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292)
모 유전 개발
“북해의 6광구도 시추에 성공했습니다.”
“좋은 소식이군. 그곳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어떻게 처리하기로 했어?”
“2번째 FPSO 선은 아직입니다. 다행히 노르웨이 정유 시설은 완성되었습니다. 그래서 그곳의 원유는 먼저 유조선에 실어서 운송할 예정입니다.”
북해의 유전이 차례로 개발되고 있었다. 미래 조선에서 만든 첫 번째 FPSO(부유식 원유 생산 저장 하역 설비) 선은 이미 투입되었다. 2번째 선박은 한창 건조 중이었다.
FPSO 선 건조는 고난도 작업이었다. 선박 건조 기술뿐만 아니라 높은 화공학 기술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미래 그룹은 선박 건조뿐만 아니라, 훽스터와 론풀랑크사와의 협업으로 높은 화공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드릴 쉽과 FPSO 선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미래 조선뿐이었다.
이것들은 저번 회차에서 대한민국 조선사들이 기술 부족으로 수주받고도 적자를 보던 분야였다.
유럽과 미국 메이저 엔지니어링 회사들이 개발한 기술과 공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수조 원짜리 비싼 선박을 만들어도 기술 사용료를 주고 나면 남는 것이 없었다. 건조 중에 문제가 생겨 인도 날짜를 제대로 못 맞추면 지체 보상금으로 오히려 적자가 나기도 했다.
대한민국 조선소 적자 중 상당한 부분이 이런 선박을 무리하게 수주한 것에서 나왔다. 고생만 하고 돈을 물어 주었다.
“생각보다 FPSO 선의 건조가 늦어지네. 무슨 일 있나?”
“지금 만들고 있는 선박은 저번보다 원유 처리 능력이 세 배입니다.”
첫 번째 배는 원유 처리 능력이 그리 크지 않았다. 원유 처리보다는 드릴 쉽이 파 놓은 유정에서 석유를 채굴하고 저장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하지만 두 번째 배는 석유를 정제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처리 용량은 웬만한 정유 시설만 했다.
주변의 유전에서 모인 원유를 정제해서 인근의 영국과 프랑스, 독일에 팔기 위한 시설이었다. 굳이 석유를 싣고 육지로 갈 필요가 없었다.
해상에서 시추에서 정유까지 처리하고 정제된 석유 제품을 팔기만 하면 되었다. 선박의 건조 가격은 비싸도 여러 단계가 생략되어 수익성은 더 커지는 방식이었다. 10여 년만 지나면 선박을 건조하는데 들어간 비용을 다 뽑을 수가 있었다.
“좀 더 건조 속도를 올릴 수가 없어?”
“이미 세 개의 조선소 모두 건조 중인 선박으로 가득합니다. 게다가 이미 모두 3년 치 이상 수주받아 놓은 상태이기도 합니다. 그렇다 보니 미래 그룹의 물량을 합치면 더는 건조 능력을 늘리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포항과 거제, 영도 조선소 모두 건조 중인 배로 가득했다. 육상과 독이 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꽉 찼다. 심지어 바다에도 플로팅 독이 가득했다.
미래 조선은 초호황이었다. 유조선과 컨테이너선의 발주 증가가 동시에 겹쳤다. 거기에 LNG선과 잭 업 리그, 반잠수식 시추선, 드릴 쉽, FPSO 선의 등 특수선도 몰렸다. 선박을 더 수주받고 싶어도 만들 공간이 없었다.
“제4 조선소를 추진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아니, 그건 무리야. 한동안 주위로 확장하는 데 집중하자고.”
영도 조선소는 더는 확장할 수 없지만…… 포항과 거제는 가능했다. 급한 대로 미리 확보한 주변 부지로 공장을 넓히면 되었다.
육상 작업 공간은 지면을 평탄하게 만들고 콘크리트로 마감만 하면 되었다. 조선소 확장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문제는 기술자군.”
조선공이 금방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조선에 기초적인 용접공도 교육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설계 기술자와 초대형 중장비(골리앗 크레인, 플로팅 독) 운영자, 블록들을 순서대로 만들고 관리하는 공정 관리자들은 쉽게 양성되는 것이 아니었다.
“이 부분은 시간이 걸리니, 너무 무리하지 않도록 해. 한동안 수주는 가려서 받아.”
“알겠습니다, 부회장님.”
“대학과 직업 학교는 어때?”
미래 그룹은 전국에 대학을 포함해서 직업 학교를 여러 곳에 세웠다. 그곳의 인재들이 현장에 투입되고 있었다.
“확실히 실습으로 다져진 이들이라 현장에서 적응을 빠르게 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본격적으로 나오면 현장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전회차 한국의 대학은 문제가 많았다. 현장과의 연계가 잘 안 되었다. 대학 졸업생은 자신이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학교에서 배운 것이 도움 안 된다고 생각했다.
반면에 기업은 쓸 만한 인재가 없다고 한탄했다. 대학에서 배우고 온 인재를 현장에서 다시 재교육해야 했다. 학생이나 기업이나, 시간과 돈 낭비였다. 그것은 한국의 교육이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였다.
‘교수라는 사람이 자기 밥그릇 지키기 급급하니까 말이야.’
대학원생은 교수의 사노예였다. 그렇게 노예 짓을 해야 교수 자리를 노려 볼 수 있었다. 교수가 되면 자신이 배운 대로 대학원생을 노예로 부려 먹었다.
‘못된 시어머니 밑에서 못된 며느리가 나오는 셈이지.’
악습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교수가 된 이들은 대학원생과 그 밑의 대학생을 이용해 연구비를 따 먹는 데만 열중했다.
대학도 마찬가지였다. 제대로 된 연구에 투자를 안 하고 학생들 등록금을 따 먹을 것만 생각했다. 사립대는 매우 심하고 국립대도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이것도 친일파를 청산 못 한 여파인가?’
군대와 병원, 상아탑을 비롯해 사회 곳곳에 악습이 팽배했다.
미래 그룹은 대학교와 직업 학교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받게 했다. 미래 그룹의 사업장이 교육장이 되었다.
실력 위주의 학사 운영과 연구에 많은 투자를 했다. 그렇게 양성된 인재가 미래 그룹 각 계열사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 * *
포항의 조선소에서 용접공들이 열심히 후판을 이어 붙이고 있었다. 선박의 블록을 만드는 작업이었다. 용접공 대부분은 일을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삼삼오오 숙소로 돌아갔다. 일부는 근처 식당에서 늦은 저녁 겸 반주를 했다.
“민수 군이 이제 수습 기간이 다 끝나갔었지?”
“네, 반장님.”
“수습 기간이 끝나면 혹시 어떻게 할 생각인가?”
반장은 김민수가 마음에 들었다. 미래 직업 학교 학생으로, 학교에서 용접 일을 제대로 배웠다. 일손이 부족한 지금 같은 시기에는 그와 같은 인재가 절실했다.
“저는 대학교로 진학해 보려고 합니다.”
“대학? 용접 일로도 잘 벌어 먹고살 수 있는데 대학은 뭐 하려고? 돈만 많이 들고 밥 벌어먹는데 쓸모없지 않아?”
“미래 대학은 다르다고들 하더라구요. 제가 지금 다니고 있는 미래 직업 학교와 연계되어 수업이 진행되니,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음…… 하지만 대학에 가려면 큰돈이 필요하지 않아?”
자녀 한 명을 교육하기 위해 시골에서 소를 몇 마리 팔아야 하는 것으로 알았다. 반장이 공부할 때는 정말 그랬었다.
“요새는 좀 다릅니다. 지금처럼 현장에서 일하면서 배우면 학비가 무료입니다.”
“학비가 무료라고?”
“미래 그룹이 운영하지 않습니까?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힘이 되는 제도가 많더라구요.”
“그건 정말 대단하네. 나도 좀 늦게 태어나는 건데 말이지…….”
“반장님은 아파트도 있으시고, 잘살지 않으십니까?”
“그래도 배움에는 아쉬움이 있지. 부럽네, 그려. 그런데 대학에서는 뭐를 배우려고?”
“조선 공학을 전공하려고 합니다. 단순히 선박의 블록을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멋진 배들을 설계해 보려구요.”
“음…… 그런 꿈이 있다니, 멋지구만. 민수, 자네를 잡으려고 말을 꺼낸 거였는데…… 잡기가 미안해질 정도야.”
반장도 드릴 쉽과 FPSO 선의 블록을 제작하면서 자신도 그런 배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용접 일도 중요하지만, 더 큰 일을 해 보고 싶은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자네가 계속 조선 일을 한다는 것은 마음에 드네그려. 멋진 조선공이 되어 다시 이곳으로 오라구. 그때 내가 한잔 사지.”
“하하하, 아닙니다. 반장님. 그때는 제가 사겠습니다.”
“내가 그 정도 돈이 없을까 봐? 이래 보여도 많이 번다고. 자네에게 얻어먹을 정도는 아니야.”
“그래도 그때는 제가 사야지요, 반장님. 꼭 금의환향하겠습니다, 하하.”
수습 기간이 끝나고 돌아가는 미래 직업 학교의 학생과 그들을 데리고 가려는 반장들과의 기분 좋은 실랑이가 포항 조선소 인근 식당에 가득했다.
* * *
미래 조선 소속 대형 바지선이 믈라카 해협을 지나가고 있었다. 바지선 위에 잭 업 리그 시추선이 실려있었다. 이 배는 그것을 페르시아만에 내려주고 새로운 잭 업 리그 시추선을 조선소에서 실어 오는 일을 했다.
“다행히 이번 항해는 파도가 잠잠하군.”
“그렇습니다, 선장님. 저번엔 죽는 줄 알았습니다.”
바지선은 선체가 높기에 불안정했다. 바로 앞 항해에서는 돌아오는 길에 풍랑을 맞았다. 바지선에 풍랑을 대비해서 다른 짐을 실었지만, 잭 업 리그 시추선만큼 무겁지는 않았다. 덕분에 안 그래도 무게 중심이 높은 바지선이 풍랑에 뒤집힐 뻔했다.
“아무리 돈 때문에 하는 거지만…… 그럴 때는 이 일도 그만하고 싶어.”
“그래도 이 일만큼 돈을 많이 주는 일도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 이렇게 하고 있지. 이번 일만 하면 그만두고 싶어.”
“그러면 제가 이 배의 선장이 되겠군요? 하하하.”
일등 항해사는 선장이 이 일을 그만둘 리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이 일만큼 돈이 되는 일이 많지 않았다. 풍랑과 싸우며 오랫동안 배를 타야 하지만, 그만큼 보수가 쏠쏠했다.
“이 사람이 내 자리를 노리고 있었구먼? 내가 호랑이 새끼를 키웠어.”
“선장님은 베트남에서 돈 좀 만지지 않았습니까? 이제는 후배에게 물려주셔야지요.”
“그러니 그만두기 싫어지는군. 자네가 잘되는 것이 보기 싫어서 계속 선장을 해야겠어.”
두 사람은 상당히 오랜 기간 함께 일했다. 이런 말은 서로 친해서 편하게 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선장이 돈을 많이 모았다는 것과 그만두고 싶어 한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선장은 이미 아파트도 사고 자녀들을 교육시킬 돈을 다 모았다.
몇 년 동안 집에도 제대로 못 가고 이 바지선에 케이슨을 싣고 한국과 베트남 사이를 오갔다.
몇 번이나 풍랑에 배가 뒤집힐 뻔했는지 몰랐다. 하지만…… 이 일을 그만두지 못했다.
한 항차가 끝날 때마다 그에게 떨어지는 돈이 상당했다. 그 돈으로 강남에 아파트도 사고 아이들이 좋은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아이들이 보고 싶지는 않습니까?”
“아이들이야 보고 싶지. 그런데 조금만 더 고생하면 아이들에게도 아파트 한 채씩을 마련해줄 수 있는데…… 하는 마음이 드니까 계속하는 거지.”
정말 그렇게 될 수도 있었다. 중동까지 가는 항로는 베트남보다 훨씬 멀고 험했다. 그래서 한 항차에 떨어지는 보수가 만만치 않았다. 조금만 더 고생하면 정말 아이들에게 아파트를 사 주는 것도 가능할 것 같았다.
“아이고, 선장님. 아이들까지 아파트를 마련해 주시려고요? 여태 많이 드시지 않았습니까? 불쌍한 후배도 생각해 주십시오.”
일등 항해사가 장난으로 우는소리를 하고 있었지만, 이 배의 선장이 되고 싶다는 것은 진심이었다. 아무래도 선장과 일등 항해사는 보수의 차이가 컸다.
“자네도 곧 아파트를 마련한다고 하지 않았나? 엄살은…….”
“제가 아이들까지 아파트를 마련해 주려면…… 아직 한참 남았습니다.”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뭐 좀 들으신 것이 있습니까?”
“우리가 이번이 몇 번째지?”
“3번째 항차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조선소에 아직 이런 것을 가득 만들고 있더군. 최소한 열 번은 더 왔다 갔다 해야 할 것 같던데…….”
“아이고, 선장님. 설마 그것을 다 하실 생각이십니까?”
“자네에게 반은 남겨 주지.”
“하하. 고맙습니다. 선장님.”
“고마우면 앞으로 더 잘 하라고? 일등 항해사, 이제 이 배를 맡아 주게.”
“네, 선장님. 푹 쉬십시오.”
이 말은 선장이 그만둔다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일등 항해사와 선박의 운전을 교대하는 것이다. 배는 24시간 항해하다 보니, 선장과 일등 항해사가 번갈아 운항한다.
지금은 교대 시간이었다.
‘이제는 후배에게 이 배의 선장직을 물려줘야지.’
선장은 그런 생각을 품고 있었다.
‘선장님만큼 배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분도 드물지. 계속하시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
일등 항해사도 물론 선장이 되고 싶었지만, 지금의 선장을 의지하고 있었다. 이것은 전장에서 든든한 동료에게 뒤를 맡긴 느낌이었다. 바다에서는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몰랐다. 자신이 자고 있을 때 배가 뒤집히는 것은 사절이었다.
이 두 사람은 사이좋은 선장과 일등 항해사였다.
하지만…… 그들도 모르는 것이 있었다. 이 일이 얼마나 오래 이어질지에 관한 것이었다. 그들의 예상 이상으로, 최소한 몇 년은 더 이어질 것이었기 때문이다.
중동에서 유전 개발과 함께 특수가 기다리고 있었다. 바지선이 할 일감은 많았다.
선장과 일등 항해사 모두 아이들에게 한 채씩 아파트를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