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268)
차와 알루미늄
“시발 자동차의 처음 601에 대한 선주문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처음 만드는 스포츠카라는 의미로 처음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다른 수퍼카 메이커의 아벤타도르나 스펙터, 쿤타치, 우라칸 모두 자국어로 번역하면 한국어의 처음이나 마찬가지야.’
스펙터는 유령, 쿤타치는 전염병, 아벤타도르는 황소 이름이었다. 외국인이 들으면 처음도 멋지게 들릴 것이다.
‘처음이라는 술(소주) 이름을 외국인들도 참 좋아하지.’
하지만 스포츠카는 이름보다 퍼포먼스가 더 중요했다. 어떤 이름이라도 성능이 좋으면 명품 브랜드가 된다.
‘아벤타도르가 이름이 멋져서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니니까. 애플도 마찬가지이고.’
시발 자동차에서 만든 스포츠카는 르망 24시에서 그 퍼포먼스를 입증했다. 그 대회에서 상위권 입상으로 회사의 이름을 많은 사람에게 각인시켰다.
“좋은 소식이네. 이번 기회로 시발 자동차가 스포츠카 제조사라는 것을 전 세계에 알려.”
람보르기니도 처음에는 농기계 회사였다. 스포츠카 제조사로 유명해지고 난 후에도 농기계를 계속 생산했다. 벤츠도 고급 승용차로 유명하지만, 상용차와 특히 트럭과 군용차로 유명했다. 스포츠카 회사가 농기계를 생산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았다.
뒤에 붙은 숫자는 라벨링이었다. 600이라는 숫자는 마력을 나타내었다. 마지막의 1은 시발 600시리즈의 첫 모델이라는 의미였다.
“시발 자동차에 앞으로 10번 대까지 700시리즈, 800시리즈까지 도전해보라고 해.”
700마력이나 800마력급 스포츠카는 슈퍼 카 중 고성능 차였다. 600마력급에서부터 저변을 넓혀 나갈 것이다.
* * *
“새 나라 자동차에서 곧 유럽과 일본용 중소형 차인 딱정벌레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새 나라라는 이름이 무슨 죄가 있어.’
태극기와 엄마, 어버이는 좋은 의미에 괜찮은 이름이었다. 그것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문제였다. 새 나라 자동차라는 이름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딱정벌레는 독일의 국민차 이름이기도 했다. 저렴하고 성능이 우수한 차였다. 비슷한 이름으로는 포드 모델 T가 있었다.
‘새 나라 모델 T는 이상하잖아.’
폭스바겐의 비틀과 포드의 모델 T는 둘 다 누구나 쉽게 구매할 저렴하고 품질 좋은 자동차를 지향했다. 비틀과 모델 T 중 비틀과 비슷한 이름을 선택했다.
‘딱정벌레는 발음할 때 독특한 음률이 있어서 마음에 들어.’
딱정벌레가 만인에게 사랑받는 자동차가 되기를 원했다.
‘아직 일반 노동자가 구매하기에 비싸지만…… 그것을 목표로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야.’
딱정벌레도 아직 한국 서민이 사기에는 비싸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누구나 주머니 가볍게 살 수 있는 자동차가 될 것이었다. 대량생산으로 자동차 가격은 저렴해지고 국민 소득은 올라갈 것이다.
‘누구처럼 자국민에게 바가지 씌우지는 말아야지.’
상품은 애국심이 아닌 품질과 가격으로 팔아야 했다.
“유럽과 일본에 많이 팔아서 생산 단가를 낮추도록 해.”
판매 대수가 늘어난다고 가격이 무한정 내려가지는 않지만, 대량 생산 체계는 일정 부분 가격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었다.
딱정벌레는 소형차의 수요가 많은 유럽과 일본을 대상으로 했다. 그곳에서의 판매량을 늘려 생산 단가를 낮출 계획이었다. 아직 구매력이 낮은 한국 시장으로는 생산 단가를 낮추는 데 한계가 있었다. 처음부터 큰 시장을 노렸다.
‘유럽에도 S.P.A 매장이 늘고 있고 미래 상사의 영업망이 탄탄하니, 해 볼 만 해.’
미래 자동차가 미국에 첫 진출을 할 때와는 상황이 달랐다. 자동차에서 미래 그룹의 방침은 상용차에서 승용차, 대형차에서 소형차였다. 드디어 소형차를 선보일 때가 되었다.
“딱정벌레의 기본 프레임과 엔진은 블루버드를 기초로 했습니다.”
새 나라 자동차는 닛산의 블루버드를 배지 엔지니어링 방식을 통해 생산했던 차였다. 사실상 같은 차였다. 그것을 미래 자동차 연구소가 개량했다. 부품을 국산화하고 차체의 무게를 줄이는 방식으로 차량을 개선했다.
* * *
미래 자동차는 알루미늄을 자동차 생산에 빠르게 도입했다.
“알루미늄의 비중을 높인 덕분에 차량의 성능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차체에 알루미늄의 비중을 높이면 자동차 무게의 10~40%가 줄었다. 차량의 무게가 가벼워지면 많은 이점이 있었다. 같은 성능의 엔진을 가지고 있어도 퍼포먼스가 달라졌다.
‘우선 조작성이 좋아지지. 소형차를 모는 사람은 그것이 첫차일 가능성이 크니, 그 부분이 중요해.’
알루미늄으로 만든 차량은 가속과 핸들링, 제동이 좋아졌다. 조작성은 소형차에 중요했다. 초보자라도 운전을 좀 더 쉽게 만들어 주었다.
‘거기에 안정성도 더 높아져.’
알루미늄은 강철보다 유연했다. 충격을 받을 시 더 쉽게 구부러지고 탄성이 좋았다. 그것은 강철 캔과 알루미늄 캔을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었다.
알루미늄은 같은 무게의 강철보다 두 배의 힘을 흡수할 수 있었다. 거기에 가벼워서 급정거할 때 정지거리가 짧아졌다. 탄성과 가벼움은 안전성을 훨씬 높여 주었다.
‘차체가 가벼우니 당연히 연비가 좋아지지.’
무게가 가벼우면 연비가 좋아진다는 것은 일반 상식이었다.
‘알루미늄은 부식에도 강해서 차량의 내구성도 좋아지고. 잘 안 보이는 부분이라고…. 새 차를 바닥이 녹슨 상태로 보내면 못 참지.’
알루미늄은 강철보다 쉽게 녹슬지 않았다.
이렇게 알루미늄이 강철보다 자동차에 이점이 많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널리 알려졌다.
알루미늄은 사실 백 년 넘게 자동차에 사용되었다. 성능이 중요한 스포츠카에 먼저 사용되었다. 1899년 베를린 모터쇼에 첫 등장했다. 칼 벤츠는 1901년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자동차 엔진을 만들었다.
자동차에 알루미늄의 보급이 늦어진 것은 한 가지 이유였다. 강철보다 훨씬 비싼 가격이었다.
‘그래서 먼저 비용에 크게 신경을 안 쓰는 장갑차나 스포츠카, 비행기에 많이 사용되었지.’
어떻게 보면 저렴한 소형차에 비싼 알루미늄을 사용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느껴질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미래 그룹이 시도하는 것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는 알루미늄의 가격이 내려가고 있었다. 알루미늄 생산비의 대부분이 전기료였다.
기술의 발전으로 발전 비용이 저렴해지면서 전기료가 낮아지고 있었다. 예전에는 비싸서 사용하지 못하는 곳에도 사용되었다. 그것이 장갑차였다.
1960년 미국에서 개발된 병력 수송 장갑차인 M113은 최초의 알루미늄 장갑차였다.
무려 장갑차 한 대에 10톤에 가까운 알루미늄이 들어갔다. 이 시기에 알루미늄 장갑차가 탄생한 것은 가격 인하와 관계가 깊었다. 아무리 미군이 돈이 많아도 알루미늄의 가격이 비싸면 장갑차를 만들지 못한다.
‘알루미늄의 가격 인하는 산업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쳤어.’
알루미늄 캔과 포장지가 널리 사용되게 된 시기가 1960년대부터였다. 알루미늄 생산 단가가 내려가면서 일상생활에 널리 활용되었다.
* * *
두 번째는 미래 그룹이 직접 알루미늄을 생산한다는 것이다. 미래 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알루미늄을 생산하고 있었다. 아이슬란드와 노르웨이에서 발전소와 알루미늄 생산 공장을 짓고 있었다.
‘노르웨이에 알루미늄 생산 공장을 짓는 것은 단순히 북해 유전을 개발하기 위한 노림수만은 아니었어. 다른 많은 이점이 있어.’
수력 발전은 지열과 함께 원가가 거의 들지 않는 전기 생산 방법이었다. 노르웨이에는 많은 수력 자원이 있었다. 전기의 생산 단가가 아주 저렴했다. 반면에 전기는 거리가 멀수록 중간에 손실되는 전력이 많았다.
북유럽의 최북단 노르웨이의 전기를 소비가 많은 중부 유럽으로 공급하기 어려웠다.
그렇게 남는 전력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전기로 알루미늄을 만드는 것이었다.
‘물론 전기 가수분해로 수소를 생산하는 있지만, 아직 수소가 연료로 사용되기에 문제가 많아.’
가장 큰 문제는 가격이었다. 아무리 저렴한 노르웨이의 전기로 수소를 만든다고 해도 사우디의 싼 석유를 이길 수는 없었다. 지금은 기름값이 싸도 너무 쌌다.
‘알루미늄은 다른 곳보다 훨씬 저렴하게 만들 수 있어.’
미래 그룹이 알루미늄으로 자동차를 만들어도 다른 제조사와 승부를 볼 수 있는 이유였다.
* * *
마지막 세 번째는 생산 단가의 하락이었다. 알루미늄 자동차의 높은 경쟁력으로 유럽과 일본의 소형차 시장을 장악해 나갈 것이다. 생산 대수를 늘리면 생산 단가가 낮아진다.
거기에 한 가지 추가적인 이점이 있었다. 자동차를 생산하는 국가 중 한국이 임금이 가장 저렴하다는 것이다. 이 시기에 자동차를 생산하는 나라는 많지 않았다. 그들의 대부분은 선진국이었다. 모두 임금이 높은 나라였다. 자동차의 생산비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역시 임금이었다.
‘저렴한 알루미늄과 인건비라면 딱정벌레에 알루미늄을 사용하고도 충분히 가격 경쟁률을 갖출 수 있어.’
역사가 상당히 바뀌어 지금부터는 미래를 예측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었다. 저렴하고 품질 좋은 물건은 잘 팔린다는 것이다. 물론 포드의 예가 있지만, 미래 그룹은 유통과 물류, 마케팅을 장악해 가고 있었다. 저렴하고 품질 좋은 물건에 유통과 마케팅까지 강하다면 폭스바겐이나 도요타라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이건 져 주려 해도 져 줄 수가 없어.’
* * *
송네 피오르(Sogne fjorden)는 노르웨이에서 가장 길고 수심이 깊은 피오르이다. 무려 길이가 204km에 폭은 평균 4.5km에 달했다. 수면이 높은 곳과 낮은 곳의 차이가 매우 컸다.
수력 발전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풍부한 수량과 낙차였다. 송네 피오르는 빙하가 녹은 물로 수량이 많고 낙차가 커서 수력 발전으로는 최고의 장소였다.
그곳에 미국의 후버 댐을 능가하는 거대한 수력 발전소를 미래 그룹이 만들고 있었다.
“이곳의 경치는 언제 봐도 멋지구먼.”
“세상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군.”
“자네, 예전에 후버 댐을 본 적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
“그런 적이 있었지. 그때의 감동이 아직도 잊히지 않지만…… 이것을 보니 더 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네.”
김천득은 미래 건설 댐과 수력 발전소 전문 기술자였다. 예전에 건설의 정몽고 사장과 함께 미국의 후버 댐을 견학하러 갔었다. 그때는 후버 댐이 세계의 불가사의 건축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한 인상이 점점 옅어지고 있었다.
자기 손으로 소양감 댐도 만들었다. 후버댐보다는 작지만, 그것도 초대형 댐이었다.
“이곳의 댐은 후버 댐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의 댐이 될 거야.”
“한동안 이 기록은 깨어지지 않을걸?”
중국의 싼샤 댐이 들어서기 전까지 깨지지 않을 기록이었다. 브라질과 파라과이 사이에서 건설될 이타이푸 댐과 비슷한 규모였다. 두 댐 모두 완공되기에는 많은 시간이 남아있었다.
호수의 면적은 이타이푸 댐이 훨씬 넓지만, 저수량은 송네 피오르 댐이 조금 더 많았다. 낙차가 커서 수심이 훨씬 깊었다. 수량과 낙차가 커서 전력 생산량도 더 많았다.
“먼 이국땅이지만…… 세계 최고의 댐을 짓는다니, 대한민국 국민 만세야.”
“이 사람, 외국에 가면 애국심이 깊어진다더니. 뜬금없이 대한민국 국민 만세는 뭔가.”
“아니, 언제 우리가 이런 일을 맡으리라 생각했겠어? 전쟁과 배고픔으로 먹고살기도 벅찼는데…….”
“생각해 보니 그러네. 6.25가 그리 오래전이 아니니까.”
“대한민국이 이렇게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고 그때는 상상도 못 했어. 거기에 우리가 큰 이바지를 하고 있다니.”
“자네는 언제나 호들갑이 심해. 먼 외국에 댐을 만드는 게 국가에 이바지하는 거라니……. 이곳에서 만들어진 전기는 노르웨이 사람이 쓸 것이 아닌가.”
“그게 아니라니까. 이곳에서 만들어진 전기는 알루미늄으로 바뀌어 고국으로 간다더군. 그것이 대한민국의 산업 발전에 쓰일 것이고.”
“아! 자네 말은 여기에 만드는 댐이 대한민국을 발전에 쓰인다는 말이군?”
“내 말이 그 말이야.”
두 사람은 댐 위에서 거대한 폭포수를 보았다. 그 폭포는 전기를 만들고 피오르를 지나 북해로 흘러들 것이다.
폭포에서 만들어지는 알루미늄 역시 북해를 지나 대한민국으로 향할 것이다.
그러한 알루미늄은 장갑차로 항공기로, 자동차로, 캔과 생활용품으로 바뀌어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에 중요한 재료로 사용될 것이었다.
나머지 퍼즐들이 모여 최고 재벌의 길이 완성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