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270)
농수산의 도약
미래 농수산은 자원 회사와 투자 회사로 체질 전환 중이었다. 자원은 광산이 아닌 농수산이었다. 투자도 금융이 아닌 1차 산업이었다. 농업 분야에서는 직접 농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미래 농수산은 미국에서 농장을 인수하는 중입니다. 상당한 매물을 인수했습니다.”
“미국에 농장 매물이 많이 있는 모양이네.”
“소농들이 곡물가 인하에 큰 타격을 받은 것 같습니다.”
“지금은 생산 과잉이기는 하지.”
생산 과잉된 곡물은 최빈국에 지원되었다. 한국에 지원되었던 밀가루와 옥수숫가루는 자국에 넘치는 농산물을 처리하기 위함이었다. 그러고도 남는 곡물은 태우거나 바다에 버렸다.
“이런 시점에 농장을 사는 것이 맞는 일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가격 하락기에 사는 것이 맞아. 모두가 원할 때는 이미 늦잖아.”
“그런데 곡물 가격이 계속 하락하면 문제가 아닙니까?”
“한동안 곡물가가 하락하겠지. 우리에게는 버려지는 농장을 주워 담을 기회가 돼.”
2차 대전 이후 미국은 농작물의 생산 과잉에 빠졌다. 농업 혁신의 바람, 기계화 영농 덕분이었다. 대형 농기계의 보급으로 한 사람이 광활한 면적을 개간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되었다.
개간으로 농경지가 급격하게 확대되었다. 그것은 당연하게 곡물가의 인하로 이어졌다.
기계화와 대형 농장의 등장으로 경쟁력이 낮은 영세한 농가는 파산으로 내몰렸다.
소농은 농사를 포기하고 도시로 몰려갔다.
버려진 농장들을 곡물 회사나 기계화를 이루어 낸 대지주가 사들이고 있었다. ‘분노의 포도’가 대공황 때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2000년대까지 그 현상은 꾸준히 이어졌다.
미국은 거대 곡물 회사에 의해 대규모 농업 개편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가능하면 좋은 가격에 사들여. 앞으로 구하기 더 힘들어질 거니까.”
땅은 한정된 자원이었다. 특히 농사지을 수 있는 땅은 더 그랬다. 전 세계의 인구는 꾸준하게 증가할 것이다. 결국 곡물 가격은 하행선을 그리다가 반전할 것이다. 꾸준히 농장을 사들인 메이저 곡물 회사는 시장을 장악하게 된다. 시장을 장악한 그들은 곡물 가격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으로 막대한 이득을 올리게 된다.
‘몇몇에 의해 독과점은 좋지 않아. 그것에 의해 피해를 보는 사람이 생겨. 특히 식량 자급률이 낮은 나라에서는…….’
전회차의 한국은 식량 자급률이 30%밖에 안 되었다. 70%를 수입에 의존했다. 그런데 카길이 수입 곡물 시장의 60%를 차지했다. 한국인의 밥상에 올라오는 음식의 40%를 카길이 공급하는 것이다.
한국인의 먹는 문제는 사실상 카길의 손아귀에 들어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었다.
‘식량이 자급되지 않는 상태에서 산업화는 위험해.’
한국의 국토는 좁았다. 먹고 살기 위해서는 수출해야 했다. 결국 산업 중 제조업이 발달해야 했다.
많은 노동력이 필요했다.
그것을 위해 농민을 산업 일꾼으로 전환 시켜야 했다. 농촌 현대화 산업도 그것의 일환이었다. 기계화를 한다고 해도 농지의 면적과 식량 생산량은 점점 감소할 것이다.
‘식량을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야.’
수입으로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다만 식량은 국가에 있어서 기름과 같은 전략 물자였다. 가격이 비싸도 무조건 사야 하는 물건이었다.
산유국에 의해 기름값이 오르면 힘들게 수출로 번 돈을 고스란히 그들에게 바쳐야 했다. 그것은 식량도 마찬가지였다. 대체재가 없기에 오른 가격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했다. 메이저 곡물 회사는 그 상황을 이용하여 막대한 이득을 챙기게 된다.
‘기업의 이익 추구는 당연하지만…… 독과점에 의한 과도한 것은 제약을 걸어야 해.’
독점 규제 및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은 그래서 존재한다. 문제는 산유국과 메이저 곡물 회사는 그 법에 적용이 안 된다는 점이다.
‘국지적인 전쟁으로 기름과 곡물 가격은 언제든지 크게 변동할 수 있어. 그들은 그것으로 큰돈을 벌어들이지.’
대표적인 것이 석유 파동이었다. 중동 전쟁으로 파급된 석유 파동은 한국에 큰 타격을 입었다. 중동 특수로 극복하기는 했지만, 결국 한국은 근로자의 피와 땀으로 기름과 먹을 것을 사는 셈이었다. 부족한 자원을 얻기 위해 노동 시간을 늘려가면서 열심히 일해야 했다. 열심히 돈을 벌어 아람코와 가스프롬, 카길 등과 같은 회사들에 매년 많은 돈을 바쳐야 했다.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 전환하지 못했다면 힘들게 일해 번 돈을 고스란히 그들에게 바쳐야 했겠지.’
한국은 그나마 사정이 나았지만…… 때로는 수출을 잘하고도 무역 수지가 적자에 빠지는 경우도 많았다. 그들이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기업은 본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다만 그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돈을 줘야 하는 것이 문제란 거지.’
미국 정부에 대한 로비로 농업 생태계를 교란했다.
‘적절한 제한이 필요해.’
그들에 대항할 방법은 힘을 키우는 것이었다. 미래 그룹의 힘으로 독점 카르텔을 깨부수는 것이었다.
* * *
“미국의 농장에 옥수수와 번갈아 가며 콩도 심어.”
당연한 지시였다. 옥수수를 짓는 곳에 콩도 많이 심었다.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원산지인 남미의 잉카, 아스텍 때부터 사용하던 방법이었다.
옥수수는 지력을 많이 소모했다. 반대로 콩은 스스로 질소를 합성했다. 지력의 소비가 많은 옥수수와 콩은 잘 맞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옥수수만 재배하는 것이 더 이득이지 않습니까?”
대규모 질소 비료의 보급과 농약으로 한곳에서 옥수수만 재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여러 작물을 번갈아 심는 것보다 계속 옥수수 농사만 짓는 것이 편했다.
콩과 옥수수는 사용하는 농기계가 달랐다. 재배 방법도 달랐다. 질소 비료와 농약만 충분하다면 단일 작물 재배도 큰 문제가 없었다.
‘지금 당장은 말이지.’
“그것이 틀린 말은 아닌데, 장기적으로 봐야 해.”
이것은 유기 농법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 유기 농법이 반드시 정답은 아니었다. 필요하면 경작지에 비료도 듬뿍 쓰고 농약도 쳐야 했다.
MSG를 적당히 쳐 주면 음식 맛이 좋아지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비료와 농약을 사용하면 편리하게 곡물 생산을 늘릴 수 있었다.
‘그렇다고 너무 과하면 안 좋아.’
농약을 지나치게 치면 해충이 농약에 내성이 생긴다. 그것은 항생제와 비슷했다.
재배 작물이 계속 바뀌면 농부만 귀찮아지는 것이 아니었다. 해충도 마찬가지였다. 작물을 번갈아 짓는 것은 농약 사용을 줄여 줄 수 있었다.
비료를 사용하면 농지가 산성화되어 토질이 나빠진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농지를 중성화시키는 비료도 있었다.
문제는 가격이었다. 비료는 공짜가 아니었다.
‘비행기로 비료를 뿌리면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겠어.’
넓은 땅을 경작하는 만큼 비룟값도 만만치 않았다.
오늘날 비료는 대부분 가스와 석탄, 석유 화학 공정에서 만들어진다. 당연히 화석 연료의 값이 비싸지면 비료의 가격이 오른다.
석유의 가격은 갈수록 오를 것이다. 비룟값이 오르면서 상황이 바뀌게 된다. 단일 작물 재배에서 다시 콩과 옥수수 등 복합 작물 재배로 바뀌었다. 비료의 가격 상승 때문이었다.
‘세상의 모든 일은 알게 모르게 서로 연관이 있어.’
석유 가격의 상승으로 기계화 농법에 소모되는 비료 비용이 만만치 않게 된다. 돈은 수고스러움도 참게 했다.
* * *
“콩은 상당히 유용한 작물이야. 지금부터 농법을 개량해 주면 좋아. 그것은 경작의 번거로움을 감수할 만해.”
콩은 돈이 되었다. 단백질이 풍부하여 사료로서 옥수수보다 더 가치가 있었다. 콩은 사료뿐만 아니라 많은 곳에 사용되었다.
콩의 수요가 늘고 가격이 올랐다.
‘거기에 농약과 비료의 사용도 줄여 주니 경제적이지.’
미국에서 1960년대 후반부터 콩 재배 면적이 빠르게 늘어났다. 결국 미국의 최대 작물인 옥수수를 능가하게 된다.
“직접 농사도 짓고 농작물의 거래에도 나서야 해.”
농업도 수산과 같이 모든 것을 직접 할 수 없었다. 상당 부분은 농사를 짓는 농가와 협력해야 했다.
“선물이나 자금 지원으로 미래 농수산에 협력하는 농가를 늘려.”
“알겠습니다.”
“농장에서 일하는 농부 중 잘하는 이들에게 농가를 맡기고.”
농민을 교육해 미래 농장에서 일하게 한 후 분가를 시킬 것이었다. 그곳은 미래 농수산에 수확물을 팔 것이었다.
미래 농수산은 직간접적인 방법으로 곡물 거래량을 늘려 나갈 것이다. 곡물 사업에서는 시장 지배력, 물량이 힘이었다.
‘지금부터 준비한다면 ABCD와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될 거야.’
농업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원하는 시기에 그들과 맞설 수 있었다.
* * *
미국 중서부에 있는 농장에 몇 대의 버스가 도착했다. 그곳에서 한 무리의 사람이 내렸다. 검은 머리의 한국인이었다. 먼 거리를 날아온 농업 이주 노동자였다.
“아따, 무슨 농장이 이렇게 크대.”
“그러게. 옥수수밭을 몇 날 며칠 동안 봤는지. 여기는 죄다 옥수수야.”
그들이 내린 농장 주위는 눈에 보이는 모든 지역이 옥수수밭이었다. 지평선과 지평선 사이가 키가 높은 옥수수로 덥혀 있었다. 사람들이 내린 곳은 콘 벨트(Corn Belt)라 불리는 지역으로 한국 땅보다 몇 배나 넓은 지역이었다. 정말로 이 지역을 벗어나려면 차로 몇 날 며칠을 달려야 했다.
“선상님, 여가 우리가 묵게 되는 곳이여요?”
“엄청 멋져 보이네요.”
“그러게, 삐까뻔쩍하네.”
미국 오하이오 오지에 호텔과 같은 집이 세워져 있었다. 그곳은 미래 농수산의 농업 교육장이었다.
“네, 맞습니다. 여러분들은 여기에서 먹고 자면서 기계화 농법을 배우게 되실 것입니다.”
“근데 저기 세워져 있는 농기계가 우리가 몰아야 하는 기계유?”
“맞습니다. 이제부터는 저런 기계의 사용법을 배우셔야 합니다.”
“무슨 농기계가 저리 크대요?”
“땅이 넓으니, 기계도 커야죠. 몇몇 분들을 비행기를 모는 법도 배우셔야 합니다.”
“아니, 농사를 짓는데…… 무슨 비행기가 필요합니까?”
비행기라는 말에 겁을 먹는 사람도 있었다. 미국으로 올 때 비행기를 처음 타 본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다들 그런 비행기를 몬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농사용 경비행기입니다. 그것의 사용법은 천천히 익히시면 됩니다.”
“선생님, 그런데 농사에서 비행기를 어떻게 사용합니까?”
어디에나 호기심이 많은 사람은 있었다. 인솔자는 간단하게 설명했다.
“넓은 농경지에 비료나 농약을 뿌릴 때 사용합니다. 이곳은 너무 넓어 비행기가 없으면 농사를 못 짓습니다.”
“허! 그 비싼 비료와 농약을 하늘에서 막 뿌린단 말이오?”
이 시기 한국에 비료가 귀했다. 소중하게 여겨 손으로 조심조심 뿌렸다.
“하하, 미국은 그런 나라입니다. 저희가 예전에 먹던 콩과 옥수숫가루도 여기서는 가축용 사료로 사용됩니다.”
“어이구, 미국은 소, 돼지들도 호강하는구먼. 우리는 없어서 못 먹었는데…….”
이곳에 온 사람들은 한국전쟁과 그 뒤에 이어졌던 배고픈 보릿고개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았다. 지금은 먹고살 만해졌지만…… 옥수숫가루도 없어서 배를 곯던 기억들이 남아 있었다.
“여기는 곡식이 남아돌면 불태우거나 바다에 버리기도 합니다.”
“아이고, 그러면 아까워서 어쩌나.”
“아깝지요. 하지만…… 이곳의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돈이 되느냐 안 되느냐입니다.”
미국은 밥그릇에 붙은 밥알 하나라도 남기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한국과 달랐다. 한국인에게 쌀이 영혼이라면, 미국은 돈벌이 수단일 뿐이다.
“불태우는 것이 돈이 더 된다면 망설임 없이 다 태울 것입니다.”
“세상에 배고파서 굶어 죽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저희도 그것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곳 미국과 전 세계 중요 곡창 지대에 미래 농장을 설립하고 있습니다.”
미래 그룹, 그중 농수산은 세계 곳곳에 농장을 세우고 있었다. 이미 4대 곡물 메이저(ABCD)가 곡물 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었다. 미래에는 전 세계의 식량 가격이 그들의 손에 좌우되었다.
미국 정부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을 이용해 다른 나라의 농업 시장에도 진출했다. 공공의 적은 아니지만, 그들의 힘을 약화할 필요가 있었다.
“미래 그룹은 저렴하고 양질의 농산물을 공급할 것입니다. 다시는 대한민국에 배를 곯는 사람이 나오지 않게 만들 생각입니다. 여러분들의 땀방울이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 것이고요.”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인솔자에 의해 사람들의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먼 타향에서 농사일을 해야 하는 그들에게 이러한 감정은 중요했다. 그것은 사명감이었다.
“아, 한 가지 정정하겠습니다. 여러분이 흘리시는 것은 땀방울이 아니라…….”
“”????””
“기름방울이 될 것입니다. 이곳은 모든 게 남아도니까요.”
“”하하하!””
무거운 분위기를 살짝 부드럽게 했다.
“저 거대한 기계들이 여러분의 손과 발이 되어 줄 것입니다.”
여기에 모인 이들의 뒤편으로 드넓은 농장이 펼쳐졌다. 지평선에서 지평선까지 모두 그들이 경작해야 하는 땅이었다.
“열심히 경작하신다면 언젠가 저 넓은 땅이 여러분의 땅이 될 것입니다.”
“맡겨 주이소. 내 평생 저런 넓은 땅에서 농사짓는 것이 소원이었소. 저곳을 옥포로 바꾸겠소.”
한국 출신 농부들의 땅에 대한 열망은 정말 강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