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39)
호텔
드래곤 힐 호텔로 가자 한 사람이 마중 나왔다. 그는 이학수 중사였다. 얼마 전에 중사로 진급했다.
김 비서의 연락을 받고 용산 미군 기지 안에 있는 드래곤 힐 호텔 양식당을 예약했다.
“이 일등 상사님, 오랜만입니다. 창가의 좋은 자리로 예약했습니다.”
“수고했어, 이 중사. 그런데 언제 때 일등 상사야.”
“아! 죄송합니다. 부회장님.”
“괜찮아. 반가워서 그냥 해 본 소리야.”
‘이제부터 부회장님으로 부르라고……. 여자 앞에서 일등 상사는 없어 보이잖아.’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이 일등 상사님.”
‘녀석, 여전히 눈치가 없네.’
“요새 국방부 시계가 멈추었다던데…… 전역 날이 오려나 몰라.”
“아…… 너무하십니다. 이 일등 상사님.”
“부회장님으로 부를 수 있게, 학수도 빨리 군대를 제대해. 이제 미래 그룹으로 와야지.”
그도 내 말을 알아차렸다.
“감사합니다, 부회장님.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궁금한 것을 못 참겠는지 옆에 있는 파트너를 물어왔다.
“옆에 계시는 미인분은 누구이십니까?”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미스 미래로 뽑힌 분이야. 미인이지?”
“네, 정말 미인이십니다.”
이학수도 미군 부대에서 야한 잡지를 많이 봤는지…… 여자를 보는 눈이 비슷해졌다.
미인이라는 말을 듣고 초유진의 얼굴이 빨개졌다. 미인이라는 말이 싫지 않은 듯했다.
“두 분이 좋은 시간을 보내십시오.”
‘눈치가 없는 녀석이 이럴 때는 또 빨라.’
그녀의 얼굴이 붉어져 홍당무가 되었다.
드래곤 힐 호텔 양식당에서 스테이크를 썰었다. 함께 와인도 한잔했다.
이곳의 스테이크와 와인이 한국 최고였다. 아무나 올 수 없는 곳이었다.
“저 와인은 처음이에요.”
“모든 것에는 처음이 있는 법이에요. 마셔 보면 마음에 들 거예요. 그런데 계약서를 보니 20살로 되어 있던데…….”
“네…….”
딱 좋은 나이였다.
‘4~5살 차이면 궁합도 안 본다고 했어.’
그녀와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고 그것이 끝이었다. 좀 아쉬웠다.
‘정말, 이번에 호텔이라도 하나 지어야겠어.’
그녀를 집 근처까지 태워 주고 다음의 만남을 약속했다. 이렇게 업무를 핑계로 한 만남은 계속될 것이었다.
다음 날 회사로 출근해서 미래 건설의 정몽고 사장을 불렀다.
“이번에 미래 건설에서 호텔을 하나 지어 줘야겠어요.”
* * *
“저희가 호텔을 짓는다는 말입니까?”
“왜? 못 지을 것도 없지 않아요?”
재벌이 호텔 하나 못 지을 것도 없었다. 생각이 난 김에 한국에 제대로 된 고급 호텔을 짓기로 했다.
“고급 호텔이 시장성이 있겠습니까?”
“시장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에게 대한민국에서 지금 고급 호텔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녀 때문에 짓는 게 아니야. 지금 한국에 고급 호텔이 필요해.’
서울에 서구식 호텔은 용산 부지에 있는 드래곤 힐 호텔과 반도 호텔 정도였다.
“반도 호텔은 시설이 낡았습니다.”
반도 호텔도 일제 강점기에 지어져 규모나 시설이 그리 좋지 않았다.
“그곳의 서비스는 고급 호텔로 보기 힘들지요.”
호텔 운영 기술이나 방식 모두 시대에 뒤떨어졌다. 고급 호텔이라고 보기 힘들었다.
그러한 반도 호텔도 이 시기에 충분히 고급스러운 호텔로 여겨졌다. 한국에 제대로 된 호텔이 거의 없던 시기였다.
“무엇보다 정치인이 자리 잡고 있어서 너무 번잡해요.”
호텔 정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반도 호텔이 그 중심이었다.
드래곤 힐 호텔은 용산 미군 기지 부지에 있는 호텔이었다. 미군 전용으로 일반인들이 묵을 수 없는 곳이었다.
레스토랑도 미군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야 들어갈 수 있었다. 미군과 친하고 이학수가 있어서 가능했다.
“미래 그룹은 시대를 선도하는 회사로써 새로운 호텔을 서울에 선보일 것입니다.”
최신 시설과 시스템을 받아들여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호텔을 만들 생각이었다. 미래 건설이 지을 호텔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
“서울에 있는 고급 호텔에서 묵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정치인이나 재벌이지 않겠습니까?”
맞지만 내가 원하는 대답은 아니었다.
“그런 사람들도 올 것입니다. 하지만, 미래 호텔은 그런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지 않습니다.”
호텔은 비즈니스 모임과 사람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장소이기도 했다.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로 호텔이 나쁘지 않았다.
정치인이나 재벌은 호텔 객실과 같은 은밀한 장소에서 만났다. 그들이 하는 일이나 대화가 그리 듣기 좋은 내용은 아니었다.
정치가 호텔의 객실, 요정, 안가에서 이루어졌다. 미래 호텔은 객실을 그러한 용도로 제공하지 않을 것이었다.
“부회장님, 잘 모르겠습니다. 고견을 들려주십시오.”
“앞으로는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늘게 될 것입니다. 해외 바이어나 사업차 방문하는 사람들이죠.”
경제가 발전하면 비즈니스를 위해 한국에 방문하는 외국인이 는다.
“그들만으로 호텔 운영이 되겠습니까?”
호텔은 장기 사업이었다. 처음부터 인기가 있으면 더욱 좋겠지만, 장래를 보고 했다.
“더 많은 외국인이 한국에 오도록 만들어야지요. 국내 수요를 더하면 충분할 것입니다.”
“지금 호텔보다 더 돈이 되는 사업이 많지 않습니까? 미래 주택도 충분히 돈이 되고 있습니다.”
그의 말도 맞았다. 저번 회차와 달리 할부 금융으로 주택의 수요가 대폭 늘었다.
미래 건설&주택은 충분한 돈을 벌고 있었다.
‘당장 돈이 되는 것만 해서는 안 돼. 사업은 장기적인 비전도 세워야 하는 법이야.’
“미래 건설이 주택만 건설해서는 발전이 없습니다.”
“주택 말고 다른 것 말입니까?”
“네. 본사 건물과 같은 빌딩이나 호텔, 백화점, 아파트 건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가야 합니다.”
건설의 범위는 넓었다. 땅과 바다에 짓는 것은 다 했다. 미래 건설의 사업 범위가 좁았다. 좀 더 넓혀야 했다
“백화점과 아파트도 지으실 것입니까?”
“당연히 지어야지요. 돈이 되는 것은 모두 다 할 것입니다.”
빌딩을 포함하여 공장과 발전소, 항구, 도로, 댐, 다리까지 돈 되는 것은 다 할 생각이었다.
우선 빌딩과 같은 건축물 쪽에서 사업 범위를 확장할 생각이었다. 사옥에 이어 호텔을 지어보는 것이 건설의 시공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시공 능력은 많이 지어 볼수록 향상된다.
“그렇다면 호텔을 지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건축물들은 서로 연관이 있었다. 호텔 같은 아파트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었다.
호텔이 아파트로, 아파트가 호텔로 변경되어 사용되기도 했다.
1937년에 철근 콘크리트로 지어진 충정 아파트는 코리아 관광 호텔로 운영되기도 했다. 빌딩과 호텔, 백화점, 아파트는 짓는 방식이 서로 비슷했다.
‘세부적으로는 다르지만, 셋 다 고층 건물이야.’
모두 철골 구조 콘크리트 건물이었다. 호텔 건설이 미래에 지을 아파트와 연결되었다.
“무엇보다 이 일은 미래 그룹과 대한민국의 위상에 관계가 있습니다.”
“호텔에 미래 그룹과 대한민국의 위상이 달려있다는 말씀이십니까?”
“외국에서 온 사업가나 바이어가 가장 눈여겨보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공항이 아니겠습니까?”
그의 말이 맞았다. 해외에서 도착한 사람이 가장 먼저 마주치는 곳이 공항이었다. 그 나라의 인상에 크게 영향을 주는 곳이었다.
‘은근히 예리하군.’
하지만 원하는 대답은 그것이 아니었다.
“공항은 당장 어떻게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니 그것은 제외하고요.”
“그것이 호텔입니까?”
“맞습니다. 공항을 제외하고 방문객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곳은 호텔입니다.”
호텔은 해외에서 온 사람들이 머무르는 곳이다. 호텔에 따라 그 나라에 대한 평가가 바뀌기도 했다.
“외국인들은 그곳에 묵어야 하니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미래 호텔의 뛰어난 시설과 친절한 서비스는 대한민국과 미래 그룹에 대한 이미지를 상승시켜 줄 것입니다.”
“음…… 국가와 회사의 이미지 말입니까?”
호텔을 보유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많은 이점이 있었다.
“호텔이 그 나라의 이미지를 결정합니다. 대한민국에 반도 호텔은 부족합니다.”
* * *
미래 그룹이 호텔을 지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를 설명했다.
“호텔은 단순히 숙박업소가 아닙니다.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는 장소가 될 수 있습니다.”
미래 도심의 호텔은 단순히 숙박업소가 아니었다. 컨벤션 센터와 비슷한 역할을 했다.
호텔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연회 부서도 객실 부서만큼 중요했다.
미래 호텔은 연회 및 컨벤션 행사 부분에 더 치중한 호텔이 될 것이었다.
“결혼식과 같은 행사 말입니까?”
지금 호텔의 행사라고 해봐야 결혼식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호텔은 MICE 사업의 중심이 된다.
MICE는 Meetings(회의), Incentives Travel(포상 여행), Conventions(컨벤션), Exhibitions―Events(전시―이벤트)의 약자였다.
MICE 산업은 다른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촉진제 역할을 했다.
‘이 일은 생각보다 큰 사업이야. 싱가포르와 홍콩도 이 사업 덕분에 크게 성장했어.’
다른 산업이 성장하는 데 도움 되지만 MICE 산업 자체가 큰돈이 되었다.
“미래 호텔을 국제적인 행사도 치를 수 있는 곳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지금은 그러한 역할을 하는 컨벤션 센터가 한국에 없었다.
국내외에 개최되는 행사를 모두 가져와도 상당한 돈이 될 것이다.
그러한 행사는 경제가 성장하면 급격하게 늘어난다. 미래에 도시마다 하나씩 컨벤션 센터가 들어섰다.
“호텔의 규모가 상당히 커지겠습니다.”
“미래 그룹은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그룹입니다. 미래 건설이 짓는 거라면, 이 본사 건물처럼 사람들 눈과 입이 벌어지게 지어야지요.”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시작하면 선점 효과가 있었다.
미래 건설&주택은 본사 빌딩 완공으로 다른 그룹의 사옥을 수주받고 있었다. 본사를 미래 그룹과 비슷하게 짓고 싶어 했다.
미래 건설&주택이 짓는 건물이 대한민국 건축물의 표준이 될 것이었다.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건축물이라…… 가슴이 뛰는 말입니다. 역시 부회장님이십니다.”
“호텔은 시작일 뿐이에요. 건설은 호텔에 이어 백화점과 아파트로 사업의 영역을 넓혀 나갈 것입니다. 그 일을 정 사장님에게 맡기겠습니다.”
정몽고 사장에게 미래 건설의 비전을 제시했다.
“부회장님에게 충성! 충성을 다 바치겠습니다.”
딸랑― 딸랑―
그는 외모와 달리 아부도 잘하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말씀하셔도 정 사장님에게 따로 드리는 것은 없어요.”
“이것은 저의 진심입니다.”
‘진심이든 아니든, 듣기 나쁘지 않네.’
* * *
미래 그룹의 첫 번째 호텔의 건설에 대해서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다.
“미래 호텔의 위치는 서울의 중심과 서울역과 가까운 남산 쪽으로 정하겠어요”
“큰 행사를 치르기에는 그곳이 좋겠습니다.”
미래 호텔이 들어설 자리는 밀레니엄 힐튼 서울이 들어설 자리였다.
“미래 그룹의 본사와도 가까워 외국에서 방문하는 손님들이 묵기에도 좋습니다. 미래 그룹의 본사와 호텔을 동시에 구경하는 것이지요.”
두 곳은 매우 가까웠다. 둘 다 서울역에서 걸어갈 수 있는 위치였다.
“그러면 확실히 그룹의 이미지가 좋아지겠습니다.”
숙소로 가는 길에 미래 그룹 사옥을 보게 된다. 호텔에서도 잘 보였다.
“앞으로 더 많은 바이어들이 한국을 방문하게 될 거예요. 그들이 미래 호텔에 묵게 될 것입니다.”
미래 호텔은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과 바이어들이 주로 묵는 곳이 될 것이다.
“그곳에 미래 그룹과 상품을 전시하는 홍보관을 만드는 것입니다.”
“아! 바이어들이 자연스럽게 그 홍보관에 들르게 되겠습니다.”
“그곳의 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게 될 것이에요.”
호텔은 숙박 외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았다. 특히 한국같이 좋은 호텔이 부족한 곳에는…….
* * *
“앞으로 국가 이미지가 더 중요하게 될 것입니다.”
국가의 이미지는 수출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아프리카에 있는 나라라면 쉽게 주문을 넣을 수가 있겠어?’
지금 대한민국의 이미지는 전 세계에서 못사는 나라 중 손꼽히는 순위였다.
못사는 한국의 모습을 보게 되면 ‘미래 그룹에 주문을 넣어도 될까?’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기업의 성장은 국가와 분리할 수 없었다. 해외에 투자나 사업을 할 경우에도 가장 먼저 국가를 염두에 둔다.
“미래 그룹 본사만으로 국가 이미지 개선은 힘들어요.”
해당 국가의 이미지가 너무 나쁘면 사업을 망설이게 된다. 그것은 수출도 마찬가지였다.
‘미래에 Made in China와 Korea는 받는 대접이 달라.’
미래 그룹이 최고의 재벌이 되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도 신경을 써야 한다. 최고로 가기 위해 대한민국도 함께 발전시켜야 했다.
“호텔을 통해서 국내외 각종 행사를 유치할 수 있습니다. 문화나 공연, 전시 행사를 포함해서요.”
“그런 행사가 대한민국에 도움이 되겠습니까?”
“큰 도움이 됩니다.”
미래에서 보았다. 음악, 드라마, 영화 등이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개선했다.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뿐 아니라 수출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문화 산업이 국가의 이미지로, 국가의 이미지가 기업의 이미지로, 기업의 이미지가 상품 수출로 연결되었다.
―한류는 국책이고 사기다.―
―한국 문화는 중국 것이다.―
―한류는 J―POP과 예능의 모방이다.―
그들이 아무리 그렇게 비방해도 한국은 문화 산업으로 이미지를 개선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했다.
“멀지 않아 이미지만으로 먹고사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가 세계 10위, 2조 달러로 추산되는 시대가 왔다. 최고의 재벌이 되기 위해 그 시기를 더 앞당기기로 했다.