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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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상사를 통해서 이번에 잡은 참다랑어를 일본에 수출했다.
워낙 많은 수량이라 일본 수산업계가 들썩거릴 정도였다. 아무리 일본이 참치를 좋아하고 많이 소비한다고 해도 너무 많았다.
‘선박에 급속 냉동 시설을 여유 있게 갖추어서 다행이야.’
장기간 바다에서 어로 활동을 하는 원양에 급속 냉동 시설은 필수였다. 냉동고 공간을 넉넉하게 만들었다.
급속 냉동된 상품이라 다행이지, 냉장된 선어였으면 헐값에 팔릴 뻔했다.
“참다랑어를 매각한 대금이 30억 엔에 이릅니다.”
미래 상사의 이창동 사장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미래 그룹의 외환 보유고를 단숨에 늘려주었다. 한동안 외환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아쉬운 것은 어획량이 4천 톤이 아니라 2천 톤이었다.
적재량의 상당 부분을 어구와 부속선, 헬리콥터, 고속정이 차지했다. 어선은 상선과 적재량이 같아도 그 톤 수만큼 어획물을 다 실을 수가 없었다. 냉동고 용량이 어획량이었다. 그래도 엄청난 양과 금액이었다.
‘수산업이 도박과 같다더니. 정말 비슷하네. 한방에 선가의 반을 뽑아내다니.’
“매번 이렇게 벌어들이면 좋겠습니다.”
“이런 기회는 아주 드뭅니다. 그래도 한동안 괜찮은 수익이 날 것에요. 이번 기회에 미래 수산을 제대로 키워 보죠.”
“알겠습니다.”
이런 일은 자주 일어나기 힘들었다. 4천 톤은 아니지만 2천 톤의 참다랑어는 엄청난 양이었다.
참치는 최고급 생선이었다. 물량이 많이 풀려서 저렴해졌다고 해도, 참치는 톤이 아니라 kg 또는 100g 단위로 가격이 매겨져 팔리는 상품이었다.
기존에 수출하던 고철이나 시멘트와 톤당 단가를 비교할 수 없었다.
‘최소한 몇백 배 이상은 차이가 나지.’
“어휴,엄청나네요. 한동안 외화 걱정할 필요가 없겠어요.”
* * *
“이 돈으로 이마바리 조선소에서 냉동 운반선 2대와 가공선 한 대를 수주를 넣죠.”
“이마바리 조선소 같은 곳에서 어선을 수주받으려고 할까요?”
이마바리 조선은 대형 조선소로 성장했다.
“그들이 안 할 이유는 없어요. 돈이 되면 다 합니다. 자신들이 기술을 배워서라도 만들어 낼 것이에요.”
냉동 운반선이나 가공선은 톤수가 적어도 벌크선하고 톤 당 단가가 많이 차이 났다. 특수선은 잘만 만들면 마진율도 높았다.
이마바리 조선소에서 안 만들 이유가 없었다.
“알겠습니다. 바로 그들과 협의해 발주를 넣겠습니다.
수산이 생각보다 더 수익이 높았다. 근해와 원양 어업이 활성화되지 않아 바다에 수산 자원이 많았다.
일본의 수산물 수요 증가와 맞물려 최고의 수출 상품이었다.
“이마바리 조선소에 발주는 넣으면서 중고 어선도 대거 사들이세요.”
“원양 어선을 말입니까?”
“원양이고 근해고 파는 어선 중 쓸 만한 것은 다 사들이세요.”
‘지금은 근해에도 물고기가 많아. 그것을 놓칠 수 없지.’
“그러면 근해에 어선이 너무 많아질 것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제 큰 게 몰려와요.”
“설마 큰 게 고래는 아니시지요.”
포경도 돈이 되지만, 더 돈이 되는 게 있었다.
“하하, 덩치는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숫자는 많아요.”
곧 전쟁으로 못 잡았던 고기들이 새끼를 치고 자라서 한반도 해안으로 몰려든다. 대한민국 풍어 시대의 시작이었다.
이 시기에는 모든 물고기가 많이 잡히지만, 특히 많이 잡히는 생선이 있었다. 그것은 명태였다. 동해안에 엄청난 양의 명태가 있었다. 남북한 모두 어선이 부족해서 못 잡고 있었다.
“동해안에 명태가 많이 잡힐 거에요.”
“명태가 너무 많이 잡혀도 곤란하지 않습니까?.”
명태는 예전부터 겨울철에 한 번 잡히면 대량으로 잡혔다. 많이 잡힐 때는 가격이 폭락했다. 잘못하면 기름값과 인건비도 안 나올 수 있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다 방법이 있습니다.”
“아! 북어나 코다리로 만들어 파실 것입니까?”
한 번에 많이 잡히는 명태는 오래전부터 그 가공법이 발달해 왔다. 이름만 다르지 북어나 황태, 동태, 코다리, 노가리 모두 같은 생선이었다.
알은 명란젓으로 만들어 팔면 일본에서 멘타이코(明太子)로 큰 인기였다. 부산에서 일본에 전래되어 소비가 늘고 있었다.
명태는 주로 그렇게 가공되지만, 다른 쓰임새도 있었다.
“아닙니다. 미래 식품에서 어묵과 비슷한 것을 만들어 팔 거에요.”
“어묵과 비슷한 것 말입니까?”
“어육으로 만든 소시지가 있습니다. 앞으로 미래 식품의 중요한 상품이 될 거예요.”
“명태로 소시지를 만들 수 있습니까?”
명태로 소시지를 만든다는 사실을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어육 소시지, 분홍 소시지는 명태살로 만들어진다. 돼지고기가 귀한 시절에 명태가 많이 잡혔다. 그것에 색소와 돼지기름, 전분 등을 넣어서 만든 것이 옛날 소시지 또는 분홍 소시지였다.
“어육 소시지라고도 부르고, 다르게는 분홍 소시지라고도 불립니다.”
분홍 소시지라고 불리는 것은 소시지의 겉면을 포장한 필름 때문이었다.
소시지 안에 생선 살이 많이 들어가기에 생선 기름의 함량이 높았다. 어유는 햇빛을 받으면 쉽게 산패된다. 분홍 소시지는 자외선을 막기 위한 붉은색 필름으로 포장했다.
“명태살로 저렴한 소시지를 만들 수 있어요.”
어육 소시지는 한국인의 식탁을 점령하고 부족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그런 소시지가 큰 인기를 끌게 될 거예요. 생산 원가가 햄과 비교할 수 없이 저렴해요. 엄청나게 팔려 나갈 것입니다.”
“싸고 영양가가 많은 소시지라…… 지금 같은 시기에 잘 팔리겠습니다.”
어육 소시지가 큰 인기를 끌게 된다. 국민의 밑반찬이자, 도시락의 인기 메뉴였다.
“미래 식품과 수산이 지금보다 몇 배, 아니, 몇십 배 이상 더 커질 거예요.”
* * *
어육 소시지가 큰 인기를 끌자 원료로 사용되는 명태 살의 수요가 폭발했다. 어육 소시지가 워낙 인기가 있어서 근해에서 명태가 잘 안 잡히자 북양(북태평양)까지 가서까지 잡았다. 북양 트롤 어업의 시작이었다.
다른 나라에서 어획 쿼터를 정해 못 잡게 하자. 러시아에서 수입했다. 세계에서 잡히는 명태의 3분의 1을 한국에서 소비했다. 한국인의 명태 사랑은 유별했다.
‘북양에 명태만 있는 것은 아니지.’
북양에는 대구와 청어, 연어 등 돈이 되는 생선이 많았다. 영국인이 좋아하는 피시 앤 칩스도 대구 살로 만들어진다. 북양 트롤 어업도 돈이 되었다.
‘북양은 그리 급하지 않으니 조금 더 기다리자. 근해에서도 명태도 많이 잡혀. 원양 어업은 한동안 참치가 더 돈이 돼.’
“명태를 어육 소시지로 가공하는 기계를 알아보세요.”
“어디에서 찾아봐야 합니까?”
‘그건 알아서 찾으세요’라고 하려다 참았다. 모르는 사람에게 엄한 데서 찾게 시키는 것보다 말해주는 게 더 편했다.
“일본은 어묵과 함께 어육 소시지를 만든 지 오래되었어요.”
일본도 태평양 전쟁 때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부족한 단백질원을 보충하기 위해 동해와 사할린 근처에서 잡히는 명태로 소시지를 만들었다.
먹고 살기 힘든 시기에 어육 소시지를 만들고 많이 소비했다. 생활 수준이 높아지자 일본의 소비가 줄어들었다.
“일본에 노는 장비가 있을 거예요. 찾아보면 쉽게 구할 수 있어요.”
어묵 소시지는 개발한 일본보다 한국에서 더 인기를 끌게 된다. 일본에서 구하면 중고든 새 제품이든 생산 기계를 쉽게 구할 수가 있었다.
“일본에서 구해 보겠습니다.”
“아! 일본에서 장비를 비싸게 팔려 하면 사지 말고 직접 만드세요.
어육 소시지는 직접 생산 공정을 만드는 것도 가능했다.
“어묵과 어육 소시지는 상당히 비슷해요.”
어묵 공장에 케이싱 기계와 몇 가지 장비만 추가하면 어육 소시지 공장이 되었다.
“일본에서 장비를 못 구해도 생산 공장을 만들 수 있어요. 방법은 많아요.”
어육 소시지는 지금 시작하기에 재료와 시설이 딱 맞아떨어졌다. 빠르게 시작하면 1년 이내에 본격적으로 생산할 수가 있었다.
“청어도 가격은 저렴하지만, 괜찮은 녀석이에요.”
이 시기에 많이 잡히는 청어도 유용한 자원이었다. 생선 기름과 과메기, 젓갈 등 다양하게 가공할 수 있었다.
잡어와 함께 갈아서 어묵으로 만들 수도 있었다. 이 녀석도 잡힐 때 처치가 곤란할 정도로 많이 잡힌다. 전쟁 후 배고픈 국민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최고였다.
“명태를 잡을 때 청어도 함께 잡으세요.”
가까운 바다에도 유용한 자원이 많았다.
‘이 시기에 돈 벌 방법은 많아. 남기지 않고 다 먹어줘야지.’
참치 어업과 함께 빠르게 돈을 버는 방법의 하나였다.
저렴하고 영양가가 높은 어육 소시지는 한국인의 식탁과 영양을 풍요롭게 해 줄 것이다.
“미래 그룹은 언제나 어려운 이웃을 돕는 기업입니다. 어육 소시지를 팔 때 그것을 강조하세요.”
“어려운 이웃을 돕는 기업이라…… 괜찮은 광고가 될 것 같습니다.”
“광고가 아니라. 사실입니다.”
미래 그룹의 사업은 대부분 외화를 벌어들이고 국민 생활 향상에 이바지하는 것들이었다.
이 일은 돈을 버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을 돕는 일이었다. 최고의 재벌이 되는 길에 과정도 챙길 것이다.
* * *
어머니가 결혼 문제에 대해 말을 꺼내셨다.
“네가 알아서 한다더니 왜 아무 소식도 없니?”
알아서 한다고 하고 아직 소식이 없었다. 어머니의 마음은 급해졌다.
여자와 마찬가지로 남자의 결혼도 빨랐다. 20대 초반이면 다들 결혼했다. 졸지에 노총각 취급을 받았다.
“요새 회사 일이 바빠서요.”
정말 바빴다. 부산도 내려 갔다 오고 여러 가지 사업을 추진했다.
“결혼도 중대한 일이야. 이제 엄마가 나서마.”
어머니가 나서면 나올 여자는 뻔했다. 좋은 집안의 여자일 것이다. 원하는 것은 마음에 드는 여자지 좋은 집안의 여자가 아니었다.
“알겠어요. 제가 빨리 알아볼게요.”
“연애하는데 뭘 그리 알아보니. 그냥 중매로 결혼해. 요새 아들 소개해 달라는 집안이 얼마나 많은데……. 엄마가 참한 아가씨로 소개해 줄게.”
“그러지 마세요. 당장 아가씨를 사귀도록 할게요.”
이대로 두었다가는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하게 생겼다. 다른 일보다 먼저 결혼 문제를 처리하기로 했다.
김춘삼과 이정재를 분위기 좋은 요정으로 불렀다. 많은 사람이 듣는 곳에서는 하기 힘든 이야기였다.
‘할 수는 있는데…… 다른 사람이 들으면 쪽팔리지.’
“부회장님, 이런 데를 좋아하시면 미리 이야기를 해 주시지 그랬습니까? 제가 물이 좋은 곳으로 모셨을 건데 말입니다.”
“그렇소, 형님. 내가 화끈한 곳을 많이 아는데……. 그곳으로 이쁜 아가씨들을 부를 수 있는데 말이오. 제 밑에 임화수라고 딴따라 쪽 일하는 녀석에게 말하면 그냥…… 예쁜 애들로…….”
착각하고 있었다. 놀기 위해 불러낸 줄 알고 있었다. 여자를 안 부르고 있자, 이정재가 이상한 듯 물었다.
“그런데…… 형님. 애들은 안 부르오? 남자들끼리 싱숭생숭하게 놀 생각이오?”
“정재야, 미자에게 알려 준다.”
“남자가 이렇게 놀 수도 있는 거지요.”
“진짜 알려 준다.”
“미자에게 알려지면 안 되오, 형님. 내가 죽소.”
이정재는 남자에게 강하지만 부인에게는 약했다. 이미자에게 잡혀 사는 모양이었다.
“이곳에 부른 것은 비밀리에 부탁할 것이 있어서야.”
“형님, 정치하시오? 아니면…… 설마, 마약은 아니겠지요.”
“내가 그런 걸 할 사람이냐?”
“그래, 이 사람아. 우리 부회장님이 그런 것을 할 사람으로 보이나.”
“그러면 저희를 비밀리에 부른 이유가 뭐요?”
“여자를 좀 소개해 줘야겠다.”
그러자 이정재가 피식하고 웃었다.
“형님, 보기보다 맹탕이오. 재벌에 그 얼굴인데 여자 하나 후리지 못해서 저희를 부른 거요.”
이래서 비밀리에 이들을 요정으로 불렀다.
“말만 하시오. 이쁜 애들로 한 다스 데리고 올게요.”
“저는 두 다스로 데리고 오겠습니다.”
‘아…… 사람을 무안하게 만드네.’
“내가 눈이 얼마나 높은 줄 알고. 아무나 만날 거면 정재 너하고 김 사장님을 불렀겠느냐.”
“듣고 보니 그러네요. 대체 어떤 여자를 원하시는 거요.”
이상형을 말했다.
“우선 서양 여자처럼 피부가 하얗고 키가 커야 한다. 얼굴은 서구적인 마스크에 갸름해야 해.”
“그냥 이 박사님처럼 서양 여자하고 결혼하면 되겠네요, 형님. 미군을 잘 아시잖아요.”
‘듣고 보니 그렇네. 말은 맞는데…….’
집에서 난리가 날 것이었다. 부모님이 서양 며느리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할 것이다.
“안 되는 것을 알면서 왜 그러느냐.”
“생각보다 부회장님의 취향이 까다롭습니다.”
원하는 미인상은 미래의 걸 그룹 센터의 얼굴이었다. 이 시대에 드물고 그런 얼굴을 미인으로 쳐주지 않았다.
정확하게는 지금도 미인으로 생각하지만, 서양물을 먹은 사람의 마이너한 취향이었다. 둘 다 특이한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형님, 성격이나 집안은 안 보시오?”
“성격은 한 번 보고 어떻게 알겠느냐. 한참을 사귀어도 모르는 게 여자의 성격인데……. 결혼하고 바뀌는 여자가 얼마나 많은지 알아?”
“그건 형님의 말이 맞소. 여자는 요물이오. 요물.”
이정재가 제대로 미자에게 당한 모양이었다. 크게 공감했다.
“집안은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웬만하면 부모님 눈에 들어오겠어요? 그것에 맞추면 내가 피곤해요.”
여자에 휘둘리는 것은 질색이었다. 이왕이면 순종적이고 내가 주도할 수 있는 여자가 좋았다.
‘여자는 내가 리드를 해야지.’
재벌답게 ‘얼마면 되겠어.’를 한번 날려 줘야 했다.
“집안을 안 보면 생각보다 까다롭지는 않겠습니다. 부회장님,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
“형님, 저에게 맡기세요. 제가 동대문의 이정재에요, 이정재.”
서로 자신이 있다고 큰소리를 치는 것을 봐서는 불안했다. 아무래도 저들만 믿을 수는 없었다. 다른 수를 동시에 쓰기로 했다.
‘꼭 찾는 것만 방법이 아니지. 찾아오게 하는 법도 있어.’
마음에 드는 여인이 스스로 찾아오게 하는 방법도 함께 사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