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311)
의 균등
기회의 균등은 모든 사회 분야에 적용되었다.
뱀장어의 경우 성장 과정에서 먹이 경쟁이 치열하다. 덩치 큰 녀석 몇몇이 무리의 먹이를 독식한다.
그 결과 경쟁에서 밀린 녀석들은 먹이를 먹지 못해 제대로 자라지 못하거나 굶어 죽는다.
하지만 비싼 뱀장어 치어를 사 온 양식업자의 처지에서는 한 마리라도 더 살려야 돈이 된다.
따라서 양식업자들은 작은 녀석들을 분리 수용하여 그들이 성장할 기회를 주게 된다.
그렇게 뱀장어 치어 대부분을 성장시켜 수확량을 늘린다.
‘정치인이 뱀장어 양식업자보다도 어리석다니.’
그것은 아니었다. 정치인이 먹이를 독식하는 뱀장어 중 하나이기 때문이었다.
국가 전체를 위해서는 기회의 균등이 필요하지만…… 가진 것을 주기 싫어서 하지 않는 것이다. 기득권은 자신의 이득을 놓치기 싫어했다.
국민은 그들에 의한 정보 통제로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가짜 뉴스에 속고 있었다. 기회의 균등을 위해서는 정보의 균등이 필요했다.
‘당장 정치를 어떻게 하지는 못하지만…… 미래 그룹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그중 하나가 교육이었다. 국민에게 자신의 권리가 무엇인지 알게 하고 가짜 뉴스에 속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들이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라고 주장한다면 국민이 자신이 가진 권리가 무엇인지 알게 하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모든 국민이 고등학교 학교 이상으로 교육받을 수 있게 지원했다.
“모든 교과 과목에 민주주의와 법, 역사에 대한 교과 과정을 넣게 해.”
초등학교(국민학교) 과정에서부터 3가지 과정을 반드시 배우도록 했다. 미래 그룹은 국민의 의무만 강조하는 정부의 교육 방침과 달리 권리도 함께 알려 주게 했다.
“그러면 정부에서 반발이 심할 것입니다.”
군사 정부는 교육을 통제했다. 국민을 우민화하기 위해서였다. 사립 학교도 모두 정부의 검열이 끝난 검정 교과서로 교육받아야 했다.
“정규 교과가 아닌, 선택 과정으로 분류해.”
“그러면 효과가 떨어질 것입니다.”
“걱정 마. 상급학교 진학에 선택 과정을 반영하면 돼.”
미래 그룹은 초중고를 모두 가지고 있었다. 아직 대학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중학교 입시(곧 폐지 예정)가 시행되고 있었다. 입시에 선택 과목이 들어간다면 열심히 공부 안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다고 해도 정부의 반대가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정부도 공식적으로 반발할 수는 없어.”
민주주의는 대한민국이라는 말처럼 정부의 공식 정치 이념이다. 학교에서 민주주의를 가르친다는데 그것을 공개적으로 막을 수는 없었다. 정부의 비공식적인 압력 정도는 미래 그룹의 힘이라면 가뿐하게 막아 낼 수 있었다.
“법은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꼭 필요한 교과 과정이야. 그것을 정부가 반대할 수는 없지.”
대한민국은 공식적으로 법치 국가였다. 학교에서 법을 가르치겠다는데…… 그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역사도 마찬가지였다. 자국의 역사를 가르치겠다는데 반대할 수 없었다. 실제 역사는 정부의 교과 과정에 포함이 되어 있었다. 다만 미래 그룹이 가르치는 역사는 조금 달랐다.
기존의 역사책은 고조선부터 조선 시대까지 오래된 과거만 이야기하고 일제 강점기부터 현대사에 대해서는 두리뭉실하게 넘어갔다.
일본인들처럼 친일파와 군사 정권은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기 싫었다.
“그렇게 되면 역사 교육에 있어서 검정 교과서와 배치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검정 교과서가 다루지 않는 근현대사 부분을 따로 떼어 내어 가르치면 돼.”
친일파와 일본의 정치인들은 일제 강점기를 다루지 않게 하거나, 왜곡을 시도했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대한민국의 과거 청산 요구를 이해하지 못했다.
‘잘못을 모르는데 진정한 사과를 할 수가 없지.’
그들은 자기 잘못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일본 정부와 우익들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렇게 일본인들이 우민화되었다. 한국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산주의에 대한 공동 대항이라는 명목으로 민족 반역자인 친일파에게 면죄부를 주었다. 반공은 그것을 위한 아주 유용한 정치 구호였다.
“그러면 정부의 반발이 심할 것입니다.”
“다루는 시기를 군사 정권 바로 앞까지만…… 하기로 하지.”
살아 있는 정권을 역사로 다루는 것은 위험했다. 현 정권의 바로 앞까지만 하기로 했다. 전 정권과 차별화를 시도하는 현 정부로서는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이었다.
물론, 지금 당장에만 타협하는 것일 뿐이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모든 역사를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반쪽짜리라도 민주주의와 법과 함께라면 파급 효과가 커.”
정부는 3선 개헌에 이어서 유신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것은 민주주의와 법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였다.
미래 그룹이 가르치는 역사에는 사사오입을 실시한 전 정부에 대항해 국민이 독재자를 몰아낸 일도 민주주의의 쾌거로 기록되어 있었다.
현 대통령이 만약 전 정권과 같이 종신 대통령이 되기 위해 유신을 시도한다면, 저번 회차보다 더 강력한 국민의 저항을 만나게 될 것이었다.
* * *
기회의 균등을 이루어 내기 위한 정보의 균등을 목표로, 미래 그룹이 언론을 관리했다. 정부가 무력으로 그들을 관리한다면 미래는 돈으로 했다.
언론사의 주 수입원은 광고였다. 신문사는 구독료가 거기에 포함이 되지만, 구독료를 내는 것은 국민이었다.
국민은 신문사에서 정부를 대변하는 기사보다 미래 그룹을 대변하는 기사를 더 좋아했다. 미래 그룹은 이미 대한민국의 자랑이 되었기 때문이다.
―미래 그룹, 중동 사업의 포문을 열다.―
―세계로 뻗어 나가는 한류, 그 선두에 미래 그룹이 있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미래로! 세계로! 미래 그룹이 만들어 가다.―
이러한 특집 기사들이 언론사를 통해서 쉴 새 없이 나왔다. 이렇게 전 국민의 관심이 미래에 집중되는 상황에서는 정부도 함부로 미래 그룹을 건드리기가 어려웠다.
“부회장님, 이번에 저희도 신문사를 인수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굳이 정부를 경계하게 할 필요는 없어. 게다가 다른 신문사들의 반발도 생각해야 해.”
직접 신문사를 차리는 것은 이득이 적었다. 배후에서 신문사들을 조종하는 것이 더 나았다.
“대신에 좋은 기사를 싣는 신문사에는 광고 지원을 아끼지 않도록 해.”
좋은 기사는 미래 그룹에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정치와 경제, 법, 역사에 관한 바른 기사들을 포함했다. 기레기가 아닌, 진정한 언론인이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이것도 일종의 기회의 균등이지.’
기자의 자리는 한정되어 있었다. 기레기가 많아진다면…… 제대로 된 언론인이 적어지기 마련이었다.
이 일은 제대로 된 언론인이 자라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거기에 그들의 모임을 활성화해 조직화했다.
기레기가 아닌 기자가 언론사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했다.
‘교육과 언론을 제대로 세우면 정치도 올바르게 되기 마련이야.’
국민이 정확한 정보를 알게 되면 속이기가 어려워진다. 그것은 올바른 정치인이 자라날 기회가 되었다.
‘대한민국의 국민이 일본처럼 우민화되게 해서는 안 돼.’
일본은 자신들의 부끄러운 과거사를 덮어 두려고 했다. 자신의 정치적인 치부와 함께……. 결국 자국민의 우민화를 시도했다. 훗날 그 결과를 톡톡히 치렀다.
‘누구나 잘못을 할 수 있어.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처리하는지야.’
누구나 잘못과 실수는 누구나 한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인정하고 해결해 나가려는 것이었다. 그래야 앞으로 나갈 수 있었다.
잘못을 숨기는 것이 좋은 방법은 아니었다. 일본의 우민화 정책은 많은 문제점을 가져왔다.
그것은 일본 자민당의 오랜 집권으로 이어졌다. 그들은 잘못된 과거의 인정과 변화를 원하지 않았다. 낡은 시스템이 계속 유지되고 일본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멈춰 버린 세월은 그렇게 이어졌다.
문제가 있으면 과감히 도려내야 했으나 그들은 그러지 못했고, 그 대가를 오랫동안 치렀다.
‘대한민국은 일본과 다른 길을 걸었어.’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잘못을 도려내고 과감히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한국인만큼 독재자를 몰아낸 경험이 많은 국민도 없었다.
‘교육과 정보 취득 기회의 균등을 통해서…….’
그것을 더 원활하게 돕기로 했다.
* * *
교육받았다고 모두 인재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교육받은 것을 실제 현장에서 활용하는 경험이 필요했다.
필리핀과 중국, 동남아 국가에 교육을 받은 사람의 숫자가 적은 것이 아니었다. 인구가 많은 만큼 고등 교육을 받은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들은 제대로 된 인재가 되지 못했다. 공교육의 부실화도 한몫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회가 균등하게 돌아가지 않는 시스템이었다.
“미래 그룹은 채용할 때 절대로 그 사람의 배경을 보지 않도록 체계를 마련해 둬.”
사람마다 각자의 쓰임이 있었다. 그리고 교육에 경험이라는 것이 들어가야 인재로 성장할 수 있었다.
경험을 쌓을 기회를 주지 않으면 머리에 쌓은 지식은 쓸모가 없었다.
미래 그룹이 하는 일은 많았다. 그만큼 많은 사람에게 경험을 쌓을 기회를 줄 수 있었다.
“사람이 미래야. 이것이 단순히 구호가 되어서는 안 돼.”
정권이 바뀌지 않는 한 미래 그룹이 할 수 있는 것은 이 정도였다. 그것과 함께 예전에 만들어 둔 모임들을 통해 정치와 언론, 군부에 다양한 인재들이 자라날 수 있는 씨앗을 심어두었다.
정권이 바뀌게 되면 기회의 균등을 위해 미래 그룹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늘게 될 것이었다.
* * *
미래 고등학교 졸업반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성철아, 너는 졸업하면 뭐 할 생각이냐?”
“나? 나야 뭐…… 알다시피 나는 보육원 살고, 동생도 있잖냐. 그래서 졸업하면 바로 미래 조선 쪽에 취직해서 일을 할 생각이야.”
“아……. 벌써 다 계획을 세운 거야?”
“그렇지, 아무래도. 나는 동생도 책임져야 하고, 이제 보육원도 나와야 하니까 당장 돈이 필요하더라고. 다행히 미래 고등학교 졸업생들은 쉽게 계약직으로 취직이 된대. 그리고 미래 계열사는 배경은 안 보고 그 사람이 일을 성실하게 잘 하는지만 본다고 소문이 자자하잖아. 그걸 믿어 보려고.”
태호는 성철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감탄했다.
“이야……. 멋있다, 야. 나는 기자가 되고 싶어서 대학엘 가려는데, 네가 하는 말 들으니까 부모님께 대학 간다고 손 벌리기가 참 부끄럽다.”
“야, 태호야. 절대 그런 생각 마라. 얼마 전에 동성일보에서 하성 철강 비리 고발해서 엄청 난리 난 기사 있잖아? 그 기자님이 여름 땡볕에도 하루 종일 밖에서 조사하고, 비리 증거 찾는다고 몇 달을 고생했대. 그래 가지고 결국 하성 철강에서 억울하게 돈 못 받던 사람들이 다 자기 월급 챙길 수 있게 됐잖아. 기자란 게 진짜 얼마나 멋있냐?”
“너도 그 기사 봤구나? 나도 사실 그거 보고 기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 난 좋은 것은 칭찬하고, 틀린 것은 지적하고 고발하는 그런 기자가 되고 싶다.”
“그래, 지금 당장은 부모님께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나중에 네가 어떤 일을 할 수 있게 될지 모르잖아. 너는 잘 할 수 있을 거야.”
태호는 기자 한 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기자가 되어, 사회를 더욱 이롭게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지금 당장은 성철이만이 그의 꿈을 응원해 주지만, 나중에는 정의롭고 정직한 기자로 자신의 이름이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그렇게 그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중, 한수가 들어왔다.
“야, 너네 나 빼고 무슨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하냐?”
“하하, 별 건 아니고, 그냥 이제 우리 뭐 하고 살 건지 이야기하고 있었어. 한수, 넌 전에 말한 것처럼 선생님이 될 거냐?”
“응, 맞아. 나는 내 학생들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거든.”
“오, 한수는 역시 심지가 굳네.”
“근데 한수야, 너네 집은 돈도 많은데, 그냥 선생님으로 살긴 아쉽지 않어?”
“아니, 다 계획이 있지. 나는 미래 그룹처럼 장학 재단을 만드는 게 꿈이야. 젊은 날에는 교사로 살면서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워 내고, 나이가 들면 장학 재단을 운영하면서 어렵지만 꿈 많은 아이들을 돕는 거지. 그때 되면 우리 아버지 재산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성철이와 태호는 한수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야…… 그래도 생돈을 쓰는 건데, 아깝지도 않냐?”
“하하하, 물론 내가 쓸 만큼은 남겨야지. 하지만 나는 교육가로 이름을 남기는 게 꿈이야.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겨야 한다잖아? 그리고 내 돈으로 재능 있지만 꿈을 펼치지 못한 아이가 자기 꿈을 이룬다면, 그만큼 보람찬 일도 없을 것 같애. 당장 미래 그룹만 봐도 그렇잖아. 그만큼 크게 할 수는 없겠지만, 나처럼 작아도 할 수 있는 일이 있겠지.”
보육원에서 자란 성철이, 평범한 집에서 자란 태호, 부유한 집에서 자란 한수는 다 다른 환경이지만 같은 학교에서 같은 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환경에 맞게 꿈과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었다.
이런 모습들은 미래 그룹이 최소한의 수준에서라도 기회의 균등을 제공하고 있는 덕이었다. 미래 그룹은 이와 같은 기초적인 평등을 점점 더 확대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더욱 확대되고 실질적인 기회의 균등은, 바로 이 학생들이 커서 바꿔 가는 세상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더욱 부강하고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 가는 미래 그룹. 이강철 부회장이 생각하는 진정한 ‘최고 재벌’의 모습이 바로 그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