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264)
업의 슈퍼 사이클
강남 개발은 현재 시급한 사업이었다. 서울의 인구가 빠르게 늘었다. 이 일은 도시의 빈민을 줄이는 일이었다.
시골에서 상경한 노동자에게 일자리를 주고 동시에 거주지도 주는 일이었다. 강남에 새로운 시가지가 형성되면 차례로 인구 이동이 일어났다. 상계나 장안 지구에서 강남 아파트로 이사 오는 가구만큼 구시가지에서 상계와 장안 지구로 이동한다.
“부총리께서 강남 개발은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 물어보셨습니다.”
강남 개발을 미래 그룹이 진행하지만, 그 일에는 정부의 협조가 필요했다. 정부는 건설 사업에 막강한 영향력을 지녔다. 그것은 인허가권이다.
작은 집 하나를 짓는 것도 정부의 허가가 필요했다. 다리와 도로, 대규모 택지 개발이 필요한 강남 개발 사업을 정부가 허락하지 않으면 첫 삽도 못 뜬다.
“다리를 서에서 동으로 순서대로 건설한다고 이야기해 드려.”
강남 개발은 막대한 이권이 달린 사업이었다. 공짜로 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정부와 공무원에 뒷돈을 먹이기는 싫었다. 그래서 부총리에게 제안했다.
도시에 필요한 기반 시설을 미래 그룹이 건설하기로……. 개발 이익 일부를 국민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그 조건으로 정부도 허가해 주었다.
“그런 내용을 신문 지상에도 공표하고.”
강남 개발의 방향을 공개적으로 공표하기로 했다.
‘도무지 귀찮아서 못 견디겠어.’
대통령에서부터 동장과 이장까지 강남 개발에 관련하여 미래 그룹에 접촉해 왔다. 이런 개발 사업은 정보가 돈이었다. 비공개 정보로 미리 땅을 사 두면 많은 이득을 볼 수 있었다.
처음부터 넓은 강남 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개발 방향을 알려 주기로 했다.
‘정보는 비공개(소수 독점)일 때 가치가 있지. 많은 사람이 알고 있으면 가치가 떨어져.’
개발 정보 공개로 부당 이득을 줄이고 많은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만들기로 했다. 이미 강남은 서쪽부터 개발되고 있었다. 서쪽이 비싸고 동쪽으로 갈수록 땅값이 떨어지는 구조였다.
지금은 누구나 강남이 개발되리라는 것을 예측하였다. 개발 방향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사람이 이미 아는 사실을 알려 준 것뿐이다. 강남의 땅값이 다소 오르겠지만…… 큰 변동은 없을 것이다. 강남은 넓었다. 미래 그룹은 강남 개발에 필요한 중요 부지는 다 확보했다. 지금 움직여 봐야 크게 먹을 것은 없었다.
“먼저 강남 쪽의 제방을 정비하고 저습지를 메우자고.”
강남 개발에 적기가 도래했다. 한강 상류에 대규모 다목적댐이 건설되었다. 홍수의 위험이 낮아지고 한강의 수량이 일정해졌다. 제방을 정비하고 저습지를 메울 준비가 완료되었다.
‘다목적댐 건설은 강남 개발의 포석이기도 해.’
한강 상류에 두 개의 댐이 완공되었다. 강남 개발을 위해서는 수량 조절은 필수였다. 늘 홍수가 나는 곳에 시가지를 만들지는 못했다.
저번 회차에서도 소양강 댐 건설과 강남 개발의 상관도는 0.5보다 1에 가까웠다. 1이 가까워질수록 두 사건의 상관관계가 높다는 의미였다.
소양강 댐보다 상관 계수가 높은 것이 두 가지 더 있었다. 그것은 경부 고속도로와 제3 한강교였다.
‘경부 고속도로가 건설되기만을 기다렸어.’
홍수 예방과 함께 교통은 강남 개발의 핵심이었다. 강남 개발을 위한 밑그림을 서서히 그리고 있었다. 나는 유화를 그리는 화가와 비슷했다. 상관없어 보이는 수많은 붓칠이 모여서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졌다.
이미 한강에는 4개의 다리가 있었다. 한강대교와 여의도와 연결된 3개의 다리였다. 거기에 한남대교만 만들면 강남 개발을 위한 밑그림이 완성되었다. 이제는 그곳에 덧칠만 하면 되었다.
“한남대교와 경부 고속도로와 이어지는 곳에 도로망을 만들어.”
한남대교와 경부 고속도로가 동맥이라면…… 그곳과 이어지는 도로들은 모세 혈관이었다. 그 도로들이 강남 전체에 물류와 교통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그 도로들과 여의도, 영등포, 노량진, 신대방, 대방, 구로로 이어지는 도로를 건설해.”
이렇게 하면 영등포에서부터 반포로 이어지는 넓은 지역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 만들어 두었던 다리와 도로가 120% 활용되게 되었다.
“그런 후 동작대교와 반포 대교를 건설해. 그러면 강남 서부에 대한 개발이 마무리돼.”
“부회장님, 이 모든 것 완성하는데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할지 상상하기 힘듭니다.”
강남을 아우르는 제방과 저습지 매립 공사만 해도 대공사였다.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공사였다.
“자금은 충분해. 게다가 이 일은 장기 사업이니, 자금 마련에 큰 문제는 없어.”
강남 서부 지역만 해도 3~5년, 강남 전체로 하면 5~10년이 걸릴 수 있는 장기 사업이었다. 그 일을 위한 자금은 충분히 마련해 두었다. 그 기간에도 미래 그룹의 가용 자금은 계속해서 늘 것이었다. 그 정도 비용은 미래 그룹에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번 일은 개발 이익도 확실하잖아.”
강남 개발로 인한 이익은 막대했다. 강남에 많은 땅을 사 두었다. 지금은 저습지나 농지, 하적장, 물류 센터이지만, 개발이 끝나고 아파트와 빌딩으로 변할 것이다.
그것들로 얼마나 많은 수익을 올릴지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힘들 정도였다. 제방과 다리, 도로 등 강남에 인프라 시설을 만들어 주고도 충분한 이득이 남을 것이다.
‘이러한 강남 개발도 최고 재벌의 자리로 올라가기 위한 계단 중 하나에 불과해.’
작은 블록이 모여 하나의 형태를 이룬다. 그러한 것들이 모여 하나의 선박이나 거대한 시설물이 되었다. 최고의 재벌을 위해 안배한 모든 블록이 모여 완성되면 그 자리에 도달해 있을 것이다.
* * *
“그 외에 강남 개발로 얻는 소소한 이득도 만만찮아.”
제방 건설과 매립, 택지 조성과 도로, 다리 사업에는 막대한 중장비가 필요했다. 이 일로 막대한 중장비를 팔아먹을 수 있었다. 농촌 현대화 사업과 고속도로 사업에 이어서 토목 공사가 계속 이어진다.
‘한동안 중장비가 남아서 놀게 될 일은 없어.’
국내에도 계속해서 토목 공사가 이어지겠지만…… 그것은 해외도 마찬가지였다. 베트남전이 끝나면 중동 건설 붐이 불게 된다. 건설 장비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다.
“중장비와 건설 관련 사업이 호황을 맞이할 거야.”
미래 그룹은 시멘트와 철강, 유리 등 건설 자재 산업의 비중도 높았다. 그들로 얻는 수입도 많았다.
시멘트의 원료가 되는 석회석은 속초에 무지막지하게 묻혀 있었다. 남한에 제일 많은 자원이 석회석이었다.
철강도 고철을 활용하는 전기로뿐만 아니라, 울산에 대규모 고로를 갖춘 제철소를 짓고 있었다.
그곳에서 건설과 조선, 자동차에 필요한 철강을 충분히 만들 수 있었다. 유리도 소소하지만…… 상당히 이익이 되었다. 아파트나 빌딩에 생각보다 판유리가 매우 필요했다.
“숙련된 인력은 말할 것도 없지.”
해외에 대규모 건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많은 숙련된 인력이 필요했다. 국내의 대규모 건설 사업을 통해서 그런 인력을 양성할 수 있었다.
저번 회차에서는 베트남전에서 마련된 중장비와 숙련된 인력이 국내 건설 사업을 성장시키고, 그것이 중동 건설 붐에 올라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번 회차는 훨씬 많은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다. 미래 그룹과 대한민국의 건설사들이 좀 더 많은 중동 건설 사업을 따낼 것이었다.
중동 건설 붐 때 최대 한 해 20만 명의 근로자가 더운 사막에서 땀을 흘렸다. 이번 회차에서는 더 많은 근로자가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하게 될 것이었다.
‘사막에서 고생하는 노동자에게 시원한 에어컨은 기본이고, 배부르게 먹게 해 줘야지.’
거기에 고국으로 돌아갈 때 사업 자금과 아파트 한 채 정도 마련하게 해 줄 수 있으면 금상첨화였다.
‘그것도 나름대로 최고의 재벌로 가는 길에 재미가 아니겠어.’
최고급 스포츠카와 호화로운 별장, 크고 화려한 별장만이 재미는 아니었다. 대한민국을 성장시키고 그 안에서 국민이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을 보는 것도 즐거움이었다.
‘돈만 벌어서 무슨 재미가 있겠어. 쓰는 맛도 있어야지.’
그것은 게임 내의 미션인 최고 재벌과 함께 이루어야 하는 개인적인 미션이었다. 인생과 게임은 비슷했다.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그 과정도 의미 있어야 했다.
* * *
“포항과 거제도의 조선소는 얼마나 진행되었어.”
“거제도의 경우는 공사의 80%가 진행되었습니다. 컨테이너선은 현재 3척이 건조 중입니다. 블록 건설은 순조롭게 진행 중입니다.”
조선소는 건설 도중에도 선박을 건조할 수 있었다. 그것이 다른 공장들과 차이점이었다. 항구와 도로 조선소 내 공간만 마련되면 선박을 만드는 데 충분했다. 독은 선박을 만들기 좀 더 쉽게 하는 장치였다. 배는 육상이든, 독이든, 해상이든 건조할 수 있었다. 독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모두 육상에서 선박을 건조했다. 조선 산업의 전체 역사로 보면 독을 사용한 기간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거북선도 독에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
“포항의 조선소는 70% 공정입니다. 여기도 유조선 2척을 건조 중입니다.”
컨테이너선과 유조선은 앞으로 많이 필요했다. 부산 영도 조선소에서도 열심히 만들지만…… 그것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조선업은 호황과 불황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호황기에 수주가 폭발하고 불황기에는 수주가 급감했다. 호황기에 바짝 벌어 불황기를 버티는 사업이라고도 말해진다.
“잘 되었군. 곧 조선업의 슈퍼 사이클(초호황기)이 시작될 거야.”
“슈퍼 사이클 말입니까?”
“한동안 조선소가 놀 일이 없다는 말이야.”
석유 화학 산업이 크게 성장하고 있었다. 베트남전뿐만 아니라 자동차의 보급 증대로 휘발유 사용이 늘었다. 디젤 엔진의 보급이 늘면서 경유의 소비가 늘었다. 화력 발전소와 선박의 증가는 중유와 관계가 깊었다.
플라스틱과 화학 섬유는 나프타였다. 모든 분야에서 소비가 증가하여 원유의 생산도 늘고 있었다. 그러한 원유를 운반하는 것이 유조선이었다. 조선소에 유조선 발주가 폭주했다. 조선소마다 수주잔량이 엄청나게 쌓였다.
그것은 컨테이너선도 마찬가지였다. 컨테이너 시스템의 도입으로 물류의 혁신이 일어났다. 선박 운송비가 줄어들면서 무역량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컨테이너선의 주문이 전 세계의 조선소마다 밀려들기 시작했다. 미래 조선은 조선업의 슈퍼 사이클 초입에 제대로 올라탔다. 새롭게 발주되는 선박의 상당수를 쓸어 왔다.
‘미래 조선은 불황기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
선박 발주와 관련된 해운사와 자원 회사(해상 플랜트), 석유 화학 산업, 자동차, 제철소 등을 모두 가졌다. 그것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었다. 조선업의 불황기가 닥치더라도 조선소가 놀게 될 일은 없었다.
* * *
거제 미래 조선소의 김 기정(직급)과 이 기정은 일과 후 회사 앞 대폿집에서 안주와 막걸리를 마셨다. 힘든 노동을 마치고 한잔하는 술이야말로 그들의 인생의 낙이었다.
“이렇게 얼굴 보기도 쉽지 않네.”
“그러게 말이야. 영도 조선소에 있을 때는 자주 만났는데…….”
“뭐, 어쩔 수 없지. 그대는 우리가 막내였지만…… 지금은 서로 책임진 식구가 많으니.”
식구(食口)는 보통 가족을 말하지만, 그런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같이 밥 먹는 사람 즉 한 조직체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을 뜻하기도 했다.
영도 조선소에서 거제 조선소로 넘어오면서 각자 한 조직의 장이 되었다. 자기 식구를 먼저 챙겨야 했다.
“정말 세월이 빠르네. 한때는 이대로 길거리에 나앉나 생각까지 했는데 말이야.”
“그래. 그때는 일거리가 없어서, 할 일이 없어서 많이도 놀았지. 언제 잘려도 이상하지 않았어.”
그들은 해방 후 미래 그룹에 인수되기 전의 상황을 떠올렸다. 힘든 시기였다. 마치 사형수처럼 언제가 마지막 날이 될지 모르는 희망 없는 삶이었다.
“미래 그룹에 인수되고 삶이 확 달라졌어. 그동안 돈도 많이 모으고 말이야.”
“돈도 돈이지만…… 나는 이렇게 바쁜 게 좋아. 내가 만든 배가 인도될 때가 가장 기분 좋지.”
“맞아. 그 배가 태극기를 달고 대양을 누빈다고 하니. 내 가슴이 두근대더군.”
“이게 꿈이라면 안 깼으면 좋겠는데…….”
“미래 그룹과 이강철 부회장님이 계시는데 조선소는 계속 잘되지 않겠어?”
“그렇겠지?”
그들은 몰랐다. 지금이 조선업의 슈퍼 사이클의 초입이라는 것을……. 그들의 꿈은 깨지 않을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