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295)
1달러와 기술 조언.
최종건 사장이 나간 후, 이학수 실장과 카메라 사업에 관해 이야기했다. 카세트, 비디오, LP는 카메라와 반도체 사업을 위한 것이다. 마침내 카메라 사업을 시작할 때가 되었다. 인수와 합병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좋은 방법이었다.
‘마침 필름과 카메라 부분에 인수하기 괜찮은 회사가 있어. 지금은 유명하지만…… 몰락하여 이리저리 팔려 다니게 되지.’
“아그파―게파트 그룹의 필름 사업부 인수를 타진해 봐. 미래 그룹의 카메라 사업에 큰 도움이 될 거야.”
아그파―게파트라는 말에 이학수가 깜짝 놀랐다. 훽스트나 론풀랑크에 못지않은 거대 화학회사였다. 필름과 관련하여 유럽 최대였다.
“아그파 그룹은 엄청나게 큰 회사입니다. 저희가 인수하기에는 너무 사이즈가 과하지 않겠습니까?”
아그파 필름은 코닥, 후지 필름과 함께 세계 3대 회사였다. 물론 세 회사 중 꼴찌지만, 코닥과 후지 필름이 워낙 큰 회사여서 그렇지, 아그파도 작은 회사가 아니었다.
아그파―게바트의 아그파는 훽스트와 바이엘, 바스프와 함께 전범 기업인 이게 파라벤(IG Farben) 일원이었다. 그만큼 상당히 오랜 역사를 가진 기업이었다.
다른 화학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의약품에서부터 모든 화학 물질을 다 다루었다. 그중에 필름에 관련 기술이 다양하였다.
1964년에는 필름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벨기에의 게 바이트를 인수하여 필름 사업부를 강화했다. 이 시기는 필름 카메라 업체들의 전성기였다.
“그들이 필름 사업부를 쉽게 팔려 하지 것입니다. 아그파 필름 인수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것입니다.”
“알아. 하지만 많은 돈이 들어도 필름 회사는 반드시 인수해야 해. 아그파가 가진 원천 특허가 중요하니까. 원천 특허의 중요성은 내가 누누이 말했잖아.”
미래 그룹은 그동안 크게 성장했다. 아그파도 인수할 수 있을 정도로 자금력이 풍부했다. 아그파는 못 먹는 떡이 아니었다.
그들이 원하는 가격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들이 필름 사업부를 팔기를 원래야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컸다.
‘아무리 큰 잔치도 것이 너무 많은 사람이 몰리면 먹을 것이 없어.’
그것이 레드 오션이었다. 쏠림 현상은 어디에나 있었다. 제약 분야뿐만 아니라, 필름과 카메라 분야에서도……. 좋아 보인다고 함부로 뛰어들면 안 된다. 동시대에 같은 생각을 하는 무수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 사이에서 경쟁력이 약하면 바로 밀려난다.
‘지금은 일본이 그동안 발전시킨 화공학과 정밀 기계 공업이 빛을 보는 시기야.’
그런 기술을 가지고 일본의 필름과 카메라 업체들이 세계 시장을 점령해 나가고 있었다. 1960년대 후반부터 일본의 카메라 업체들이 아그파의 영역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아그파―게바트는 필름 사업에서는 코닥과 후지 필름, 광학 기기(카메라와 렌즈)에서는 캐논과 소니, 니콘에 밀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몰락하여 1980년대에 바이엘에 흡수되었다.
지금은 일본의 업체의 공세에 아그파―게바트 그룹이 흔들리는 시기였다. 적절한 때를 노린다면 그룹의 핵심인 필름 사업부를 가져올 수 있었다.
“아그파는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접근해. 기다리다 보면 적당한 시점이 올 거야. 그때는 반드시 손에 넣어.”
훽스트, 롱풀랑크, 페어차일드, 웨스팅하우스, 코닥 등 먹을 회사는 많았다. 그중 페어차일드와 아그파는 이른 시기에 무너지는 회사였다.
“알겠습니다.”
“우선 기술 이전부터 시작해 보라고.”
미래 그룹은 카메라 사업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국에 먼저 공장을 짓고 키워 나갈 것이다.
아그파 인수는 그곳에 날개를 달아 주는 것이었다. 필름과 함께 광학 기기 회사의 인수도 추진하고 있었다.
광학 기기 분야에서는 페어차일드 카메라 부분 주식을 모아 가고 있었다. 그 회사도 주식을 충분히 확보한 후 미래 그룹의 카메라 회사에 합병시킬 생각이었다.
아그파와 페어차일드 카메라를 합치면 코닥과 캐논, 소니 등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필름 카메라 시장은 지금 경쟁이 너무 치열하지 않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덩치 큰 부실 회사들을 인수하면…….”
그가 할 뒷말을 알고 있었다. 그의 말대로 카메라와 필름 시장은 경쟁이 치열했다. 그 와중에 덩치만 큰 부실한 회사를 먹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좋지 않았다. 잘못하면 먹다 체해서 미래 그룹마저 흔들릴 수 있었다.
“옳은 지적이야. 부실 기업을 함부로 인수하는 것은 위험하지.”
인수 합병에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있었다.
무리한 합병으로 인수한 회사가 흔들리는 것이다. 결국 함께 망해서 매물로 나왔다. 아그파가 그렇게 바이엘에 먹혔다.
그런 사례는 맥도넬 더글라스, 아벤티스, 다임러 크라이슬러, AOL 타임워너 둥 무수한 사례가 있었다.
“다만…… 방법이 있어.”
“그것이 무엇입니까?”
“인수한 후 연구소와 특허를 제외한 다른 부분은 매각해 버리면 돼.”
아그파와 페어차일드에서 필요한 것은 특허와 기술이었다. 굳이 생산 시설은 필요가 없었다.
“카메라와 필름 부분은 지금 치킨 게임이 벌어지고 있어.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생산 시설을 늘리려는 기업이 있을 거야. 지금 매각한다면, 매수자를 찾을 수 있겠지.”
문제는 그런 생각하는 회사가 미래 그룹뿐만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런 회사를 사는 사람도 머리가 있었다.
“카메라 업계는 현재 생산 과잉이라, 인수 업체를 찾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알맹이가 빠진 빈 껍질을 제 돈을 주고 살려는 사람은 없었다.
“맞아. 그러니 1달러에 팔 각오도 해야 해.”
말뫼의 눈물이라는 골리앗 크레인이 단돈 1달러에 한국에 팔렸다. 1달러에 팔리는 기업이 상당히 많았다. 공짜로 넘기는 것이 더 이득인 경우였다. 1달러는 형식적인 금액이었다.
“비싼 돈을 들여 인수한 기업을 단돈 1달러에 판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러면…… 당장 재무제표가 엉망이 될 것인데요…….”
인수에 수억 달러가 들 수 있는 회사를 단돈 1달러에 파는 것은 말이 안 되었다.
“당연히 진짜 1달러에 팔라는 것은 아니야. 그 정도 각오로 매각 협상에 나서라는 말이지. 중요한 것은 카메라와 필름의 생산 기지가 한국이 되어야 한다는 거야. 소탐대실하지 말고, 이 건에서 큰 것은 특허와 연구 시설이라는 사실을 명심해.”
아직 인수도 하지 않았는데 매각을 생각하는 우스운 일이지만…… 필요한 일이었다. 우리가 인수할 정도면 그 기업은 적자에 부실 덩어리가 되어 가는 중이다.
빨리 그 부실을 털어 내야 기업이 정상화된다. 가장 빠른 방법은 특허와 연구 시설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과감하게 처분하는 일이었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그 회사들의 특허와 기술이었다. 생산 능력은 대한민국과 미래 그룹이 더 나았다.
“한국에서 카메라를 생산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 그러니까 기술만 있으면 목표 달성이라는 거야.”
장기적으로 한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더 큰 이득이었다.
한국의 임금은 일본보다 낮지만…… 손재주는 비슷했다. 카메라와 같은 광학 기기는 손재주가 중요했다. 아직 장인이 손으로 렌즈를 깎는 시대였다.
저렴한 인건비와 높은 손재주가 일본 카메라 업체가 세계 시장을 장악한 이유였다. 그들에 의해 미국과 유럽 업체가 밀렸다.
‘일본 업체들은 더 저렴한 임금과 더 높은 손재주로 상대해 주면 되지.’
카메라 시장의 치킨 게임에서 승자가 되는 방법은 간단했다. 더 좋은 제품을 더 싸게 팔면 되었다. 단순하면서 강력한 전략이었다.
* * *
“새로 생길 카메라 사업부는 어디에 두실 생각이십니까?”
“우선 별도의 사업부로 하고 차후에는 미래 전자 밑에 넣지?”
“카메라 사업부를 정밀 기계나 화학이 아니라 전자 아래에 둔다는 말씀이십니까?”
이학수가 그러한 결정에 의아해했다. 뭔가 배치가 맞지 않아 보였다.
‘이 시점에서 보면 그렇지.’
카메라와 필름 사업은 전자 산업과 거리가 멀어 보였다. 광학 기기는 정밀 기계에 가까웠다. 반면 필름은 화학 분야였다.
화학 회사인 아그파가 필름과 카메라를 생산하는 이유였다. 후지 필름도 화학회사였다. 니콘과 캐논은 광학 기기(정밀 기계)회사였다. 현재의 카메라는 전자와는 거리가 멀었다.
디지털카메라가 나오기 전까지 카메라는 기계식 필름 카메라였다 전자와 관련 없었다.
“카메라는 전자 기기로 점차 변화할 거야. 그런 점을 고려하면 전자 밑에 있는 것이 좋아. 미래 전자가 카세트와 비디오 플레이어를 생산하니, 더더욱 좋지.”
카메라와 필름은 연관된 분야가 많았다. 확장성이 좋았다. 그래서 아그파도 자기(카세트, 비디오) 테이프나 복사기, 스캐너 등을 개발하고 생산했다.
광학 필름이 자기 테이프로 변해 갈 것이다. 이미지 센서와 함께……. 그러면 카메라가 전자의 영역으로 넘어갔다.
복사기와 스캐너도 마찬가지였다. 둘 다 전자 기기에 가까웠다.
‘복사기와 스캐너에 사용되는 기술이 반도체에도 적용이 돼.’
알게 모르게 서로 다른 장치들이 기술적인 연관성이 있었다.
“카메라와 필름 기술은 미래 전자의 반도체에 큰 도움이 될 거야. 그만큼 중요한 일이니, 신중하면서도 확실하게 진행해 줘.”
* * *
‘아! 반도체. 그들을 깜빡했네.’
“페어차일드 반도체에서 온 연구원들은 지금 뭐 하고 있지?”
“한국 생활에 적응해서 이제는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습니다.”
“그들을 한번 만나 봐야겠어.”
“네. 준비하겠습니다.”
미래 반도체 구로 연구소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연구원들이 있었다. 로버트 노이스와 고든 무어, 제리 샌더스 등 인텔과 AMD의 창립자들이었다. 그들은 한국에 와서 연구하고 있었다.
‘인텔과 AMD가 역사에서 사라지겠군.’
페어차일드 반도체에서 온 연구원들을 만났다.
“한국에서의 생활은 어떤가요?”
“기대보다도 더 살기 좋은 곳이더군요.”
한국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생각 이상이었다. 모두 한강이 보이는 고급 아파트와 차를 받았다. 미래 그룹이 만든 아파트 단지는 생활하기 편리했다. 주변에 볼거리도 많아 한국 생활에 만족했다.
“이곳에서 연구하기는 어떻습니까?”
“괜찮은 환경입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예전보다 훨씬 좋았다. 페어차일드 반도체는 그동안 그들이 신청한 연구비를 삭감했었다.
연구는 돈 먹는 하마였다. 페어차일드 반도체는 돈이 많이 드는 연구를 지원할 여유가 안 되었고, 연구원들은 눈치만 보고 있었다.
반면에 미래 그룹은 원하면 충분한 연구비를 지급했다. 비싼 실험 기계와 시약 등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었다. 이렇듯 연구는 충분한 금전적 지원이 있어야 할 수가 있었다. 헝그리 정신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지금 연구하고 있는 과제를 보아도 되겠습니까?”
“그건…….”
연구비를 지원하는 후원자는 그들의 연구를 살펴보고 확인할 권리가 있었다. 하지만…… 연구원으로서는 그것을 보여 주기 싫은 법이다.
그렇다 보니 너무 강하게 요구하면 반발이 있을 수 있었다. 이런 천재들은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그만두고 다른 데로 갈 수 있었다. 후원자와 연구자는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니었다.
“제가 반도체에 좀 관심이 있습니다. 혹시 보다가 조언해 드릴 일이 있을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그래도…….”
“흠, 혹시 미래 반도체의 제조 공정을 보셨을까요? 보시기 어떻던지요?”
“아!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페어차일드 연구원들은 이곳의 적응 과정으로 반도체 공장 견학을 갔다. 반도체 공정은 그들이 하는 연구의 결과물이었다. 그곳을 보면 새로운 연구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었다.
“페어차일드 반도체의 생산 공정보다 앞서 있다는 점에 놀랐습니다.”
그 말은 미래 반도체의 기술 수준이 페어차일드 못지않게 높다는 말이었다.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그들에게, 미래 반도체의 공장은 거대한 충격이었다.
“미래 반도체의 공정에 제가 상당 부분 관여했습니다. 그만큼의 전문 지식도 있고요. 괜한 호기심으로 여러분을 귀찮게 하려고 말씀드린 것이 아니라, 제가 여러분들의 연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서 그럽니다.”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자신의 연구를 안 보여 줄 수 없었다. 그리고 미래 반도체 공정의 혁신을 생각하면, 조금은 호기심과 기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알겠습니다. 이강철 부회장님께 연구 진행 상황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저희에게도 좋은 조언을 주셨으면 좋겠네요.”
그들의 연구에 개입할 여지를 얻었다. 그들에게 더 빠르고 확실하게 다음 기술로 가는 힌트를 전해 줄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