다. 대한민국의 수반이 일본 천황의 신하가 되는 셈이었다.
“무엇보다 우리가 내는 금액은 배상금이 아니야. 일제에 의해 피해를 본 사람을 위한 생활 지원금이야.”
대통령에게 대일 청구 자금을 사회 간접 자본 투자에 사용하는 대신에 조건을 걸었다. 그것은 미래 그룹이 재단을 만들어 일제 피해자에게 생활 지원금을 내는 것이었다.
배상금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것이었다.
미래 그룹의 생활 안정 자금 지원은 일본을 대신해서 배상금을 지불하는 것은 아니다. 지원금으로 피해자의 권리가 사라져서는 안 되었다.
호칭을 바르게 하여 문제가 될만한 요소를 없애야 했다. 한일 기본 조약의 청구금도 역시 피해자에 대한 배상금이 아니었다.
“그 부분도 정부에 명확하게 전달하겠습니다.”
카지노로 벌어들이는 수익의 상당 부분이 일제 피해자의 생활 지원금으로 나가게 되었다.
“학수, 무엇보다 생활 지원금은 미래 그룹의 부담이 아니라 이익이야.”
“아! 이 일도 대한민국에 이바지하는 일입니까?”
“그렇지. 일제의 피해자를 지원하는 것이 앞으로 미래 그룹에 큰 이익을 가져다줄 거니까.”
“그것이 미래 그룹에 큰 이익이 된다는 것입니까?”
“몇 가지 중요한 이익을 얻을 수 있지.”
이학수에게 일제 피해자에 대한 생활 지원금이 가져다주는 이점을 설명했다.
* * *
“첫 번째는 미래 그룹이 국민의 인망과 신뢰를 받을 수 있어.”
일제 피해자에 대한 지원 문제는 대한민국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국가도 회피한 일을 미래 그룹이 나서서 한다는 것은 피해자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에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평판과 명성의 힘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미국과 월남군이 그것에 실패해서 전쟁에서 졌다.
이번 일은 월남에 파견된 근로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함께 시너지를 얻게 될 것이다. 다만 학수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부회장님, 여론은 갈대입니다. 그것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그의 말도 사실이었다. 여론은 쉽게 바뀌었다. 거기에 사건과 기억도 조작될 수 있었다.
“그래도 한동안 정부는 우리를 건드리기가 어려워지지. 그것만 해도 충분한 이득이야.”
국민의 지지를 받으면 을이 아닌 대등하게 정부와 협상을 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이 얼마 안 되는 기간이라도…… 그 사이에 힘을 더 키울 수 있었다. 이것은 생각보다 큰 이점이었다.
군사 정권에서 자유롭게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권한이 막강해지는 대통령에 끌려다니지 않아도 되었다.
“두 번째는 이 일이 카지노 사업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돼.”
외국인 카지노라도 카지노 사업은 말이 많은 사업이었다.
이권을 노리는 사람이 많아서 사업 확장이 쉽지 않았다. 카지노 사업에서 나오는 수익 대부분이 일제 피해자의 생활 지원금으로 사용된다면, 추가로 카지노를 차리기가 쉬워졌다. 부산이나, 제주 등.
“하지만 수익 대부분이 생활 지원금으로 나간다면 저희에게는 큰 이득이 없지 않습니까?”
“라스베이거스를 생각해 봐.”
그 말에 이학수도 이해했다. 그도 미국에서 근무할 때 몇 번 라스베이거스에 가 보았다. 그곳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았다.
“아! 그렇군요. 부회장님, 이건 절묘합니다.”
마카오와 라스베이거스의 수익이 카지노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카지노를 하기 위해 방문한 고객은 돈을 다양한 곳에 쓴다. 카지노가 있으면 호텔을 비롯하여 컨벤션, 관광에 관련된 사업도 함께 성장했다.
마카오와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외 관광 수입도 무시 못 했다.
“이제는 왜 학수에게 카지노와 미래 관광을 맡겼는지 알겠지?”
“감사합니다. 미래 관광을 제대로 키워 보겠습니다.”
“세 번째도 역시 미래 관광과 관련이 있어.”
“그건 무엇입니까?”
“앞으로 일본이 자국민에게 카지노를 이유로 한국 관광을 막는 것이 어려워져.”
“자유민주주의 국가인데 그러겠습니까?”
“일본은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니야.”
일본은 형식적인 민주주의 국가였다. 중국과 비슷했다. 정부가 다양한 방법으로 민간 부분을 통제했다.
“비공식적으로 한국 관광을 막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어.”
한국 관광을 막는 방법이 법적 조치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을 보면 알 수 있었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사드 보복한 적이 없었다. 모두 비공식적인 방법이었다.
“카지노 수익을 일제 징용 피해자에게 지원에 사용한다면 그것을 이유로 한국 관광을 막기 어려워져.”
자국의 국민이 타국 카지노로 가는 것을 좋아하는 정부는 어디에도 없었다.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일본은 침략과 전쟁이라는 원죄가 있었다. 그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냄새나는 것을 감추고 묻는다고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카지노를 이유로 민간에 압박을 가하기가 어려워졌다.
“카지노는 양면의 칼이야. 칼에는 칼집이 필요해.”
카지노 수익을 공익 사업에 사용하는 것은 카지노 사업을 하는데 명분을 주었다. 카지노의 집객(輯客) 효과를 누리면서 반발과 부작용을 줄이는 일이었다.
“그것과 함께 카지노 주위에 도박 치료 센터도 운영해. 도박 중독자는 치료받아야 하는 사람이야.”
“그건 그렇습니다만…… 저희에게는 중독자를 만드는 것이 이득이 아닙니까?”
“그것은 단면만 본 것이야. 우리의 고객은 재미로 도박하러 오는 사람이지. 도박 중독자가 아니야.”
“아! 그게 장기적으로 더 이득이군요”
도박 중독자를 만드는 것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일이었다.
‘강원도랜드를 만들어서는 안 돼. 그것이 일본인을 대상으로 하더라도…….’
아니, 일본이기에 더 그래야 했다.
* * *
“한일 어업 협정은 몇 가지 아쉽지만…… 저희가 원하는 대로 되었습니다.”
독도 인근 해안을 한국 측 해역으로 인정받았다. 평화선에서 많이 후퇴하였지만, 독도를 한국의 영토로 인정받은 것은 큰 성과였다. 한일 사이의 첨예한 독도 영유권 문제를 매듭지었다.
“쿠릴 열도와 베링해 공동 조업 문제도 타결되었습니다.”
그것으로 미래 수산이 북태평양 공해로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 가장 큰 성과는 그것에 미래 그룹과 대한민국이 한발 걸치게 된 것이었다.
어업은 명목상의 핑계였다. 그것을 기반으로 그 해역에 대한 권리를 취득해 나갈 것이었다.
‘원래 처음에는 다 그렇게 시작하지.’
그래서 사냥의 권리나 어업 협정이 중요했다. 하나를 내어주면 그다음 두세 개는 쉽게 빼앗겼다. 조선의 국권 침탈이 하루아침에 일어난 것은 아니었다.
어업을 시작으로 그 지역에 대한 권리를 취득해 나갈 것이다.
“수산에 이야기해서 그곳으로 원양 어선을 출항시키라고 해.”
“괜찮겠습니까?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은 아닙니다.”
“발표가 되면 늦어. 먼저 가서 좋은 자리를 선점해야지. 협의한 이상 막지는 않을 거야.”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